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 2019 지름결산
https://pgr21.net../freedom/83960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끝났습니다. 과연 우리는 2021년 12월에 어떤 표정을 지으며 서 있을까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름을 돌아보고 후기를 공유하는 글을 남겨봅니다. 아울러 부록으로 작년에 질렀던 물건에 대한 1Y+ 후기도 적어봅니다.
- 이하의 서술은 전문성 없는 일개 소비자의 주관적 판단이며, 후원 등 없이 전부 제가 직접 구매한 제품이고, 어느 업체에서도 받은 대가가 없기 때문에 앞광고 뒷광고 전면광고 간접광고 등과 무관합니다.
- 가격은 대부분 구매 당시의 핫딜가라 상시가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지난 1년 간의 구매기록을 더듬어가며 쓰다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망 편]
▶ 샤오미 DUKE 휴대용 레이저 거리측정기 // 17,030원
- 셀프 인테리어에 활용할 생각으로 샀습니다. 작아서 들고다니기 편하겠더라고요. 레이저 줄자 중에서는 눈에 띄게 저렴한 것도 선택의 요인이었습니다.
- 근데 미묘하게 안 정확합니다. 상대적인 측정은 정확한 거 같은데(예를 들어 1600mm와 1610mm를 측정하면 항상 1610mm 쪽이 크게 측정되긴 합니다), 이 녀석이 표시하는 1000mm가 진짜 1000mm인지에 대한 신뢰도가 좀 애매합니다. 긴 거리를 재보면 줄자와 차이날 때가 좀 있어요. 뽑기 운이 나빴던 걸지도 모릅니다.
- 대충 측정하는 용도라면 잘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허나 셀프인테리어를 해보며 느낀 건데, 자를 들어야 하는 시점에 이미 '대충'은 없더라고요. 다시 산다면 조금 더 크기 있고 믿을만한 제품으로 구입할 것입니다.
▶ 마이크로닉스 MANIC HS-600 7.1채널 게이밍 헤드셋 + PHS1 거치대 세트 // 29,900원
- 가격에 혹해서 막 쓰는 용도로 충동구매했습니다. 근데 돌이켜보니 혹할만한 가격이 아닌데…? 왜 그랬니 과거의 나…
- 헤드셋은 비교적 불만족입니다. 가상 7.1ch 기능은 그냥 염가형 헤드셋이 소프트웨어적으로 지원하는 딱 그 수준이라 논외. 제가 불만족을 느끼는 부분은 마이크에요. 사진에 보이는 빨간 부분은 마이크가 아닙니다. 그냥 장식용 봉입니다.
- 불이 들어오고, 누르면 길게 뽑을 수 있습니다. 와아아. 그래서 이걸로 뭐하라는 걸까요. 그런 거 없어요. 이게 답니다. 맥락과 기능의 동반부재. 물론 마이크가 아닌 거 알고 구입한 거긴 한데, 그래도 뭔가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달아놨겠거니 했죠. 놀라울 정도로 아무 쓸모나 역할이 없습니다. 뭐, 멍텅구리 막대기 하나 달려있는 건 그렇다치고 마이크는? 아쉽게도 후집니다. 봉 옆에 아주 작은 구멍이 마이크인데, 주변 소음이 다 들어갑니다. 혼자 살면서 혼자 게임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저처럼 한 방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게임하는 입장에서는 아예 쓸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 반면 거치대 쪽은 쓸만했습니다. USB 허브 역할도 하면서 USB 사운드카드 역할도 합니다. USB 2.0 A타입 단자가 두 개, 3.5파이 출력 단자가 두 개, 3.5파이 입력(마이크) 단자가 하나 달려있습니다. 저는 이거 나름대로 유용하게 썼습니다만, 이미 깔끔한 PC환경을 구축해두신 분들께는 딱히 필요하지 않을 수 있겠죠. 그런 분들에게는 이케아 헤드셋 거치대 추천드립니다. (
링크 )
- 재구매 의사는 없습니다. 왜 그랬니 과거의 나…
[그럭저럭 편]
▶ 카스 디지털 온습도계 T023 // 8,620원
- 구입하면서 알았는데, 습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이런 제품들은 어차피 대략적인 습도만 표시해주는 모양이더군요.
- 이런 제품은 0.5~4만원 사이에 여러 제품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거 사보고 느낀 건 굳이 그 중에서 비싼 걸로 갈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 터무니없는 수치는 안 나오더라고요. 디자인 무난하게 마음에 듭니다.
