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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8 16:21
음 우리가 미국에게 많이 원조받은건 맞는데
원조 국가 중에 우리가 그렇게 특별한 존재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7.6% 정도면 걍 평범하다는 느낌인데요...
20/12/28 16:32
저 당시 한국은 지금 규모가 아니라 아프리카 최빈국과 비교해도 이기기 힘든 수준의 막장 경제력이였으니까요 (...)
저 당시 경제원조랑 군사원조 합치면 연간 7억달러 수준인데 그 돈퍼주기로 유명한 마셜플랜이 총 130억 달러 규모였습니다. 거기에 지금보다 거대한 주한미군 유지비는 덤...
20/12/28 18:09
단순 경제지원만 따져도... 프랑스가 마셜플랜으로 받은 돈이 22억달러 규모고 그거보다 더 많이 받은 나라가 32억달러 규모인 영국 정도입니다. 한국은 연간 3억 달러씩 받았으니 10년만 되도 영국만큼 받은거죠. 국가 사이즈 자체가 다른데. 군사지원에 민간지원 빼도 이 정도였습니다.
세계 최빈국가에 그 정도 퍼준거면 엄청 퍼준거죠.
20/12/28 18:12
미국이 우리나라한테 특별한 존재였음은 맞겠지만,
우리나라가 미국한테 특별한 존재였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7.6%가 큰지 작은지는 그당시의 다른 상위권(?) 나라들에의 원조금액과 비교해보면 판단할수 있을것 같네요
20/12/28 18:30
1945년 해방이후 1960년 4.19까지 미국의 원조 총 금액은 약 28억 달러 정도로 파악되는데 (여기에 민간 지원이나 UN을 통한 측면지원은 미포함)
영국 32억 달러, 프랑스 22억 달러 사이에 껴있습니다. 당시 서방은 미국의 지원속에 산다고 할 정도로 미국은 전 세계에 어마어마한 지원을 해줬는데 그 중에서도 상위권 수준입니다. 다만 이승만 정권 시절의 지원은 완제품과 의식주 위주, 말 그대로 구호물품 수준의 원조가 대다수였고 산업 발전형 원조는 이승만 정권 이후로 넘어가게 되죠. 아마 그 당시에는 한국의 부패 수준이 상상을 초월했고, 전쟁 직후 우선 생존부터 걱정해야할 수준이였으니까요.
20/12/28 16:24
5.16이 막 벌어졌던 60년대만 해도 사회 전체를 통틀어서 1세계의 선진교육을 받은 사람이 전체인구의 1~2% 남짓인 군대보다 적은 수준이었으니 그 시점에서라면 박정희가 한 생각이 완전히 틀리진 않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70년대만 가도 딱히 그렇진 않았지만
20/12/28 16:52
번외로 이승만이 쓰레기긴 한데 현대 대한민국의 형태는 이승만이 만들어 놓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독도확보(반일) 한미동맹(친미) 미국식 제도 이식(민주주의)이 셋이 현대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정체성인데, 이 세 가지의 확립은 이승만이 아니었으면 정말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0/12/28 17:10
이승만이 (용인)한 것 중 토지개혁을 빼놓을 수 없지요. 토지분배를 안 했으면 6.25때 손쉽게 공산화되었거나, 필리핀처럼 산업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대토지 소유주들이 돌려막기하는 나라가 되었을 것입니다.
20/12/28 17:19
이승만이 토지개혁이랑 미국식 교육제도 이식해놓고 혁명으로 쫓겨나서 대한민국 민주화의 정통성을 만들어줬죠. 그래도 이승만이 뼈속까지 미빠여서 하야한거지 하야 안하고 버텼으면 대한민국 역사가 몇 배는 피곤해졌을거라 생각합니다.
20/12/28 17:57
이승만은 부전승으로 이미 당선이고 이기붕이 부통령선거에서 주작질을 한거라, 본인은 그냥한다고 뻣댈수도 있었는데 자진 하야했으니 이 부분은 고평가 해줘야할 일이죠.
