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과 용병의 삼각관계]
고대와 중세 용병들은 돈을 추구하는 모습은 현대적이었으나 국가나 국가에 준하는 세력과 연관을 완전히 끊을 수 없다는 특징도 함께 갖추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 용병은 스위스 주 정부가 소집 명령을 내리면 어디에 있든 즉시 되돌아와야 했습니다. 란츠크네히트 역시 사기업인 동시에 국왕의 면허장을 가져야 영업이 가능한 국영기업의 특징을 가졌습니다. 이는 과학과 기술이 미비한 탓에 원거리 원정이 힘들고, 병력 모집이나 보급 또한 출신국에 의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연히 출신국의 통제를 받아서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못 할 때가 많았죠.
하지만 근대의 용병단 중에는 출신국의 권력집단이 뭐라 하든 상관없이 한 국가의 운명을 거머쥐고 흔든 단체들이 있었습니다. 즉 자신이 직접 돈과 권력까지 갖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죠. 국가에 얽매이지 않고 돈을 좇아 마음대로 하는 용병의 모습은 다가오는 현대를 예감케 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근대의 희한한 용병부대들]
18세기 민족주의가 싹트면서 중앙정부가 국민군, 상비군의 이름으로 군사 업무 전권을 갖는 나라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처럼 유력 귀족이 국가의 지원 아래 사병으로 쓰는 대군을 거느리거나 국가가 용병들에게 면허증을 줘서 임무를 지정하고 지원하는 방식은 점차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용병에게 큰 일을 맡기는 경우가 없어진 건 아니었습니다. 슬슬 강해지는 의회의 관리를 회피해 군 통수권자가 마음대로 병력을 넣었다 뺄 수 있는 부대가 있으면 좋잖아요.
전통과 결부된 경우도 있습니다. 19세기 초까지 영국군은 군내에 독일인 병사들로 이루어진 KGL(King's German Legion)을 유지했습니다. 같은 시기 스페인 역시 아일랜드 국적의 병사만 받는 3개 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위스의 뒤를 따라 국가 산업을 용병업으로 지정한 나라도 있었습니다. 바로 독일의 소규모 연방국가 중 하나였던 헤센 대공국입니다. 이들이 용병업을 국책사업으로 선택한 사연도 스위스와 비슷합니다. 원래 농업 국가였는데 30년 전쟁의 한복판에서 국토가 초토화된 뒤 남은 자원은 인력밖에 없자 궁여지책으로 용병업을 육성합니다.
가난이 죄죠.
어쨌거나 도시 국가 크기의 공국인 헤센은 전 국민의 7퍼센트를 군인으로 유지하고, 유럽 전역에 용병으로 대여해 주며 외교적-경제적 이득을 챙깁니다. 잦은 전쟁 탓에 헤센은 능력 위주의 군국주의 국가로 거듭납니다. 일반 병사도 장교가 될 수 있었던 헤센 공국의 용병들은 갈수록 명성이 드높아졌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 헤센 용병은 영국군에게 고용되어 미국 독립전쟁에서 미군과 전투하면서 많은 유혹을 받습니다. 죽거나 박봉을 받으려고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는 것보단 당시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던 미국에 그대로 눌러 사는 게 나았던 것입니다.
영국이 패배하면서 용병으로서의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다수의 국민도 잃은 헤센은 사업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앞서 적었듯 초기 자본주의의 병폐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용병단에게 국가만큼 커지는 걸 방관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종의 기업군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동인도 회사군은 영국 정규군의 명령 체계를 전혀 따르지 않는 사설 군대였습니다. 이들은 자사 소속 육군과 외주 고용으로 데려오는 해군을 가지고 인도를 착취해 이익을 창출했습니다. 토지세는 50퍼센트로 책정했고, 농부들이 죽든 말든 밥이 되는 곡물 대신 마약과 차, 목화를 기르도록 강제했으며 당연히 말을 안 들으면 죽였습니다. 곡물은 없애고 그나마 있는 거래량도 동인도 회사가 독점한 끝에 1770년 인도에는 벵갈 대기근으로 1천만 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돈만 밝히는 악마 같은 용병이라는 카테고리에 충분히 들어갈 만한 악행이죠?
[용병의 적 민족주의]
19세기 초반 나폴레옹이 시작한 국민군이라는 개념은 유럽을 거쳐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국가는 왕정에서 공화정이나 민주정으로 바뀌었고, 국가 간 전쟁은 국민이 수행해야 하는 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와중에 돈을 위해 국적을 무시하고 타국을 위해 싸운다? 당연히 욕을 먹고, 자칫하면 본국에서 쫓겨날 판이었죠. 용병업은 위축되었으나 이러한 풍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차대전이 터졌거든요.