▶ NVIDIA Shield Android TV Pro // 199.99달러
- 직구 단골상품 Nvidia 실드 프로입니다. 지포스 만드는 그 Nvidia에서 만든 셋탑박스입니다.
- 빠르고 편리합니다. 스펙적으로 셋탑박스 중 아마 최상급일 거예요. 패스스루니 뭐니 다 될 겁니다. 근데 활용하기에는 어느 정도 연구가 필요해서, 복잡한 거 싫은 분들에게는 일단 비추합니다.
- '안드로이드'와 '안드로이드 TV'는 다르죠.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TV'를 OS로 씁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용 앱과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특히 TV방송 유료플랫폼 앱들은 IPTV와의 계약 때문인지 선택지가 별로 없더군요. 플레이스토어는 기본으로 깔려있어서 쉽게 접속할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 TV용 앱이 아니면 검색도 안됩니다. 그나마 apk 파일 강제 설치하면 실행되는 것도 있고 어떤 건 안되고 그렇습니다. (저는 JTBC 앱 강제설치해서 유료결제 후 시청해봤는데 참아가며 쓸 정도는 되더군요.)
- 굳이 이 가격에 구입할 가치가 있는지는 조금 회의적이네요. 한국에서라면 LG U+ 셋톱박스를 쓰는 게 여러모로 좋지 않나 싶습니다. SKB나 KT와 달리 LG U+ 셋톱박스는 웬만한 안드로이드TV 앱은 순정 상태에서도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가령 mxplayer, dsvideo 같은 거 말이죠.
- 지포스 VGA가 장착된 PC로부터 게임을 실시간 스트리밍(즉 방에 위치한 PC의 게임을 거실의 TV화면으로 플레이 가능, 컨트롤러도 셋톱박스에 연결하면 사용 가능)하는 기능도 있는데, 스팀 게임 몇 가지로 가볍게 테스트해보니 되긴 되고 생각보다 딜레이도 적긴 한데, 화질이 신통찮더군요. 조만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다시 테스트해볼 예정입니다.
▶ PIKAPIKA 의자매트 체어매트 // 두 장 21,500원
- 의자 바퀴가 바닥재(강마루, 장판 등)을 상하지 않게 보호하는 매트입니다.
- 전부터 의자로 장판을 망친 일이 많았기 때문에 시험삼아 질러봤는데, 바닥보호 효과 자체는 괜찮더군요. 오염에도 강한 편이라 대충 방치해도 되는 게 좋아요.
- 다만 사이즈가 좀 애매하네요. 제가 구입한 건 900*1200mm인데 자주 의자바퀴가 매트 밖으로 나다닙니다. 다시 산다면 사이즈를 중시할 듯 싶습니다.
▶ 알파스캔 AOC 24B1 보더리스 IPS 시력보호 무결점 24형 // 125,690원
- 나중에 나올 '카멜마운트 PB-32 폴형 모니터 거치대'와 조합해서 식탁 쪽에 설치했습니다.
- 무난합니다. 가성비 괜찮네요. 상/좌/우의 베젤이 좁아서 보기에 예쁜데, 비슷한 가격대에 베젤이 더 좁은 제품도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제품명에 아예 '시력보호'가 들어가 있지만, 특별히 도움이 되는 건 못 느꼈습니다. 여러 제품을 써본 결과 시력보호를 따로 내세우지 않는 고급제품 > 시력보호를 내세운 중저가 제품 > 시력보호를 따로 내세우지 않는 중저가 제품 정도로 좋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쓰고 있는 모니터 중에서 눈이 가장 편했던 제품은 Dell u2410인데 이거야 한참 전에 단종된 물건이라 멀쩡한 물건 구하기도 어렵겠네요.
▶ 상일리베가구 컬렉터 3단 슬라이딩 만화책장 // 254,050원
- 공간 대비 상당히 많은 만화책을 수납할 수 있는 책장입니다. 사진은 제가 구입한 높이 193cm 제품인데, 높이 100cm 제품도 있습니다. 상품판매 페이지에 따르면 100cm 제품은 280권, 193cm 제품은 552권 수납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부 선반은 높이조절 가능합니다.
- 기능성 괜찮습니다. 만듦새는 뭐 가격대를 고려하면 충분히 괜찮지만 약간 아쉬움이 남네요. 바퀴 부분을 더 든든하게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 여담이지만 이 슬라이딩 만화책장에 가득 꽂고도 다른 책장을 한참 더 채우고 있는 만화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짐을 너무 방만하게 쌓아두며 사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집을 구매하면서 의식하게 된 게… 결국 안 쓰는 물건을 괜히 쌓아두는 공간조차 비용을 내가며 유지하는 거더라고요. 충분한 빈 공간이야말로 좋은 인테리어의 필수조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요.
