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애니 노래는 검술 액션이 주로 나오는 시대극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검술과 검술 액션을 영상화한 찬바라 물 장르를 좋아하는데요. 현란한 액션을 선보이다가도 일합에 승부가 결정되는 특유의 허무적인 정서가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시대극은 좀 올드해서 매니악하단 선입견이 있는데 작품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인기를 끌었던 유명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인기있었던 만큼 노래도 좋은 애니가 많지요. 그런 의미에서 시대극 애니 노래를 같이 감상해 봅시다.
바람의 검심 ed6 1/3의 순수한 감정 1/3の純情な感情
바람의 검심 ed3 HEART OF SWORD 夜明け前
바람의 검심 ed2 눈물은 알고 있다 涙は知っている
바람의 검심 ed4 the Fourth Avenue Cafe - L'Arc~en~Ciel
바람의 검심 ed5 It's Gonna Rain
바람의 검심 op1 주근깨 そばかす
바람의 검심 op2 1/2
바람의 검심 추억편 - KOTOWARI
KOTOWARI 오케스트라
요즘 기준으로 다시 읽어보면 재미가 퇴색될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엔 인기가 대단했던 만화였습니다. 드래곤볼, 유유백서가 완결된 소년점프를 먹여살리던 타이틀 작품이었죠. 본편만으로도 잘만든 검술 액션 만화지만 ova 추억편은 가히 레전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훌륭한 명작이었습니다. 바람의 검심 추억편, 성상편을 보고 많은 팬들이 가슴으로 울었다고 하죠.
신작 바람의 검심 북해도편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연재하다가 작가 와츠키 노부히로의 경악스러운 사생활이 뉴스에 실리고 연재도 중단되는 불상사가 벌어졌습니다. 작가와 작품은 따로 떼어놓고 봐야한다지만 와츠키는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죠. 최근 액터쥬 스토리 작가의 성추행 사건도 그렇고 일부 만화가들의 뒤틀린 욕망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바람의 검심 애니는 추억편, 성상편만 봤었는데 노래를 찾아보니 본편 주제가에 좋은 노래가 많더라고요. GTO 드라이버 하이를 불렀던 라르크앙시엘이 엔딩곡도 불렀더군요. 특히 1/3의 순수한 감정은 노래가 좋아서 계속 듣게 되네요 크크.
카타나가타리 op 박수갈채가합 拍手喝采歌合
카타나가타리 ed 말의 잎 言ノ葉
카타나가타리 op1 명야화전랑 冥夜花伝廊
카타나가타리 op2 검과 검집 刀と鞘
카타나가타리 ed2 Refulgence
카타나가타리 최종화 ed 시간은 이미 시작을 새긴다 時すでに始りを刻む
칼 이야기는 괴물 이야기 시리즈로 유명한 소설가 니시오 이신의 원작을 애니화한 작품입니다. 다양한 능력을 품은 12자루의 명검 소유자가 대결을 벌이는 이능력 배틀물이면서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사랑이야기가 인상적인 애니였습니다. 작화가 독특해서 별 신기한 애니가 다 있네 하고 보다가 끝까지 다보고 나서 울게 되는 마성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죠.
사무라이참프루 op Battlecry
사무라이참프루 ed Shiki No Uta
사무라이참프루 ost 후우의 테마
사무라이 참프루 최종화 엔딩
사무라이참프루는 카우보이 비밥의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감독한 애니입니다. 스타일리시한 작화 연출과 누자베스가 담당한 ost의 조합이 매우 감각적이었죠. 사무라이와 힙합의 조합이라니 말로만 들으면 상상이 안가실테지만 애니를 직접 보면 완전 잘 어울리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사무라이참프루는 제가 본 모든 애니 중에서 엔딩이 가장 깔끔한 작품이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여정을 함께했던 주인공들이 일말의 미련도 없이 헤어지며 각자 안고있던 모든 미혹을 떨쳐내고 밝은 표정을 지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깊은 여운을 안겨주더군요. 이세계물이 점령한 요즘 일본 애니업계를 보면 사무라이참프루 같은 작품은 상업성이 부족해서 못나올거라 생각하니 애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무한의 주인 op 빨간 토끼 赤いウサギ
무한의 주인 Immortal(2019) op SURVIVE OF VISION
사무라 히로아키의 무한의 주인은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배가본드와 함께 시대극 검술 만화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죠. 이노우에가 예술병에 걸려서 배가본드를 연재하지 않고 질질 끌다보니 깔끔하게 결말을 낸 무한의 주인이 더욱 돋보입니다. 배가본드도 그렇고 무한의 주인은 원작 특유의 미려한 그림체를 애니로 옮기기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두번이나 애니화를 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그저그랬습니다. 저도 애니화 했다는 이야기만 들어봤는데 주제가는 이번에 글쓰면서 처음 들어보네요 크크.
