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12/04 23:05:45
Name 바쿠
Subject [일반] 미니 키보드 이야기

올 한해 여러 가지 키보드를 샀다 팔았다 하면서 방황한 이야기를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수준의 마니아는 아닙니다. 그냥 심심해서 적어봅니다.

원래 해피해킹을 썼습니다. 작년 말까지 거의 10년 정도 만족하면서 썼네요.

처음에 비싼 키보드(..)를 입문한 이유는, 무접점 키보드를 사용해보니 업무 피로가 급감하는 게 느껴져서였습니다.
직장에 전도사들이 많아서 기계식 키보드는 좀 만져봤지만 특별한 감흥이 없었거든요.

"마나 소모가 10%는 줄어드는데 3X만원 충분히 낼 만 하지!"라고 말했지만 당시엔 취직한지 얼마 안돼서 벌벌 떨면서 샀던 것 같네요.

가격도 비슷하고 키감도 비슷한데 리얼포스가 아니라 해피해킹을 고른 이유는 처음에는 솔직히 말해 홍대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용해 보니, 일할 때 손을 좌우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의외로 엄청난 장점이더군요.
책상 공간 남는 것도 좋았고요. 그래서 미니 키보드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들어 맥과 PC를 오가면서 일을 하게 되어서, 블루투스 멀티페어링이 되는 물건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키보드 아이쇼핑을 하니 저가형 무접점도 많이 나와 있더라고요. 그런데 괜히 심심해서 기계식도 만져보고 싶어졌습니다.

키크론 K2 청축 -- 키보드 각도가 약간 뻘쭘했습니다. 키 배열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포기.

마이크로닉스 K61 -- 카일 백축의 기묘한 촉감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특수키 사용방식이 용서할 수 없는 토글식이라 포기.

앤프로2 -- 카일 백축 무선 미니키보드로 위의 K61 말고 제가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이라서 샀습니다. 커스터마이징도 빵빵하고 좋더군요. 다만 메인으로 쓰기에는 키감이 너무 발랄해서 가끔씩 심심할때만 꺼내서 쓰고 있습니다.

한성 TICO --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교체용 맥용 키캡을 따로 주고, 컨트롤과 캡스락 위치도 서로 바꾸게 해주고. 멀티페어링도 원활하고.
키감은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는데 익숙해지고 나니 저는 해피해킹보다 이쪽이 좀 더 포근포근한 게 좋더군요.
그래서 이걸로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몇달 썼는데 ... 키 배열이 살짝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해피해킹에 비교하면.

적응기간은 필요했지만 해피해킹으로는 풀사이즈 키보드로 하던 일을 거의 다 불편 없이 할 수 있었거든요.
롤도 하고 복잡한 문서 편집 반복작업도 빠르게 하고(이동 선택 복붙 이동 선택 복붙 이동 선택 복붙 이런 거)...
다른 애들로는 좀 무리더라고요.

그래서 1년 동안 처박아 두었던 해피해킹을 다시 꺼냈습니다.

하이브리드라는 게 나왔던데 살까? 하지만 멀티페어링이 안되면 유선만 못하지...
선 꽂았다 뺐다 하는 거 못할 짓인데 ... 고민하던 중 USB2BT+ 라는 이상한 물건을 알게 되어서 ... 지금 그것이 현해탄을 건너오고 있습니다.
아마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네요.