▶ AfterShokz Aeropex 골전도이어셋 // 111.97달러
- 발매된 지는 좀 된 거 같긴 한데, 어쨌거나 골전도 이어폰 중에서는 가장 최신형이죠. 구입 당시에는 저 가격이면 꽤 핫딜이었는데 지금은 제품 가격 자체가 많이 내려온 거 같더군요. 다만 직구는 수리에 어려움이 있으니 국내정발 구입을 추천하시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압니다. (저는 아직 고장 없어서 괜찮네요.)
- 일단 청력보호 측면은 기대하지 마십시오. 언젠가부터 골전도이어폰 만드는 회사들도 청력보호 이야기 잘 안합니다. 공기를 매개로하나 뼈를 매개로하나 결국 고막을 진동시켜서 소리를 듣는 것이므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네요.
- 이 제품의 장점은 세 가지입니다. 귓구멍을 열어둔 상태로 음악 등을 들을 수 있다(자전거 탈 때 아주 좋습니다). 방수 잘된다. 통화품질이 좋다. 음질은 참고 들을만한 정도는 되지만 역시 본격적인 음향기기 중에서는 살짝 아쉬운데, 뜻밖에도 클래시컬 뮤직은 상당히 괜찮게 들립니다.
- 저는 나름대로 잘 활용하고 있어서 그럭저럭 등급입니다. 가격 고려하면, 딱 맞는 용도(자전거 등)가 있는 경우에 추천하고 그 외에는 그냥 다른 제품
에어팟 프로라든지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 형제모델로 완전방수되고 자체메모리 있어서 스마트폰 등과의 무선연결이 필요없는 xtrainerz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수영할 때 좋겠죠.
▶ 필립스 LED 18W 직관형 주광색 + 안정기 * 4 // 74,760원
- 이사온 집 화장실 조명이 긴 형광등으로 되어 있었는데, 형광등 하나 나간 김에 몽땅 LED로 교체하려고 구매했습니다.
- 작업해본 결과 DIY 난이도는 중하 정도로 봅니다. 사실 셀프인테리어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명 그 녀석은 우리 사천왕 중 최약체지… 같은 느낌이죠. 전기작업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만 있으면 어렵지 않습니다. 차단기 내려놓고 작업해야 한다든지, 전등을 포함한 가정용 전기는 극성이 없다든지, 대충 했다가는 빵빵 터지고 화르르 불나고 할 수 있다든지… (응?)
- 그럭저럭 좋습니다. 방보다 밝은 화장실이 처음에는 좀 낯설었지만 적응되니 좋더라고요. 더 저렴한 국산제품이 있었으면 좋았겠는데 구입 당시에는 못 찾았습니다.
▶ 이케아 호프발스(HOPPVALS) 벌집블라인드 // 80x115cm 제품 기준 29,900원
- 매장구매라서 가격이 기억나지 않네요.
- 얼핏 보면 종이나 부직포처럼 보이지만 플리에스테르 재질의 블라인드 제품입니다. 손으로 하단부를 쓱 올리거나 쓱 내리면 길이조절이 되는 제품이죠.
- 나쁘지 않네요. 북쪽 창문에 늘 쳐두고 있는데, 빛을 적절하게 가려줍니다. 특별히 고급스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촌스럽지도 않은 정도의, '그냥저냥 이케아'라고 표현하고 싶은 느낌이에요.
- 이케아 제품이 많이들 그렇듯, 조금만 더 저렴하면 기분 좋게 구매할 수 있을 거 같은 간질간질한 가격책정이 인상적입니다.
▶ 이케아 쿵스포르스(KUNGSFORS) 자석 칼걸이 // 56cm 제품, 20,000원
- 말 그대로 자석으로 된 칼걸이입니다. 아무래도 칼 꽂아서 보관하는 슬롯보다 위생적입니다.
- 자력은 충분히 강합니다. 불량품이 아닌 이상 자석에서 칼이 멋대로 떨어지는 건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 칼날이 날카롭게 드러나 있는 게 시각적으로 불안해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싱크 하부장 문 안쪽에 대각선으로 달아뒀습니다.