이런걸보면 이승만이 첫 대통령이 되고 자진하야한것, 박정희가 총맞고 죽은것, 전두환 다음에 노태우가 된것, 김영삼이 하나회를 정리하고 그 다음에 김대중이 당선된 것까지 정말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인물이 리더를 맡으면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공화국으로 거듭날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크크
20/12/28 22:00
그런 시대의 요구에 정확하게 관통하는 인물(정권)교체가 이루어진거 보면 인위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미국이 직접 세부적으로 컨트롤하거나 지시하지는 않았다해도, 한반도의 권력자나 행동가들이 결정하고 실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후광효과로 작용했다는 것은 분명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요
20/12/28 17:45
뉴라이트는 올려치기가 심하고, 진보쪽에서는 내려치기가 심해서 참 평가하기 복잡한 인물이 이승만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여하한 기준에서든 이승만정도면 개도국 지도자 중에서는 민주주의 원칙을 굉장히 잘 지킨 사람인 것 같습니다.
20/12/28 17:59
민주주의 원칙을 잘 지켰다기엔 좀 그렇지 않나요; 이승만이 한 개헌은 죄다 자기 임기연장이었고, 이승만이 한 연장선거는 죄다 부정이었는데;;;
나라 초기에 미국의 영향아래 나라의 기초를 설계한건 그나마의 공이겠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그말싫이죠.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점에선 더더욱 할말이 없고요. 그나마 미국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던게 최대의 공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2/28 18:21
"개도국" 지도자 중에서는요. 형식적으로 투표원칙을 잘지킨편이고 지금 이미지가 구려서 그렇지, 당대에 이승만은 엄청난 인기인이었습니다. 부정선거 같은 것도 기본적으로 부통령선거(3.15부정선거도 이기붕이 문제였지 이승만은 이미 당선인 확정이었음)그리고 개헌과정에서 나온거지, 대통령 이승만이 국민투표로 질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한 상황이었죠. 그런 이유에서 하야 이후에도 인기가 많아 박정희가 이승만이 즉을때까지 입국도 막아버리고 끝없이 견제할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들도 많이 했습니다만 비교대상이 '개도국'(...)이니까요. 벌써 80년전 사람인데 지금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줄세워도 이승만보다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사람이 한트럭일 겁니다.
그리고 미국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이승만은 미국이랑 엄청 각을 세웠습니다. 힘의 공백을 노려서 이승만 라인을 그어버리고 독도를 먹었고(스무스하게 먹은것도 아니고 이 과정에서 수백척의 일본어선을 뺐고 포로가된 일본어민이 수천명입니다) 미국이 한국에서 힘빼려고 하니까 반공포로 석방으로 응수해서 한미동맹을 완성했죠. 이때는 이승만 암살계획까지 미국내에서 나올정도였습니다.
20/12/28 19:45
개도국이라고 고상하게 표현하지 말고 '제 3세계 후진국'중에서 라고 표현하면 느낌이 더 오는 것 같은데...
이승만을 빼놓고 나머지 대한민국 지도자의 가능성이 있는 라인업을 쭉 보면 그나마 이승만이 선녀라서.... 김구가 됐으면 이승만 열화판이었을거고 여운형이 됐으면 잘 풀려도 폴란드 못 풀렸으면 그냥 적화통일 각 봅니다.
20/12/28 18:17
민주주의 원칙을 잘 지켰는진 모르겠지만 2차대전 후에 독립한 식민지 후진국 지도자들을 쭉 세워놓으면 거의 맨 앞에서 놀 것은 확실합니다.
이승만만의 공은 아니고 냉전의 최전선이자 태평양 방위의 마지노선인 일본의 전초기지라는 이점도 있었지만 그걸 살리는 건 또 다른 문제. 1953년에 미국이 얼마나 이 땅에서 발을 빼려 안달하고 있었는지 생각하면...
20/12/28 18:34
과에 대해서는 하나도 커버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당시 시대적 맥락을 볼때 상대평가로 이승만 정도면 s급 지도자였다고 봅니다.
20/12/28 16:52
어쨌든 한국과 일본은 미국코인 낭낭하게 탔죠. 일본은 너무 타다가 한번 조정맞았고 한국은 일본 조정 받는 사이에 좀 더 탄력 받았고...
앞으로도 좋은 관계 가졌으면 좋겠네요.
20/12/28 17:03
저 국무부 관료가 과장된 수사를 통해 말을 했거나 혹은 독일은 특수한 케이스로 보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독일을 특수하게 본다는 것은 독일은 이미 유럽의 기성 문명국으로서 타국(제3세계?)에 귀감이 될만한 실험장이 아니라고 (이미 발전된 문명국이니까...) 인식했을 수 있을 거 같네요.
20/12/28 17:13
저도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가물가물하기는 합니다만, 저자의 시각은 "제3세계"에서의 양 진영의 시험장이라는 뉘앙스로 기억합니다.
