잠실야구장에 다녀왔습니다.
6시쯤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했는데 작년에 경기있는 날이면 보이던 유니폼 입은 사람을 못 봤습니다.
5번 출구로 나갔는데 화장실에서 사람 둘을 봤을 뿐 출구 나갈 때까지 한 명도 못 봤습니다.
음식 파는 곳은 좀 띄엄띄엄 있고, 전혀 북적임 없이 황량한 느낌. 누가 보면 경기 시작한 지 1시간은 된 듯한 광경
무인매표기는 꺼져있었고, 매표소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매표를 종이티켓으로 교환 안해준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종이 티켓 모으는데..... 아쉽
올라가는 길에는 편의점이 열려있고, 맘스터치엔 사람들이 좀 있었습니다.
올라가서 모바일 티켓 보여주고 입장 후 QR코드 체크, 소독제 발랐습니다.
경기장 내에서도 주먹밥 집이랑 맥주집, 삼겹살 집은 열려있었지만 안에 사람이....
좀 떨어져서 취식할 수 있게 군데군데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날씨는 쌀쌀..... 야구입문이 늦기도 했지만 응원하는 팀이 팀인지라 가을야구도 한 번했고 잠실은 구경도 못했기에
10월의 잠실야구장이 이리도 쌀쌀할 줄이야..... 그나마 관중이라도 많아서 사람 열기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야구도 끝물에 팀성적도 개판, 응원단도 안 오니 원정석쪽은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특히 네이비는 정말 많았습니다.
좌석이동을 하지말라는 안내를 했는데 네이비 쪽은 오히려 옆에 사람이 있으면 다른 자리로 가는 게 안전할 만큼 없더군요.
다만 홈쫌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체로 블루, 오렌지 좌석에 많았습니다.
어제 TV로 얼핏 경기를 봤을 땐 응원하는 소리가 들려서 커뮤니티에서는 저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육성응원을 금지하고 있는데 경기가 후반으로 갈 수록 한 두사람이 크게 육성으로 말하면
몇몇이 동조해서 말이 나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홈쪽이야 응원단이 있고 스피커가 있어서 제지하는 말을 할 수가 있겠으나
원정쪽은 그런 것도 없고 또 관리하는 스태프도 많지 않아서인지 거진 그냥 방치.....
마스크를 벗는 게 아니라면야 육성으로 'XXX 파이팅' 정도는 괜찮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경기나 가을야구가는 팀들간의 경기가 되면 사람이 좀 찰테니 다를 수 있겠으니
위 사진과 같은 상황이면 누군가 김밥이나 과자를 가져와서 하나씩 먹는다 할 때
누가 신경이나 쓰겠으며 누가 알아챌 수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안전요원분들이 안내피켓 들고 왔다갔다 하시긴한데 범위 커버가 안될 거 같더군요.
그래도 전 음식 먹는 분은 못 봤습니다. 저도 그냥 음료조차 가져가지 않았고.
오늘 직관하면서 가장 위험한 광경은 아무래도 경기 끝나고 나서의 흡연부스....
경기가 끝나고 나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없고 또 신천(잠실새내역)으로 가는 행렬은 실종되었습니다.
직관은 경기의 현장감도 있지만 먹고, 마시고, 소리지르고, 노래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있는 동안에는 그런 즐거움들이 많이 줄어들겠지요.
그래도 적막함 속의 야구경기도 보는 맛은 있었습니다.
예전에 응원단이 없는 경기를 보았을 때는 지루하고 좀 가라앉았는데 생각해보니 그 때는 여름 낮 경기였고,
오늘은 선선함을 넘어서 좀 쌀쌀해서 불쾌지수가 없어선지 조용해도 괜찮았습니다.
13점차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올라온 오늘의 패전처리(?) 투수 정우람
야구장에서 신선노릇을 하려면 경치 좋은 좀 높은 자리에서 주위에 사람들도 없는 가운데(고척 외야 2층이 최고입니다.)
맥주나 음료수 마시면서 과자나 치킨 피자를 좀 먹어줘야하는데 마음껏 먹고 마실수가 없으니 신선일 수가 없습니다.
작년에 남의 잔치라지만 야구 잘 알고 즐겨보는 형들과 고척2층에서 60계치킨을 뜯으며 다 먹은 1L 맥주 패트병으로
짝짝짝짝짝 했었는데 올해는 그럴 수 없다는 게 슬픕니다.
11월 이후 경기들은 고척에서 열리니 장소는 있으나.......
오늘 직관의 목적이기도 했던 투수 강재민. 오늘 팀에서 가장 사람다운.... 아니 올시즌 최강불펜.... 홀드 쌓을 기회가 있어야할텐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존을 잘한다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내 확진자가 0명인 행복한 때도 있었으나 요새는 그런 날이 있었던가 할 정도로 가슴 졸이고 쓸어내리는 나날입니다.
아무쪼록 코로나19가 잡혀 내년엔 야구장에서 먹고 떠들었으면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