- 뭔가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여지가 많은 물건이라 생각합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간질간질한 가격책정이 인상적입니다. (2)
▶ 삼성 사운드바 HW-Q950R // 1,057,530원
- 지금쯤은 신제품이 나왔을 거 같네요. 아마 구매 당시에는 삼성 사운드바 제품 중 하이엔드급이었을 겁니다. 재고정리하는 느낌으로 잠깐 핫딜 뜨더라고요. 원래 앰프에 톨보이 등등 해서 5~9채널 홈씨어터를 구축해볼 생각도 있었는데 제품을 고를수록 아파트의 한계가 느껴져서 급선회했습니다.
- 일단 이 제품의 강점은 사운드바 본체, 후면 위성스피커, 우퍼가 모두 무선으로 자동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더없이 깔끔합니다. 전원 켜면 그냥 자동으로 연결되어서 불편 전혀 없고요. 하만카돈 사운드는 취향에 꼭 맞진 않은데 들을만해요. 음감용으로는 제 취향에서 꽤 멀었고(저는 젠하이저 같은 쪽을 좋아합니다), TV 쇼 종류는 제법 좋았고, 영화에는 아주 괜찮았습니다.
- 우퍼는 너무 강력합니다. 웬만한 아파트에서는 베이스 최소로 낮춰도 신경 쓰일 거 같네요. 바꿔말해 소음대책 제대로 되어 있는 곳에서 중볼륨 정도만 놓고 써도 소규모 영화관에 버금갈 정도로 울려줄 듯 싶습니다.
- 7.1.4채널의 서라운드 효과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는 개방되고 좁은 공간(부엌)에 임시설치해둬서인지 리어 위성 스피커의 음량이 약간 아쉬운 느낌인데, 아마 조만간 정위치 잡아서 다시 테스트해보면 '만족' 등급까지는 상향될 듯 싶습니다. 내년 연말에 후기 올려보겠습니다.
[만족 편]
▶ 애플 에어팟 프로 // 169달러
- 프로급 콩나물. 설명 필요 없죠? 사진도 생략합니다. 애플 안 좋아합니다만, 에어팟 프로는 친구가 술자리에서 잠깐 껴보라며 줬는데 쓰자마자 어머 이건 사야해 싶더군요. 에어팟, 에어팟2에 전혀 끌리지 않던 사람이 프로에는 흥미를 보였다, 그렇다면 범인은 ANC겠죠.
- 최근의 발견 : 코고는 소리는 완전히 캔슬링하지 못합니다…
▶ 삼성전자 파워모션 VC33M4141LR // 208,050원
- 기본적으로 LG선호인데,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받으려다보니 LG 유선청소기는 해당되는 제품이 없어서 이걸로 구입했습니다. 저는 청소기는 아직 유선 선호입니다. 무선 몇 개를 잠깐씩 써봤는데 힘도 아쉽고, 오래 쓰지 못할 거 같은 느낌도 오더라고요. (저는 가전제품을 살 때 가급적 10년쯤은 수리 없이 쓸 수 있기를 원합니다.)
- 다른 부분보다 소음이 적은 게 마음에 듭니다. 모터소리는 뭐 여느 청소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작은 정도입니다. 근데 층간소음 문제에서 지목되는 '청소기 소리'라는 건 '우우우우웅'이 아니라 '촤르르륵--- 드르르륵--'이잖아요? 다시 말해 대부분은 브러시를 밀 때의 소음, 그리고 끌려다니는 청소기의 바퀴 소리가 원인인 거죠. 이 제품은 브러시와 본체바퀴 소음이 아주 잘 억제되어 있습니다.
- 이사하면서 셀프인테리어를 하느라 시멘트가루나 톱밥 같은 걸 상당히 빨아들였는데, 2차 필터까지는 살짝 지저분해졌지만 3차필터는 아주 깨끗합니다. 먼지냄새 하나도 없어요. 잘 걸러준다는 이야기겠죠.
- 헌데 증정받은 침구브러시는 기능성을 전혀 모르겠더군요. 그냥 바닥용과 구분해서 쓰는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 삼성전자 SL-C483W 무선 레이저복합기 // 289,000원
- '가정용 + 컬러 + 레이저 + 복합기 + 무선 + 가능한 저렴'이라는 조건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브라더 레이저 프린터에 대한 신뢰가 있고 HP나 삼성은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보니 피하고 싶었는데, 저항해도 소용없는 시장상황이더군요.
