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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4 18:05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글이네요.
책임을 [국가]에 넘기는 것이 타당한가요? 글의 결론이 [국가의 의무]를 강조하는데,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이 사람을 참수한 것이 한 두번도 아니고, 난민이든 이민이든 건너간 나라에서 그 나라의 법규, 전통, 문화와 관습을 무시할 때 [문화적 상대주의]를 주장하며 [국가의 전통을 지키자]는 주장을 탄압하던 것이 누구던가요? 막상 일이 발생하니까 [국가의 의무 소홀]이라니 참 허망하네요. 숙명여대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성전환 학생 입학을 반대한 사건에 대하여 [정의당]에서 [국가의 교육 잘못]이라고 주장하던 것과 맥이 같아 보이는 것 같아 굉장히 씁쓸하네요.
20/10/24 18:06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가 공통으로 숭배하는 야훼는 다른 신을 믿자는 사람은 죽이라는 신입니다. (신명기 13장)
위 본문에서 얘기하는 사랑, 박애, '사람들이 어울려 잘 살기 위함' 등은 이 신앙에 있어 중요한 게 전혀 아닙니다. 이 신앙은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부족신이자 전쟁신을 숭배하는 것으로, 배타와 독선과 폭력을 기본으로 합니다. 다양성의 존중을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상으로서, 우리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는 신앙이죠. 앵똘레랑스에는 똘레랑스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20/10/24 19:11
이건 복잡한 주제인데, 제 생각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저한테 기독교는 예수교이고 예수는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을 내밀라,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친 사람입니다. 예수 '이'후에, 예수의 가르침과 사도들과 바울 등의 걸출한 신자들의 활동에 힘입어 - 물론 로마 제국도 한 역할 했습니다 - 그 종교는 세계종교가, 박애를 가르치는 종교가, 신 앞에서 모두가 평등함을 가르치는 종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그 가르침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서 그 기독교의 정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자유주의라고 부르는 이념에 속하는 가치들의 뿌리가 세계종교로서의 기독교에 있음을 밝히는 연구가 이미 19세기부터 있었고 최근에 더욱 많아졌습니다. 과학혁명조차도 기독교에도불구하고가 아니라 기독교에 힙입기도 해서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많은 과학사가들이 있습니다.
20/10/24 21:47
학자 중에는 예수를 택하려면 구약을 버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죠.
석가모니가 당시 사회에서 억압적인 종교였던 브라만교에서 벗어나 개인의 깨달음을 강조했듯이, 예수는 억압적인 유대교가 지배적이던 사회에서 인본주의적인 가르침을 폈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근데 이후에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다시 힌두교 등의 미신적인 요소를 끼얹어서 대승불교가 나오고, 예수의 가르침에 야훼신화의 미신을 끼얹어서 기독교가 만들어졌다는 거죠. 정작 예수는 종교인들을 보고 독사의 자식들이니 회칠한 무덤이니 하는 평가를 했다는데, 그런 예수를 갖고 다시 종교를 만들어 숭배하는 종교쟁이들이 생겼다는 아이러니랄까.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새 계명이 어쩌구 하면서 야훼의 야만을 슬쩍 덮고 넘어가려고 하는데, 말씀대로 예수의 '사랑' 등이 중요한 거라고 하면 야훼신화의 야만과 독선, 그리고 처녀 출생이니 부활이니 하는 미신을 버리면 되겠지요. 그리고 그 경전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저런 고대인들의 야만적인 사고방식이 묻어있는 신화라는 걸 받아들이면 될 거구요. 그리스신화 같은 것처럼요. 근데 그 야훼신화까지 인간이 따라야 할 절대불변의 유일한 진리라며 껴안고 있으니 본문의 저런 사고를 포함해서 현대에까지 온갖 사고를 쳐오고 있고, 말은 꼬이는 거죠. 예수를 따른다는 분이시라면 한 번 여쭤볼까요. 예수의 가르침에 비추어보자면 다른 신을 믿자는 사람을 죽이라고 하고, 이래도 죽여라 저래도 죽여라 하면서 책 몇 권 분량을 뽑아내는 야훼는 받아들일만한 신인가요 아닌가요. 그리고 지금의 무언가의 뿌리가 기독교라고 해서 그게 긍정될 이유는 없습니다. 서구문명의 토대인 그리스 로마 문명은 노예제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노예제를 긍정할 이유가 되지 않고, 우리의 자본주의가 제국주의나 아동노동 등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고 해서 그런 것들을 옹호할 이유도 없고, 예수의 조상 중에 불륜이나 성매매, 근친상간을 한 사람들이 있으니 예수의 출생이 그런 것들 덕분이라고 할 이유도 없는 것처럼요.