[새로운 국가, 새로운 수요]
거대한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꿔놓습니다. 특히 2차대전이 그랬습니다.
근대와 초기 현대 서양은 아프리카나 아시아, 남미를 식민지 삼아 수탈하며 성장했습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의 현지인들이 “어서 오세요, 제 땅이랑 제 금이랑 제 목숨 가져가세요. 전 필요없어요.” 하고 환영할 리 없으니 당연히 엄청난 군사력이 필요했죠. 1차대전까지는 용병이든 자국병사든 뭐라도 동원해 억누르다가 2차대전이 터졌습니다. 연합군은 주둔 병력을 빼는 동시에 식민지에 독립을 약속하며 대신 병사를 내놓으란 요구를 했죠. 나치 앞에서 도덕성을 내세웠으니 안 그래도 계속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나자 전 세계에서 말 그대로 신생국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생긴 신생국들은 각자의 문제가 참 많았어요. 아프리카의 신생국들은 과거 영국이나 프랑스 등 식민지 점령 국가가 종족은 고려않고 아무렇게나 그어놓은 국경선을 따라 독립했습니다.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아프리카엔 국경선이 네모반듯한 데가 많아요. 다른 옆 제국주의 유럽 국가랑 나눠먹느라 알아보기 쉽고 공정하게 나눈 흔적이죠. 그 안에 서로 원한이 깊은 종족이 있든 말든 그냥 한 데 묶은 겁니다.
아시아와 남미의 신생국들은 미국이나 소련의 이데올로기 갈등과 대립 속에 대리전, 첩보전, 게릴라전의 전장이 되어야 했습니다.
중동은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섞어놓은 것처럼 종족 갈등과 미소의 대립이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에 산재한 갈등 요소는 분쟁이나 전쟁으로 돌아왔습니다. 신생국은 미소 중 한 곳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는 있어도 숙련된 병력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용병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소 또한 자신들은 싸우면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으니 자금이나 용병을 고용해서 위성국을 지원하여 자신의 사상을 퍼뜨리려고 애썼죠. 1950년부터 1980년의 세상은 미소 냉전으로 얼어붙은 평화가 얇게 퍼진 가운데, 곳곳에서 용병과 게릴라, 정부군의 피가 튀는 열전이었습니다. 냉전 종식 후에도 이 흐름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서방 정부와 국제기구는 기존의 군사 예산을 낮추기 위해 용병들의 복무에 점점 의존하기 시작했어요.
일거리가 널려 있으므로 용병단은 급속도로 성장합니다. 한편 용병단은 인적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전투만 고집하기보다는 전투 중간에 요인 보호, 첩보 및 정보활동, 군사 교육, 보급 지원 쪽으로 사업을 넓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켓몬 피카츄가 진화해서 라이츄가 되는 것처럼 용병은 이때부터 현재의 민간군사기업(PMC, Private Military Company)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됩니다. 물론 그래 봐야 본질은 용병이지만 전투 외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되었다는 건 큰 변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민간군사기업이란?]
공개된 시장에서 군사 활동이나 공작 활동 등의 군사 용역을 수주하는 법인화된 기업을 뜻합니다. 주로 고용 의사가 생긴 해당 국가의 국방부가 군사 용역을 공고하면 민간군사기업들이 입찰가를 제시해 수주를 위해 노력합니다. 네, 볼펜이나 컴퓨터를 납품하는 업무와 다를 게 없습니다. 이렇게 기업화된 용병은 과거 카리스마 있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개별 용병 집단의 임시변통 구조나 스위스 용병처럼 가족이나 친척, 친구, 이웃 등 사회적인 구성을 이룬 용병단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법인이라는 시장성과 개방성은 자금 조달, 공개 인력 채용, 광범위한 업무 선택을 가능케하여 과거 용병단이라면 자동적으로 연상시키던 어두운 이미지를 일정 이상 벗어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실리도 얻고, 이미지도 좋아졌으니 용병들에게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그 시작은]
현대 민간군사기업의 시초는 1965년 영국특수부대 SAS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스털링이 창립한 워치 가드 인터내셔널입니다. 이 회사는 예멘 등 중동에서 활동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나 동시에 스털링은 아프리카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였습니다. 2차대전의 전공과 과거 식민지 경영을 했던 영국의 인맥이 빛을 발했을까요? 결국 워치 가드는 잠비아와 시에라리온에 자리를 잡고, 군사 교육 팀과 함께 보안 문제에 대한 조언을 제공합니다. 한편 스털링은 영국 무기와 용병을 다른 국가에 판매하는 계약을 중계했습니다. 주로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국의 군대에 무기를 공급하고 훈련을 담당하는 교관을 소개해 주는 계약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1971년 당시에는 생존 중이던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 대령 쿠데타 음모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평화 시에 타국에 대한 공격이나 다름없는 사건이 벌어졌으니 온 영국은 경악했고, 스털링은 책임을 지고 1972년 사임했습니다.
