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pgr 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오늘 소개할 노래들은 백종원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요리 만화 노래들이라 드립을 쳐본거니 이해해 주세요 크크크. 지나간 2020년은 무거운 한해였죠. 새해에는 작년보다 좋은 일들만 생겼으면 좋겠네요. 2021년을 시작하는 첫 날인 만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신년 계획을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글에 나오는 노래들은 애니화가 안된 만화도 있어서 드라마 노래도 포함됐습니다. 그럼 식욕을 더욱 돋궈주는 요리 만화 노래들을 같이 들어보시죠.
미스터 아짓코 op 르네상스 열정 ルネッサンス情熱
미스터 아짓코 ed 마음의 포토그래프 心のPhotograph
미스터 아짓코는 옛날 만화라 생소할지도 모르겟네요. 미스터 초밥왕을 그린 데라사와 다이스케의 출세작으로 일본에선 미스터 아짓코쪽이 초밥왕보다 더 유명합니다. 국내에선 미스터 맛짱이란 제목으로 나왔었죠. 주인공 요이치의 아들이 활약하는 후속작도 나왔었는데 소리소문 없이 묻혔습니다. 추억의 명작은 섣불리 건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걸 보여주는 케이스겠네요. 애니화도 됐었는데 감독이 기동무투전G건담과 자이언트로보를 만든 이마가와 야스히로입니다. 이마가와의 첫 감독 데뷔작인데 본인의 장기인 과장된 연출을 패기넘치는 신인답게 팍팍 넣었죠. 요리 만화에서 등장하는 오버 리액션의 원조가 미스터 아짓코였는데요. 요리를 심사하는 미식의 황제 무라타 겐지로 영감님의 리액션이 이 만화의 백미입니다. 영감님의 기행을 보다 보면 요리왕 비룡은 오히려 얌전해 보일 정도입니다. 아래 영상으로 미황 할배의 리액션을 감상해보세요 크크.
아빠는 요리사 op
아빠는 요리사 op 풀버전
80년대 부터 현재까지 무려 150권 넘게 연재되고 있는 장수 시리즈 요리만화입니다. 일본 제목명은 쿠킹파파(クッキングパパ)였죠. 일본문화가 개방되기 전에 수입된 만화라서 등장인물 이름이 일미, 전중, 성이, 미설 같이 한국식 한자 독음으로 나옵니다. 긴다이치 하지메 김전일도 그렇고 그시절에 수입된 일본만화는 다 그랬죠. 오래 연재된 만화치고 의외로 사자에상 시공이 아니라서 1권에 꼬꼬마로 나온 성이가 후반권에 이르면 고등학생이 되기도 합니다. 아빠는 요리사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게 돈코츠 라멘이 주인공 일미씨가 사는 하카다 지역 특산 요리로 나오죠. 80년대엔 닭뼈를 베이스로한 국물의 중화소바가 라멘의 주류를 차지했었는데 90년대부터 돈코츠 라멘이 유행을 타면서 일본 라멘의 패러다임을 바꿉니다. 작중에 나오는 요리를 작가가 직접 만들어보고 레시피까지 올리는게 이색적이었죠. 오프닝 노래는 음식 재료 이름만 나열하는데 너무 신나네요 크크.
맛의 달인 전기 op
맛의 달인 후기 op
맛의 달인은 아빠는 요리사처럼 백 권이 넘게 연재된 장수 요리 만화입니다. 완벽한 메뉴를 두고 우미하라 유우잔(국내판 오역 카이바라 유우잔), 야마오카 지로 사이나쁜 두 부자의 대결을 다룬 스토리였죠. 스토리 초반과 중반 이후의 캐릭터 성격 변화가 재밌는데 고독한 늑대 같았던 지로는 나중가면 성격이 둥글어지다 못해 호구 같은 인상까지 줍니다. 우미하라 유우잔은 꼰대 중의 상꼰대로 나오다가 장인정신을 가진 훌륭한 인격자 같은 인물로 변하죠. 일본이나 해외에서도 가장 유명한 요리만화를 꼽으라고하면 바로 맛의 달인일 것 같습니다. 2014년 부터 휴재하고 아직 연재가 재개되지 않았는데 스토리 작가 카리야 테츠는 완결을 내겠다고 말했지만 과연 완결이 될까 궁금하네요.
