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11/14 00:12:44
Name 양현종
File #1 dg.jpg (58.9 KB), Download : 77
Subject [일반] 영화 도굴 후기(스포無) (수정됨)




이 영화는 예고편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케이퍼 무비입니다. 범죄자(이 영화에선 도굴꾼)들이 모여서 한탕 하는 내용이고 전반부에는 요원들을 모아서 세팅하는 내용, 후반부에는 통수와 통수, 반전의 반전들이 겹쳐지는 구성을 전형적으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장점부터 말하면 도굴이라는 한국 영화에서는 비교적 참신한 소재를 활용한 점, 그리고 조연 배우들의 캐릭터와 연기는 훌륭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스토리 전개가 쓸데없이 질질 끌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전개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흐름을 따라가면서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이해하기에 어려울 것도 없고요.

단점을 꼽자면 스토리가 너무 날림 식으로 넘어갑니다. 우선은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습니다. 조연 하나하나에 대한 서사와 스토리를 일일이 설명하는 건 물론 무리겠죠(사실 메인 주연인 이제훈도 이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최소한 각 캐릭터가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는 이해가 되게 묘사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예컨대 신혜선은 악역 보스인 회장의 충실한 수하이면서 일종의 히로인 같은 포지션입니다. 보통 이런 영화에서 히로인 포지션의 역할은 크게 둘 중 하나입니다. 하나는 몰래 주인공과 붙어먹으면서 몰래 조력자 역할을 하거나, 또 다른 하나는 주인공과 붙어먹다가 최후의 순간에 주인공과 뒤통수를 치는 식입니다. 아무튼 신혜선이 영화 내내 뭔가 회장 옆에서 고분고분히 시키는 대로만 하지는 않을 것이란 건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 막상 신혜선의 행동을 보면 쟤가 왜 저러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그냥 원래 저런 애였구나 하고 넘기는 수밖에요.