사임한 스털링은 새로 KAS 인터내셔널 사를 설립했습니다. KAS 인터내셔널은 국제 비정부 기구인 세계 자연 기금(WWF)과 협력하여, 많은 남아프리카 국가에서 벌어지는 코끼리 상아의 불법 밀렵과 밀수를 감소시키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현황]
현재는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러시아 등 군사강국이거나 과거 식민지를 운영했던 국가 출신의 군인과 사업가를 중심으로 수백 개의 민간군사기업이 전 세계 약 50여개 국에서 활동 중입니다. 특히 미국 출신의 기업들이 독보적인데 아무래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쟁과 제2차 이라크 전쟁 등을 일으키면서 군사 용역거리도, 전투 경험을 가진 용병 인력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민간군사기업의 급속한 성장이 전 세계 특수부대 부대원들을 국가에서 기업으로 유출시키는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일을 해도 많게는 열 배의 봉급을 받는 만큼 애국심 외에 정규군에 남게 만드는 요소가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유혹을 심각하게 받는 부대는 주로 영국과 미국, 캐나다 특수부대원이며, 동료와 전직 군인들의 소개를 통해 업계에서 일자리를 쉽게 찾고 있습니다.
[업무]
전투를 포함해 전쟁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합니다.
업무 범위는 기업의 능력과 특화 분야에 따라 크게 공급, 컨설턴트, 지원 등 3개 분야로 나뉩니다. 공급은 적극적인 전투 활동을 뜻하며 미국, 콜롬비아, 앙골라 등의 정부를 위해 원거리 군사 정찰을 수행하는 에어스캔이라든가 에티오피아에 공군력을 임대해 준 수호이처럼 전장에서 특수한 전문 군사 역량을 메워 주는 기업들 역시 이 범주에 속합니다. 군사 공급 부문의 기업과 거래하는 전형적인 고객은 대개 긴박한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군사 역량이 비교적 부족한 곳들입니다. 이 부문의 기업들은 고객에게 종합적인 부대 패키지나 전문화된 무력 확충자를 제공하는 계약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를 선택하면 지불한 돈과 비례해 별의별 물건이 다 옵니다. 시에라리온에서 활동할 당시,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라는 유명 민간군사기업은 대대 규모 병력의 보병에 포, 수송용 헬리콥터, 전투용 헬리콥터, 수송기, 수송선, 의사, 헌병 등의 전문가까지 업무에 동원했습니다.
부대 패키지 대여는 비용도, 정치적인 부담도 높아서 많은 국가는 두 번째 선택을 선호한다고 하네요. 최신 제트 전투기 조종이나 미사일 발사기 제어 시스템의 작동, 고급군사전술지식을 갖춘 특수부대원 등 현지 세력이 독자적으로 교육시키거나 개발하기에는 과다한 비용이 드는 전문화된 역량을 갖춘 자들이 바로 무력 확충자입니다. 고객의 군대는 대개 훈련과 규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요소요소에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가 조언만 해 줘도 전투력이 급상승하는 극적인 효과가 발생합니다. 물론 조언으로 끝날 리 없고 당연히 전투까지 하죠.
컨설턴트는 전장에서 활동 없이 고객의 군대나 조직을 분석해서 좀 더 나은 훈련과 전투 방법을 조언해 주는 업무입니다. 정당성도 확보되면서 장기적인 이윤이 크기 때문에 많은 민간군사기업이 전업하거나 겸업하기를 희망하는 업무라네요.
