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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2/04 01:43:57
Name 숨결
Subject [일반] 알파고의 후예 알파폴드와 인류과학의 진화 (수정됨)
유게에 올라왔던 이 글을 보고, 생각나서 적는 글입니다.

https://pgr21.net../humor/406007

저는 SF소설이나 교양과학책을 즐겨 읽기는 하지만 “인문계” 출신이라서 과학적 지식을 깊은 차원에서 이해할 능력은 없습니다. 그래서 과학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꺼려지기는 하지만, 최근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 주제여서 몇 가지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피지알에 약학/화학 전공하거나, 전문적으로 딥러닝 연구하시는 분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틀린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1. 알파고의 후예 알파폴드는 뭐하는 물건인가

알파폴드는 갤럭시 폴드처럼 그 이름에 “fold”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놈은 단백질이 “접혀 있는” 구조를 예측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다양한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백질은 온갖 생명활동에 관여합니다. 그 단백질은 20여 종류의 부품(아미노산)이 이리저리 합쳐지고 연결된 결과물입니다. 보통 300개 정도의 아미노산이 연결되어서 하나의 단백질을 만드는데, 큰 단백질은 3000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것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특정한 단백질이 주어졌을 때, 예를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이 주어졌을 때, 그 단백질을 다 풀어서 1차원상에서 한 줄의 아미노산 배열로 늘어놓는 것은 비교적 쉽다고 합니다. 반대로, 그 단백질 가닥이 3차원 공간에서 어떤 모양으로 접혀 있는지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백질이 학 모양으로 접혀있든, 배 모양으로 접혀있든 무슨 상관이냐 싶습니다. 하지만, 단백질의 3차원 모양은 생명체 내에서의 단백질이 하는 기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하네요. 3차원 구조를 보면 그 단백질의 기능이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스파이크(spike) 단백질”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인간의 세포막의 뚫고 바이러스가 세포 속으로 침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지식을 처음부터 알 수는 없습니다.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의 3차원 모양을 알아낸 다음, 그 모양을 보니 사스 바이러스에서 한번 봤던 “스파이크 단백질”과 비슷하게 생긴 것이 표면에 붙어 있고, 그러면 사스 바이러스처럼 이 놈이 세포막을 뚫는 역할을 하겠구나 추측하고 연구를 발전시켜나간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3차원 구조의 특성을 이용하면 바이러스의 약점도 파악할 수 있고, 그 약점을 토대로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 말고도 단백질은 모든 생명현상에 관여하는데, 3차원 모양을 알면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는지 예상할 수 있답니다. 생명현상의 메커니즘을 단백질 수준에서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문제는 오랫동안 생물학/화학의 중요한 과제였다고 합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서 엑스선을 쏘아보기도 하고, MRI 비슷한 도구를 활용하기도 하며, 특수한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기도 한답니다. 이게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실제로 관측하는 3가지 방법이며, 3가지 모두 노벨화학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단백질이 접혀 있는 모양을 알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면, 새로운 방법이 나올 때마다 각각 노벨상을 주나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백질이 너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로 모든 단백질의 실제 모양을 빠르고 쉽게 알아내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단백질의 아미노산이 1차원에서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쉽다고 하니 우선 그것부터 파악하고, 그 정보를 토대로 각각의 아미노산이 어떤 방향으로 접히는지 공식을 알아내면 3차원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겠죠. 그런데 문제는 얘들이 접힐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다양해서 1차원 배열로는 3차원 모양을 추측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이제 알파폴드가 등장할 차례입니다. 주어진 단백질의 아미노산이 한 줄로 나열된 순서(1차원 정보)가 알파폴드에 입력되면, 알파폴드는 그 단백질이 3차원에서 어떤 모양으로 접히게 될 것인지 높은 정확도로 예측해 줍니다. 매년 세계 유수의 과학자들이 모여서 단백질의 1차원 아미노산 서열을 주고, 3차원 모양이 어떨지 맞추는 대회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파폴드님이 거기서 짱을 먹는 건 당연하고, 그 정확도가 엄청나게 높아진 알파폴드 2를 며칠 전에 발표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허사비스 형이 또 인터뷰하는 모습도 유튜브에 나오더군요.