음... 결론은... 해피해킹의 키배열은 미니키보드계의 킹갓엠페러제네럴이라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좋은데이
20/12/04 23:15
수정 아이콘
전 키조합을 많이쓰는지라.. 아무리 단축키, 손 움직임 최소화, 매크로 등을 따져봐도 조합의 한계가 있어서 미니는 못쓰겠더라구요.
아무리 타협해도 텐키리스가 한계.. 그리고 아마 한성 사장님이 키보드고인물이라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시는데, 최근 몇년간 매력적인 제품이 많이 나왔죠.
본문에 써주신것중에선 마이크로닉스빼곤 다 써본거같은데, 각각의 매력포인트는 다 있는데, 역시나 조합의 한계가..
20/12/04 23:24
수정 아이콘
한성이 왜 이런걸 내주나 싶었는데 사장님이 고인물이셨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크크
좋은데이
20/12/04 23:30
수정 아이콘
사실 사장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간부급은 되신분이 키덕을 꽤 오래하신분이라고 알고있습니다..크크
미니쿱이 작년초에 나왔으니 미니모델도 벌써 2년차고, cx/dx/fx시리즈는 거의 3년차니 사실상 현재 커스텀 기성화의 선구주자이죠.
20/12/04 23:23
수정 아이콘
풀키가 아니면 너무 불편해...!! 96키 배열이 땡기긴하는데 ar96살까하다가.. 직장 특성이 많이 보수적이라 포기.. 직장에선 결국 보급용을 쓰기로...
20/12/04 23:24
수정 아이콘
해피해킹은 한 달만 불편하면 됩니다. 숫자키 많이 쓰시면 시도하지 마시고 ...
20/12/04 23:25
수정 아이콘
사실 직업특성상 키보드의 대부분을 넘키만 써서.. 크크 96배열이야 노트북도 96배열과 비슷하니 써볼만한데 쉽지가 않네요 직장분위기가 크크
좋은데이
20/12/04 23:33
수정 아이콘
ar96 출시하자마자 샀었는데 키감은 꽤 좋더라구요.
근데 써보니 전 숫자패드보단 네비게이션키들 사용빈도가 훨씬 잦다는걸 깨달았던 계기가 되었죠..
Openedge
20/12/05 17:59
수정 아이콘
넘버키를 별도로 구매해서 마우스 옆에 두시면 편합니...
AlwaysAwake
20/12/04 23:34
수정 아이콘
손가락 관절이 안아픈게 느껴지는게 너무 컸습니다.
펜타그래프 조금만 써봐도 손가락 관절에 충격 고스란히 다 전달돼서 아픈 느낌드는데 무접점가고 나서 한번도 아픈적이 없었어요
암흑마검
20/12/04 23:36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겉멋이 들어서 해피해킹과 텐키리스 리얼포스 둘다 사용하다가 결국 텐키리스 리얼포스 쪽으로 완전히 옮겼습니다. 저한테는 미니키보드는 잘 맞지 않더라고요..
Leader'sDisaster
20/12/04 23:46
수정 아이콘
사실 키보드는 일제가 최고긴 해요.
해피해킹,리얼포스....
진짜 키감은 아무도 못따라가겠더군요.
거룩한황제
20/12/05 08:10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커스텀으로 가면서 특주축 중에 자일런트를 써보니까...
거의 리얼포스랑 흡사한 느낌입니다.
아직 윤활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전에는 리얼포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은 느낌인데
지금은 처분해도 되겠다는 느낌입니다.
20/12/05 00:01
수정 아이콘
업무환경이 키보드와 마우스 동시 혹은 번갈아 사용이 잦다면 contour rollermouse 도 추천드립니다. 손을 이동할 필요가 없어서 업무효율 극대화되고 어깨도 벌어지지 않게되어 어깨 부담도 없어집니다. 손에 금방익고 트랙패드나 빨콩보다 감도가 훨씬 좋습니다. 단 게임은 못한다는게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레이첼 로즌
20/12/05 00:17
수정 아이콘
엄청 싼 옵션이긴 한데, 로지텍 K240을 비슷한 용도로 쓰고있습니다.
티모대위
20/12/05 00:47
수정 아이콘
저는 레오폴드 갈축이라는 가성비제품에 잘 안착해서... 여기서 위로는 안가려고요.
라임오렌지나무
20/12/05 01:08
수정 아이콘
미니까진 아니고 텐키리스 정도만 돼도 공간적으로 훨씬낫더라고요.
모스티마
20/12/05 01:17
수정 아이콘
저는 레폴 660m에 정착을 크크...
안필드원정출산
20/12/05 08:23
수정 아이콘
660단을 여기서 만나네요.
660m 저소음적축음 정말 물건입니다.
cruithne
20/12/05 15:24
수정 아이콘
660만셉니다 크크크크
Polar Ice
20/12/05 01:44
수정 아이콘
풀배열이 꼭 필요해서 풀배열만 쓰는데... 텐키리스나 미니는 전 못쓰겠더라구요. 특히나 거의 모든 텐키리스는 비키스타일던데 비키스타일에 대한 거부감이..
20/12/05 01:47
수정 아이콘
직업으로 편집툴을 쓰다보니 다른건 몰라도 펑션키(F1-F12)없는건 도전 못 하겠더라구요. CRT 모니터가 액정으로 바뀌면서 상하 공간은 많이 여유가 생겼는데 펑션키 넣은 버전도 나오면 좋겠네요.
유리한
20/12/05 02:20
수정 아이콘
저는 필코 컨버터블 2 크림치즈 텐키리스 씁니다 흐흐
http://www.kbdmania.net/xe/review/11485001
부기영화
20/12/05 03:46
수정 아이콘
미니배열이면서 해피해킹의 불편함을 많이 해소하고 리얼포스와 같은 토프레 무접점인, 레오폴드 FC660C 에 완전히 정착했습니다.
카페알파
20/12/05 07:20
수정 아이콘
전 COX 회사의 Empress (엠프리스) 요. (35g 모델)
기기괴계
20/12/05 10:19
수정 아이콘
텐키리스 쓰시려면그 회사 엔데버도 괜찮죠.
20/12/05 21:06
수정 아이콘
저도 사무실에서 이거 씁니다. 괜찮아요.
Dr. ShuRA
20/12/05 07:41
수정 아이콘
저는 레노버 빨콩키보드를 좋아합니다 크크
다시마두장
20/12/05 09:06
수정 아이콘
1. 텐키리스를 넘어선 미니사이즈여야 할 것
2. 무선이어야 할 것
3. 기계식이어야 할 것
4. 방향키는 멀쩡히 달려있어야 할 것
이라는 조건을 다 따져서 찾은 필코 마제스터치 미닐라 에어에 정착해서 몇년간을 잘 썼습니다. 책상을 최대한 미니멀하게 꾸미는 걸 좋아해서요.

