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10/16 07:30:58
Name Hammuzzi
Subject [일반]  저출산에 대한 소고 + 직접 경험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의 실효성


1.
자게를 자주 달구는 주제중 저출산이 있는데요,
사실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나라 (및 많은 선진국들)의 저출산의 이유는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데 들어가는 input (예: 비용과 노동력 등등)이 아이를 키워서 생기는 output (예: 기대효과..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는 행복감이라던가 간혹 노후대비(?)를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고.. 사람마다 아이에 대한 기대는 다양하겠지요) 에 비해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열렬한 결혼 찬성론자(?)로서 결혼 자체는 꽤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2세에 대한 확신은 그리 없었습니다.

뭐, 저만해도 결혼하고 5년째 되서야 인생 확장팩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으니까요.
그리고 확장팩에 대해 염두만 둘뿐, 적극적으로 2세 계획을 짠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생기면 낳지 뭐, 정도로 피임을 덜 한다 정도?

혼자 사는 것은 어떨지 몰라도, 둘이 사는 건 꽤 좋습니다.

정서적으로 서로 기대고 의논할 사람이 있어좋고, 언제라도 같이 놀 단짝친구가 집에서 같이 사니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매일매일이 데이트 입니다. 알콩달콩해요.
여기에 추가로, 아무래도 둘이 벌어 둘이 쓰면 버는 돈에 비해 지출되는 비용이 많지 않으니, 여유자금도 더 많죠. 조금씩 모아 해외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니고, 취미생활이나 여가생활에 쓸 시간도 돈도 충분하죠. 집도 그리 크지 않아도 되고요.
5년간 딩크로 살면서 생각해본건 평생 딩크로 살아도 좋을듯 하다. 정도의 감상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 의무는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이것은 아이가 없어도 쉽게 예상되는 상식이죠.

일단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지고 (휴직으로 인한 수입감소 + 가족수가 늘어서 지출증가) 신경쓸것도, 걱정되는 것도 늘어나죠.
애가 알아서 먹고 쌀수 있을때까진 몇년간은 체력과 시간, 그리고 노력도 갈아넣어야하며
애가 좀 커서 학생이 되도 학부모로서 계속 신경써야하고, 특히 교육에 들어가는 돈은 한계효용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아직도 제 걱정하는 것을 보면 다 키우고 결혼시켜서 독립시켜도 걱정이 끝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에 비해 얻을수 있는 가치는 매우 추상적이죠. 사랑스러움, 행복, 보람 등등
아직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제게 있어선 아이란 존재는 매우 열정페이같은 느낌이 강해요.

그래도 전 기왕 태어났으니 인생 확장팩은 모두 시도해보자, 애를 낳아서 키우는 경험도 남들이 하는 이유는 있겠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고,
남편의 경우엔 결혼 초엔 [애는 정말 싫다!] 에서 40대가 다되니 호르몬의 영향인지 [삶에서 애가 있어도 나쁘진 않겠다]로 바뀐 케이스입니다.


주변 딩크커플들도 보면 남자가 반대해서 딩크가 된쪽들은 높은 확률로 남자가 40대가 근접하거나 넘어서면 남자쪽이 애에 대한 가치관이 변해서 애를 낳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여자가 아이가 싫어서 딩크가 되는쪽은 대체로 끝까지 확고합니다)

친구들끼리는 이런 현상이 호르몬 영향이 아니냐, 남성호르몬이 줄고 여성호르몬이 늘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만 하고있지만, 주변의 꽤 많은 수가 결혼 몇년 후에는 딩크에서 돌아섰습니다.
아직 총각인 제 남자사람 친구도 20대만 해도 결혼도 모르겠고, 애는 절대 싫다더니 요즘은 애가 귀엽다, 결혼 하고싶고, 애도 가지고싶다 하는걸 보면 남자 40대는 마법의 나이인듯 합니다.


들어보면 남편이 2세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그래도 내가 자신보다 오래살텐데, 자기가 먼저 가고나면 세상에 홀로 남겨질 제가 너무 안쓰러워서 가족을 만들어주고싶다, 라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냥 본인이 더 오래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는 기분입니다.

그말에 남편은 홀애비가 얼마나 서러운지 아냐고, 자신이 먼저 가겠다 라던데, 제가 그럴거면 한날 한시에 같이 죽는것도 좋겠다 했더니 남편이 말합니다.

...

" 안돼! 둘이 한날 한시에 가면 그건 [사고사]자나!"
" 그러네.."



2.
새로운 인생 확장팩을 열었다고 올린지도 얼마 안된것 같은데 곧 출산일입니다.
아마도 담주에는 확장팩의 각종 퀘스트에 멘붕하며 헤딩하고 있을 듯 합니다.

아직도 아이를 낳으면 좋다! 안좋다! 이것에 대해선 체험을 안해봐서 이야기는 못해겠습니다.

일단, 확실한것은 뱃속에서 키우는것도 생각보다는 더 힘들다 정도.
아직은 인류가 왜 이 고생하며 이 짓을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낳아보면 알수있으려나? 정도 입니다.


어쩔수 없지요. 일단 미트콘드리아가 짜논 시스템은 현대 인류의 생활과는 거리가 있으니까요.
뭐, 여성들이 매달 겪는 생리도 그 유명한 짤 있잖아요.

자궁: (잔치 차려놓고 기다리는 짤)
여자: ....
자궁: 이번달 정자안와! 너무해! 다 뿌셔! (집안 때려부시는 짤)
여자: 그만해. 이 미XX아! (생리통으로 고통받음)
자궁: (다 부셔진 페허에서 눈을 반짝거리며 다시 잔치 준비 중) 혹시 다음달 정자 와?
여자: 안와! 이 미XX아!


미트콘드리아는 인류에게 아마도 10대 후반~20대부터 애를 낳으라고 밤샘할 체력도 주고 엄청난 회복력도 줬겠지만, 지금 인류는 그 기간을 책상앞에서 고등교육으로 보내고 있지요. (뇌가 쌩쌩할때 마지막 스퍼트!)
공무원이나 대기업같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종에 일찌감치 취직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여성으로서 아이를 낳을 시기는 30대 중후반이 가장 무난한 선택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고대인들 평균 수명이 40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시기에 애를 가져서 낳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꽤 인체에 부담이 되는 일이 맞을 겁니다. 일단 저도 초산인데 노산이니까요.

임신으로 몸이 갈려나가는 것은 바로바로 느껴지긴 합니다.
태반 호르몬의 깽판으로 벌어지는 입덧이야 그러려니 하는데 노후한 췌장이 태반호르몬의 깽판을 못이겨서 (태반호르몬은 임신중 산모의 인슐린 요구치를 3배까지도 늘립니다.) 임신 당뇨도 오더군요. 참고로 최근 초산 연령 상승으로 인해 임당진단이 10명 중 1명에서 10명중 1.5명으로 상승했다 하더라고요. 덕분에 아이를 낳고나서 당뇨가 영구적으로 될 확률도 꽤 놓고, 이후로도 당뇨가 올 확률이 꽤 높습니다.

아마 아직은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20대나 30대 초반보다는 애낳고 회복하는 것도 더 힘들겠죠.
임신이 신체적으로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 만약 제게 40대까지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면 아마 애는 포기하고 평생 딩크로 살았을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도 늦게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20대 초반이야 고등교육이 다 끝나지 않았고,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애를 낳았어도 사회 경력이 얼마 안되 애 낳고 나서는 사회로 복귀하기 쉽지 않았겠죠.

