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12/30 21:52
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교회 정통교단들에서는 피아노와 오르간 외의 악기연주를 금지하는 교회들이 많았고, 그 때문에 청년들이 반항적으로(?)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그때문에 교회에 분란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네, 록 음악이 사탄의 음악이라고 하던 그 시절이요...
이후 CCM 음악이 득세하고, 록 밴드 구성의 찬양단이 이끄는 찬양집회가 크게 흥하면서, 청년층을 끌어들일 목적으로(...) 교회마다 드럼과 기타앰프, 신디사이저가 들어오게 되고, 낙원상가의 대부흥기(?)를 맞이하게 되죠. 교회만한 호구손님도 없는게, 현금박치기로 결제하는데다가 흥정도 안하거든요;; 낙원상가 특유의 바가지와 눈탱이질의 악습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20/12/30 22:53
사실 저도 어렸을 때에는 그 고리타분한 성향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내부에서 찬양대회를 할 때 유년부 대표 심사위원(?)으로 나가서 그 성향 그대로 채점해서 어느 팀에 터무니없이 낮은 점수를 한번 준 적이 있었는데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네요... 그런데 교회에서 신식 악기 구매할 때 그 신식 악기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목표인 청년층 의견을 별로 참고하지 않았나요? 참고해봤으면 봉변 당하는 일을 좀 덜 당하지 않았을까 해서요.
20/12/30 22:56
그게 보통... 청년부에서 "신디사이저 사주세요 징징징~~" 하면, 익명의 장로님이 "기왕 사는거 젤 좋은걸로 사줄께!" 하면서 덥석 사다주시고, 청년부들은 그저 감읍하며 받는 형태로 구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 크크크...
저도 교회에서 음향 엔지니어링을 맡고 있는데, 필요한 장비들을 알뜰살뜰하게 잘 견적내서 올리면, 전혀 엉뚱한 장비가 들어오곤 했죠;;; 비싸고, 출력도 낮고, 교회 규모에 맞지도 않는 괴랄한 물건이... ㅠㅠ
20/12/30 23:01
흐하하 이게 기증 형식으로 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있군요. 선물하는 쪽에서야 선물 받는 사람한테 뭐 원하는지 꼬치꼬치 캐물어서 해주는 일이 잘 없는 게 인지상정이라 뭐라고 하기도 어렵고요... 공식 절차를 거쳐서 견적을 내서 줘도 정작 사러 가는 담당자 본인이 지식이 없으면 악덕 상인한테 탈탈 털리는 건 용산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군요. 결국은 사람을 아예 데리고 가야 봉변을 덜 당할 텐데 초창기라면 악기에 대해서 교회 전체적으로 신경쓰기보단 잘 모르는데 에라 필요하다니 해보자 식으로 도전했을 테니 여러 가지로 주먹구구였겠군요.
20/12/30 22:00
본문과 관련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데,
교회음악에 악기가 사용되지 않던 시대의 산물 중에, '그레고리오 성가(그레고리안 찬트)' 양식이란 게 있죠. https://namu.wiki/w/그레고리오%20성가 [무반주로 호흡을 맞춰서 부르는 단선율의 찬양 양식]인데, 가톨릭 교회의 전례양식으로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성공회에서도 사용하고 그밖에 일부 관심있는 개신교인 그룹에서도 사용해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실제로 경험해보면, 굉장히 종교적인 느낌을 강하게 부여해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20/12/30 22:54
그레고리오 성가는 서양음악사 공부할 때 처음 들었는데 말씀하신 대로 굉장히 종교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교회 쪽에서는 전혀 구경도 못 해봤었죠.
20/12/30 23:06
역시 본문과 관련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데,
본문에 언급된 칼뱅/개혁주의/'성경에 나오는 것만 한다는 기조'의 영향은, 다른 방식의 보수성으로 발현되기도 하죠. 찬양할 때 가사도 아무 가사로나 찬양할 수 없고, [성경에 나오는 찬양의 언어(=시편)에 기초해서만 찬양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칼뱅이 정리한 시편찬송가](이것도 칼뱅/개혁주의의 중요 유산 중 하나죠)만 가지고 찬양하는 방침을 고수하는 그룹들이 있습니다.
20/12/30 23:09
본문이랑 결합하면, [무악기 + 칼뱅 시편찬송가 찬양] 조합을 고수하는 그룹들도 분명 어딘가 있긴 할텐데, 저는 아직 본 적은 없네요.
제가 본 시편찬송가를 고수하는 그룹들(몇 안되지만)은 피아노 정도는 썼던 것 같아서요
20/12/30 23:23
저도 한국 교회에 시편찬송가가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는 글을 몇 번 봤습니다. 이게 무슨 신학적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한국에 처음 선교한 선교사들이 시편찬송가를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이라서 2007년에 들어서야 시편찬송가를 장로회 합동측에서 번역해서 내놓기도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진짜 무악기 + 시편찬송가가 드물다는 건 신기하네요. 판매되는 시편찬송가 중 하나는 오르간 반주에 맞춘 노래를 녹음한 CD를 부록으로 제시할 정도니까요.
20/12/30 23:24
시편에 보면 [XXX에 맞춰 다윗이 부른 노래]라고 명시가 돼있는 게 있잖아요. 이게 아무래도 박자나 반주를 명시한것 같은데...
우리나라로 치면 굿거리장단, 세마치장단... 뭐 이런거겠죠? 장단이 있다는건 아무래도 악기가 같이 있다는 얘기고요.
20/12/30 23:35
아예 '현악'이나 '관악'에 맞춰 부른 노래라고 적힌 구절들도 있죠.
그리고 본문에 인용된 시편구절 외에도, 악기를 사용한 찬양과 관련해서는 시편 150편도 유명하죠. 3. 나팔 소리로 찬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할지어다 4. 소고 치며 춤 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지어다 5.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지어다 여러모로, 다윗의 대에 예배에서 악기가 적극적으로 사용된 건 자명해보입니다. 본문의 2번, 3번 항목에서 그 내용을 설명한 것 같구요. 다윗의 대부터 [성전 예배]에서는 악기가 적극적으로 사용되었지만, [회당 예배]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