...그러다 손목이 아파져서 결국 마소에서 나온 인체공학 키보드 + 로지텍 인체공학 트랙볼 마우스로 갈아탔네요. 건강 앞에서는 장사가 없습니다...
20/12/05 13:01
수정 아이콘
https://ergodox-ez.com/
인체공학 하면 저는 이거 가지고 싶더군요. 저도 손목이 안 좋아서 종종 살까? 생각합니다.
20/12/05 12:58
수정 아이콘
문제가 해결이 된 게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쳐박아 놨던 해피해킹이 이상하게 키가 뻑뻑해져서 알아봤더니 경화 현상이 일어난 거더군요.
무접점에 대한 신앙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좋은데이
20/12/05 14:09
수정 아이콘
토프레 러버돔 경화는 답이없어서.. 아이고..
김곤잘레스
20/12/05 16:32
수정 아이콘
저도 결국 660C로 정착했습니다. 텐키가 없어서 좀 불편하긴한데...
부기영화
20/12/05 21:21
수정 아이콘
FC660C 는 진리입니다!!
20/12/05 22:35
수정 아이콘
콕스 엔데버 35하고 게녹 쓰는데 요즘엔 게녹만 부수고 있네요. 피로감 쌓이면 엔데버 쓰고요.
야크모
20/12/06 00:42
수정 아이콘
제가 하루종일 글을 쓰는 직업인데, 리얼포스로 바꾸고 손가락 관절 아픈게 사라졌습니다. 그저 감사 ㅠㅠ
메존일각
20/12/06 23:29
수정 아이콘
리얼포스 해피해킹 각각 1달씩 써보고 저는 손이 아파서 포기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두 키보드에 칭송 분위기인 게 잘 이해는 안 되더라고요. 결국 후지츠 리버터치에 안착해서 10년째 쓰고 있네요.
20/12/06 23:43
수정 아이콘
엄청 예민하신가 보네요! 토프레 정전용량이 키감이 취향이 아니라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손이 아프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리버터치 찾아봤는데 궁금하기는 하네요.