특히 저는 대학 졸업 후 몇년간 대학때 전공분야 쪽에서 일하다가 삶의 질 문제때문에 (밤샘 크런치나 평시 12시까지의 야근이 당연한 직종) 결국엔 전공과 상관없는 쪽으로 결국 이직을 시도했었기 때문에 만약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애를 낳았으면 임신과 동시에 퇴사는 당연한 절차였을 것이고, 이후로도 재취직은 불가능했을 것 입니다. 일단 기존 직종은 여성의 유산률이 높은 직종이고 실제로 유산이나 퇴사를 자주 봤습니다.

아마 신체적 임신 적령기에 임신했다면 지금 분야로 이직하는 것도 불가능했겠지요. 일단, 지금 회사선 임신했다고 잘리진 않았어요. 법이 보호해 주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이야 이직한 분야에서 경력도 좀 되니 혹여 이번에 애를 낳고 육아로 인해 퇴사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래도 재취직하기는 좀더 수월할것이라 생각은 합니다.

게다가 일찍 아이를 가졌다면 남편이랑 충분한 신혼을 즐기지도 못했을 것이고, 둘만의 삶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기분에선 둘째 생각도 있긴하지만 (저는 자매가 있어서 좋거든요. 아이에게 형제를 만들어주고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임신때 입덧(하루 16시간동안 무한 토)과 약도 못쓰는 임신당뇨를 한번 더 겪을 생각하니 (+영구적 당뇨가 올 위험도 함께 감수) 육아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갈등이 되기는 합니다.

특히 임신 후 12주동안 고생했던 토덧(토하는 입덧)은 코로나로 시기맞춰 온 재택근무 아니었으면 정말 못 버티고 휴직을 넣었거나 퇴사를 했을거에요. 깨어있는 매 시간마다 토하는 건 정말 사람 할짓이 아닙니다. 재택근무에 다행히 회의도 줌으로 해서, 집서 일하다 토하고 회의 도중에도 잠깐 화면끄고 토하고 오고 했으니까요. 회사였으면 그렇게 일 못했죠.

재택 끝났을땐 그래도 입덧이 꽤 나아져서 회사에서 근무시간동안 한두번만 토할정도였는데 그래도 눈치는 보이더라고요.
입덧은 다행히 남들 입덧 시기 끝날 즈음인 임신 22~24주쯤에 나아졌지만, (그리고 다음달부터 임신당뇨가 시작되었습니다 짜짠!) 임신기간동안 위와 식도는 제대로 망가진게 느껴집니다. 안그래도 위가 안좋은 편이었는데 임신기간동안 위는 확실히 간것같아요 흐흐. 언제 회복되려나요..

둘째 임신은 일은 둘째치고라도 첫째 육아와 병행해야하는데 과연 한번 더 이 짓을 할수있을련지 걱정이 됩니다.


신체적인 부담 말고도 비용적인 걱정도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에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월급을 훌쩍 넘어서는 조리원을 예약했을때 이런생각이 들더라고요.
' 아가야, 엄마가 열심히 벌게.'
비용의 압박은 지긋지긋한 토덧과 함께한 근무를 버티는 좋은 원동력이 되었답니다.

일단 임신에서 출산까지 들어가는 예상 비용은 제 결혼식+스드메+신혼 여행 비용보다 더 들어가는 듯 합니다.
2세 생각 시작했을때 들어놓은 적금이 최근 딱 만기라 다행이죠.
(그런거보면 애는 자기 먹을것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 맞는지도..)

물론 비용을 굳이 줄이려면 더 줄일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특별히 평균보다 더 쓴다고 생각은 안합니다.

이제 본격적 육아시작하면 돈들어갈 일이 태산일텐데 휴직기간동안 과연 남편 외벌이로 아이를 키울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돈을 벌려면 애를 어딘가 맡기고 일은 해야하는데 애를 맡기는 것도 돈이 들죠.

누군가 계산한 바에 의하면 여자 실수령액 300이하면 몇년간은 일 그만두고 직접 키우는 게 더 저렴하다고는 하더라고요. 다만, 퇴사후 재 취직이 어려우니 회사가 괜찮다면 애가 어느정도 클 때까지는 그저 돈으로 버티는거라고 합니다. 주변 보면 맞는 말 같기는 해요.

둘이 벌어 둘이 쓸때는 이런 돈 걱정 크게 해본적은 없는데 말이죠.
부모님들이 새삼스럽게 더 존경스럽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산율이 저조할수 밖에 없는 이유는 (특히 여성의) 신체적인 출산 적령기와 사회적인 출산 적령기가 맞지 않아서 아닐까 싶습니다.

어머니 시대에서는 20대 초반이나 후반에 대부분 아이를 가졌고 많은 분들이 출산, 육아 후 사회 재편입이 힘들어졌었지요. 여성들의 희생이 컸고 또 그만큼 여성에게 교육적인 투자도 많이 되지 않던 시대였습니다. 다만, 대신 출산율은 높았죠.

지금은 취직이 어려워지는 만큼 사회 진입시기도 늦고 그만큼 출산이 늦어질수밖에 없죠.

둘이 만나 둘은 낳아야 인구수가 유지될텐데 하나도 부담스럽다면 인구수는 줄수밖에 없겠지요.

그러고보면 남편 회사에서 팔에 문신을 한 직원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이이름에 들어가는 한자를 문신으로 두개 세트로 새겨넣었는데 (첫째, 둘째), 그분은 아이가 한명밖에 없어요.
남편은 혹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을까 조심스러워 했는데, 알고보니 둘 낳을 생각으로 문신했는데 하나 낳고나니 너무 힘들어서 둘을 못낳겠다 포기했다고 합니다.

뭐 이것도 비극이면 비극인 일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문신은 역시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일단 임신을 했으니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출산 지원 정책들을 직접 체험할 기회는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출산 정책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은 많지만, 저는 일단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 많은 부분에서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3-1.
올해 봄, 임신했다는 소문이 들리자마자 이사가 방으로 부르더군요.
다니는 회사가 작아서 말이 빨리 돌거든요.

워낙 개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인지라 또 뭔 개소리를 하려나 하고 했더니, 임신했으니 예전처럼 일을 많이 못할것이니 월급을 깍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회사 공식 입장이면 정리해서 공문으로 달라고 답변했지요.
임신했다고 월급 깍는게 불법이니 당연히 깍지는 못했습니다.

(일을 적게하긴 개뿔.. 대체자 안뽑아주고 일은 많아서 임신 8개월까지는 종종 밤 11시까지 야근하느라 오버타임이 몇달간 100시간넘게 쌓이던데요. 일하다 빡쳐서 본사에 임신한 직원 이렇게까지 야근 시키면 불법인거 아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2020년도에다가 여성비율이 90%가 넘는 슈퍼 여초 회산데 아직도 이런사람들이 있어요. 심지어 이사 본인도 여자에요. 뭐 종종 불러다가 출산 후 애는 누워만 있으니 조금만 쉬고 바로 일해라, 나는 애낳고도 바로 일했다 개소리를 종종 하기는 하지만 워낙 개소리만 하는 사람이라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20대나 사회 초년 생이었다면 이런저런 개소리에 스트레스 좀 받았을텐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정도 개소리에 스트레스 받을 것도 없더라고요.