독일같은 경우, 이미 서구사회에 잘 알려져있는 제1세계 국가인데요. 한반도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대등한 조건(? 물론 차이는 존재합니다만, 그건 우리가 콩고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죠) 에서 어느 쪽의 시스템이 더 우수한가를 놓고... [어떻게 잘 만들어 볼지]를 미국이 꽤나 신경쓰고 있었다는 뉘앙스의 책입니다. 때문에... 그냥 독재정권을 밀었으면 편했을 것을... 굳이 반체재인사 내지 야당인사라도 미국의 기준에 부합하기만 하면 지원을 했고, 여당의 움직임이라도 미국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또 거리가 멀어졌고... 그것이 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프로파간다라고 치부할 수도 없는 것이... 실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액면 그대로 미국인의 시각을 반영한 이 책을 마냥 신뢰하는 것은 어리석겠습니다만, 최소한 당대 미국인들의 시각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있었다는 걸 정리하기에는 충분한 책이지 않나 싶습니다. 때문에 21세기의 대한민국 구성원들이 한 번쯤 읽어보고, 또 곱씹을만한 요소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 때 미국인들의 생각은 이러했다]를 살펴보기에 굉장히 좋은 자료라고 생각하여, 저 역시 추천합니다.
20/12/28 17:42
그냥 독재정권을 밀었으면... 남베트남 꼴 날수가 있었죠...
그리고 70년대까지 북한 경제 성장이 상당했기 때문에 미국도 안보상 체제 경쟁을 의식 안 할수가 없었을 겁니다.
20/12/28 17:16
이런거 저런거 떠나서 사실 독일은 원죄때문에 연합국이 억지로 찢어놓은거라, 체제 우열의 전시장으로는 메리트가 전혀 없었다고 봅니다. 땅 넓이부터가 동독이 서독의 절반도 안되고, 나중에는 동독이 자기들은 서독과는 다른 나라라고 주장할만큼 우열이 이미 정해져있던 승부라서요.
20/12/28 17:26
대립은 맞는데 실험의 장이 되었다 선전하기에는 야 걔네들은 원래부터 세계대전 일으킬정도로 실력있는 애들이었잖아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니 한국과는 다른 점이 있죠
20/12/28 17:26
본글쓰신님이 댓을 달긴하셨지만.. 동시에는 처음 맞는거같아요. 전세계에서 체제경쟁이 있었지만 동독같은 경우는 근대화된 국가의 절반에서 공산주의 개조실험이 이뤄진거고.. 기존 정치체제가 아예 없다시피한 전근대사회의 신생국가 하나를 반으로 갈라놓고 한쪽은 민주주의 한쪽은 공산주의로 시작! 해서 경쟁한건 우리나라밖에 없는듯.
20/12/28 17:43
왕조국가와 식민지를 거쳐서 현대적 민주주의 / 현대적 공산주의를 실천해보지 못한 지역을 갈라서 실험한 건 한국이 유일하다. 이정도 의미라고 봅니다.
독일은 바이마르 공화국도 민주주의를 표방했고, 공산당도 이미 활동했기 때문에 실험 대상으로는 오염된 것이죠.
20/12/28 17:29
한국과 북한을 생각하면서 동독과 서독도 비슷했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독일은 분단되면서 원래 가지고 있었던 프로이센 공국/왕국 시절의 실질적인 독일 제국의 본토였던 동쪽지방 영토를 상당부분 폴란드 쪽으로 통째로 뜯겼고 그런식으로 뜯겨나간 현재의 영토 중에서 동독이 가지고 있는 면적과 인구는 서독에 상대가 안될 정도로 얼마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은 북한지역이 농업에 부적합한 산악, 고원지대인 똥땅이 많기는 해도 면적상으로는 한국과 북한이 비슷한 수준이고 인구만 한국이 많은 수준이라 동독, 서독이 대등했다고들 생각을 많이 하는데 동독 서독은 생각보다 나라의 사이즈가 차이가 꽤 납니다.
