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10/16 00:05:40
Name 판을흔들어라
Subject [일반] 거리두기 1단계로 다녀온 잠실 야구경기 직관기(짤 주의) (수정됨)
0BUmBnt.jpg

잠실야구장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 관중입장이 가능했을 때 고척돔에 갈까하다가 다음 고척경기에 가야겠다고 했는데
그 후 확진자가 늘어나며 2단계, 2.5단계로 격상되서 올해는 아예 글렀나보다 했는데
이번주 1단계로 내려오면서 관중입장이 가능해져서 경기를 보고 왔습니다.



ezkOttO.jpg

6시쯤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했는데 작년에 경기있는 날이면 보이던 유니폼 입은 사람을 못 봤습니다.
5번 출구로 나갔는데 화장실에서 사람 둘을 봤을 뿐 출구 나갈 때까지 한 명도 못 봤습니다.
음식 파는 곳은 좀 띄엄띄엄 있고, 전혀 북적임 없이 황량한 느낌. 누가 보면 경기 시작한 지 1시간은 된 듯한 광경
무인매표기는 꺼져있었고, 매표소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매표를 종이티켓으로 교환 안해준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종이 티켓 모으는데..... 아쉽



T6ktnvK.jpg

올라가는 길에는 편의점이 열려있고, 맘스터치엔 사람들이 좀 있었습니다.
올라가서 모바일 티켓 보여주고 입장 후 QR코드 체크, 소독제 발랐습니다.
경기장 내에서도 주먹밥 집이랑 맥주집, 삼겹살 집은 열려있었지만 안에 사람이....
좀 떨어져서 취식할 수 있게 군데군데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66qHfjZ.jpg

날씨는 쌀쌀..... 야구입문이 늦기도 했지만 응원하는 팀이 팀인지라 가을야구도 한 번했고 잠실은 구경도 못했기에
10월의 잠실야구장이 이리도 쌀쌀할 줄이야..... 그나마 관중이라도 많아서 사람 열기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야구도 끝물에 팀성적도 개판, 응원단도 안 오니 원정석쪽은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특히 네이비는 정말 많았습니다.
좌석이동을 하지말라는 안내를 했는데 네이비 쪽은 오히려 옆에 사람이 있으면 다른 자리로 가는 게 안전할 만큼 없더군요.
다만 홈쫌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체로 블루, 오렌지 좌석에 많았습니다.



kf0t9bb.jpg
8kQOHuR.jpg

어제 TV로 얼핏 경기를 봤을 땐 응원하는 소리가 들려서 커뮤니티에서는 저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육성응원을 금지하고 있는데 경기가 후반으로 갈 수록 한 두사람이 크게 육성으로 말하면
몇몇이 동조해서 말이 나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홈쪽이야 응원단이 있고 스피커가 있어서 제지하는 말을 할 수가 있겠으나
원정쪽은 그런 것도 없고 또 관리하는 스태프도 많지 않아서인지 거진 그냥 방치.....
마스크를 벗는 게 아니라면야 육성으로 'XXX 파이팅' 정도는 괜찮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4AV8E8W.jpg

주말경기나 가을야구가는 팀들간의 경기가 되면 사람이 좀 찰테니 다를 수 있겠으니
위 사진과 같은 상황이면 누군가 김밥이나 과자를 가져와서 하나씩 먹는다 할 때
누가 신경이나 쓰겠으며 누가 알아챌 수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안전요원분들이 안내피켓 들고 왔다갔다 하시긴한데 범위 커버가 안될 거 같더군요.
그래도 전 음식 먹는 분은 못 봤습니다. 저도 그냥 음료조차 가져가지 않았고.
오늘 직관하면서 가장 위험한 광경은 아무래도 경기 끝나고 나서의 흡연부스....
경기가 끝나고 나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없고 또 신천(잠실새내역)으로 가는 행렬은 실종되었습니다.



hG6nGuL.jpg

직관은 경기의 현장감도 있지만 먹고, 마시고, 소리지르고, 노래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있는 동안에는 그런 즐거움들이 많이 줄어들겠지요.
그래도 적막함 속의 야구경기도 보는 맛은 있었습니다.
예전에 응원단이 없는 경기를 보았을 때는 지루하고 좀 가라앉았는데 생각해보니 그 때는 여름 낮 경기였고,
오늘은 선선함을 넘어서 좀 쌀쌀해서 불쾌지수가 없어선지 조용해도 괜찮았습니다.



rRBQE7V.jpg
13점차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올라온 오늘의 패전처리(?) 투수 정우람

야구장에서 신선노릇을 하려면 경치 좋은 좀 높은 자리에서 주위에 사람들도 없는 가운데(고척 외야 2층이 최고입니다.)
맥주나 음료수 마시면서 과자나 치킨 피자를 좀 먹어줘야하는데 마음껏 먹고 마실수가 없으니 신선일 수가 없습니다.
작년에 남의 잔치라지만 야구 잘 알고 즐겨보는 형들과 고척2층에서 60계치킨을 뜯으며 다 먹은 1L 맥주 패트병으로
짝짝짝짝짝 했었는데 올해는 그럴 수 없다는 게 슬픕니다.
11월 이후 경기들은 고척에서 열리니 장소는 있으나.......