뭐, 이사만 개소리 하는 것도 아니긴 해요. 옆자리에 있던 1년차 직원한테 차 마시다가 농담조로 '임신했더니 확실히 일 효율이 떨어지긴 한다' 이야기했다가 회사 건의사항에 공개적으로 임신 직원 일 효율문제를 건의했더라고요. 어린애한테 괜히 쓸데없는 소리한 제 잘못이긴 한데 공개적으로 건의되니 기분은 별로더라고요. 물론 그 직원도 여자입니다. 뭐, 본인은 애 안낳겠다 하더라고요.

회사나 동료직원들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 회사입장에서야 임신+출산한 직원이 부담스럽고 제가 맡던 업무를 제 휴직기간동안 나눠해야하니 짜증도 나겠지요.

그래도 다행히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제가 불이익 받은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공식적으로는 여성친화적인 회사라 배려를 많이 받았기도 합니다.
일단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줬거든요. 근무 총 시간은 같았지만 출퇴근 혼잡 시간을 피해서 출근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조금 더 늦게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할수 있게 해주어서 조금 나았습니다.
재택근무도 다른 분들보다 한주정도 더 할수있게 해주었고요.
오죽하면 다른 직원분이 자기도 둘째 생각해볼까 하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요.

다만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임신한 직원이 둘이 나왔다고 올해 이후로, 본사 지침이 새로 내려왔긴 합니다. 올해부터 고용되는 모든 직원은 1년 단위 계약직으로 뽑더라고요. 하하.  
왜 이런지침이 갑자기 내려왔는지는 알겠는데, 그리고 실제로 저나 다른 임신한 직원을 탓하기도 하던데 뭐, 어쩌겠어요.

다만, 만약에 임신한 근로자에 대한 부분이 법으로 보호가 안되었다면 그리고 사회적으로 보호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혹은 분위기가 10년전 제 사회생활 초반의 회사분위기 같았다면 아마 일을 계속하기는 어려웠겠지요.
급여적으로나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았거나 각종 압박에 빡쳐서 퇴사했을 것 같긴합니다.
그리고 아마 일에 욕심이 많은 여성 근로자들은 육아를 더 포기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올해부터 새로 개정 되서 출산휴가시 국가에서 월급 보전해 주는 비율도 조금 더 올라서 국가에 더 고마운 마음도 있습니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휴직에 대한 부담이 덜어요. 국가에 내고있는 세금이 안 아깝습니다.


3-2.
임신을 하면 국가에서 바우쳐를 주더라고요.
국민행복카드라고 60만원 정도 포인트를 넣어 줍니다.
이것도 초반엔 더 적었던것 같던데 늘어서 60만원이라 하더라고요.
임산부들 산부인과 진료비나, 출산후 아이 병원비로 소아과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전국 임산부에게 지급되는 60만원이 작은돈은 아니죠.
생각보다 많이 주네, 라고 놀랬는데 의외로 딱 임신기간동안 드는 산부인과 진료비 정도 커버가 되더라고요. 국가에서 그 금액으로 선정한 이유가 있겠다 싶더라고요.

임신하고나면 매달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고, 막달에는 매주 진료를 받습니다.
진료할 때 시기마다 다양한 검사들이 많기는 해요. 초음파나 기형아 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당부하 검사, 태동검사 등등. 매 검사마다 아이가 잘 자라고 있구나 확인하며 안심하게 됩니다.
평균적으로 한번 갈때마다 5~10만원정도 병원비가 나가더라고요.

막달인 저도 이제 몇만원정도 바우쳐가 남아있고, 아마 남은금액은 다음 진료때나 출산때 다 쓸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살펴보면 대부분 8~9개월정도차에 다 쓴다고 합니다. (아껴쓰면 출산때 보태쓰고요)

각종 검사를 국가에서 의료보험으로 할인해주는 부분도 큰데 거기에다가 추가적으로 병원비도 지원해주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산모들이 덜 부담되게 임신을 안전하게 보낼수 있는 좋은 안전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돈없다고 아이가 잘 크는지 검사 못하면 정말 서러울것 같아요.


보건소에서 각종 검사나 프로그램, 영양제도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제 관할지의 보건소는 코로나 검사기관으로 선정되서 방문을 못해서 이런저런 서비스는 이용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분들은 좀더 저렴하게 임신과 출산을 준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추가로 서울시에서는 출산선물로 10만원정도 육아용품을 지원해주기도 하고, 산후도우미 비용을 보조해주기도 합니다. 제 관할 구에서는 출산 축하금도 10만원 주더라고요. 신생아있는 가정에 가스나 전기 할인도 되는 혜택도 있습니다.
보건소에서 유축기등을 대여해주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건강하게 낳을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안정망은 되어있는 것 같아요.



3-3.
지하철 핑크좌석이 처음 생겼을때에는 '세상에 임산부들 쪽팔려서 어떻게 앉으라고??'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임신하고 나니 그 좌석이 더 화려해도 될것 같더라고요.
꽃도 좀 달고, 임산부가 근처에 오면 삐용삐용 불빛과 소리도 나고, 중간중간 간헐적으로 임신축하 노래소리도 좀 들리고 해도 될것 같더라고요.

임신하고나니 생각보다 출퇴근이 정말 힘들어요.
특히 지하철 타면 멀미하거든요. 입덧할때는 출근이나 퇴근할때 지하철에서 한 두세번 내려서 토하면서 출근한적도 있습니다.

예전에 임신했던 어느분이 지하철 타면 멀미나서 출근 못하겠어서 퇴사한다할때, 조금 에바 아닌가, 생각했더니, 진짜 임신하고 지하철 타면 멀미나는 것 맞더라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요.

친구가 임신 기간내내 택시로 출퇴근 했다 하길래 돈 많이 들었겠다, 생각은 했는데 제가 임신하고나니 하루 일당의 절반을 교통비로 쓰더라도 택시로라도 출퇴근 하고싶은 마음이 간절하더라고요.
다만 제 출근 코스가 서울에서 제일 막히는 구간들로만 이루어져있어서 차로 가면 1시간반~2시간정도 걸리고 지하철로 가면 1시간 20분 걸리는 코스인지라 제게 선택은 지하철밖에 없었습니다.

핑크 좌석은 정말 임신 기간동안 출퇴근할때 많은 도움이 되기는 했습니다.

존재 자체가 도움이 되어요. 그래도 지하철에 빈 좌석이 있을땐 그자리는 가능한 비워두기는 하거든요. 정말 서서가기 너무 힘들때 그 자리가 비워져 있으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지하철 핑크좌석이 비워져있을땐 지하철 그 칸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양보받은 기분이라 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앞에 서있으면 최소한 조금이라도 양보받을 확률이 높아지긴합니다.

물론 지하철에 빈자리가 없을때에는 그 자리에는 임산부 아닌 사람들이 대부분 앉아있기는 합니다.
90%의 경우 50대 이상의 아주머니거나 20대 초반의 힐신은 여성분들(임산부는 힐 안신죠)이고 10%정도는 남자분들입니다.

임산부뱃지를 달고 임산부 좌석 앞에 서있으면 자리에 앉아있던 분들이 정말 빠른 속도로 잠에 들거나 스마트폰에 집중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여성분들은 가끔 양보해주시기는 해요.
핑크좌석에 남자분이 앉아있으면 확실히 양보를 안해주시는 분들만 앉아계시기도 하고 가끔 욕을 하거나 서있는 내내 계속 노려보는 경우도 있어서 오히려 무서워서 피하게 됩니다.
지하철 한칸에 핑크좌석이 두개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습니다.