작가 사무라 히로아키가 새디즘의 미학에 심취한 사람이다 보니 작중 에로틱과 고어한 표현의 수위가 상당합니다. 수위가 높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인데 찬바라 물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무한의 주인 만한 만화도 없을겁니다. 잔인하면서도 일합에 허무하게 승부가 끝나는 챤바라 물의 정적인 액션감성을 무한의 주인보다 잘 표현한 작품이 또 어디에 있을까하고 생각해 보네요. 스토리 중반 인체실험이 루즈하긴 하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하바키 카키무라의 로키단과 아노츠 카게히사의 일도류, 그리고 주인공 만지와 린 일행의 삼파전이 숨 쉴 틈도 없이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몰입도가 대단했습니다. 하바키와 아노츠 카게히사의 대결과, 아노츠의 최후씬은 생각날때마다 다시 읽곤 하는데 사무라 히로아키는 진짜 천재에요.
여담으로 아노츠 카게히사와 일도류는 실제 검술 유파인 일도류와 일도류의 시조 이토 잇토사이 카게히사에서 따왔습니다. 나중에 일도류 관련 글을 쓰게 되면 자세히 다뤄보고 싶네요.
스트레인저 무황인담 ost Ihojin No Yaiba
스트레인저 무황인담 최후의 결투
스트레인저 무황인담은 불사의 묘약을 얻고자 일본에 건너온 명나라 무사집단과 이름 없는 검객 나나시의 대결을 그린 작품입니다. 작품 후반 나나시와 서양인 명나라 검객의 결투씬이 백미이죠. 쥬베이 인풍첩과 함께 검술 액션이 훌륭하게 연출된 수작입니다.
도로로 op1 화염 火炎
도로로 op2 Asian Kung-Fu Generation
예전에 애니화 되기도 했던 데즈카 오사무의 원작 도로로를 요즘 감각의 작화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죠. 늠름한 쾌남아 외모였던 구작의 햐키마루가 곱상한 미소년으로 탈바꿈되어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중반까진 재밌게 봤는데 어째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이더군요. 바질리스크 코우가 인풍첩처럼 성인 연령대로 타깃을 바꿔서라도 작품 수위를 높이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원작이 저연령대 만화였으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요.
쥬베이 인풍첩(무사 쥬베이) ed 누구나 먼곳 어딘가에서 발라드를 듣는다 誰もが遠くでバラードを聴いている
90년대 용산에서 구워온 CD로 보셨던 분들이라면 수병위인풍첩이란 제목으로 기억하실겁니다. 쥬베이 인풍첩은 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가 소설 인풍첩 시리즈를 집필한 야마다 후타로의 팬이어서 그런지 인풍첩 시리즈의 설정과 분위기를 상당수 따라한 부분이 많이 보였었죠. 작중 주인공인 키바가미 쥬베이와 그를 돕는 괴승 타쿠앙은 야규인법첩 3부작에 등장하는 검호 야규 쥬베와 타쿠앙 선사 콤비에서 따왔습니다. 이래저래 고어하고도 에로틱한 연출 때문에 수위가 높은 작품인데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연출 만큼은 따라올 애니가 없을 정도로 명작이었죠.
바질리스크 코우가 인풍첩 op 코우가인풍첩 甲賀忍法帖
야마다 후타로의 인풍첩 시리즈 첫 작품 코우가 인풍첩을 세가와 마사키가 만화화 하고, 만화를 바탕으로 애니화 한 것이 바질리스크 코우가 인풍첩입니다. 60년대에 나온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스토리나 설정도 거의 변경된게 없지만 애니를 보면 옛날 소설 특유의 촌스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놀라운 점이죠. 닌자 창작물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인데, 초능력 같은 기상천외한 인법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플롯을 따온 비극적인 스토리가 어우러진 명작 애니입니다.
소녀검객 아즈미 ost 소원 ねがい
소녀검객 아즈미 ost Heart To Heart
사실 아즈미는 애니화 된 적이 없습니다. 원작이 40권 이상 연재될 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데 이상하게 애니화가 되지를 못했죠. 선정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와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에도 개봉했던 영화 소녀검객 아즈미만 보면 특촬물 느낌이 나는 괴작 영화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원작은 상당히 검술 고증이 잘된 만화입니다. 주인공 아즈미의 먼치킨 같은 검술 실력에 미야모토 무사시, 야규 무네노리, 오노 타다아키 같은 유명 검호들이 모두 패배하고 말지만 작중에 묘사되는 검호들이 실제 역사와 맞는 부분이 꽤 있더라고요.
