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 피플은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흥겨운 디스코 음악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음악 그룹입니다.
국내에서도 YMCA를 필두로 수많은 곡들이 사랑을 받았던 바 있죠.
특이하게도 이 팀은 각 멤버가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듯 정해진 코스튬을 입고 무대에 서곤 했습니다.
이러한 코스튬은 빌리지 피플이라는 팀을 상징하는 아이콘인 동시에, 게이 판타지 요소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빌리지 피플이라는 팀 자체가 게이 문화를 표방한, 성소수자들의 대변인 같은 존재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퀴어 문화를 주류로 끌고 왔다는 점에서 후대에서도 계속 조명 받는 독특한 음악성의 그룹입니다.
1977년, 빌리지 피플의 데뷔 싱글인 샌프란시스코입니다.
단순히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의 자유와 낭만을 찬양하는 가사로만 볼 수도 있지만...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는 하비 밀크로 대표되는, 성소수자 인권의 도시였다는 걸 가사 너머의 의미가 있다는 걸 알 수 있겠죠.
1978년에서 1979년 사이는 빌리지 피플 최대의 전성기였습니다.
4번째 싱글이었던 마초맨으로 빌보드 차트 25위까지 입성하는 기록을 세운데 이어, 최고의 히트곡 YMCA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기도 했죠.
물론 이 곡들들도 저마다 게이 문화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마초맨의 경우에는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거 같네요.
YMCA의 경우, 당대부터 지금까지 게이 클럽을 YMCA에 은유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존재합니다.
일단 공식적으로는 해당 해석을 부인하고 있지만, 최소한 중의적인 의미를 넣으려던 건 사실이라고 하네요.
Go West는 앞서 언급한 샌프란시스코와의 관계성이 부각됩니다.
서부에 있는, 게이들이 핍박받지 않는 땅에서 사랑하며 살아가자는 작은 소망을 담은 노래죠.
후대에 펫샵 보이즈를 통해 리메이크 된 버전도 유명하고, 특히나 축구 응원가로 다양하게 사용되며 아직도 사랑받는 명곡입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며 디스코 음악의 시대는 가고, 빌리지 피플 또한 대중적인 인기에서 멀어져갑니다.
Can't Stop the Music 싱글의 경우 무척 좋은 노래인데도 빌보드 차트 진입조차 실패했어요.
기묘하게도 이 노래는 후대에 핑크 윈드밀 키즈를 통해 의문의 역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1985년, 결국 긴 부진을 이기지 못한 빌리지 피플은 잠정적인 활동 중지에 들어가게 됩니다.
활동을 중지하기 직전 나왔던 Sex Over the Phone 싱글은 제목 그대로 폰섹스에 관한 음탕하기 짝이 없는 노래입니다...
빌리지 피플은 1983년 MBC 서울 국제 가요제를 통해 내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내한공연 영상이 MBC를 통해 방영된데다, 라이브 음원 또한 앨범으로 나온 덕에 지금도 각 음원 사이트에서 1983년 내한 공연 당시 빌리지 피플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종적을 감췄던 빌리지 피플이, 작년부터 다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33년만에 크리스마스 앨범도 내고, 공연도 다시 하는 모양이에요.
멤버들이 죽기 전에 한국도 다시 한번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노래들을 다 좋아하는 그룹이라, 다시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게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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