- 일단 무선기능에 만족합니다. PC 또는 유선랜 단자 가까이에 설치해야만 한다는 조건이 없어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장점이에요. 매일 쓰는 물건은 아니면서 덩치는 크다보니 컴퓨터 주변 공간을 할애하기가 아까웠는데, 시원하게 창고로 쫓아내버렸습니다.
- 스마트폰과의 연결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하다가 뽑을 거 있으면 두세 번 터치로 출력 가능합니다.
- 딱 한 가지 문제만 없었으면 이 제품은 바로 아래 '만족' 등급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위 이미지와 아래 이미지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아래 이미지를 잘 보시면 제품하단에 위치한 용지공급함이 툭 튀어나와있습니다. 이 제품은 A4용지를 넣기 위해서는 무조건 용지함을 혀 내밀듯이 빼내야하더라고요. 위 이미지처럼 깔끔하게 둘 수가 없는 거죠. 기만당한 기분이었습니다…
▶ 원더스리빙 다이나킹 R9 로봇청소기 // 359,200원
- 전부터 궁금했던 품목이었기에 이사하면서 사봤습니다.
- 가벼운 청소는 잘 합니다. 소음도 뭐 그렇게 크지 않고, 꽤 복잡하게 생긴 공간도 제법 똘똘하게 청소해줍니다.
- 단점은 앱이 부실한 점이겠네요. 인식한 지도가 잘 저장되어야 점점 지능적으로 청소를 할텐데, 지도 저장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접근금지구역 설정 같은 건 해보지도 못했어요.
- 물걸레 청소 기능은 '뽀득뽀득'까지는 전혀 아니지만 먼지 위를 가볍게 훔쳐주는 정도는 해줍니다. 자취 오래한 입장에서는 이게 어디야 싶어요.
▶ 원더스리빙 쿡킹 WF700 에어프라이어
- 위 다이나킹(로봇청소기) 쓰면서 비교적 만족했기 때문에 에어프라이어도 같은 회사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 디자인 마음에 듭니다. 친구가 R2-D2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 6개월 이상 사용했는데 바스켓 (테프론)코팅 벗겨진 부분 없이 멀쩡합니다. 에어프라이어가 다 그렇듯 성능은 고만고만한 듯 싶습니다. 육면체 모양이라 용적이 큰 점, 비교적 설거지하기 편하게 되어 있는(분리 바스켓) 점에서 만족합니다.
▶ COX 게이트론 CK87 갈축 기계식 키보드 // 42,420원
- 특가 나와서 질렀고, 파란색을 좋아하고 원래도 우측 숫자패드는 아예 쓰지 않던 아내가 게임용으로 사용합니다. 만족한다네요.
- 사실 앱솔루트코리아(앱코, ABKO)는 제가 기피하는 업체 중 하나입니다. 예전에 사용해본 제품 대부분이 아주 실망스러웠기 때문이죠. 그래서 앱코의 하위 브랜드라 할 수 있는 COX의 이 제품도 반품 고려하며 구입했는데, 의외로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사용 7개월차인데 아직까지 말썽 없습니다.
▶ LG 모니터 27GL67P // 299,000원
- 20년 2월 초에 무슨 아이돌 체육대회인가 하는 프로그램 촬영하며 e스포츠용으로 잠깐 사용했던 제품이라면서 리퍼 취급으로 30대 정도 특가 판매했습니다. 근데 받아보니 사용흔적이 아예 없었습니다. 그냥 신품을 싸게 판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네요.
- IPS에 HDR에 1ms에 144Hz, G싱크 compatible. 틸트/엘리베이션/피벗 모두 가능한 받침대. 그리고 디자인. FHD에서는 딱히 아쉬울 거 없는 스펙이고 실사용하며 만족했습니다만, 요즘 시장에서 FHD를 이 제품의 정가에 사는 건 좀 아까운 느낌도 들고 그렇습니다.
- 다만 VESA홀 구멍이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가있어서 일부 모니터암은 장착하기 어려울 수 있는 건 단점이네요. F80A는 장착불가였습니다.
▶ 아디다스 알파바운스 FZ0388 화이트 // 약 28,000원
▶ 아디다스 알파바운스 FZ0387 블랙 // 약 27,000원
- 쿠션 좋은 착화감 나쁘지 않습니다. 제품의 발볼 넓이가 표준정도라서, 발볼 넓은 분은 사이즈 하나 이상 넉넉하게 가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젖으면 엄청난 냄새가 나고 말려도 빠지지 않는다는 후기를 본 적 있는데, 비 온 뒤 살짝 젖은 길을 걷는 정도로는 별 문제 없더군요.
