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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3 20:31
얼마전 강철비2를 보면서 일본의 뭐시기재단이 악의 축으로 나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최후의 흑막으로 묘사된 걸 보면서
'미국이 저런걸 용인한다고?' 싶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역시 그런식의 묘사는 좀 오바된게 아니었나 싶네요. ---P.S---------------------------------------------------------------------------------- 가끔씩 인터넷에서 유튜브 썸네일을 보면 '일본을 넘어섰다!', '한국이 가진 이것에 일본이 전율하는 이유!' 이런식의 국뽕이 넘쳐나는데 저는 왜 굳이 일본을 그렇게까지 의식하고 뛰어넘어야 한다는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일본에 복수해야 한다는 감정?) 그렇게 와닿질 않아요. 그냥 예전 김구가 말한 것처럼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이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가 강력히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히 지금 국력이면 대한제국 시절처럼 무력하게 나라가 먹힐 수준까진 아니라고 생각하고, 코딱지보단 조금 큰 국토에서 세계 10위권 GDP에 예전처럼 존재감없는 수준은 아닌 문화적 영향력 (우리나라 문화가 세계최고! 뭐 이런건 아닙니다. 그냥 딱 경제적 위치에 맞는 수준의 영향력)이 있는 지금도 그렇게까진 나쁘지 않다고 보거든요.
20/12/13 20:35
일본을 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둘째치고, 지금의 나쁘지 않은 경제적 위치를 상실할 위험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일본이 자신의 위치를 상실했던 과정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일본은 지금의 중국을 상징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과거 일본의 상실과정은 반쯤, 혹은 대부분 필연이었을 수 있지만 지금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기에 현재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서 매우 유동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입니다.
20/12/13 20:51
현대 대한민국의 국력 포지션은 옛 조선시대보다는 당시 일본제국이랑 비슷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위로는 자국의 안위를 위해 차지해야 하는 반도국가(북한)이 있는 (사실상의) 섬나라. 주변 열강들 사이에서 줄타기해야하는 상황도 그렇고요. 지금까지도 식민지 & 후진국 컴플렉스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벗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부족한가봐요.
20/12/13 20:54
맞습니다. 1900년 당시 일본이 열강의 말석이었듯이 오늘날 한국이 소위 서구선진국 클럽의 말석에 있지요. 저번 이코노미스트 표지가 보여준 것처럼...시대가 다르긴 하지만 폭주하기 전 일본 외교관들과 전략가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여전히 많습니다.
20/12/13 20:38
'NO!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 책은 제목만 보면 그냥 현재 일본의 흔한 국뽕서적(일본에 고마워하는 아시아 각국, 유럽? 일본이 더 살기 좋았습니다 등등...)
수준의 불쏘시개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미국이 예민하게 반응했네요.
20/12/13 20:53
NO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은, 한국에서는 무슨 이유에선지 이시하라 신타로의 단저로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소니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씨와의 공저입니다. 그 때문인지 대부분이 기업, 경제에 관한 내용이고, 일본의 외교적 스탠스에 관한 내용은 곁다리 정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미국이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할만한 내용인지는... 현 시점에서는 좀 판단하기 어렵죠.
20/12/13 20:48
솔직히 현대 대한민국이야 미 황상의 재조지은에 감사감사해야하는 입장이죠.
미국이 일본 대항마로 한국 밀어주지 않았으면 한국은 절대 아시아 유이의 선진국이 될 수 없었을 겁니다.
20/12/13 21:15
나라마다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법이죠. 과대와 달리 지금은 개인의 역량으로 총력전에서 전략 상 열위를 뒤집는 것도 불가능하고, 설사 성공해도 자원을 제대로 흡수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데. 어떻게 하면 더 위대한 한국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일본을 뛰어넘 을 수 있을까 이런 건 부질없는 고민이라 봅니다. 행복회로 최대한 돌려서 반토막 안 났고, 대신 미국이 만주쪽에 완충지대 만들어주고, 인구절벽 없는 세계선을 가정해도. 몇 십년이 아니라 몇 백년 전부터 자잘한 분야들에서까지 누적된 차이나 땅과 인구로 인한 체급적 차이가 있어서. 이미 조선 부터는 북방으로부터의 피해 감안해도 GDP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잘 모르기도 하니 막연하게 무시하다 식민지화 됐다는 게 트라우마로 남았던거라.