저도 자리 양보는 배려일 뿐이지, 권리도 뭣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저도 요구는 못하고 얌전히 핑크좌석 앞에 서서 기다릴 뿐이긴 합니다.
그래도 10번에 2번정도는 자리 양보를 받아본것 같아요.
심지어 임산부 좌석이 아닌 곳에 앉아있던 분에게도 두번인가 양보받은 적이 있습니다.
너무 힘들었는데 감사할 나름이죠.

지하철 핑크좌석도 경험해본 바로는 도움이 되는 정책입니다.


3-4.
생각보다 우리나라 출산지원 정책들이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매년 조금씩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눈먼돈이라고 슈킹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도움되는 정책들도 있습니다.
(확실히 좀 이상한 지원정책도 있긴해요. 임산부 농산물 지원이라고 국가에서 특정 사이트의 농산물 가격을 3분의 1을 보조해주는 정책인데 가격이 일반 농산물의 3배입니다. 계란 10개에 만원.. 이런식으로요. 시키는 입장에서는 비용적인부분은 비슷한데 세금으로 2배정도 더 지불해야하니, 세금 녹는 소리가 살살 들리더라고요. 응모는 했는데 그래서 이용 안합니다.)

10년전, 제 사회생활 초반에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임신과 출산에 좀더 너그러운 사회가 된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다음 10년은 더 나아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출산율 향상을 위해 이랬으면 좋겠다, 하고 아쉬운 부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사회라는 것이 그리 빨리 변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웹상에서는 부동산이니, 애낳으면 천만원을 줘야하느니 다양한 의견들이 있기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정말 출산율 향상에 중요한건 좀더 출산과 육아에 너그러운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결혼한 부부가 좀더 임신을 빨리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육아에 대한 비용적, 심적 부담을 낮춰줘야 한명 낳을 부부가 두명 낳고, 늦게 낳아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줄면 그만큼 출산율이 오를 것 같습니다.

불임부부에 대한 지원도 좀더 길게 확대시켰으면 하고요.
주변에 보면 아이는 원하는데 불임지원이 1년밖에 안되서 고통스러워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확실히 낳을 사람들인데 좀더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 초년생이 안정적으로 직업을 가질수 있게 해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물도 위기상황에는 새끼를 안낳는다는데 의식주 걱정 안하게 안정적인 생활이 되야 짝도 찾고, 결혼도 하고, 2세도 생각하겠지요.

출산율을 올린다는 것이 참 어려운 난제기는 합니다.
물론 좀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맞는 방향으로 가고있다고는 생각은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정부 부동산 정책은 짜증납니다만, 그건 별개의 이야기니..)

..


새벽에 가진통이와서 잠을 설치면서 뭐할까, 하며 임신 후기 써야지, 하고 생각했다가 출산 정책 생각했다가 의식의 흐름으로 저출산에 대한 뻘글을 쓰게됬네요.
일상글 좋아하는데 이번엔 별로 일상글이 아니라 아쉽네요.
다음은 좀더 재미있는 일상글이나 출산후기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스컬로매니아
20/10/16 07:45
수정 아이콘
인생 확장팩 플레이(?) 7개월 차 초보 아빠입니다
바우처 저거 은근히 도움 많이 되더라구요
출산 후 정부 수당이나 지자체 지원도 받기 전에는 '뭐야 이거밖에?' 라고 생각되었는데 받다보니 확장팩 플레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맘 같아선 좀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게 사람 맘이지만요
원래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초2 된 여조카가 있는데 제대로 안아준적도 없는 삼촌이었네요)
막상 제 아이를 받아보니..
이젠 아들없인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 크크
몸은 굉장히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든든합니다
Hammuzzi
20/10/16 08:31
수정 아이콘
애 낳은 사람들 대부분 내 아이는 다르다고, 정말 예쁘다고(육아의 빡침이 다 용서된다) 해서 나름 기대중입니다. 초음파로 볼땐 굴욕사진 각도에 못생기던데 곧 얼굴 볼생각하니 기대되네요.
스컬로매니아
20/10/16 09:13
수정 아이콘
쓰신 댓글 레알입니다
칭얼거림+육아스트레스+육체적피로+기타등등으로 인한 멘붕상태..
요딴거 아이 미소어택크리 한방에 다 없어집니다
순산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기돼지
20/10/16 07:46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십니다.

제 마눌님 말씀에 따르면 뱃속에 있을때가 가장 편하다고 하십니다.

처음 가는 길 힘드시겠지만 잘 이겨내실 수 있을거에요.

고난의 시간이 지난 후 아이가 커서 아이와 대화가 될때
초롱초롱한 눈빛의 아이와 대화하면 너무 행복합니다.
아이와 함께 즐거운 삶을 누리시길 응원합니다.
Hammuzzi
20/10/16 08:3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육아의 고됨은 워낙 유명해서 임신이나 출산보다 더 겁먹고있기는 합니다. 애 태어나고 100일은 죽는다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도 임신힘들다는 이야기는 못들어서 생각보다 임신도 애로사항이 많아 놀랬습니다. 그래봤자 튜토리얼도 아닌수준일것이라 맘 단단히 먹고 아이맞을 준비중입니다.

그래도 애키우는데 행복하고 예쁘다니 기대중입니다. 흐흐 걱정반 기대반이네요.
스위치 메이커
20/10/16 07:47
수정 아이콘
진짜 임산부석은 NFC 태그해서 앉을 수 있게 하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덴드로븀
20/10/16 07:51
수정 아이콘
NFC 확인후 30초안에 임산부석이 비지 않으면 임산부석 위에서 뿅망치 나와서 30번 어택하는 기능도 있으면 좋을듯...
20/10/16 09:06
수정 아이콘
굳..크크
20/10/16 08:03
수정 아이콘
아 저도 이생각 했습니다 크크크크

저는 임산부석에 임산부배지를 태그하도록 해서
임산부석이 비어져 있으면 핑크색
임산부가 앉으면 색이 녹색
임산부 아닌 사람이 앉으면 빨간색이나 짙은 노랑색으로 표시되거나, 끊임없이 임산부자리를 비어두세요 라는 방속이 나오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크크크
20/10/16 08:06
수정 아이콘
임산부 아닌 사람이 앉으면 의자가 밑으로 빠진다던가...
DownTeamisDown
20/10/16 08:07
수정 아이콘
임산부가 근처에 없으면 노란색... 임산부 태그가 근처에 나타나면 빨간색으로 바뀌는건 어떨까요... 방식은 블루투스 방식에 보안코드 얹어서 만들고요
실제상황입니다
20/10/16 08:53
수정 아이콘
근데 뭐 구속력은 어차피 없으니까요. 누가 앉았다고 난리치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노약자석부터가 이미 그 지경인데 젊은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냐마는...
덴드로븀
20/10/16 07:50
수정 아이콘
조선의 육아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이여...크크크

https://youtu.be/VWqkZZ2KpTA
[Hell & Heaven]

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후후
탈탄산황
20/10/16 08:03
수정 아이콘
아이 교육을 하시게 될때쯤 육아는 정말 쉬웠는데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Hammuzzi
20/10/16 14:31
수정 아이콘
교육도 만만찮게 어려운 난제죠. 역시 확장팩 아니랄까봐 스테이지마다 어려워지나봐요.
20/10/16 08:05
수정 아이콘
국가에 큰 공을 세우고 계신 겁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와이프님 日 : 애는 나오기 전이 100만배 편하다. 입덧을 매일 하더라도..
저 日 : 둘째를 빨리 가져버릴껄. 어차피 큰거 쌀때 작은거 같이 싸는게 낫지.. (퍽..)