- 두 색상 모두 괜찮긴 한데 오래보니 '검은 바탕 하얀 로고'가 조금 더 예뻐보이더군요.
▶ 블랙야크 L브라키3 벤치 다운 // 82,500원
- 역시즌이라고 하나요? 9월 초에 뜬금없이 특가로 나와서 구입했습니다.
- 충전재1은 솜털80 깃털20, 충전재2는 폴리에스터 95, 야크로 5라고 되어 있네요. 근데 저는 저게 뭔지 잘 모릅니다. 입는 사람 말로는 무겁지 않고, 따뜻하고 포근하며, 요즘 날씨에 밖을 걸어다녀도 안 춥다고 합니다. 만족.
▶ 매직캔 히포 21L // 45,800원, 34,350원
- 주방 쓰레기통으로 여러 제품을 살핀 끝에 구매했습니다. 정면 로고 MAGIKAN은 볼 때마다 마기칸으로 읽혀요.
- 구매 전에는 '쓰레기통 따위가 4.5만원이라니 용납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는데, 사용 후 제품 자체에 대한 만족감은 꽤 괜찮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중뚜껑이 냄새가 빠져나오는 것을 잘 막아줍니다. 제가 악취에 예민한 편인데 이거 쓴 이후로 편안하네요.
- 기존 매직캔의 단점을 꼽자면
1) 자료사진 참고 : 페달로 외부뚜껑을 연 상태에서 내부뚜껑을 한 번 더 열어야 한다. (깨끗한 쓰레기라면 쓰레기로 내부뚜껑을 밀면서 넣으면 되지만, 지저분한 쓰레기인 경우 손을 따로 써야하죠)
2) 내부뚜껑이 좁아서 큰 쓰레기 넣기 번거롭다.
3) 리필봉투가 비교적 비싸다.
정도인데, 3번은 모르겠고 1번과 2번은 히포라는 모델에서 해결되어 있습니다. 페달 밟으면 내외부 뚜껑이 같이 열리며, 입구도 이전 제품보다 넓습니다.
- '세이지'라는 색상은 실물도 제법 괜찮게 뽑혔습니다.
- 쓰다가 마음에 들어서 핫딜 나왔을 때 하나 더 구입했습니다. 제가 지켜보기로 11번가 쇼킹딜에 나오면 그나마 저렴해지는 듯합니다. 3만원대 기준으로 만족 등급이고, 만약 2만원대 초중 정도면 대만족 등급에 들어갔을 듯합니다.
그러면 업체가 불만족
▶ LG전자 전자레인지 MW23CD 23L 실버 // 140,540원
- 전에는 전자레인지 기능이 있는 복합오븐을 썼는데, 바닥회전이 안되다보니 음식이 골고루 익지 않는 불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입.
- 깔끔한 블랙 색상과 절제된 디자인, 마음에 듭니다.
- 겉크기에 비해 내부 면적이 넓습니다. 이게 제가 만족하는 중요 포인트인데요, 전자레인지 내부 조리실은 리터 즉 용적으로 표기하는데, 이거 함정입니다. 쓸데없이 높이만 높거나 가로세로 중 한쪽이 짧은 직육면체 형태라면 결국 집어넣을 수 있는 물건의 크기가 제한되니까요. 따라서 전자레인지 구입 시에는 조리실의 가로*세로*높이를 유심히 보고 구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제품은 실질적으로 넣을 수 있는 물건의 크기가 동일용적(23L급) 제품 중에서는 최대일 거라 추측합니다. 문 부분까지 알뜰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 인공지능이니 자동조리 메뉴니 하는 건 역시 별 의미가 없다고 느낍니다. 즉석밥을 제품에 표시된대로 하나 데우고, 전자레인지의 자동조리 중 즉석밥 메뉴로 데워서 테스트해봤는데 의미없는 수준의 미묘한 차이밖에 느낄 수 없었습니다.
▶ LG전자 트롬 스팀건조기 RH16WS // 1,577,760원
- 옥션에서 결제한지 이틀만에 설치 왔습니다.
- 세탁기가 가사의 혁명이라면 건조기는 혁명 이후 헌법의 제정과 신정부의 수립에 비견할만한 거룩하고 아름다운… 음 아무튼 건조기 좋습니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건조된 세탁물을 손수 개고 옷장에 넣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니까 '세탁기에서 탈수된 빨래를 꺼내 건조대로 가져가고 하나씩 탈탈 털어 넌다'라는 과정만 생략해주는 물건이긴 한데, 그것만으로도 참 좋아요. 옷이나 수건 등의 먼지가 줄어든 것도 좋습니다.