20/12/29 09:26
거기에 더 나가면 이미 독일 2제국 시절부터 프로이센은 전통적인 지주집단인 융커가 지배하던 동네라 산업화에서 상당히 떨어진 동네였고 공업지대가 밀집해 있던 라인강 근처의 지방으로 계속 인구가 유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차대전에서 프로이센 거주 독일인들이 소련군을 피해 서부로 도망갔고 오더-나이세 강을 따라 국경을 그어버리면서 폴란드가 추방까지 하면서 완전히 날아가긴 했지만 사실 2차대전 패전 전에도 프로이센 지방은 이미 독일 내에서 경제적으로 밀리는 상태였습니다
20/12/28 17:39
글쎄요... 평화협정과 전작권 회수, UN사 해체쯤 되어야 진정한 (미국에서의) 독립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작권 회수, UN사 해체는 결국 미국과 중국 중에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인데, 미국이 싫어할 수밖에 없죠. 물론 지금 시진핑 중국이 하는 꼴을 보면 선택할 수 있어도 미국을 선택할 겁니다만, 한국 여론도 사드 이후는 완전히 반중으로 갔죠.)
20/12/28 17:17
저도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보다 좀 더 2차대전 이후 미국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는 생각합니다. 일단 개신교 비율이 높거든요.
그렇지만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엘리트층, 기득권층, 전통이나 제도 등은 존재하지 않고 거의 모든 게 1945년 이후 새로 생겨난 것" <- 이런 표현은 너무 과장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거의 모든 것이 2차대전 이후 새로 생겨났다면 한국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다못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더 자유롭게 마스크를 거부하고 -_-; 다니는 비율이 높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감염되었겠죠. 동아시아쪽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적은 것은 결국 아시아적 (집단주의?) 전통... 이 있으며 좋든 싫든 현실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물론 집회 자유를 강조하는 이전 글을 보면 글쓴이 분 자신은 1945년 이후? 미국에 이식되어 새롭게 생겨난 성향의 분인것 같기도 합니다만... 한국에 그런 분들이 절대다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진) 현재 정부는 집권 못했을 겁니다.
20/12/28 17:21
한국은 탈아입구 대신에 탈아입미를 한 나라니까 그런 시각에서는 충분히 글쓴분 생각이 납득이 됩니다. 일본이 아무리 자기들을 유럽이라 착각해도 아시아이듯 한국도 아무리 자기들을 미국51번째 주라고 착각해도 결국은 아시아죠.
20/12/28 17:31
러시아가 EU 가입하면 일본도 옆나라니까 가입 가능합니다. 한국도?
Eurasian Union으로 이름 바꾸면 됩니다... (미국이 정말 싫어하겠네요)
20/12/28 17:43
해방 직후 미군정이 들어왔을 때 이승만 같이 미국물 먹은 인재보다 일제 강점기에서 배웠던 사람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미군정이 한국 잠시 지배할 때 미국물 먹은 한국인으론 도저히 답이 안나와서 일제 밑에서 배운 사람들을 전부 내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부역자 까지 다시 흡수한게 현재의 대한민국 엘리트 층의 시초라고 봐도 될 껍니다 본문 글은 미국 관점에서 작성되다 보니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흥미로운데 그러다보니 일제 시대에 교육받은 엘리트들을 너무 무시하고 미국 위주로만 서술된게 옥의 티 같습니다
20/12/28 18:19
한국이 미국식 배심원제를 쓰지 않는 것, 검사의 권한이 세다는 것만 봐도 일제시대의 영향이 보이죠.
그리고 과거 사법시험제도, 현재 공무원 채용 방법만 봐도 멀게는 고려~조선시대 과거, 직접적으로는 일제시대 영향이 크죠. 노무현 정부때 사법시험 폐지하고 로스쿨 도입하고, 현재 정부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최근 들어서 배심원제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기는 한데 말입니다. 점점 더 미국식으로 가는 것일까요?
20/12/28 18:24
이쪽 분야는 잘 모르긴 하지만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제도를 따라가려고 하는건 당연한 순리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미국이 쇠락하고 다른 G1이 등장하면 또 그 나라의 제도를 따라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20/12/28 18:32
저는 영미계 법이 나라가 망해도 근대 이래로 그냥 내전으로 끝나는 나라들에서나 할 수 있는 꽤나 느긋한 발상이라고 봅니다.