본문을 읽다보니 요 두가지가 기억이 나네요. 순산하세요.
Hammuzzi
20/10/16 09:15
수정 아이콘
크크크 역시 뱃속에 있을때 편하다는 진리인가요.
허세왕최예나
20/10/16 08:05
수정 아이콘
3-1 보면서 참 씁쓸하구만요..
20/10/16 08:07
수정 아이콘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일단 정말 큰 것 같은데, 이건 해당 직원이 유급휴직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전국민이 십시일반 (=세금) 하는 것말고는 방법이 없지 싶어요. 개인의 선의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별개로, 노산으로 임신당뇨나 다른 병 얻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원래 사망해야하는 나이에 아이를 가지니 당연한 거긴 한데, 그렇다고 요즘같은 고학력 시대에 20살 임신을 할 수도 없는거니까, 이거야말로 그냥 해결책이 없지 싶네요.

그와는 또 별개로, 아이 키우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행복에 도움이 되긴 합니다. 작을 때는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아이는 부모한테 행복을 줘요. 더 커서 대학교 가고 나면 그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라서 잘 모르겠지만요.
DownTeamisDown
20/10/16 08:09
수정 아이콘
이건 아이러니 하게도 남성에게도 강제로 육아휴가를 쓰게 만드는게 해법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년도 이상 육아휴가 안쓰면 강제로 안식년 가지게 하면 비슷할것 같거든요
20/10/16 08:25
수정 아이콘
예 이것도 하나의 해법일 수 있습니다. 설령 본인이 일하기를 원해도 못하게 하는 거죠. 자유의 침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극단적인 상황은 극단적인 해법을 필요로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근데 그러면 아예 결혼을 안 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지도.
DownTeamisDown
20/10/16 08: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결혼을 안해도 강제 안식년 줘서 육아휴가 비슷하게 해버리는거죠...
20/10/16 09:12
수정 아이콘
성공욕심있을수록 애를 안낳게 되겠네요
저도 애 한명당 년단위로 강제휴식 취하라고 하면 아마 안낳을꺼 같음..그만큼 정년연장으로 보상해줘도 낳을까말까
Albert Camus
20/10/16 11:47
수정 아이콘
이 문제를 고민해본적있는데, 이직 문제가 상당히 애매합니다.

A회사에서 안식년(?)을 쓰고 B회사로 이직할 경우,

안식년을 또주면 세금이 살살 녹을테고

안식년을 안주면 안식년을 이미 썼다는 것 자체가 스펙이 되는 상황이...
20/10/16 12:15
수정 아이콘
예 뭐 슈킹할 방법은 많을 것 같습니다. 근데 어느 정도 세금이 녹더라도 뭔가 제도적으로 유도를 해야지, 지금으로서는 그냥 '경력 단절은 너희들 문제고, 우리는 신경쓰지 않을 테니 성스러운 모성애와 부부간의 사랑으로 극복해보지 않겠니?' 일 수밖에 없으니까 문제가 해결될 수가 없지 싶어요.
20/10/16 10:05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방법을 생각해 보긴 했지만 일단 저같은 외벌이 가정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휴직기간 동안 월급 80%이상을 보전해 주면 모를까...(역시 세금세금세금) 와이프가 갑자기 좋은 직장을 구한다는 보장도 없고 아니 현실상 힘들고...
20/10/16 08:13
수정 아이콘
아휴... 저도 지금 진급이 목전인 연차라 매일 마음이 흔들립니다. 나이 들어서 애기 낳으면 체력이 못 받쳐줄 것 같고... 지금 낳자니 진급을 영영 못 할 것 같고... 병원을 다녀야 애기가 생길 것 같은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네요. 낳고 나서도 걱정이고... 돈도 걱정이고... 낳아서 키운다고 내가 죽을 때까지 사이가 좋을지도 의문이고... 흐흐흐;;
Cazellnu
20/10/16 08:20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현실이죠.
더우기 일반직원이 아닌 보직자가 되면
출산휴가 3개월 쓰는것도 자리 보전하기 어려운데
육아휴직1년? 보직은 그냥 내려놓으라는 소리죠.

현실적으로 보면 이해는됩니다. 보직자가 (최소 부서장급) 1년이상 자리를 비운다? 사실 말이 안되죠 돌아와서 다시 그 직책에 않는다는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죠.
20/10/16 09:09
수정 아이콘
헤헤 전 보직간부 되려면 10년은 남아서리... 어떤 조직에서든 높은 위치에 있으려면 그만큼 희생이 따라야 하는 건 당연한 거겠지요. 제가 지금 보직간부가 된다면 남편을 전업주부로 만들겠습니다(?)
Hammuzzi
20/10/16 14:32
수정 아이콘
낳을 생각있다면 빨리 낳는것은 맞는데, 주변서보면 휴직후 진급 불이익은 확실히 들어오긴 하더라고요. 이해는 합니다만, 서글픈 현실이죠.
유념유상
20/10/16 08:14
수정 아이콘
한국의 결혼은 개인대 개인 아니라 가족대 가족이라.. 결혼 난이도 자체가 타 서구권 국가에 비해서 힘들고
주변과 너무 비교를 해서 더 힘들어요.
Cazellnu
20/10/16 08:17
수정 아이콘
3-1은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드네요.
아직까지 저런데가 있나요.
오히려 임신을 하게되면 근로시간단축 제도가 있습니다. 법정 노동시간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게 임신 몇주차 뭐 이런 게 있었던거 같은데 기억은 안나고 오히려 왠만한 사업장에서는 확대 적용을 해서 전기간에 적용하는곳도 있을만큼
게다가 저거 사업장이 지키지 않으면 과징금까지 물겁니다.
그런데 저런행태를 보이다니 참 세상에 여러사람많듯 여러 회사도 많은가 봅니다.
피식인
20/10/16 08:31
수정 아이콘
아직도 저런곳이 있지요. 작은 회사는 임신한 직원에게 퇴직 권유하는 곳들도 여전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afe_Seokguram
20/10/16 12:06
수정 아이콘
작은 회사는...다 그렇다고 보면 됩니다...그게 사장님한테는 금전을 포함하여...여러가지 측면에서...유리하거든요...
일루인
20/10/16 08:23
수정 아이콘
3-1이 너무 마음아프네요
하우두유두
20/10/16 08:24
수정 아이콘
첫째낳고 한동안 까먹고 있다가 오늘 와이프가 2줄 테스트기 보면서 정독했어요 아 그랬었지 ㅠㅠ
Hammuzzi
20/10/16 14:34
수정 아이콘
흐흐 축하드립니다! 확장팩을 더 확장하셨군요! 와이프분도 순산하시고 임신기간동안 고생 덜하시길!
혜정은준아빠
20/10/16 08:32
수정 아이콘
확장판 1단계를 깰 준비 중이시군요!!! 2단계 ~ n단계도 어려우면서 행복하실꺼에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Hammuzzi
20/10/16 14:36
수정 아이콘
흐흐 기대 반 두려움 반이네요! 감사합니다!
20/10/16 08:36
수정 아이콘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아내말론 안에있을때가 제일 편하다네요
Hammuzzi
20/10/16 14:3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재간둥이
20/10/16 08:37
수정 아이콘
10월 7일에 득녀하고 조리원천국에서 사육당하는 중입니다. 와이프 누워있을동안 병실복도 산책하며 산모님들 나이를 보니 나이 스펙트럼이 상당하더라구요. 20대는 4명이면 30대 8명 40대 3명꼴? 부모님이 셋째인 저를 낳으실때의 나이가 현재 저와와이프 나인데 초산인것 고려하면 확실히 출산연령이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네요.
그리고 병실+조리원에 있는동안 출산율 저하에 따른 산부인과의 미래걱정 나아가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걱정하게 되더라구요. 예전엔 산후조리원이 꽉차면 못들어가기도했다는데 지금은 빈방이 많이보이더라구요. 괜히 씁쓸합니다
카미트리아
20/10/16 08:55
수정 아이콘
육아는 템빨입니다...