저는 경화현상에 충격을 받아서... 다음 키보드는 카일 박스 백축 기계식으로 고르게 될 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9088 [일반] 옛날엔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 [25] 판을흔들어라7694 20/12/06 7694 2
89087 [일반] [외신] 영국 항모전단 동아시아 파견, 日과 연합훈련 [20] aurelius8349 20/12/06 8349 3
89086 [일반] 그러고 보니 수능 치신 후에 그날 뭐 하셨나요? [87] 공기청정기7121 20/12/06 7121 0
89085 [일반] 2분이나 남았는데 "시험 종료" [89] ELESIS12820 20/12/06 12820 1
89083 [일반] 방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관해서 [157] 7급16824 20/12/06 16824 5
89082 [일반] 카카오TV 인터넷방송인 조던HD 사망... [29] 닭강정20494 20/12/05 20494 0
89081 [일반] 고스트 바둑왕. 사이와 토우야명인의 마지막 대국 [26] Love&Hate19781 20/12/05 19781 35
89079 [일반] [컴퓨터] 라이젠 2700X+3060ti+FHD 조합 테스트 [26] 김티모10352 20/12/05 10352 2
89078 [일반] 대박급 무협웹소설신간 '제암진천경' 추천글 [26] wlsak16519 20/12/05 16519 4
89077 [일반] 좋지않은 산술적인 코로나 지표 몇 가지. [29] 벨로린15928 20/12/05 15928 6
89075 [일반] SARS-CoV-2 의 장거리 비말 감염 - 논문 초록 번역 [7] 아난8110 20/12/04 8110 4
89074 [일반] 미니 키보드 이야기 [37] 바쿠10113 20/12/04 10113 0
89072 [일반] 집회 막자 반발한 민주노총....경찰 폭행 혐의 1명 검거 [64] 판을흔들어라13015 20/12/04 13015 1
89071 [일반] 혼술의 시즌 잡다한 편맥추천.. [59] 대장햄토리10951 20/12/04 10951 4
89068 [일반] [유럽] EU-중국 친선 싱크탱크, 스파이 혐의로 영구폐쇄 [11] aurelius9969 20/12/04 9969 13
89067 [일반] 분양형 호텔의 비극 [41] kien15392 20/12/04 15392 3
89065 [일반] 카페노예의 코로나 2단계 2주차이야기 [49] Janzisuka9989 20/12/04 9989 22
89063 [일반] [역사] 1853년, 서방의 이중잣대에 빡친 러시아인 [16] aurelius8683 20/12/04 8683 4
89062 [일반] 5일 저녁 9시 이후 서울을 멈춥니다 - 서정협 권한대행 발표 [173] Leeka19659 20/12/04 19659 8
89061 [일반] 서울시 관내 전체 중고등학교 7일부터 2주간 원격수업으로 전환 [11] 하얀마녀9168 20/12/04 9168 0
89060 [일반] 강간상황극' 실행 남성, 1심 무죄→2심 징역 5년 [125] 맥스훼인14309 20/12/04 14309 2
89057 [일반] 천문학계의 노병(?)이 생을 마감(?)했습니다. [28] 우주전쟁10957 20/12/04 10957 35
89056 [일반] [시사] 유럽연합이 바이든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17] aurelius9571 20/12/04 9571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