요리왕 비룡 op1 하늘 空
요리왕 비룡 op2 숨쉴 수도 없어 息もできない
요리왕 비룡 ed 너만 있다면 君さえいれば
요리왕 비룡 한국판 주제가
오오!? 오오오오!!!! 전설의 누룽지탕 리액션 만으로도 레전드가 된 그 애니죠. 특급 요리사 감투를 썼다고 인성질하던 비룡이가 얄미웠지만 참 요리 리액션 보는 거 만으로도 시간이 잘 가던 재밌는 애니였습니다. 요리왕 비룡은 한국판과 일본판 노래 모두 좋기로 유명하죠. 자드가 부른 두번째 오프닝이랑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오프닝을 불렀던 DEEN이 부른 엔딩곡이 참 좋습니다.
바텐더 op 바텐더 バーテンダー
바텐더 풀버전
바텐더 ed 시작의 사람 始まりのヒト
만화 바텐더는 신의 글라스라 불리는 바텐더 사사쿠라 류가 사회의 풍파에 시달려 피폐해진 손님들의 마음을 칵테일로 치유해준다는 스토리입니다. 와인과 소믈리에를 소재로 다룬 신의 물방울을 시작으로 술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죠. 바텐더도 그런 유행을 타고 나온 만화인데 치유물 작품으로썬 상당히 재밌게 본 만화입니다. 여담이지만 나중에 이쪽 계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바 레몬하트를 봤었는데 와 그림체는 고전만화 스타일인데 작가의 술에 관한 지식이 엄청 나더군요. pgr 자게에서 이따금 술을 주제로한 글을 올리시는 분이 계시던데 레몬하트가 언급되는 거 보고 매니아들도 인정하는 만화인가 싶어서 신기했습니다. 여하튼 바텐더 오프닝곡 전주에 시작되는 챠카챠카 볼을 흔드는 소리가 경쾌하네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앤티크 op Life goes on - side K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앤티크 ed Life goes on - side D
어렸을땐 여성향 만화라는 얘기만 듣고 볼 기회가 없었네요. 지금이라면 재밌게 볼텐데 말이죠. 여성향 만화임을 차치하더라도 독자들의 평이 좋았던 수작 만화라고 들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ost Stay Alone
고독한 미식가는 스토리 쿠스미 마사유키, 작화 타니구치 지로의 원작 만화보다 마츠시게 유타카가 연기한 드라마가 훨씬 유명하죠. 드라마 버전의 사람 좋은 고로상도 좋지만 원작의 염세적이고 삐딱한 이노가시라 고로도 개인적으론 좋았습니다.
심야식당 ost 추억 思ひで
영업은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메뉴는 밥과 톤지루(돼지고기 된장국) 뿐이지만 손님이 원하면 마스터가 요리 가능한 선에서 뭐든지 만들어주는 특이한 식당을 다룬 만화입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손님들이 av배우, 스트리퍼, 야쿠자 같이 어두운 세계의 직업에 종사하거나, 불륜, 동성애 같은 소재가 자주 등장하는 성인 지향 작품이었죠. 후반으로 갈 수록 패턴이 반복되는 느낌이지만 작품 분위기도 잔잔하고 수수해 보이는 마스터의 요리도 왠지 먹음직스러워보이던 만화였습니다.
토리코 op 우걱우걱
토리오 ed SATISFACTION
토리코는 수작 개그만화라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림체 때문에 통 보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오프닝은 원곡보다 tula가 부른 한국 버전이 더 좋아서 이쪽으로 올려봅니다. 엔딩곡은 한국판 일본판 모두 FT아일랜드가 불렀다고 하네요.
식극의 소마 두번째 접시 op ROUGH DIAMONDS
식극의 소마 두번째 접시 op 스노드롭 スノードロップ
식극의 소마는 요리 만화에 덕후 시장을 노린 미소녀를 결합한 만화입니다. 식극이라는 배틀 설정을 넣어서 꽤 스토리가 긴박감이 넘쳤죠. 시원시원하고 남자답던 주인공 유키하라 소마가 매력적이었는데, 악역인 나키리 아자미가 등장하고나서부터 전개도 점점 식상해지고 연출이 판타지스럽게 변해버려서 흥미가 떨어지더라고요. 한때 소년 점프를 지탱하던 인기 만화였음은 틀림 없었으나 작가의 뒷심이 좀 더 따라줬더라면 더 훌륭한 작품으로 남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감이 있네요.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op 에이프런 보이 エプロンボーイ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ed 콜라쥬 コラージュ
성배를 차지하겠다고 서로 치고박던 페이트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이 화기애애하게 같이 밥을 먹는 스핀오프 일상 치유물 애니입니다. 페그오나 이런 파생작들이 돈을 벌어들엿으니 월희 리메이크가 나올 수 있었겠죠. 나스 기노코 선생 아직 강호의 도리를 잊지는 않았는가 봅니다.