피지알에 연재 게시물도 있습니다...
템을 최대한 이용하세요..

특히 최근에 본 분유 태워주는 기계는
애들 애기때 있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샀을 듯 합니다.
Spike Spigell
20/10/16 08:56
수정 아이콘
저는 현재 미국에 사는데, 한국에서 일하는 환경 자체를 바꿔야 출산과 육아가 좀 편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미국은 일단 일하는 시간이 점심시간 포함 8시간 (다들 일하면서 점심 먹는거 같아요 30분 안에서)이라서 보통 저녁 6시 전에는 아빠들이 다들 귀가를 합니다. 유연 근무제도 있기 때문에 7시에 출근해서 3시에 퇴근하시는 경우도 있고, 보통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면 퇴근이죠. 결정적으로 잦은 회식, 야근이 없어요. (제가 모든 회사들을 다 본 건 아니라..아마존, 애플 요런데는 빡세다고 들은 거 같아요) 일단 저녁시간을 가족들끼리 보내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이니까요. 이렇게 되면 아빠들이 좀 더 육아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되고, 좀 더 잘하게 되고, 최소한 아이들 픽업 정도는 할 수 있게 되면 육아를 나눠서 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근데 한국은 너무 아빠들을 늦게 집에 도착하게 만듭니다. 회식이든, 야근이든, 타의든, 자의든 말이죠. 한국에서 애들 키우는 친구들은 보면...할머니들은 무슨 죄를 지어서 그렇게 사셔야 하나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집들이 돈을 더 많이 받고 애들을 돌보는 시간을 더 늘려줘야 하는 것 같아요. 여성분들도 경력 단절이 안 되게 유아부터 돌봐주는 시스템(7시반~6시 정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돈을 많이 받더라도요)
아빠들을 일찍 보내주어야 육아를 더 하고, 시간도 많이 보내고, 그래야 육아도 더 잘 할 수 있거든요. 아빠들이 맨날 10시, 11시에 들어오고, 토요일에도 일하라고 부르는 환경에서, 할머니들 다들 독박쓰는 걸 보면서 암만 돈을 퍼준다고 해도 출산율이 올라갈거라고 생각이 안 드네요.
(일단 회사들의 회식, 야근부터 좀 줄였으면 좋겠어요)
20/10/16 09:02
수정 아이콘
3-1
1년차 정신머리 실화입니까 와 크크크 개인적으로 실없이 한 소리를 근거로 정식건의라뇨. 이건 뭐 싸우자는간데 ㅡㅡ;;
내년엔아마독수리
20/10/16 09:23
수정 아이콘
아내나 저(애를 주로 제가 안고 다녀서)의 경험에 따르면 핑크좌석보다는 오히려 일반좌석에 앉은 5,60대 아주머니들이 잘 양보해 주시더군요.
덴드로븀
20/10/16 09:40
수정 아이콘
호선과 시간대에 따라 천차만별일겁니다...크크
이디어트
20/10/16 09:33
수정 아이콘
애국하고싶어도 애기가 안 생깁니다
꿀팁 없나요 유부형님들
Cafe_Seokguram
20/10/16 09:50
수정 아이콘
우선...병원에서 양쪽 문제 없음부터 확인 받으셔야 하고요...
무조건 시도 횟수를 늘리는 게 답입니다...
이디어트
20/10/16 09:53
수정 아이콘
집사람도 산부인과 정기적으로 가고 저도 병원에서 칭찬까지 받았는데 역시 11111 이런걸 해야하나보네요 크크
Cafe_Seokguram
20/10/16 09:57
수정 아이콘
매일 이닦는 만큼만 한다...생각하셔야...

임신 후기 기대합니다...크크
이디어트
20/10/16 10:01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이를 자주 안닦..
좋은 소식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벽바람
20/10/16 09:38
수정 아이콘
곧 출산이 눈앞이시겠네요. 힘내시고, 축하드립니다. 무겁고 자주 아픈 몸으로 회사 다니시느라 고생도 많으셨겠습니다.
애기 키우는건 힘이 안드는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할만 합니다. 특히 요즘은 애기 키우는 어려움이 너무 심할 정도로 인터넷에 퍼져 있어서 약간 염려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애기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 정도까진 아닌데 지레 겁먹고 포기하게 만드는 글들이 많아요. 저같은 경우는 그래 어디 얼마나 힘드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접근했는데, 생각보다 꽤 할만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전업으로 애기 보고 와이프가 돈 벌어왔으면 좋겠네요...