- 에어프라이어와 마찬가지로 사용할 용적용량에 딱 맞게 사는 것보다 한두 급 넉넉하게 고르는 게 내구도면에서든 전력소모면에서든 낫습니다. 2인가구라고 이불빨래 안하는 건 아니고, 큰 건조기에 적은 양을 넣으면 더 빨리 건조되니까 크게 낭비도 아니에요.
- 한때 문제가 되었던 LG 건조기 결함(콘덴서 먼지 문제)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인 듯합니다. 아무 불편 없네요.
- 제품 자체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작성완료 직전까지도 이 제품은 '대만족' 등급에 있었을 정도로요. 근데 (이건 개인적인 금전감각에 관한 부분이라 다른 분들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는 말일 수도 있는데) 과연 이게 이 가격까지 해야 하는 물건인가 하는 느낌이 살짝 있습니다. 16kg 건조기 언더100 시대가 어서 오면 좋겠어요.
▶ 일루일루 코모드i 올인원 책상형 벙커침대 // 302,100원
- 제가 고른 제품이 아니라서 구매기록 찾다가 '이런 이름이었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90년대 마법소녀 주문 같네요.
- 아내가 기숙사 시절의 추억이 있어서인지 2층침대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내 방에 하나 두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좀 약해보였는데, 조립해보니 충분히 튼튼합니다. 100kg 넘는 제가 올라가도, 올라갈 때는 살짝 흔들리지만 누우면 불안한 느낌이 별로 없더군요.
- 벙커침대 알아보면서 알게 된 점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벙커침대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설치할 방의 높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예쁘고 튼튼해도 위에 사람이 드나들 여유가 없으면 의미없고, 반대로 윗공간이 남는데 낮은 제품을 고르면 책상 공간을 손해봅니다. 둘은 침대(매트리스) 사이즈가 제품마다 제각각이더라는 점입니다. 일반침대에 비하면 규격통일이 덜 되어 있어요. 저희는 기본제공 매트리스 위에 템퍼페딕 올려놓고 쓰는데, Twin XL 사이즈가 좌우로 약간 남아서 살짝 찌그러트려 쓰고 있습니다.
▶ 카멜마운트 PB-32 폴형 모니터 거치대 // 14,400원
- 주방 쪽 봉(기둥)에 모니터를 설치하기 위해 구입했습니다. 길게 설명할 게 없네요. 카멜마운트답게 든든하고 틸팅, 피벗 모두 원활합니다. 이런 제품을 만원 대에 살 수 있는 게 참 좋습니다.
▶GALAX 지포스 RTX 3070 SG D6 8GB // 713,000원
- 저는 VGA를 살 때 나름의 방식이 있습니다. '벤치마킹을 통해 "이번 세대의 성능향상폭은 충분히 크다"라는 증명이 끝난 신세대 제품을 출시일로부터 1~2주 후쯤 거품 살짝 빠지고 특가 나오는 타이밍에 구매'입니다. VGA는 흔히 갖고 있는 인상('조금 기다렸다가 가격 좀 떨어지면 사야지')과 달리 출시초 가격이 한 번 정리되면 오래오래오래 유지되는 편이라고 생각하기에, 빨리 사서 즐기는 게 이득인 품목이라 보는 것입니다. 1060 6GB(당시에는 6GB라는 이름표도 없었지만)도 같은 방식으로 좋은 가격에 구입해서 코인열풍이 어쩌고 하는 거 신경도 안 쓰고 편안하게 잘 썼죠. 이번 3070도 그렇게 구매했습니다.
- 사실 GALAX라는 업체를 싫어하는 편이었습니다. '개간지' 같은 표현을 공식제품명에 쓰는 게 굉장히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누군가에게는 마음에 드는 이름일 수 있듯 저처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죠. 다행히 이번 세대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 거 같아서 구매후보 중 하나로 넣었고 벤치마크 데이터나 가격조건 등을 봤을 때 합리적인 듯하여 선택했습니다. 원래도 품질로 욕 먹은 적 없는 회사라 그런지 제품은 나쁘지 않은 듯 싶어요. 동봉된 추가팬이나 VGA 지지대도 쓸만합니다.
- '제품명에 OC가 없다 = 오버클럭이 안되어 있다'라서 성능이 꽤 떨어질 것 같지만, 벤치마크 결과로는 타 제품과 큰 차이 없더군요. 어차피 유저 오버클럭 가능하니 아쉬우면 셀프로 하면 되겠습니다.