라멘 너무 좋아 코이즈미 씨 op FEELING AROUND
라멘 너무 좋아 코이즈미 씨 ed LOVE MEN HOLIC
제목 그대로 미소녀 여고생이 라멘 먹는 내용만 나오는 만화입니다. 한국에서 인기는 그저그런데 일본에선 인기가 상당해서 작중 에피소드에 나왔던 라멘 가게의 매상이 올랐다는 후문이 있네요.
장금이의 꿈 op1 꿈을 이루자
장금이의 꿈 op2 장금이의 꿈
장금이의 꿈 ed 달빛소녀
일본에만 요리만화가 있냐 한국에도 있다! 장금이의 꿈은 사극 드라마 대장금의 애니 버전입니다. 본편하고 다른 점은 장수로라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해서 삼각관계 구도를 그리고 있죠. 정확히는 연적이라기 보다 서브 남주면서 주인공들의 사랑을 돕는 조력자 포지션이었습니다. 근데 드라마에서 임호가 연기한 중종이 너무 샤방샤방하게 나와서 웃겼던 기억이 나네요 크크.
식객 메인테마
식객 드라마 ost 이적
식객 드라마 ost 테이
허영만의 만화 식객은 매생이 에피소드나 츄라이츄라이 같은 장면 때문에 요즘 세대 독자들에게 꼰대 같다고 까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식객은 잘만든 재밌는 만화였죠. 전통운운하는 꼰대 성찬이보단 일신우일신의 신조로 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던 오봉주가 더 정감갔습니다. 오봉주의 캐릭터 성격이 오락가락해서 어쩔때는 입체적인 캐릭터에서 또 어쩔때는 평면적인 악역으로 나오는게 조금 흠이었죠. 식객은 애니가 제작되지 않는 우리나라 사정상 애니화는 안됐지만 영화랑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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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못 본 애니라 위키를 참고했더니 본의아니게 요한슨님이 좋아하는 작품을 폄하하는 뉘앙스가 되고 말았군요. 본문에 적었다시피 서양골동양과자점이 훌륭한 작품이란 명성은 저도 들었습니다. 저도 애니를 좋아해서 애니 노래글을 계속 올리는거라 기분이 상하셨어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세요.
아니 당연히 빈정상한건 아니고 저도 이쪽 덕질한지 벌써 수십년째지만;; 사실 유독 이쪽 서브컬쳐 덕후들 중에 여자 캐릭터의 백합설정은 그냥 캐릭터에 부과된 기믹 중 하나로 납득하고 넘어가는게 일반적인데 남캐가 게이라는 설정은 그렇게 쉽게 잘 못받아들이고(물론 원펀맨의 프리즈너같은 개그코드로 승화된 캐릭터가 없는건 아니었지만) 아예 작품 전체를 BL로 규정하려는 시도들이 예전부터 자주 보였거든요.
괜히 이런거 언급해서 PC나 페미사상같은 장작 태우려는 의도는 1도 없고, 그냥 이전부터 신경쓰이는 부분이 언급됬길래 사견한번 넣어봤습니다. 써주시는 글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작년 초까지는 아예 현지에서 직접 덕질을 하던 쪽이었고, 굉장히 상세하게 글을 쓰셔서 대단하게 생각하네요. 저도 조만간 제 취향에 점철된(..) 애니관련 노래 글 하나 올려볼까 생각중입니다.
본문 앤티크 글에 어렸을땐 여성향 만화를 싫어해서 안봤었다라고 적어야하는데 조금 잘못 적고 말았군요. 나이먹고 나서는 취향 가리는 것 없이 잘 보고 있습니다. 백합이라고 좋아하고 BL이라고 싫어하는 것 없이 다 잘 봐요 크크. 글을 쓸 때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무성의하게 서술한 점 사과드립니다. 새해 첫날이니 기분 푸셔요. 요한슨님이 올려주실 노래들도 기대하겠습니다.
국내 정발판 번역이 엉망이긴했죠. 저도 참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애니에선 사사쿠라 류가 너무 훌륭한 사람처럼 만화의 만두 좋아하던 주인공이 더 인간미 느껴지더라고요. 저도 안지 얼마 안됐는데 후속작이 있더군요. 바텐더 파리편 도쿄편해서 다른 주인공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네요. 나중에 찾아봐야겠어요.
저도 아짓코 2부를 혹평하긴 했지만 재밌게 봤어요 크크. 그림체만 데라사와 초기의 동글동글한 작화 스타일이었음 더 좋았을텐데란 아쉬움이 남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체가 날카롭다해야 할까 약간 지저분해지는게 좀 그렇더군요. 딱 미스터 아짓코랑 초밥왕 중반까지 그림체가 좋았는데 말이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