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 뜬 "바바리안"을 시청하면서 로마와 게르만의 거대한 충돌의 역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대제국 로마는 왜 유럽전체를 장악하지 못하고 결국 게르만족에게 망하고 말았는가 ? 역사의 큰 떡밥입니다.
지중해권을 장악한 유럽은 시저가 갈리아지역(현재 프랑스 지역)을 정복하면서 중부유럽 진출을 도모합니다. 시저에 이어 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는 갈리아를 넘어 게르마니아(현재 독일지역)로 영토 확장을 시도합니다. 게르마니아 지역에 살던 여러 부족들은 아직 국가를 형성하지 못하고 부족간에 연대와 반목을 하는 시대였습니다.
서기6년 13개군단 10만대군으로 게르만지역의 다수 부족을 복종시키며 바루스를 총독으로 둘때만해도 로마의 의도대로 순탄하게 흘러갔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주요인물이 라틴식 발음으로 아르미니우스입니다. 독일식으로는 헤르만인데 우리가 많이 듣던 이름이죠. 독일의 영웅으로 추앙되고 있습니다. 아르미니우스는 게르만 족장아들출신인데 어려서 로마로 입양되어 로마장교가 되고 게르만지역에서 복무하였습니다. 로마군이 게르만족에 대한 잔혹함에 복수심을 품게되며 은밀하게 게르만부족을 연합하며 반란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마침 동부쪽에 발생한 반란으로 10개군단의 빠져나가고 3개군단만 남게되었을때 아르미니우스는 이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영화상으로는 총독 바루스가 아르미니우스를 아들이라고 부르며 신뢰합니다. 그는 철저한 배신자가 됩니다.
게르마니아에는 울창한 숲이 많이 있었는데 아르미니우스는 토이토부르크숲으로 로마군을 유인합니다. 게르만족에게 교훈을 주겠다고 로마 3개군단이 출정하였는데 숲이 울창하고 지역이 험하여 20Km에 달하는 산개된 형태로 진군이 이루어집니다. (유비가 대패한 이릉전투?)
로마군은 갑옷과 방패등으로 중무장하여 주로 평원에서 진형을 이루어 전투하는데 최적화된 군대입니다. (영화나 만화에서 많이 본)
이런 산악지역의 전투는 중무장이 도리어 거추장스럽고 사냥으로 먹고 살던 게르만족의 도끼같은 경무장이 적합합니다.
마침 폭우마저 쏟아져 로마군의 몸은 더 무거워집니다. 하늘이 게르만족을 도왔는지 전투가 있는 내내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시야도 불투명한 폭우가 쏟아지는 울창한 숲속, 어딘지도 알수 없는 미끄러운 산길.. 마침내 숲에 매복해있던 게르만 부족들이 짐승을 사냥하듯 화살과 도끼로 산개된 로마군을 습격합니다.
로마군은 지휘부의 명령이 전달되기도 불가능하고 전략전술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필사적인 각개전투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로마군은 패닉에 빠졌고 바루스 총독을 비롯하여 다수의 장교들은 눈앞에 벌어지는 광경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하였습니다. 게르만족은 지휘부를 상실한 로마군을 나흘동안 사냥하였으며, 그렇게 3개의 로마군단이 궤멸됩니다. 전쟁 장면이 너무나 참혹합니다.
이 전투가 벌이진것은 9년9월9일 입니다. 바바리안 취급을 받던 게르만이 대제국 로마에게 참패을 안겨준 거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아우구스투스는 충격에 빠졌고 로마는 이후로 게르마니아 진출을 영원히 포기하게 됩니다.
하늘은 로마를 버리고 게르만족을 점지한것 일까요? 500년후 결국 게르만족이 로마를 멸망시키게 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실 게르만족 대이동이 서로마의 멸망을 촉발한 사건이긴 한데 그 내부로 들어가면 단순히 게르만족 때문에 망했다 보기에는 서로마 멸망의 원인은 매우 많고 복잡합니다. 게르만족에 의해 망했다는 건 개중 하나일 뿐, 서로마 말기에 게르만족이 서로마로 쳐들어가 멸망시켰다기보다는 당대에는 그런 민족 의식 같은 게 희미했거나 아예 없었고 게르만족의 일파들도 필요에 따라 서로마와 협력하거나 배신하는 등 꽤나 복잡한 관계였습니다. 당장 "반달리즘"의 주인공인 알라릭도 원래는 동로마 휘하에서 포에데라티로 복무했던 사람이었고, 그 알라릭에 맞섰던 스틸리코도 원래 반달족 출신이었죠. 서로마를 멸망시킨 오도아케르를 물리치고 이탈리아를 정복한 동고트왕 테오도리쿠스도 마찬가지.
엄밀히 말하면 서로마 멸망의 원인은 콘스탄티누스가 콘스탄티노플로 천도하면서 옛 수도인 로마는 사실상 버려진 똥땅이 된 시점에서 결정났다고 보는 게 더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