지금까지 단백질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사람들에게 3번이나 노벨상의 영예가 돌아갔습니다. 알파폴드2는 그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니, 그 개발자에게 노벨상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알파고가 왜 그렇게 바둑을 두는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알파폴드2가 어떤 원리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는지 개발자들은 알지 못합니다. 단지 인공신경망을 디자인하고, 데이터를 넣어줬을 뿐이죠. 그래서 개발자가 아니라 알파폴드2가 컴퓨터 최초로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는 설레발도 나오고 있답니다.

※ 참고로 단백질 3차원 구조가 얼마나 복잡한지 보고싶은 분들은, 구글 이미지 검색에 “단백질 3차 구조”를 치고 나오는 그림들 휘리릭 보시면 됩니다.(그림을 넣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요..)




2. 인공지능과 딥러닝

저는 알파고가 나왔을 때 처음으로 “딥러닝”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딥러닝,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을 설명하는 다양한 글을 봤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정보과학도 모르는 저에게 그런 글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본 유튜브 영상은 지금까지 본 딥러닝 설명 중에 단연 최고였습니다. 카오스 재단이라는 과학 채널에서 남세동 대표라는 분이 나와서 한 강연입니다. 1시간이 넘는 강의지만 진짜 들어볼만 합니다.(유튜브를 글 안에 넣는 방법을 몰라서 링크만 넣습니다..)

https://youtu.be/CRzsi5AgQM8


강의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아보면,

①일반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는 먼저 문제해결방법(알고리즘)을 디자인하고 이를 컴퓨터에서 구현하지만, 인공신경망을 구성할 때에는 인간이 문제해결방법을 알아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우 쉽고 단순하다. 노드들끼리 연결해주고 무작위로 초기값을 준 뒤 데이터만 쏟아 넣으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②딥러닝을 통해 자율주행도 하고, 음성인식도 하고, 바둑도 두지만, 어떤 원리로 인공지능이 그 일을 잘 하게 되는지 알지 못한다. 인공지능 개발 초기부터 인간의 신경망과 유사한 모양으로 컴퓨터를 디자인하면 인공지능이 구현될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이 있었다. 컴퓨터 성능이 발전하고 그걸 할 수 있게 되어서, 실제로 그렇게 해보니까 정말 되더라.(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③딥러닝 초기에는 인간의 기초지식을 입력하고 이를 기반으로 머신러닝을 시켰다. 예를 들어 알파고에는 기보를 넣어주기도 하고 바둑정석도 알려준 후, 바둑을 두게 했다. 그런데 머신러닝이 발전하면서, 이런 인간의 기존 지식을 넣지 않은 버전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에는 인공신경망 자체를 디자인해야 한다. 그런데 인공신경망 디자인에서 가장 뛰어난 프로그래머는, 인간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의 인공지능 만드는 솜씨는 인간을 넘어서고 있다.




3. 테드 창의 「인류과학의 진화」

테드 창의 단편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는 4페이지짜리 매우 짧은 단편 「인류과학의 진화」가 실려 있습니다.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인간의 지능을 훨씬 뛰어넘는 돌연변이인 메타인류가 등장했고, 다행히도 현생 인류는 그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생 인류의 과학 수준은 메타인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현생 인류는 메타인류가 던져주는 과학연구결과를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이용하기만 합니다. 일부 과학자는 메타인류가 던져주는 결과물을 해석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25년 이상 지속되었고, 현생 인류가 발간하는 과학저널의 편집자가 이 상황에 대해 논평하는 것이 소설의 내용입니다. 인상적인 몇 부분을 인용하면,


메타인류 과학이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것이 인류 연구자에게 끼친 악영향 중 하나는 장래에 자신들이 과학에 독창적인 공헌을 할 가능성은 이제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연구자들 일부는 완전히 과학에서 손을 뗐지만, 뒤에 남은 사람들은 원래의 연구 분야에서 해석학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메타인류의 과학적 업적을 해석하는 학문 쪽으로.

이런 연구들이 야기하는 것은, 이런 일들이 정말로 과학자들에게 걸맞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다. 혹자는 이런 일을 유럽산 강철 제품을 쉽게 입수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청동 제련을 시도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시도에 비교했다.