전쟁에서 져도 본토 따일 걱정은 거의 없는 여유로운 나라에서나 할 수 있는 방식이요. 유라시아에서 나라 망하면 국경에서 밀려들어오는거 걱정하던 헬지구에서 살던 나라들은 안그런 경우가 많았죠. 일본이 이례적으로 후발주자로 독일식 성장모델을 따라가면서 유럽 본토식 제도들을 들여온건데 저는 한국 현실상 영미 법제 도입은 그냥 뱁새가 황새 따라간다고 가랑이 찢는거랑 동급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20/12/28 17:23
반만년의 역사~ 라고 하지만, 그건 민족주의적인 미사여구에 불과하고, 사실 대한민국의 시작점은 게임 '반란주식회사'에서 다루는 중동의 모습에 오히려 가까운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이 미사여구 (말 그대로 그냥 아름다우라고 붙이는 말)를 진지하게 믿으시는 분이 정책에 영향력을 끼치거나, 진지하게 사회현실 분석에 사용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어서 놀랍기도 합니다만, 뭐 그것도 나름 역사가 짧은 나라라는 틀 안에서 나오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미국인이 쓴 글이라는데, aurelius님의 목소리인것인지(?), 카터 행정부의 '개인적인' 김대중 전대통령 보호와 '세계사적인' 광주운동의 묵인을 섞어서 서술하고 있네요. 이건 되게 한국인이 아와 비아라는 이분법적으로 '미국을 한덩어리'로 봤을때 나오는 화법인데, 사실 카터 행정부는 한국 민주화에 대한 공도 많지만, 자체적인 '미 행정부'로서의 역량이 떨어져서 이란 혁명의 후폭풍 및 대사관 사태 등을 포함한 다른 세계사적인 문제들로 인해서 한국의 민주화에는 카터 대통령 개인의 의중과는 달리 신경쓸 여력이 없었지요. 한번 이번 방학에 (그래봤자 랩일은 하지만...)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한번 직접 빌려보고 싶습니다. 박정희에 대해서는 민노당 전적, 만주국 군관 및 기타 잇키가 꾸준히 영감의 원천으로 언급됩니다만, 확실히 이 책을 통해서 미군이 만들고자한 장교단의 그림에 대해서 또 다각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자기만의 사상이 뚜렷하지 않은 전두환에 대한 미 당국의 태도를 비교하는 것을 통해서, 박정희주의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요. 본문에 박정희가 이레귤러로 서술되어서 생각난 주제입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20/12/29 00:59
게임 반란주식회사에서 다루는 중동의 모습이 정확히 어쩐지는 모르지만, 2차세계대전 이후 중동을 포함하여 많은 아프리카 아시아의 신생국들과 한국 사이 결정적인 차이점 하나는 지정학적인 여러 조건들 못지않게 한국인들이 신생국으로서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문화적 동질성을 보유하고 '가족의 확대 = 국가 = 운명공동체' 라는 이데올로기가 - 비록 개인들 수준에서는 입신양명이라는 유교적 가치에 이용당하는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 공적인 담론장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반박하기 어려운 명제로 자연스럽게 공유되었던 반면에, 대부분의 아프리카중동지역 신생국들은 강대국들이 지도에 줄긋기한 결과로 태어나 그러한 운명공동체 이데올로기가 부족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국가는 혼합물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는 거죠. 물론 근대적 국가정체성 자체가 유럽의 발명품일 수도 있긴 한데 그것이 한국에서 저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건 그 이전 천년일지 이천년일지의 역사를 빼놓고 논할 수 없는 것이고 한국의 중앙집중적 관료제와 학벌주의 평등주의 기타등등 특이한 여러 문화적 특질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수립하거나 사회현실을 분석하면 안된다고 봐요. 유교적 자본주의 뭐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닌데 동아시아 유교문화 관료제의 전통을 지닌 나라들의 국가형태가 어느 정도 수렴되는 걸 보면 맨땅스타팅과 미국의 영향으로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엔 문화의 영향력은 무시 못하죠.
20/12/29 03:21
확실히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동일선상에서 두면 많은 오류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통일국가로서의 경험이 있는 (아이러니하게도 통일해방은 아니고 반토막이긴 합니다만) 하나의 동일적인 집단의 탈식민화와 정말 식민지 시절부터의 인조국가와의 탈식민화는 다른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또 남한도 위기가 있었고, 남베트남도 위기가 있었듯이... 이런 접근으로는 또 정당성 싸움이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말씀하신 조선시대를 포함하는 과거 한민족의 국가전통의 힘도 있지만, 확실히 지금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논하려면 어느정도는 이런 "새삼스럽게 짧은 역사'라는 측면도 분석적으로는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란주식회사라는 게임은, 서구입장에서 내전이 끝난 국가를 재건하고 동시에 게릴라의 준동을 막는 민사작전의 게임입니다. 글쓴분께서 책을 포장하신 것도 그렇고, 한국인에게는 꽤나 낯선 주제로 한국을 다시 볼수 있는 어떤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음... 말씀하신 부분들도 정말 빼먹어서는 안되는 디테일들이고요. 흐흐... 뭔가를 알수록 참 여러가지를 같이 말해야하는 것 같아요.