20/10/25 00:10
기독교는 예수교입니다. 구약에 예수의 가르침에 정 반대되는 것들이 있다면 내쳐야 합니다. 내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것들에 따라서 살지 않으면 됩니다. 가톨릭과 개신교 교리에 그것들에 따라 살라는 내용이 있나요? 특정 개신교파의 교리에 그런 내용이 있다면 그 개신교파는 이단 취급을 받거나 기독교 정신을 훼손한 근본주의 교단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그런 내용은 줄어들어 온 것이지 일거에 없어진 것이 아니고 아직 남아 있는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종교는, 따라서 기독교도 발전해 온 것이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고 발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침 오늘 동성애자들의 시민적 결합에 긍정적인 교황의 언급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예수가 내친 것은 종교가 아니라 '유난히' 타락한 종교로서의 그 당시의 유대교입니다. 종교의 근본이나 중심에는 예수나 부처 같은 특출난 인간들이 있다 하더라도 종교를 실천하는 사람들 다수는 모든면에서 그 인간들보다 떨어지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종교는 늘 그 인간들이 실천하기 쉬운 것으로/소망하는 것으로 제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인간들 중에는 지배계급의 성원들도 포함됩니다. 즉 종교는 출현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미 기원에서 멀어집니다. 그러나 종교 안팎에는 늘 그 사실을 인지하고 주시하는 인간들 역시 존재해왔습니다. 역설적인데, 사회가 세속화된 순간에 그런 인간들이 가장 많이 출현할 수 있게 되었고 기독교가 그 전보다 더 자기 자신에 충실해질 수 있었습니다. 처녀출생이니 부활이니 하는 것을 미신으로 보는 사고는 인간조건에 대한 근본적 오해에 기인한 사고, 일종의 범주착오 오류입니다. 종교는 정의상 과학적으로는 지지될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종교는 그 믿음을 기초로 해서 적잖은 사람들한테 과학이 제공할 수 없는 것을, 삶의 의미를 제공합니다. 종교가 삶에 의미를 제공하는 유일한 것은 아니지만, 의미를 주는 다른 것들과 사실판단의 영역들을 박해하거나 침해하지만 않는다면 종교 자체를 미신과 동일시하는 것은 비지성적인 태도입니다. 종교들도 헤게모니 투쟁을 합니다. 어떤 종교가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이념의 뿌리라면 그 사실은 그 종교를 다른 종교보다 더 매력적인 종교로, 더 긍정할 만한 종교로 만듭니다. 그 종교가 가장 먼저 뿌리 내렸던 문화권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인류를 선도해 왔다는 사실이 그 종교를 다른 종교보다 더 매력적인 종교로, 더 긍정할 만한 종교로 만든다고 말해도 같습니다. 그 사실은 어떤 종교를 가질 것인가 하는 실존적 결단을 내릴 때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20/10/25 11:24
네, 말씀대로 예수교이고 그와 반대되는 것들이 있다면 내쳐야 정상이겠죠.