알파폴드를 보면서, 저는 딱 이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여전히 딥러닝은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완벽하게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쏟아 넣더라도, 최종적인 결과값을 인간이 확인하고, 그것이 맞는지 틀렸는지 감독해줘야 딥러닝이 진행됩니다.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바둑과 같은 게임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었고, 이제 첨단과학의 한 분야인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네요. 어쩌면 저 소설처럼 인공지능이 생산하는 지식을, 인간은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받아먹기만 하는 미래가 곧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은, 알파고님 충성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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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업말포이
20/12/04 01:56
수정 아이콘
인간이 수리적 계산능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계산기에 비비기 조차 힘들겠죠. 그렇다고 계산기에 위협을 느끼나요?
엑셀을 쓰면 편하고 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납니다. 다른 차원의 일이 필요해지는 거죠.
20/12/04 02:03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전체 취지에는 동감합니다. 다만, 딥러닝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은 계산기와 조금 결이 다릅니다. 인간의 계산능력이 계산기보다 못하지만, 인간은 어떤 원리로 계산기가 작동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인간이 문제해결방법과 절차를 모두 미리 설계해둔 것이죠. 이와 달리 딥러닝의 경우에는 인간은 기계가 왜 그 일을 잘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 부분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굵은거북
20/12/04 03:01
수정 아이콘
계산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본인은 모르시잖아요. 마찬가지로 알파고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99% 이상의 인간은 인공지능 바둑에 졌습니다. 현대 기술이란게 전문가만 정확히 알고 이용자는 모르는 상황이고요. 이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알필요가 없기도 하고요.
지금은 딥러닝의 결과가 중요하니까 투자가 적지만 아마 우리가 정말 이해하고 싶다면 해석기관이 또 출현하겠지요. 무엇보다도 인간이 잘할수 있는 것 하고 싶은 방향을 설정하는게 중요해지는 상황이죠.
20/12/04 07: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계산기의 프로그램을 제가 만들지 않았지만 사칙연산의 원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이 매우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딥러닝의 경우 근본적인 수준에서 인간이 그 기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기 강의에도 나오지만 알고리즘을 사용한 프로그래밍과 인공신경망을 사용한 프로그래밍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프로그래밍의 경우 인간이 문제해결절차와 방법을 직접 설계한 것이지만, 딥러닝은 학습을 통해 그 해결방법을 스스로 찾는 과정이고, 기계적으로는 각 노드와 연결부분의 가중치와 값을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것만 봐서는 인간이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미래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딥러닝 인공지능에 대한 "별도의" 해석기관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자체가 저 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인간이 기계에 비해 지식의 발전속도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겠죠.
실제상황입니다
20/12/04 02: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테드창 소설 저거 저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과알못으로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쩌면 과학뿐만 아니라 예술도 그렇게 되는 거 아닐까?
미학적 차원에서 현생 인류를 완전히 압도하는 메타 인류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하는 세상이 온다면?
근데 그 지경까지 가면 창작뿐만 아니라 창작에 대한 비평마저도 메타 인류 평론가들이 죄다 압도할 것 같긴 하네요.
현생 인류는 그냥 그렇구나 그렇구나 하면서 지내게 될지도...
고란고란
20/12/04 03:10
수정 아이콘
뭐, 지금도 대중들은 비평가의 글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니까요. 영화만 해도 평론가 평점이랑 일반인 평점이 따로 놀기도 하고...
실제상황입니다
20/12/04 03:20
수정 아이콘
그때가 되면 대중적인 평론도 대중의 기호를 메타 인류 평론가들이 거의 완벽하게 분석해서 비평을 할 지도 모르죠. 그러면서도 진지하고 하드한 비평을 또 그 기호에 맞게 내놓을 수도 있겠구요. 온갖 장르와 온갖 기호에 대한 온갖 평론들이 메타 인류에 의해 주도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생 인류는 거의 대부분 소비만 하고 미학사 전반을 메타 인류가 이끌어가게 되는 거죠.
뭘하면좋을까
20/12/04 03:03
수정 아이콘
테드 창이라는 사람이 정말로 있군요..
괜히 반가운 느낌이 드네요.

인공 지능이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 참으로 궁금하네요.
20/12/04 08:59
수정 아이콘
오정세가 연기한 테드창도 있지만, 미국에서 이런 저런 SF 상들을 모두 휩쓸었던 유명한 SF 작가인 테드창도 있습니다. 단편집이 2권 나와있는데, 둘 다 재미있으니 기회가 되면 읽어보시긴 권유드립니다!!
나주꿀
20/12/04 03:12
수정 아이콘
결국 미래 인류의 과학은 다시 종교의 영역으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요?