3IVdnxi.jpg
오늘 직관의 목적이기도 했던 투수 강재민. 오늘 팀에서 가장 사람다운.... 아니 올시즌 최강불펜.... 홀드 쌓을 기회가 있어야할텐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존을 잘한다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내 확진자가 0명인 행복한 때도 있었으나 요새는 그런 날이 있었던가 할 정도로 가슴 졸이고 쓸어내리는 나날입니다.
아무쪼록 코로나19가 잡혀 내년엔 야구장에서 먹고 떠들었으면 싶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리자몽
20/10/16 00:20
수정 아이콘
본문을 보니 전염병 하나가 당연하다고 느낀 일상을 파괴했다는게 실감나네요
판을흔들어라
20/10/16 09:53
수정 아이콘
다시 되돌아 갈거라고 빌어봅니다.
문지천
20/10/16 00:35
수정 아이콘
잠실이던지 고척이던지 야구장은 시끌벅적하게 소음이 가득해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코로나가 정말 참......
판을흔들어라
20/10/16 09:54
수정 아이콘
경기장 입장 전에 사람이 북적북적 대고 경기장 입장하는 순간 확트인 느낌이 정말 좋죠.
Janzisuka
20/10/16 01:18
수정 아이콘
크크 사진에 아는 동생이 있어서 깜놀했네요
판을흔들어라
20/10/16 09:54
수정 아이콘
최대한 사람들 얼굴 안나오게 했으니 실루엣만 찍힌거기를...
20/10/16 08:06
수정 아이콘
음... 먹고 마시고 응원하지 못한다니... 저는 그 맛으로 야구장 갔는데... 아쉽네요. 색다른 경험일 것 같긴 합니다;;;
판을흔들어라
20/10/16 09:54
수정 아이콘
그 색다른 경험차 다녀왔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8425 [일반] 짜요, 기안, 그리고 플랫폼. [35] kien13449 20/10/17 13449 2
88422 [일반] 2020년 10월 IMF의 각국 국내총생산 발표가 있었습니다. [251] 앙겔루스 노부스15952 20/10/16 15952 7
88420 [일반] 몇 살까지 사실 건가요? [87] 비후간휴11905 20/10/16 11905 2
88418 [일반] 가짜사나이2 결국 중단 됐네요. [150] 움하하17805 20/10/16 17805 7
88417 [일반] 8년전 애플입사하는 신입사원에게 가는편지 [50] noname1114984 20/10/16 14984 0
88416 [일반] 이런저런 이야기. [5] 공기청정기7209 20/10/16 7209 2
88414 [일반] [역사] 루이 14세는 발레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했는가? [6] aurelius8871 20/10/16 8871 4
88411 [일반]  저출산에 대한 소고 + 직접 경험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의 실효성 [87] Hammuzzi13138 20/10/16 13138 59
88410 [일반] 거리두기 1단계로 다녀온 잠실 야구경기 직관기(짤 주의) [8] 판을흔들어라8191 20/10/16 8191 4
88408 [일반] COVID-19 유행 이후 우리나라의 사망율 변화 [35] 여왕의심복13952 20/10/15 13952 37
88407 [일반] 각기 다른 장르의 보드게임 6종과 대략적인 소개 [98] 소이밀크러버12051 20/10/15 12051 19
88404 [일반] 은행에서 퇴직금 날린 사연 [57] 지니팅커벨여행17760 20/10/14 17760 8
88397 [일반] 35개월 아기와 소아정신과 다녀온 이야기 [51] 비싼치킨17273 20/10/14 17273 68
88396 [일반] 부산 해뜨락 요양병원 52명 집단 확진 [24] Rorschach12601 20/10/14 12601 0
88395 [일반] 친구들아 내가 술 못마심을 이젠 인정 해줘라 [64] 치토스13355 20/10/14 13355 11
88394 [일반] 이제 와서 뒷북치는 2019년 애니 이야기 [51] 이르10824 20/10/14 10824 6
88393 [일반] 건의게시판에 운영진들은 원래 답변을 잘 안다나요? [29] TAEYEON9057 20/10/13 9057 8
88391 [일반] 내장출혈은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25] 한국화약주식회사13189 20/10/13 13189 42
88389 [일반] 다음 주부터 다시 전면등교라네요 [110] 피잘모모12041 20/10/13 12041 3
88388 [일반] 성범죄에 관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에 물음표를 붙이는 이유 [132] 烏鳳17866 20/10/13 17866 78
88387 [일반] 사진(1).jpg [17] 모르는개 산책9767 20/10/13 9767 11
88385 [일반] 수학 때문에 괴로웠던 인생 이야기. 수학은 어떻게 하면 잘하나요?? [67] 메디락스10015 20/10/13 10015 11
88383 [일반] 유럽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 확진 상황들 [99] 손금불산입17916 20/10/13 17916 2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