20/12/28 17:31
식근론이 따지고보면 한국 니네들이 니네 힘으로 이만큼 성장한게 말이 돼? 일제의 서포트가 어느정도 있었음이 틀림없어! 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고 보는데 응 도움받았는데 니네는 아니야^^ 할수 잇는 논거가 될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식근론 노노 미근론 예스 이렇게
20/12/28 17:39
사실 이 책의 진가는... 미국이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면서 한국에 무언가를 주는데..
어라? 한국 얘네들 뭥미? 했던 미국의 당혹감(?)이랄까요. 그런 반응이 기재되어 있는 책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생각(?)보다 한국의 엘리트들이 미국적인 가치에 순응하지 않는 모습과, 그에 당황해하는 미국 당국자들의 반응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미국적인 가치]에 순응하지 않았던 독재자들이 정작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에는 또 나름대로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한민족 민족주의의 발로이건, 구 일제에 부역했던 친일파들의 관성이건, 이도저도 아닌 무능함의 발로이건 간에, 하아... 얘네들 왜 말을 안 듣는거지... 하는 미국 관료들의 빡침(?)이 -대놓고는 아닙니다만- 군데군데 나옵니다. 그런데 또 뭐랄수도 없는게... 어떻게든 또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는데 기여하기는 하거든요. 그 과정에서의 마찰과.. 미국 관료들이나 민간기구의 빡침과, 마이 웨이를 외치는 당대 한국 권력자들의 모습과... 그 모든 게 어떻게든 잘 비벼져서(미국의 자본주의, 민주주의 세례 + 경제발전을 이룬 기득권층 + 미국의 세례를 받은 민주주의 세력) 결국 1987년에 이르게 되었다... 라고 이 책의 저자는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책입니다. 특히나, 대한민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미국인의 시각에서 대한민국 현대사를 조망하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겁니다.
20/12/28 17:56
예전에 생각이 나는게 서울대 교수들이 우린 경성제국대학 후신이 아니라 미네소타 대학 분교라고 하는게 맞지 않냐 라며 반농담 조로 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물자나 달러 등 경제적 원조 금액 자체도 물론 무시못하지만 경제 차원을 넘어서 교육, 종교, 언론, 문화 모든 방면에 걸쳐 미국이 가진 soft power를 이식하는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봅니다.
20/12/28 18:23
국가를 형성하는 관료집단은 미국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고 봐야합니다만
경제인/기업 쪽은 저는 아니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일단 한국의 주류라 할 수 있는 재벌기업들 상당수가 일제시대 적산 불하를 받은 기업에서 시작을 했고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 모두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것과 같이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재벌일가 / 기업들은 일본의 대기업(일본이야 재벌이었다가 미국이 찢어놓은 거지만)들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삼성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현재 한국의 재벌들은 거의 대부분은 일제시대 만석꾼 내지는 사업가같은 뿌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간 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가 만든 국영제조공기업이던 포항제철조차도 대일청구권 자금과 일본 철강기업의 기술협력으로 시작했을 정도이고요.(오히려 포항제철 같은 경우 미국은 설립 자체를 반대했습니다.) 박정희라는 정치인과 한국의 과거 재벌 기업인들이 중화학공업에 대한 추진의지가 없이 미국에서 배워온대로 그대로 미국사람들이 하는 권고대로 따라갔다면 아마 한국은 농업과 경공업 위주의 산업만 붙잡고 있다가 중진국 함정으로 걸어들어갔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 일본을 계속 지켜봐온 정재계의 엘리트들이 없었다면 일본을 따라 중화학공업을 시도한다는 발상 자체를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미국이 처음에 구상했던 경제발전의 블루프린트였고요. 현실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패가 자본주의와 기업들의 경제력이라는 점에서 식민지 근대화론 자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만약 조선이 망한 후 식민지 총독부가 아니라 한국인이 만든 뭔가의 정부가 있었다면 45년 이후의 기업들이 있었을지 저는 부정적으로 봅니다.