과거에는 신이 내려주는 신탁을 사제들이 해석해서 민중에게 나눠주는 거였다면

미래의 과학은 AI가 내려준 신탁을 과학자들이 해석해서 민중에게 나눠주는 모양새로 바뀌는거죠.
20/12/04 09:00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모습이 상상되기도 합니다. 아직은 인간이 훨씬 성능이 괜찮지만, 기술발전의 속도가 워낙 빠르니..
만수동원딜러
20/12/04 03:18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알파폴드 계속 미뤄두고 안읽어봤는데 쉽게 잘 설명해주셨네요.
퀀텀리프
20/12/04 04:38
수정 아이콘
AI 신이 강림한다..
퀀텀리프
20/12/04 04:47
수정 아이콘
단백질은 하드웨어로 해석하면 공장의 도구 혹은 기계라고 할수 있죠.
소프트웨어로 해석하면 모듈 이라고 볼수 있고요.
컴퓨터 코드가 바이트 스트림인것처럼 단백질도 염기 or 아미노산의 스트림이죠.
프로그램이 Display공간에서 특정한 모양을 보이며 기능을 수행하는 것처럼
단백질도 특정한 모양을 보이고 기능을 수행합니다.
인간 개발자에 비해 몇 차원 높은 개발자가 만든 것이겠죠.
단백질도 아마 외계의AI가 만들었을겠죠.

인간이 컴퓨터를 발명한것이 100년도 안되었습니다. 80년정도입니다. 놀랍습니다.
불과 80년만에 인공지능을 만들어서 여러 분야에서 인간을 아득히 추월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노드와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들이 동작하는 메카니즘을 만들어주니 그것이 곧 지능이다..
20/12/04 09:02
수정 아이콘
지능이라는게 특별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서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패턴이 복잡해지면 그 자체가 지능이 되는 것 같네요.
인생은이지선다
20/12/04 09:2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특이점이 코앞에 온 것은 확정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발전의 흐름을 사회가 전혀 못 따라가고 있다고 보구요. 유토피아가 열릴거라 생각하지만 먼저 대혼란으로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퍼진 뒤가 아닐지...
metaljet
20/12/04 09:39
수정 아이콘
내가 낳고 키운 자식도 말이 안통하고 이해가 안되는데 인공지능이야 뭐..
VinnyDaddy
20/12/04 10:19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AI들 보면서 특이점과 테드 창의 저 단편 생각이 많이 났는데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막을 수 없는 시대의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저 단편에서처럼 지켜만 봐야 하는 입장이 된다면 기분이 참 착잡하겠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12/04 10:22
수정 아이콘
다음은 알파롤러블?
백마탄 초인
20/12/04 10:33
수정 아이콘
음... 그런데 광우병 같은 경우는 같은 아미노산 배열을 가지지만 모양이 서로 다르게 나와서 문제인데요...
이런 문제는 어떤식으로 푼거죠??
아니면 이건 아직 논외인가?
20/12/04 10:48
수정 아이콘
제가 전공자가 아니라서 광우병을 유발하는 프리온의 단백질 구조는 잘 모르지만, 제가 읽거나 본 책과 영상에서는 모두 1개의 아미노산 배열은 1개의 3D 구조와 일대일 대응관계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광우병 관련 검색을 살짝 해봤는데, 광우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변형 프리온"이라고 부르면서 아미노산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는 것으로 보아, 아미노산 서열이 변형되고 이에 따라 해당 단백질의 3D 구조가 달라진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그냥 무지렁이의 추측입니다.

http://lg-sl.net/product/scilab/sciencestorylist/ALL/readSciencestoryList.mvc?sciencestoryListId=IQEX2008060004
백마탄 초인
20/12/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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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정확히는 모릅니다;; 학부때 겉핥기로다가;;
근데 글을 읽어봐도 정확히 모르겠네요.. 돌연변이가 성분이 바꼈다는건지 3차원 모양이 구조적으로 바꼈다는건지..
읽어도 모르겠네요;;
암튼 답변 감사합니다!
-안군-
20/12/0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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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문제해결 과정을 '모른다'라고 표현한 것은 사람이 그것을 하나하나 미세튜닝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진짜로 그게 왜 그렇게 되는지 모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공신경망이란, 상황에 적응하는 구조를 가진 알고리즘일 뿐이고, 기존의 "함수" 방식의 프로그래밍의 개념을 깨고, 스스로 자신을 프로그래밍 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준다는 뜻이죠. (제가 써놓고도 어렵;;)