지원은 작고 실전적인 군대를 지향하는 현대 군대 때문에 생긴 업무입니다. 보급, 정보, 기술 지원, 병참, 수송, 건설 등 비살상 지원 및 조력 업무가 바로 지원 업무죠. 일테면 GS25나 CU 같은 곳이 국방부와 계약하여 탄부터 식량, 병사까지 이동시키는 식입니다. 너무 친숙한 브랜드에 이상함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당장 CIA의 정보 분석 외주를 받는 영국의 아이-디펜스 사가 마이크로소프트, 시티그룹 같은 대기업과 정보 공유 협정을 맺었던 것처럼 돈이 되면서 국가의 허락만 떨어지면 우리 곁에 있던 기업의 변신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동전의 양면]
일견 유용한 면만 보이는 민간군사기업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테러리스트나 범죄자 같은 비국가 폭력과 지역 국가 통치력의 쇠퇴, 유엔 등 국제기구의 억지력이 떨어진 현대에 긴급히 고용할 수 있는 유능한 병력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 장점입니다. 앞에도 적었던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는 시에라리온의 반군을 개입 3주 만에 궤멸시키고 자유선거를 무사히 치르도록 도왔습니다.
하지만 제1세계 국가가 단순한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이들을 고용하는 경우 새로운 국면이 펼쳐집니다. 비용을 더 받기 위해 민간군사기업이 일부러 폭력과 살상을 자행하여 적을 만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로비나 뇌물을 통해 정치권과 결탁해서 비용을 과다 청구하는 경우도 실제 있었던 일이죠. 미국의 군납업체 핼리버튼/KBR은 과거 CEO이자 이라크전 당시 부통령이던 딕 체니를 자문 역으로 임명하고 액수가 비밀인 급여를 제공했습니다. 그러한 “정성”은 한화 약 3조 원 규모의 국방부 용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신 군인들은 더 얇아진 휴지, 더 냄새나는 화장실, 더 맛없는 밥을 먹게 되었죠.
다른 나라를 쿠데타로 뒤집어엎으려 할 때도 민간군사기업이 동원됩니다. 2004년 산유국 적도 기니의 독재자를 죽이고 정권과 석유를 차지하려고 마가렛 대처 수상의 아들, 현지 정치인, 영국 사업가 들이 공동으로 모의해 용병 100명을 고용했습니다. 만약 성공했다면 역사상 초유의 ‘용병 쿠데타’가 될 뻔한 이 음모는 사전 정보를 입수한 짐바브웨 보안군이 비행기에서, 적도 기니 정부는 자국에 이미 침투한 용병들을 모두 체포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정치와 민간군사기업의 유착, 비용의 급작스러운 증가, 군대와 달리 제어하기 힘든 민간인 신분, 비용 증가와 파병 실패로 이어지는 민간군사기업의 돌발적 폭력성 등은 그들과 과거의 용병단은 아주 얇은 막 하나 차이로 진화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피카츄든 라이츄든 번개를 쏜다 이거죠.
[용병과 민간군사기업의 미래]
미소가 냉전 당시 뿌린 수많은 무기로 무장한 해적이나 게릴라, 종교원리주의자 같은 테러리스트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모든 국가가 미영러시아처럼 제대로 된 특수부대를 신속히 파견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한편 2차대전 같은 국가 간 대규모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지만 대비를 안 할 수는 없으니 제1세계의 특수부대원들은 훌륭한 교육을 꾸준히 받게 됩니다. 그리고 고 임금을 약속하는 달콤한 유혹에 쉽게 노출되죠. 영어를 잘한다면 더욱 환영받습니다. 주로 전쟁을 일으키는 미 국방부도 용병이 많은 게 좋습니다. 군인이 전사하면 욕을 먹지만 용병이 전사하면 좀 관심을 끌다가 말거든요. 또한 미국에선 남미 같은 제3세계에서 싼 용병을 수입해서 방패막이를 삼는 게 요새 유행이니 운만 좋으면 미국 국적의 용병도 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들의 미래는 아주 밝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일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다음 편엔 이라크전에 참전해 악명을 만방에 떨친, 현재는 이름을 지(Xe) 서비스로, 그리고 얼마 안 돼 아카데미로 바꾼 유명 용병 회사 블랙워터를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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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캘로그도 군수지원 쪽으로 진출했다죠. 배설물 처리나 세탁이나 각종 음식 지원 등으로요. 샤를티비 보면서(https://www.youtube.com/watch?v=AIbEMsdoeAY) 이그제큐티브 아웃컴즈를 비롯한 현대용병기업의 힘이 아프리카 같은 약소국들이 있는 지역에서는 절대적이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이번 용병편 글 보면서 현대가 과거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 사람들이 '평화'를 아주 많이 원한다는 점 같습니다. 그래서 국가들이 군대의 전쟁, 전사자 등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부담으로 PMC를 이용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자국 군사력이 약해지는 부분이 있을테고 또 이러면 중국과 같이 자기 군사력을 높인 국가와의 대치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뭔가 조정하고 있는 중간단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