하지만 저 야훼신화를 내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아난님도 대답을 회피하고 그냥 슬쩍 넘어가시고 다른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성애에 대한 경전의 언급이 잘못되었던 것이라면 그 경전에 대해 비판도 해야겠죠. 하지만 그러지도 않구요. 막연히 '발전'한 것이라니... 발전못한 고대의 경전을 절대불변이라며 껴안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비판도 않으면서 말이죠. 그리고 아난님 말씀대로 기독교, 이슬람교 등도 서로 헤게모니 투쟁을 하는 일개 종교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그것만이 절대진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신도들이 많아지면 지금보다는 훨씬 낫겠습니다. 그러지 못하고 독선,배타,폭력에만 빠져있으니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패악질이 일어나고 있는 거겠지만요.
20/10/24 18:10
그리고, 글 내용중에 잘못된 것이 있습니다.
이슬람 교조 무하마드 풍자화를 수업시간에 보여준 프랑스인 교사를 참수한 사람은 이민자가 아니라 [난민]입니다. 그리고 [난민은 때가 되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민자가 아닙니다. 실제로 난민자들이 어떤 명분을 내세워서라도 돌아가지 않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이민자와 비슷하지만, [원칙은 난민의 사유가 해소되면 돌아가야 합니다.]
20/10/24 18:35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슬람계 이민자들도 문제를 일으키기는 하는데 난민과 이민자는 난민이 이민수속을 밟기 전까지는 엄연히 다른 것인데 이민자라는 카테고리로 놓고 싸잡는 것도 잘못된 것이죠. 물론 이민 1세대는 난민과 같이 문화적으로 제대로 동화되지 못한 상태로 많은 트러블을 야기할겁니다만 2세대 3세대 넘어가며 국민교육을 받고 직업 / 계급적으로 차별이 심하지 않다면 일반적으로는 어느정도는 상당히 원주민과 동화가 되죠.
20/10/24 18:53
난민이 이민자 맞습니다. 난민 인정되면 즉시 10년 프랑스 거주허가권이 나오며 이론상으로는 시민권도 즉시 신청 가능합니다.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하면 10년마다 재갱신을 받아야 합니다. 프랑스는 특이하게 시민권을 조건을 충족한다고 부여하지 않고 지자체 공무원이 심사하여 고소득 직종 취업을 했거나 높은 그랑제꼴 등에 재학중, 혹은 10년 정도 취업해 지역사회의 필수 일원으로 동화가 되었다고 보아야만 허가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번 테러범처럼 12년간 프랑스에서 살았어도 신분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지요.
20/10/24 19:00
제 글 어디에 참수한 사람이 이민자라는 구절이 있나요? 저는 그 사람이 이민자인지 난민인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이민자이냐 난민이냐는 자유주의적 문화에 편입시킬 대상을 그런 문화 속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이민자로 규정한 것의 타당성 여부와 전혀 상관없습니다. 물론 그 대상에 난민을 추가하는 것은 전혀 문제 없습니다. 수용소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한, 자유주의적 사회 출신이 아닌 난민 또한 자신이 난민으로 있는 사회의 기본규범으로서의 자유주의 정신에 맞춰 살도록 교육받아야 합니다.
20/10/24 18:47
글쎄요...[이미 벌써 근본주의적 신념에 젖어 있는 이한테 세계 종교의 본질에 닿아있는 자유 주의적 관용의 정신을 설득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다.] 이게 의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은 일단 이게 안된다는 건 유럽에서 보여주지 않았나요? 그냥 안되는 거에요. 뭐...그래도 국가가 일단 이민이든 난민이든 받았으면 어떻게 컨트롤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맞겠죠. 그게 불가능하다고 해도요. 아니면 어떻게 문제 발생할 때마다 격리를 제 때하던가요.
20/10/24 19:32
그런데, 교육의 결과가 상대적으로 균등한 국가들에서는 문제가 덜하긴 합니다.