20/12/28 23:05
조선이 망하고 식민지가 안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기는 힘들지만, 만약 대한제국이 존버에 성공했다면 태국같은 부패한 나라가 되었을 것 같네요.
20/12/28 19:42
사실 근대화 쪽은 진짜로 미국 공이 컸죠. 그 과정에서 우연도 꽤 있었고
예를 들어서 김대중은 미국으로부터 정말 놀랄만한 애지중지를 받았는데 https://namu.wiki/w/%EA%B9%80%EB%8C%80%EC%A4%91%20%EB%82%A9%EC%B9%98%20%EC%82%AC%EA%B1%B4 https://namu.wiki/w/%EC%A0%84%EB%91%90%ED%99%98%EC%9D%98%20%EA%B9%80%EB%8C%80%EC%A4%91%20%EB%82%B4%EB%9E%80%EC%9D%8C%EB%AA%A8%20%EC%A1%B0%EC%9E%91%20%EC%82%AC%EA%B1%B4#s-4 다른 제 3세계의 지도자가 받았던 대접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위기가 몇번있었는데, 그때마다 미국이 적어도 한손은 거들었다고 봅니다. 아니었으면...
20/12/28 19:54
솔직히 한국은 미국한테 간택받았기 때문에 민주화에 성공할 수 있었죠.
미국 없었으면 박정희 때 킬링필드 한번 찍거나 전두환 때 천안문 한번 찍어줬겠죠. 둘 중 하나만 찍어줬어도 한국 미래는 그냥 싱가포르였을 겁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동아시아에 민주주의가 안 어울린다는 리콴유의 견해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데, 한국처럼 민주화가 정의의 상징이었던 곳과 대만처럼 체제 경쟁 우위를 위한 상징이었던 케이스 둘 빼고는 실질적 민주주의가 성공한 곳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그렇게 느낍니다.
20/12/28 20:19
그런데 또 묘한 역설이, 미국이 간택했다고 하기는 또 그렇거든요. 사실 한국은 언제나 미국의 관심 변방이었습니다. 역설적으로, 관심의 변방이었기에 민주주의의 원칙 같은 멋지구리한 걸 내세울 수 있었죠. 진짜 미국의 관심 한가운데였던 남미나(미국의 바로 남쪽, 즉 안마당) 중동(석유...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의 결과물을 보면......
야당 지도자를 구하기 위해서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CIA 지부장을 보면 남미 사람들 기분이 참 묘하긴 할 것 같습니다. 이걸 뭐라고 해야될지...
20/12/29 06:25
현실주의자들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에는 미국의 핵심적 지정학적 이익이 걸려있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상과 선의에 입각한 정책들이 작용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12/28 21:55
레이건이 전화해서 DJ를 풀어주는게 좋겠소 하지 않고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구명운동을 했다고 하는것도 신기하군요. DJ를 사형시켰으면 끔찍한 역사가 되었겠죠.
20/12/28 20:47
학계에서 식민지 근대화론은 대중의 인식과 달리 절대 외면할 수 없는 , 정면에서 응시해야 하는 큰 언덕이죠. 현재는 식민지 근대성론을 통해 상당 부분 수용 및 극복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 사실 ' 근대화 ' 자체는 딱히 선악이 없는 가치중립적인 현상에 가깝지요. 근대화로 인한 평균 수명 연장같은 효과등을 감안해서도 말이지요. 특히나 우리 입장에선 구한말이 하도 시궁창 이었어서 근대화가 그저 빛 취급 받는거지...;;
20/12/29 07:17
저같은 통상 대학교육 받은 일반인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불편한 진실 같은거죠. 학계에서 그럴듯한 변명거리라도 만들어주면 옳지 그거야 하고 따라가주는 느낌이랄까..
근데 가끔 극우에서 팩트랍시고 황국신민이라도 된양 들고나오면 그때부턴 약간 다른 문제가 되는거죠..
20/12/28 22:10
임진왜란때 만력제가 군사는 물론 대량의 식량을 지원해준적이 있죠.
한국전때 미군과 유엔군이 싸워줬고(미군 전사자 3만3천) 전후 어마어마한 원조를 해줬죠. 후진국중에서 미국 장학생으로 최고로 성공한 케이스라 보답은 한셈이네요.
20/12/29 13:22
개인적으론 대한민국의 경제/정치체제 성립에 있어서 미국의 공은 최소 절반 이상이라 봅니다. 나머지 몫은 한국인들의 몫으로 하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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