정부 지원 관련해서는 어린이집이나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솔직히 지원금들은 고맙긴 한데, 지원금보다 더 많은 지출이 생긴다는 점 + 와이프 휴직으로 인한 기회비용이 너무너무 커서 경제적 측면으로 보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든요. 그럼 여성들 복직이나 재취업이라도 수월하게 되어야 하는데, 맞벌이를 하려면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는데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맞벌이를 해야 우선순위가 높아지는 뫼비우스의 띠에 한번 갇히면 둘째 생각은 없어지게 되더라고요 크. 결국 부모님 찬스가 답인데, 제 취업자리가 지방에만 있어서 강제로 고향인 서울에서 떨어지다 보니 그것도 못쓰고, 간단치가 않네요.
20/10/16 09:43
수정 아이콘
저도 인터넷의 과잉 소문은 공감해요
꼭 육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극적인 것이 화제가 더 되서 그런지 극닥적인 것들이 주로 돌아다니니 사람들의 선입견만 만들어주는거 같아서요
20/10/16 11:25
수정 아이콘
확실히 애 둘셋은 모르겟지만 하나는 일하는거보다 키우는게 쉬울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공포가 있는지도 모르겟고
20/10/16 09:39
수정 아이콘
헬조선이다 뭐다 하지만 확실히 사회는 발전해가고 있다 생각해요
개인적으론 가급적 둘째는 꼭 낳으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저도 형제로 커 왔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형제를 꼭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지금은 아이 둘 중에 한명만 있었으면 어쩔 뻔 했나...하는 생각을 정말 정말 많이 하거든요
의외로 육아도 훨씬 수훨해져요. 지들끼리 놀거든요.
그리고 핑크좌석을 좀 더 화려하게 해도 된다는 부분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크크크크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0/16 09:44
수정 아이콘
저희 애기가 곧 돌이 되는데 와이프 의식의 흐름이 재미 있습니다.
임신할때도 애기가 무거워서 힘들어 죽겠네 하다가 애가 태어나니 그래도 임신할때가 덜 힘들었다...
이제 애가 일어서고 구르고 난리를 치기 시작하니 못 움직일때가 좋았지...
이제 걷고 뛰기 시작하면 어떤 난장판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별개로 저는 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도 저희 애 보면 항상 웃음이 나옵니다.
힘든데 좋다...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시간입니다.
벌점받는사람바보
20/10/16 09:54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특유의 경쟁하는 문화만 없다면
육아도 부담이 좀 적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흐흐
하지만 우리도 좋은거 해주고 애들도 경쟁의 뛰어들고 말처럼 쉽지않죠
순산하시기 바랍니다 :)
솔로가좋다
20/10/16 10:00
수정 아이콘
나이 먹을수록 결혼 제때 안하고 독신주의자로 산거 조금씩 후회 중입니다. 지인들 애기들 귀여운 입에 뭐하나라도 들어가면 그거 만큼 좋은게 없어요
왜 애 낳고 하나 말고 둘이 더 나은지 알게 되더라고요
인연 잘 만나서 온갖 풍파 헤쳐가면서 사는게 인생인거 같네요 ㅜㅜ 흑
청춘님들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 마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다 때가 있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세상 탓 하면서 출산 육아를 부정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분들은 무조건 거르시고요.
존경합니다. 애국자분들이여~
NoGainNoPain
20/10/16 10:05
수정 아이콘
그런 생각이시라면 일단 닉네임부터 바꾸셔야...
waterbrood
20/10/16 10:03
수정 아이콘
딩크였다가 와이프가 하나는 있어야되지 않을까라고 해서 첫째를 낳고 어쩌다보니 둘째가 생겨서 아들, 딸 하나씩 키우고 있습니다. 힘든건 사실인데 그래도 아이들 커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아이들과 내가 함께 자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세상이 그래도 조금 더 행복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세상으로 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무사히 순산하시기 바랍니다.
Hammuzzi
20/10/16 16:1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진정한 어른이 되는건 아이를 가진 이후라고들 다들 이야기하더라고요. 새로운 행복을 최대한 누려보겠습니다.
Cafe_Seokguram
20/10/16 10:13
수정 아이콘
순산하시고...아이와 행복하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Hammuzzi
20/10/16 15:2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잠이온다
20/10/16 10:14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남초 경향이 강한 PGR에서 아예 새로운(?) 관점의 글은 향상 반갑습니다.
출산율에 관해서 말 많지만 아무래도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의 말이 와닫는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저출산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얼렁 기술이 발달해서 여성에게 임신으로 주어지는 부담이 좀 완화됐으면 합니다. 탈없이 순산하셨으면 좋겠네요.
20/10/16 10:15
수정 아이콘
통계를 보고 주변을 봐도 출산율의 근본적인 문제는 결혼율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결혼한 사람들은 형편에 맞춰서 상황에 맞춰서 아이를 잘 낳습니다. 물론 시기가 이르냐 늦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아이를 갖을 생각을 합니다. 그 생각의 적극도 정도만 다를 뿐이죠. 아이를 절대 안낳을거라고 결심하는 딩크족 부부는 주위에 생각보다 없었습니다. 하나가 있는데 이쪽도 아이를 먹어가니 결심이 흔들리는 것 같고요. 의외로 못 낳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불임이 아니어도 난임이나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잘 안생기기도 하고...
여튼 결론은 결혼을 너무 안 아니 못하는 환경이 출산율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남녀갈등, 집값 등 여러문제가 영향을 주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안정적인 직장이 부족하다인 것 같습니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기간이 늘어나고 취업 기간 자체도 늘어나고 취업을 늦게 하니 자산을 쌓는 시기도 늦어지고 그러다 보니 결혼 적령기는 훌쩍 넘어 버리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건 오로지 경제적 환경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게 어려운 점이죠. 정치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유명한 말이죠.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결국 경제 문제로 회귀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먹고 잘살게 해줘야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하겠죠...
겨울삼각형
20/10/16 10:42
수정 아이콘
전 아이 둘을 원했는데,
집사람이 첫아이 출산이후 둘째 결사반대 하셔서..

아이가 어릴땐 정말힘든데,
하루하루갈수록 조금씩 편해집니다.
(돈은 더 많이 들지만..)
ComeAgain
20/10/16 10:44
수정 아이콘
고등교육을 받고 늦게 사회 진출, 경제 활동을 하는데 아이를 많이 낳을 수가 없어요.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할 거 같아요. 너무 힘들어요...
인간은 애를 많이 낳으라고 설계되어 있지만 사회가 급변한 결과- 출산 연령은 높아지고, 무리 집단 육아는 없어졌죠.
더불어 고등교육을 받고 고도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개개인은 자아실현을 추구하기 마련이구요.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주어 안정이 된다해도 현대 부부에게 2명 이상은 정말 고난이지 않나 싶어요...
Rumpelschu
20/10/16 10:46
수정 아이콘
출산률 늘리는데엔 남성 1년 강제 육아휴직이 진심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제도 하나만으로 사회분위기 가정내분위기 다 바뀔 수 있다고봐요.
도들도들
20/10/16 11:07
수정 아이콘
출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나라 출산 육아 지원정책이 촘촘히 구비되어 있다는 데 공감합니다.
제도가 정착되고 확대되는 속도도 무지 빨라서 출산 시기가 1-2년만 차이나도 지원받는 내용이 꽤 다를 정도입니다.
직접지원 측면에서 국가는 할만큼 하고 있는 것 같고, 이제는 성별분업과 풀타임근로를 전제로 한 노동시장 구조에 관해서도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합니다.
20/10/16 11:11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건강이제일
20/10/16 11:14
수정 아이콘
아이를 막 낳았을 때. 저는 조카도 없는지라 손만 벌벌 떠는데 조카 셋을 경험한 제 남편은 기저귀도 척척, 수유 후 트림도 척척. 그런데 결국은 제가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육아하게 되다보니 남편이 슬그머니 뒤로 빠지게 되더라구요. 어느정도 남편에게도 시간이 강제되어야해요. 이게 뭔가 악순환의 고리가 되어버리더라구요. 잘 안하니까 잘 못하게 된다- 잘 못하니까 잘 안한다. 1년 육아휴직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6개월, 아니 가장 힘들던 백일 정도 까지만이라도 남편이 도와줄 수 있다면 둘째 가져요. 그런데 4세 아이를 데리고 혼자 이 과정을 다시는 못해요.
하소연부터 해버렸네요ㅠ 하지만 정말정말 제인생 최고잘한건 제 아들 만난거에요. 정말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엄마한테 뽀뽀하면서 자기가 더더 많이 사랑한다고 외치고 어린이집 간 요놈.
건강한 출산 하시고 몸 잘 추스리시고. 그리고 말도 안되는 사랑스러움의 실체를 만끽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20/10/16 11:37
수정 아이콘
진짜 이거저거 딴거보다 남편육아휴직강제는 선순위라 생각합니다
LightBringer
20/10/16 11:25
수정 아이콘
핑크좌석이 확실히 임산부 분들한텐 유용하긴 하군요
merovingian
20/10/16 11:48
수정 아이콘
나중에 낳고 키우시다가 중간후기 들려주세요. 궁금합니다. 아무쪼록 순산하시길^^
20/10/16 12:58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제 애 둘이 꽤 커서 예전 육아 시절이 잘 기억도 안납니다만.... 임신 기간중이 훨씬 편했다는 건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아내의 입장에서도요)