상위권 학생의 성적에 사회경제적 지위가 얼마나 관여하는지를 살펴보면 한국은 OECD에서 캐나다, 에스토니아에 이어 세번째로 낮고 프랑스는 터키, 헝가리, 룩셈부르크, 체코에 이어 제일 최악입니다. 전통적 선진국 중에서는 룩셈부르크에 이어 2위인거죠. 미국보다도 나쁜 나라에 프랑스, 벨기에, 독일이 보이네요. 전체 성적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관여하는 비중 대신 상위권으로 한정해서 본 것은, 같이 못사는 가난한 동네의 학교를 다녀도 그 중에서 공부를 잘해 성공하는 친구들이 한둘은 있어야 롤모델이 되기 때문이거든요. 이 수치에서 서유럽은 그 미국보다도 못하고 있습니다. https://www.oecd-ilibrary.org//sites/f7986824-en/index.html?itemId=/content/component/f7986824-en#fig-II.2.4
20/10/24 20:27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자유주의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만 절절히 느끼고 갑니다.
자유주의는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모든 것이 허용되는 대신, 자유를 책임 하에 이행하는 시민 구성원들을 전제합니다. 모든 것을 허용하기 때문에 비합리적이거나 압제적인 '모든' 문화와 관습에 저항합니다. 따라서 비자유주의 문화권은 자유주의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절대다수의 지역은 문화와 관습에 사회가 기반하는데, 그게 없어보이는 듯한 자유주의 문화권은 이기심, 무책임, 공허함이 지배하는 무질서의 공간으로 보일 수 있지요. 동북아를 포함한 수많은 문화권에서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동일시하는 오류와 비슷합니다. 물론 서구 사회가 무질서는 아니지요. 자유를 책임있게 이행하고, 각종 결사체를 구성하고 정치를 견제하는 강한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들 덕분에 세계적으로 신뢰, 청렴도, 생활수준, 인권 등 좋은 면모로 최상위권 스탯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자유주의의 문제를 극복할 정도로 충분히 성숙한 것이죠. 하지만 이마저도 요즘 흔들리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양극화로 사회불안이 커지는데다, 인터넷의 발달은 시민결사 문화의 쇠퇴와 극단적 의견을 강화하는 에코챔버를 만들었고, 이 두 요인으로 자유주의를 빙자한 차별과 혐오, 무책임함의 문화가 생겨났고(서구의 한심한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잘 드러났지요) 이런 걸 막는다고 원래 최소한이었던 비선출직 기관과 규제는 이제 너무 커져서 민주주의를 저해한다 수준까지 왔습니다. 더불어 비자유주의권에서 온 이민자들에게 자유주의가 매력있는 가치관임을 설득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고요. 자유주의가 인류에게 너무 가혹하고 어려운 철학은 아니었는지 우울한 생각도 듭니다. 서구사회도 이 지경인데 다른 지역이야 오죽하겠습니까.
20/10/24 21:58
[자유주의]의 실패가 아닙니다. [문화 상대주의],[다문화주의]의 실패입니다.
그리고, 확실하게 [유럽 좌파]의 실패입니다. 국가의 존재감을 일부러 약하게 평가하고 [세계시민]이라는 헛된 이상에 매몰되어, 이슬람 유입자들이 유럽에 왔을 때 [이슬람 만의 공동체]를 용인하고 확산시켰으며, 이슬람 만의 가치판단을 인정했습니다. 이슬람 신자들에게 물어보세요. 교조인 무하마드를 모욕하는 사람의 목을 자르는 것이 나쁜 일이냐고요? 절대 그렇게 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온건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죽일 필요는 없었다라고 하지요.
20/10/24 22:19
문화 상대주의/다문화주의, 유럽 좌파가 실패한 건 맞는데, 유럽 우파가 잘 했는지 그리고 무슬림 이민자만 없었으면 자유주의가 잘만 굴러갔을지엔 회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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