2차대전 때 열강의 지위에서 미국과 싸울 정도였다는 게 대단한거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일제는 파면 팔수록 우리가 이해관계자가 아니었으면 웃음벨인 요소들이 많은데. 20세기 중후반부는 정말 대단했죠. 성장이 멈췄느니 갈라파고스화니 해도 그때 쌓아놓은 게 엄청나고. 위대한 한국에 집착하는 건 일부 극우 일본인들이 40년대와 80년대의 삶의 질적 차이를 간과하고 과거로 가면 40년대로 가고 싶다고 하는거랑 비슷한 수준이라 봅니다. 물론 나도 잘 살고 나라도 강하면 좋지만,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전자일 수 밖에 없어서. 우리도 국뽕, 국수주의 같은 게 완전히 없어진 것도 아니고 없어지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전에 비해서는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막연한 근자감, 외국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 같은 것에서 벗어나려면 역시 사람들이 직접 가 보는 게 좋죠. 맹목적인 일뽕이든 혐일이든 완화된 계기 중 하나가 검열 풀려서 컨텐츠 직접 볼 수 있게 되고, 가 볼 수 있게 됐다는 게 크다고 봐서. 대역물들도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테크 올려서 기술우위로 일본과 중국을 먹을까 였다면. 요즘은 그건 불가능하니 외교적 환경을 어떻게 이용해야 나아질지에 대해 다루는 작품들이 늘어나는 것 같고.
20/12/13 21:16
미국이 금 본위제를 폐지하고 기축통화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교 가능한 대상이 필요한데 그게 '유로'와'엔'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플라자 합의에서 쥐도 새도 모르고 골프치러 가는 척 하다가 기자들이 골프장 도착한 사진 찍고 돌아가자마자 비행기타고 미국 플라자 호텔까지 날아가서 아무도 모르게 협의하면서 무엇을 보장받았을지. 일본 중앙은행은 스위스와 함께 세상에서 단 둘뿐인 주식상장된 중앙은행이죠. 여기는 일반인이 투자가 불가능하고 주주가 공개되고있지도않습니다. 아베노믹스를 시작하며 일본 중앙은행은 일본 주식거래의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로지 구입만 하고있죠. 음모론일수도 있지만 미국도 일본도 서로를 버릴 수 없는 관계까지 갔다고 생각합니다.
20/12/13 21:41
[평상시에는 거래가 불가능하여 자본금 평가액으로만 시세가 표출된다. 거래가 가능하지만 주주는 어떤 이익도 얻지 못하는 장식용이다.] 라고 되어있는데 이걸 의미하신건가요?
20/12/13 21:44
붉은색으로 강조된 내용이 어디에 그렇게 되어있다는 말씀이신지요?
(찾아보니 나무위키 일본은행 항목에 나오는 내용이군요. 나무위키를 너무 믿으시면 좀...) 그건 차치하고, 일반인이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하셨는데, 일본은행 출자증권은 그냥 증권회사에서 아무나 살 수 있습니다. 거래량도 적고 사봤자 메리트가 없어서 사는 사람이 없을뿐이죠.
20/12/13 21:56
저번에 Cheme님께서 써주신 반도체 EUV 노광 기술이 원래 일본인이 80년대 고안한건데 미국이 일본 반도체 견제하느라 관련 기술을 네덜란드 전자회사인 필립스에게 넘겼고 이게 바탕이 되어 한대에 1,500~2,000억원 한다는 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제작하는 슈퍼을인 ASML이 탄생했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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