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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25 22:50:12
Name 판을흔들어라
Subject [일반] 다이제 맛이 나는 소주 시음기(feat 전통주 갤러리)
지난 번 코로나 사태 때에는 전통주 갤러리가 쉬었었는데 이번엔 2단계에서도 계속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번에는 처음 겪는 일이기도 운영을 멈췄지만 이번엔 노하우가 쌓여서인거 같습니다.

한 타임에 동서남북 딱 4명만 참여 가능한데 대신 시간을 30분 단위로 끊어서 시음 횟수는 늘어났습니다.

다음달부터는 전통주 설명이 있는 시음회와 없는 시음회로 나눠서 예약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전엔 마스크 걸이에 마스크를 걸고 시음했다면 이제는 시음할 때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습니다.(주류박람회처럼)


전 운이 좋았는지 저 혼자였습니다. 대신 시음 도와주시는 분과 술에 대한 수다를 조금 더 떨수 있었습니다.


hnXLNMu.jpg

제가 좋아하는 막걸리 중 하나인 산정호수 동전춘의 형? 누나? 언니? 여동생? 쯤 되는 배꽃담은 연입니다.

이 막걸리는 산정호수 동정춘과 정반대의 막걸리입니다.

제가 산정호수 동정춘을 좋아하는 이유는 걸쭉하고 진한 맛에 단맛이 있기 때문인데

이 막걸리는 반대로 단맛보다는 신맛이 강하며 매우 가벼웠습니다.

그럼에도 취향이 아닐 뿐 나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게 강점 아닐까요?

매운 음식 잘 못 먹는 사람이 추천하는 매운음식이니




DVzV7OE.jpg

보통 막걸리 시음노트에는 '탄산감'이 있기 마련인데 이 지란지교엔 없었습니다.

그만큼 전통주 갤러리 운영진들이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뜻인데

막걸리임에도 불구하고 약주 느낌을 주는 그런 술이었습니다.

당연히 탄산감에 대해선 논하지 않아도 되었지요.



Af3uxJ8.jpg

저는 뒷맛에서 시큼한 맛이 인상깊었었는데

시음 도와주시는 분은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지 않냐고 하셨습니다.

역시 저는 약주에 약한가 봅니다.

약주를 마시고 나서 크게 떠오르는 말이 없어요



H6d8PYr.jpg

그러니까 이것이 통밀로 만든 소주입니다.

제목에 쓴 다이제 맛이 나는 소주가 바로 이것입니다.

다이제 빨간거 다들 아시죠? 다이제도 통밀이 들어갔다고 하잖아요.

정말 밀향이 느껴지는데 음악에 나오는 낮은음자리같은 느낌으로 여운을 남기더군요.

얘기를 하다 들었는데 이 술은 상압식으로 만들어졌고 2년 숙성한 40년과 50년이 있다고 합니다. (22도는 6개월)

그리고 안동소주 중 민속주는 상압, 명인은 감압으로 만든 거니 두 술을 마셔보고 비교하면 증류 방식에 따른 맛차이를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좋은 방법도 배웠습니다.

일단 밀향이 강해서 오늘 마신 술들 중 가장 괜찮았습니다.



WDnNl5e.jpg

보통 한국와인 중에서는 스위트라는 이름을 달고도 향은 달지만 맛은 전혀 달지 않은 것들이 있는데

이 와인은 향도 단데 맛도 답니다.

그런데 깔끔합니다.

포도 와인 특유의 떫은 맛이 없고 달고 깔끔하게 끝나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굳이 매기자면 두 번째로 마음에 든 술



홀로 시음회를 끝내고 내려가며 우동이나 먹을까 하다가 사람 좀 있길래 괜시리 걱정되 그대로 집에 왔습니다.
그런 걱정하면서 술을 마시러 다니다니..... 나홀로 시음회이긴한데


ps. 요새 괜찮게 보고 있는 술 유튜브가 있어서 남기고 갑니다.




바에서 듣는 술 이야기라면 '주류학 개론'(블렌디드 위스키 연수 표시를 여기서 처음봤습니다.)



집에서 보는 술주정 이야기라면 '남자의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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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잉여
20/11/25 22:59
수정 아이콘
이번 주말에 친구들이랑 펜션 놀러가는데 바베큐에 어울리는 전통주 하나 추천받을 수 있을까요?
이전에 자게에 올라온 전통주 관련 글들은 다 읽어봤는데 하나 고르려니 너무 힘드네요 크크;;
판을흔들어라
20/11/26 00:37
수정 아이콘
페어링까진 실력이 안되서.... 바베큐라면 맛이 강하고 소스칠하면 달거나 맵거나 할텐데 그렇다면 맥주가 어울리고 비슷하게 마시려면 막걸리 중에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호랑이 막걸리나 아니면 서울의밤 + 토닉워터로 차갑게 드시면 어떠시련지요... 아니면 누구 생일이거나 좋은 일 생긴 사람이 있으면 오메락퍽으로 이벤트를 열거나 죽력고로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거나 하면 어떠시련지.... 다른 분들 좀 도와주세요 ㅠ
삭제됨
20/11/25 23:25
수정 아이콘
술은 안 마시는데 술 유튜브는 둘 다 보고 있군요. 왜지...
판을흔들어라
20/11/26 00:37
수정 아이콘
언젠간 드실 날을 위해서지요
워체스트
20/11/26 01:5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요즘 와인이나 사케보다는 파티나 모임에서 세련된 전통주 들거가는게 더 분위기가 업되고 핫한 느낌입니다.
판을흔들어라
20/11/26 10:06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술 그것도 우리나라 전통 술이라고 하면 뭔가 있어보이는 효과가 있고 또 괜찮은 술도 많으니까요. 티나라고 파티 겨냥해서 만든 전통주(리큐르인데 우리나라 딸기를 써서 전통주로 들어갑니다.)도 있지요
삼성전자
20/11/26 08:27
수정 아이콘
저도 덕분에 지난주에 전통주 갤러리 다녀와서 쓰신 라인업으로 시음을 했습니다.
친구들 의견도 진맥소주가 맛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두어병씩 사재기 해서 집에왔습니다.
일부러 도수 높은 40도로 사왔는데 글 읽어보니 매우 굿 초이스군요.

친구들 의견도 호평이고, 한 친구 직장이 여기 근처라
앞으로 한두달 마다 여길 와서 시음을 하고 바로 술먹으러 가자(...)는 합의를 보았습니다. 큭큭
판을흔들어라
20/11/26 10:15
수정 아이콘
열심히 전도한 보람을 느끼고 갑니다. 좋은 술은 역시 사람들에게서 반응이 오나 봅니다. 40도는 다이제 두 개 한꺼번에 먹는 맛이 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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