어쨌거나, 많은 분들이 생각하듯이 AI라는 것 자체가 어떤 신비로운 미지의 것...은 아닙니다. 그대신 그 신경망을 구성한 데이터가 워낙 방대하고 복잡해서 인간이 일일히 살펴보기엔 너무 빡셀(?) 뿐이죠. 인간도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제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서 키보드를 보지도 않고 이렇게 타이핑을 할 수 있는건지 모르니까요.
20/12/04 13:17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프로그래밍과 인공신경망 프로그램은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시나요? 실제 프로그래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일반 프로그램이나 인공신경망이나 결국은 수학적 체계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문제의 해결순서를 미리 결정한 후 이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현하는 것과, 문제해결방법을 스스로 찾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거든요.

위에 링크한 강연에서 강연자는 본인도 대규모의 프로그램을 짜봤지만, 딥러닝을 접하고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는 엄청난 규모의 프로그램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자연어 번역이나 음성인식)을 진짜 단순한 체계가 해결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알파폴드는 인간이 오랫동안 풀고싶어 했던 숙제를 효과적으로 푸는 것처럼 보이고, 그렇다면 인간이 모르는 지식영역을 인공지능이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고요.

인공신경망에 눈길이 가는 것은, 말씀하신 [이 글을 쓰면서도 제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서 키보드를 보지도 않고 이렇게 타이핑을 할 수 있는건지 모르는] 것은 인간 혹은 생명체의 특성이었지 컴퓨터의 특성은 아니었는데, 컴퓨터가 인간의 뉴런을 모방한 시스템을 가지고 그런 특성을 갖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건 다 무식한 일반인의 썰일 뿐이고, 알고보면 기존의 프로그래밍에서도 인공신경망과 비슷한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있었다거나, 인공신경망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었다거나 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군-
20/12/04 13:35
수정 아이콘
음... 딥러닝하고 1:1로 매칭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예를들어 계수가 100000개쯤 되는 초 고차원 비선형 미분방정식이 있다고 칩시다. 그리고 그 계수가 어떻게 변할지도 몰라요. 그 상황에서 인간이 이 방정식의 일반해를 구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평생을 걸려도 불가능할겁니다.

일단은 이 방정식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일거라 가정하고 계수를 미세조정 해가면서 실제 데이터들을 대입해가다 보니까, 실제 현상에서 나타나는 데이터를 입력해서 계산을 해봤더니 실험값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어요. 그걸 반복하다보면 그 방정식에 들어가야 할 계수(상수)들을 구할 수 있을거라 보고 접근하는게 딥러닝의 개념이라 보시면 돼요.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보면, 수없이 많은 다이얼이 달려있는 신디사이저가 있다고 쳐보죠. 어떤 다이얼은 '아'소리의 농도를 조절하고, 어떤 다이얼은 '오'소리의 농도를 조절하고... 이런게 수백개가 있는데, 그걸 잘 배합해서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세팅을 만들고자 한다면 결국 고양이 울음소리와 비슷한 파동을 발생시킬때까지 계속 돌려보는 수 밖에 없겠죠. 기존의 프로그래밍이 고양이 울음소리의 파동을 분해해서 그 파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합을 계산해내는 방식이었다면, 딥러닝은 지속적인 실험과 보간을 통해서 그 값을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접근 방법이 서로 반대방향이라고 보시면 조금 비슷하려나요?

물론 제가 설명한대로 무식하게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하지는 않고, 그 값을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가는 방법론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컴퓨팅 파워도 엄청나게 올라가서 예전에 비해서 훨씬 빠르게 답을 찾아내는 중이죠.
20/12/0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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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감사합니다.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그리고, 사실 제가 일하는 분야와 관련된 기사같은게 나오면 "사실 별 것 아닌데, 많이 오바한다."거나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 지나치고 넘어가네.." 같은 생각이 드는데, 딥러닝에 대한 최근의 여론반응은 "오바"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는거죠?
-안군-
20/12/04 13:47
수정 아이콘
https://developers.google.com/machine-learning/crash-course?hl=ko
조금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구글에서 좋은 학습과정을 만들어놨습니다. 세세하게 이해하려고 하진 마시고, 전반적으로 훑어보시면 머신러닝이라는게 무엇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절차를 거치는 지 알게 되실 겁니다.

그리고, 딥러닝을 이용한 AI가 "굉장한" 기술이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신비로운 무엇"인 것 처럼 포장하는 기사들을 보면, 오버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20/12/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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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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