출산 전에 많이 쉬시고 하고 싶으신 거 마음껏 하세요.
20/10/16 13:1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 드리고 너무 축하 드립니다.
상큼발랄개구리
20/10/16 14:12
수정 아이콘
읽다보니 임신했을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저는 임신했을때 위기상황이 몇번있었어서 육아를 하는 와중에도 임신했을때가 제일힘들었어요.
낳아서 키우는게 훨씬 덜 힘들다고 느끼고 있지요.
임신하고 이런저런검사하다가 양수검사까지 해봤고, 지하철 버스에서 몇번 실신도하고... 결국 양수터져서 애도 조산하고 하다보니
둘째는 절대 안낳아!! 이랬었는데 어쩌다보니 둘째까지 낳고 살고있네요~
건강하게 출산하시옵소서~~^^
Hammuzzi
20/10/16 15:23
수정 아이콘
이벤트가 정말 많으셨군요.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래도 둘째까지 낳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행복하세요!
20/10/16 16:00
수정 아이콘
DLC 3탄 구매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
Hammuzzi
20/10/16 16:18
수정 아이콘
셋째라니, 애국자시네요! 행복하세요! 흐흐
나무늘보
20/10/16 18: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이의 탄생과 동시에 육아휴직 중인 4개월차 아빠입니다.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고 안식년처럼 제 자신에게 휴가를 주고 싶어 선택했는데 아내가 참 좋아합니다.
육아를 해보니 독박육아라는 단어가 왜 생겼는지 알겠더군요. 너무 힘들어요. 힘듭니다 크크

근데 이제 아이가 아빠만 보면 방긋방긋 웃어요. 엄마한테는 안웃는데 아빠는 정말 좋아라 합니다. 참 뿌듯해요 크크크

4개월만에 할 수 있는 요리가 10가지는 넘고 이제 비빔장은 눈감고도 만듭니다. 칼질도 제법 익숙해지다 보니 좋은 도마와 칼도 하나 샀어요 크크

이제 우리 아들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정말 행복해요

출산 축하드립니다
강미나
20/10/16 21:32
수정 아이콘
자궁: (잔치 차려놓고 기다리는 짤)
여자: ....
자궁: 이번달 정자안와! 너무해! 다 뿌셔! (집안 때려부시는 짤)
여자: 그만해. 이 미XX아! (생리통으로 고통받음)
자궁: (다 부셔진 페허에서 눈을 반짝거리며 다시 잔치 준비 중) 혹시 다음달 정자 와?
여자: 안와! 이 미XX아!


올해 pgr에서 본 글 중에 최고였습니다.
뻐꾸기둘
20/10/16 22:24
수정 아이콘
웹상엥서야 돈낭비네 어쩌네 말이 많긴 한데 한국 저출산 정책들은 (여타 한국의 정책들이 그러하듯)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정책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실제로 육아를 하는 친척 형제들 말을 들어보면 도움이 꽤 된다고 하시더군요.

다만 한국의 이례적인 수준의 저출산은 정책만의 문제는 아니고(말씀하신대로 사회 분위기 라든가 육아에서 보육을 거쳐 교육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돈이 뛴다든가 하는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 이런 부분들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가 없기 때문에 천상 돈으로 때려박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는 입장에선 진짜 돈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때려 박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퀀텀리프
20/10/17 00:09
수정 아이콘
미국은 최고로 좋은 분유를 제공해 준다던데 그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20/10/17 02:36
수정 아이콘
얼마 전 출산했습니다. 분만실 들어갔다 나온 뒤 시간이 어떻게 흘렀나 모르겠네요. 그야말로 시간의 블랙홀... 지금도 새벽 수유 중에 이 글을 보네요
조리원 기간은 발달단계상 아기도 잠만 자서 진짜 천국입니다만 생후 3주차를 넘어서면 아기가 내부 개발 중이던 등센서가 출시됩니다. 그래서 조리원이 좀 큰 애는 안 받아주는 거예요. 백일 쯤에 꺼진다고 합니다.
멘붕일 거예요. 몸 힘든 건 둘째치고 우는 애 앞에서 멘탈이 안 남아납니다. 들었던 육아 이야기 다 소용없어요. 일찍 포기하시고 오십일까지만 견디세요~ 그 사이에 엄마는 아기가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왜 시간이 답이라고 하는지 조금씩 깨닫 시작합니다. 서로 맞춰가는 기간이라 생각해요. 힘내세요!!
Hammuzzi
20/10/17 07:50
수정 아이콘
좋은 조언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8425 [일반] 짜요, 기안, 그리고 플랫폼. [35] kien13448 20/10/17 13448 2
88422 [일반] 2020년 10월 IMF의 각국 국내총생산 발표가 있었습니다. [251] 앙겔루스 노부스15952 20/10/16 15952 7
88420 [일반] 몇 살까지 사실 건가요? [87] 비후간휴11905 20/10/16 11905 2
88418 [일반] 가짜사나이2 결국 중단 됐네요. [150] 움하하17804 20/10/16 17804 7
88417 [일반] 8년전 애플입사하는 신입사원에게 가는편지 [50] noname1114983 20/10/16 14983 0
88416 [일반] 이런저런 이야기. [5] 공기청정기7208 20/10/16 7208 2
88414 [일반] [역사] 루이 14세는 발레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했는가? [6] aurelius8870 20/10/16 8870 4
88411 [일반]  저출산에 대한 소고 + 직접 경험해본 우리나라 출산정책의 실효성 [87] Hammuzzi13138 20/10/16 13138 59
88410 [일반] 거리두기 1단계로 다녀온 잠실 야구경기 직관기(짤 주의) [8] 판을흔들어라8190 20/10/16 8190 4
88408 [일반] COVID-19 유행 이후 우리나라의 사망율 변화 [35] 여왕의심복13951 20/10/15 13951 37
88407 [일반] 각기 다른 장르의 보드게임 6종과 대략적인 소개 [98] 소이밀크러버12050 20/10/15 12050 19
88404 [일반] 은행에서 퇴직금 날린 사연 [57] 지니팅커벨여행17759 20/10/14 17759 8
88397 [일반] 35개월 아기와 소아정신과 다녀온 이야기 [51] 비싼치킨17273 20/10/14 17273 68
88396 [일반] 부산 해뜨락 요양병원 52명 집단 확진 [24] Rorschach12600 20/10/14 12600 0
88395 [일반] 친구들아 내가 술 못마심을 이젠 인정 해줘라 [64] 치토스13354 20/10/14 13354 11
88394 [일반] 이제 와서 뒷북치는 2019년 애니 이야기 [51] 이르10823 20/10/14 10823 6
88393 [일반] 건의게시판에 운영진들은 원래 답변을 잘 안다나요? [29] TAEYEON9056 20/10/13 9056 8
88391 [일반] 내장출혈은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25] 한국화약주식회사13188 20/10/13 13188 42
88389 [일반] 다음 주부터 다시 전면등교라네요 [110] 피잘모모12041 20/10/13 12041 3
88388 [일반] 성범죄에 관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에 물음표를 붙이는 이유 [132] 烏鳳17865 20/10/13 17865 78
88387 [일반] 사진(1).jpg [17] 모르는개 산책9767 20/10/13 9767 11
88385 [일반] 수학 때문에 괴로웠던 인생 이야기. 수학은 어떻게 하면 잘하나요?? [67] 메디락스10014 20/10/13 10014 11
88383 [일반] 유럽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 확진 상황들 [99] 손금불산입17916 20/10/13 17916 2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