골든 카무이 op1 MAN WITH A MISSION
골든 카무이 op2 사유리 × MY FIRST STORY - 여명
골든 카무이는 검술 액션 주제에서 벗어나지만 시대극 장르이기도 하고 따로 노래를 소개하기도 애매하니 같이 포함시켜봅니다.
골든 카무이는 러일전쟁 직후 시점을 다룬 웨스턴활극입니다. 국내 영화 '놈놈놈'하고 비슷한 장르이죠. 러일전쟁의 사선에서 살아남아 '불사신 스기모토'라고 불리는 주인공 스기모토 사이치와 아이누 소녀 아시리파 일행이 숨겨진 아이누의 황금을 찾아 지도가 새겨진 죄수의 인피를 모으는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중에서 표현되는 아이누 문화의 고증이 상당한데 작가가 아이누 문화 전문가에게 감수를 받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하네요. 금괴를 노리는 악역 단체 제 7사단과의 전투에서 잔인한 장면이 꽤 나오는 편이고 동성애 개그 코드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인데, 작중 아시리파가 아이누 요리를 스기모토에게 먹이는 먹방 연출이 귀여워서 높은 수위를 환기시켜주기도 합니다.
군상극 장르라 스토리가 좀 옆으로 세는 느낌이 있어서 스토리 몰입력이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는데 웨스턴 활극 만화를 보고 싶어하는 분들껜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귀멸의 칼날 op 홍련화 라이브
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한 작품 귀멸의 칼날입니다. 귀멸 노래는 전에도 몇번 올려서 라이브 영상으로 올려봅니다.
원령공주 ost 모노노케 히메
모노노케히메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한 애니 중에서 유일한 시대극이었죠. 강인한 여성상, 자연과 인간의 공존등 미야자키가 기존에 추구하던 주제는 여전했지만 시대극이어서일까 지브리 애니 답지 않게 목이나 팔이 날아가는 등 제법 잔인한 장면들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보컬 주제가인 모노노케 히메는 요시카즈 메라가 불렀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너라고 하네요. 누가 불렀는지도 모르고 막연하게 여성가수가 잘부르는구나 생각했었는데 댓글에서 요시카즈 메라를 가르쳐주셔서 알게 되었죠. 애니 노래글 올리면서 pgr 회원분들께 서브컬쳐 지식을 은근 배우게 되더라고요 크크크.
쿠로즈카 op Systematic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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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에 세 작품만 봤네요.
바람의 검심은 TVA 주제가들이 수도 많고 원곡도 좋고 번안도 다 잘 되어있어서 어릴 적에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중에서도 주근깨, 1/3의 순수한 감정을 많이 들었고 본문에는 없지만 1/2, It's gonna rain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ova랑 본편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르긴 하지만 프리퀄격 스토리이니 본편에 흥미 부여하기엔 딱이죠. 켄신의 뺨에 있는 십자흉터의 유래에 그런 가슴절절한 사연이 있다니 추억편의 스토리는 자못 가벼울 수도 있던 바람의 검심의 작품성을 올려주는 명 에피소드였습니다. 토모에 흑흑 ㅜㅜ
평소 락,헤비메탈 위주의 프메로 짜여진 곡들을 선호하는지라 일본 TVA중에서도 기억에 남거나 자주 듣는 곡들이 다분히 메탈쪽에 치중된 성향인데요.
검객을 소재로 한 작품중에선 위에 언급된 바질리스크 오프닝테마였던 음양좌의 코우가인법첩이나, 쿠로즈카 오프닝이었던 systematic people(피쳐링 보컬을 맥시멈 더 호르몬의 리드기타이자 서브보컬인 맥시멈 더 료군이 참여했었죠. 국내에서는 데스노트 TVA 2기 오프닝을 담당했던걸로 유명하지만)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말씀대로 후속작 무한의 주인 막말의 장이 연재되고 있긴한데 드래곤볼 슈퍼나 보루토처럼 원작 작가가 아닌 다른 작가가 그리는 만화라 이질감이 상당하더군요. 사무라 히로아키의 그림체와 연출은 따라한다고 흉내낼 수 없는 사무라만의 고유한 스타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원작을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이 컷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