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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2 04:16
그래도 저는 아스카의 기분 나쁘다는 마지막 대사는 희망이었다고 봅니다. 딱 거기까지가 좋지 않았나 싶어요. 에반게리온은 파괴와 재생이 반복되는 세계라던데, 열혈로 다시 태어난 에바는 솔직히 못봐주겠더군요(그렇다고들 하던데 저는 그게 열혈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어떤 열혈스러운 속성이 생긴 것 같긴 한데 그런 코드랑 영 맞질 않아서리).
근데 또 어떤 분들은 현 정권도 기적의 정권이라고들 생각하겠죠.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말이죠. 이런 시대야말로 "모두 죽어버리면 좋을 텐데"라고 하는 이야기의 설득력이 강하게 통할 만한 세상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열혈과 같은 광신들이 몰아치는 세상이지만요. 허무주의도 열혈도 널리 통하는 세상, 그냥 뭐 그런 것 같습디다. 글은 재밌게 잘읽었네요. 추천요.
20/12/22 04:23
좀 피 끓는 애니가 보고 싶을 때도 많고
대작도 보고 싶을 때도 많은데 요즘은 좋은 작품 안 나오는 건 아닌데, 소품 같은 작품들이 많아요. 큼직큼직한 게 안 나와서 아쉽.. 물론 왜 그러는지는 압니다.. 돈이 안 된다..
20/12/22 04:48
가이낙스를 재패니메이션과 등치시키기엔 메인스트림에서 벗어난지 한참 되었고, 가이낙스스러운 담론에 근거한 시대정신의 해석도 그 주체인 안노 자신이 빠져나간 작품을 레퍼런스로 삼아 해석하는 건 가이낙스가 가지는 대표성&가이낙스라는 집단의 맥락도 없어진 상황에서 취사선택과 비약이 지나친거 아닌가 싶습니다.
작퓸의 흥행 혹은 화제성이 곧 대중기호(굳이 확대하면 시대정신 혹은 일부 사회계층의 인식)이고 그것에 근거해 사회를 해석할 수 있다면 스즈미야 하루히와 마도카 마기카로 대표되는 2000년대 후반부터의 세카이계의 재생산으로 보는 지독한 답보 상태나 에바Q, 신고지라에서 보이는 재난 이후에 대한 세상에 대한 시각… 최근이면 귀멸의 칼날이 보여주는 구시대적 가족주의가 아직도 대중에 울림을 주는 사회라든가 뭐 여러가지 갈래가 있다고 보는데 지나치게 편의주의적 해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2/22 05:20
안노의 요즘 행적을 보면 나디아 에바를 만들던 그 끓어 넘치던 재능을 다 소모해버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안노가 스승으로 여기던 미야자키랑 토미노가 안노보다 더 나이 많은 시절에도 정정하게 현역으로 활동했던걸 보면 개인적으론 좀 아쉽더라고요. 얼마 안있음 개봉할 에바 신 극장판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거라 성급한 판단이긴 하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한뫼소님 의견처럼 안노의 작품들이 재패니메이션을 대표하여 일본의 정치사와 일본인의 인식을 드러내 보일만큼 대단한 명작인가 라고 물어보면 좀 아리송해 집니다. 물론 저도 안노의 작품들을 좋아하고 명작 반열에 오를 만큼 잘만든 애니인건 인정합니다.
20/12/22 06:42
한뫼소 님 덧글과 한꺼번에 답변을 달자면, 애당초 역사 및 작품평에 기반해서 치밀하게 쓰려고 하지 않은 졸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니메이션을 폭넓게 보는 편이 아니어서 특히나 2000년대 이후의 개괄적인 평론도 아니고, 가이낙스나 안노에 대한 통사적 관점도 없는 지극히 보고 싶은 측면으로만 바라본 글이었습니다. 편의주의적인 논의가 덧글을 통해 지적되면 논의의 확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입장은 시대상을 반영한 서사라는 측면에서 재패니메이션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과 고스트 인더 쉘에서 일종의 끝을 보았고 거기서 제시된 '소멸 욕구를 가진 자아'는 여전히 시대정신적으로 극복되지 못했고 트럭에 치이는 수많은 주인공들로 반복 생산 되고 있고 후계자들(?)이 제시한 열혈이라는 정신은 정답이긴 하나 사회에서 설득력을 얻진 못했다... 한국의 서사가 궁금하다는 얘기였습니다.
20/12/22 11:22
사실 가이낙스는
건버스터 - 나디아 - 그랜라간 특히 그랜라간이 '진짜'고 정사지 에바는 사실 일종의 예외인데.. 이 예외가 차원이 다른 급으로 가버려서..
20/12/22 13:32
재미 있는 관점 간결하게 정리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역사나 철학의 디테일한 부분은 저는 잘 모르지만, 잘 모르는 입장에서나마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20/12/22 13:56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보고는 '아 재밌다.'
공각기동대를 보고는 '아 지루하다.' 에반게리온을 보고는 '아.... 애매하다..' 요정도만 느낀 저에게 제페니메이션은 너무 심오한 세계네요.
20/12/22 14:33
신극장판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가 신극장판 파를 볼 때의 충격은 진짜 말로 설명하기 힘든 수준의 충격이었어요. 영화나 애니를 많이 본건 아니지만 그렇게 입이 떡 벌어지는 충격은 처음이었네요. EOE를 볼때도 그정돈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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