또한 클라이막스에서 긴장감이 부족합니다. 이런 영화에선 클라이막스가 되면 양옆과 뒤에서 각종 협잡이 난무하고 주인공이 생사를 몇 번 오가고 하는 쫄깃함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주인공인 이제훈이 너무 먼치킨 캐릭터입니다. 젊은 나이에 도굴의 마스터가 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영화 내내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를 하나하나 다 예상하고 그에 맞춰 시나리오를 설계할 줄 아는 능력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그 덕분에 주인공이 앞으로 벌어질 뻔한 상황에 다 무난 무난하게 대처할 것이란 안도감이 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영화는 킬링타임 내지 오락영화로서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케이퍼 무비의 클리세를 충실하게 따랐기 때문에 진부하지만 그만큼 오락영화로서는 모범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거든요. 다만 관람자가 내용을 쉽게 쉽게 따라가도록 이것저것 다 쳐내다 보니 디테일이 엉성하게 느껴집니다. 도굴이라는 소재가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살짝 드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20/11/14 00:19
수정 아이콘
넷플렉스에도 안 팔리고 지금 개봉되는 영화면 버리는 카드가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어요.
20/11/14 04:13
수정 아이콘
선수입장 진짜로 나오나요?
양현종
20/11/14 10:00
수정 아이콘
주연배우 입장~
CastorPollux
20/11/14 08:33
수정 아이콘
킬링타임용으론 괜찮았습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전개 까지 크크크크크크
20/11/14 10:50
수정 아이콘
케이퍼 무비 좋아하고 큰 기대감 없이 봐서인지
지루하지 않게 봤습니다
다만 초반에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여버리는 놈들이
이제훈 바로 린치하고 뺐으면 그만인 것을
뭔가 점잖게 협상하려는게 좀 유독 어색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크크
배우중에는 이제훈 여동생이 눈에 띄었고
신혜선도 언제나 그렇듯 연기 좋았어요
이제훈은 솔직히 대배우 될만한 그릇은 아니란 느낌...
엔딩처럼 일본 원정 2편도 나오면 좋겠는데 과연
양현종
20/11/14 12:06
수정 아이콘
맞아요 하나하나 보면 이해 안가는 부분들이 많고
그냥 대충 넘겨가면서 보기엔 무난합니다
취준공룡죠르디
20/11/14 12:04
수정 아이콘
무난한 케이퍼무비, 킬링타임이면 부모님 모시고 영화관가기 좋겠네요
공짜티켓 4장 기간만료가 다가와서 써야하는데 이걸로 결정
20/11/14 12:05
수정 아이콘
이제훈 연기가 너무 별로였죠
액티비아
20/11/14 15:16
수정 아이콘
그럭저럭 시간은 잘 지나가던데
시나리오도 듬성 듬성에 연출도 별로였어요.
괜찮은 배우들의 매우 어색한 연기도 감독 탓이라 봅니다.
특히 개그씬들은 하나같이 민망할 정도로 연출을 못했더라고요.
재미난 얘기를 말 못하는 친구한테 듣는 거 같은 느낌이랄까...
호랑이없는 극장가에 살쾡이 정도는 되는 유일한 작품이라는게 서글픕니다.
양현종
20/11/14 20:20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시간은 잘 갔습니다
20/11/15 03:56
수정 아이콘
그냥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8778 [일반] [팝송] 나띵 벗 띠브스 새 앨범 "Moral Panic" [6] 김치찌개5932 20/11/15 5932 0
88776 [일반] 10살 노묘 변비 퇴치기. [26] 김티모11373 20/11/14 11373 14
88774 [일반]  노후파산 남의 얘기일까? 노후를 망치는 3가지 착각.TXT (방송요약) [60] 비타에듀17770 20/11/14 17770 26
88772 [일반] 수능 19일 남은 고3 [22] 피잘모모7550 20/11/14 7550 15
88771 [일반] 필라델피파 시의회의 사과 [3] 아난7332 20/11/14 7332 0
88770 [일반] 3060TI 전파인증 통과, 6900XT 비레퍼? [26] SAS Tony Parker 8182 20/11/14 8182 0
88768 [일반] 2018년 기준, 한국 근로자들의 금액/분위별 소득 [213] Leeka14647 20/11/14 14647 0
88766 [일반] 피지알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129] 만수르7424 20/11/14 7424 3
88765 [일반] 이런저런 이야기. [5] 공기청정기5757 20/11/14 5757 2
88764 [일반] 영화 도굴 후기(스포無) [11] 양현종7363 20/11/14 7363 2
88763 [일반] 서울 부동산 매매 2번 해본 후기 [35] 유랑11199 20/11/13 11199 11
88762 [일반] 트럼프 측의 대선패배 불복 논리 총정리 [75] 김재규열사13653 20/11/13 13653 3
88761 [일반] 도대체 무슨 약을 하시길래... [12] 찌단13384 20/11/13 13384 2
88760 [일반] 요새 PGR 자게에서 제일 짜증나는거 [201] TAEYEON21647 20/11/13 21647 54
88759 [일반] 日정부 '독도는 미일안보조약 5조 적용대상 아니다' 인식 표명 [45] 아롱이다롱이11446 20/11/13 11446 3
88758 [일반] [미국] 美국토안전부, 11월 대선은 역사상 가장 안전하고 공정한 선거 [37] aurelius11975 20/11/13 11975 2
88756 [일반] 기억에 남는 내 인생 최고의 남성보컬 BEST 20 꼽아봤습니다. [32] 삭제됨19232 20/11/13 19232 7
88755 [일반] 대단한 이매뉴얼 3형제와.. [7] 아난8206 20/11/13 8206 0
88754 [일반] 또다른 조두순, 출소 8일만에 재범. [178] Leeka17291 20/11/13 17291 5
88753 [일반] 다른 사이트에서 이렇게 필터링 처리가 부실한 건 처음이네요. [15] 애플댄스9521 20/11/13 9521 1
88751 [일반] 고요한 택시 이용기 [14] 퀘이샤11444 20/11/13 11444 19
88750 [일반] 8촌이내의 근친혼이 위헌인가에대해 헌재에 올라왔네요. [289] 키토18566 20/11/13 18566 0
88749 [일반] 그럼에도, 남겨진 자들을 위한 연가 [2] 침착해7082 20/11/12 7082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