- 대만족 등급이 아닌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Riva TNT 2…까지는 아니더라도 9800GT 쓰던 시절이 아직 생생한 입장에서 갈수록 배째라며 높아지는 중급라인의 가격, 그리고 제가 아직 FHD 환경이라 (뭐든 풀옵션 돌릴 수 있는 거까진 좋은데) 그 너머의 가치를 못 봤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의 진가는 제게 아직 미지수인 거죠. 4K 디스플레이를 하나 주문해둔 상황이니 곧 너머를 보게 될 거 같긴 합니다.
▶ 덕진앤 진동방지 패드 // 4개 9,800원
- 스피커(우퍼)나 기타 진동 있는 전자제품 아래를 받쳐서 소음을 줄이기 위한 패드입니다. 방음재가 아니라 진동을 잡아주는 용도죠. 사이즈는 160*160mm, 두께 25mm입니다.
- 회색 부분은 고경도 EVA로 딱딱하며, 검은색 부분은 고탄력 EVA 폼으로 탄성이 있습니다. 검은 면을 아래로 놓고 회색 면 위에 제품을 놓고 사용하면 됩니다.
- 가격은 저렴한데 효과는 아주 좋습니다. 외장하드, 플스4프로, 우퍼 등에 쓰고 있습니다. 그간 얇은 골판지 여러 겹, 두꺼운 골판지 한 겹, 스티로폼, 스펀지 등을 써보고 이젠 자석 공중부양 스파이크 같은 것까지 써보려던 참이었는데 이 제품 통해서 편안해졌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니 조만간 더 사서 여기저기 써보려고요.
- 단점은 윗면의 회색입니다. 인테리어적인 조화를 이루기가 어렵네요. 검은색으로 나오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사실 이런 물건처럼 낯설고 저렴하며 덜 알려졌지만 성능발군인 제품이야말로 제 지름결산 취지에 맞는 제품인데, 아슬아슬하게 대만족에 미치지 못해 아쉽습니다.
[대만족 편]
▶ F80A 모니터암 // 14,000~16,000원
- 모니터암입니다. 튼튼하고 기본에 충실합니다. 더 좋은 제품, 더 고급 제품은 당연히 있습니다만, 가성비 면에서는 최고라 생각합니다. 저는 4개째 쓰고 있습니다.
- VESA홀 100과 75를 기본 지원하고 그보다 간격 넓은 홀을 위한 액세서리도 별매로 있을 겁니다. 몸체 좌우 회전, 헤드 좌우 회전, 헤드 틸팅, 헤드 피봇 다 가능합니다. 책상공간 넓어지고, 필요할 때 모니터 옆으로 돌리거나 위로 올려놓기 좋고, 세로화면이 편할 타이밍에는 바로 피봇해서 씁니다. 세로직캠을 가로로 보기 답답하셨나요? 이제 피봇하세요!
- 8kg을 초과하는 무겁고 큰 모니터를 쓰신다면 F100A라는 형제모델도 있을 겁니다. 저는 6.5kg짜리 모니터도 F80A에 달아서 쓰는데 처음 장력조절에 손이 가긴 했지만 설치한 후로는 편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 G9에서 매주 화요일 23시에 24시 사이 '나이트파티' 쿠폰 받아서 앱으로 구입하면 비교적 저렴합니다.
▶ Logitech G935 무선 게이밍 헤드셋 // 118달러?
- 국내에는 G933s로 발매되어 있고 북미 등에는 G935로 발매되어 있는, 로지텍 브랜드 헤드셋 중에서는 상위 제품입니다.
- 저는 아내 및 친구들과 디스코드로 대화하면서 게임하는 시간이 많은데, 그간 저렴한 유선 헤드폰들 여럿 쓰면서 스트레스를 꽤 받았기 때문에 이제 스트레스 종결내려고 괜찮은 걸로 넘어왔습니다.
- 만족합니다. 소두도 대두도 안경 쓴 사람도 모두 편안해하는 착용감, 무선의 편리함, 마이크 성능, DTS 좋고, 음질도 게임이나 영상용으로는 충분하고, 배터리도 쓸만하고. 저는 단점을 모르겠어요.
- 아, 굳이 단점 하나를 꼽자면, 머리를 조여주지 않고 가볍게 얹혀있는 느낌(그래서 오래 써도 편안함)인데, 그러다보니 의자에서 고개를 뒤로 완전히 젖히거나 하면 맥없이 헤드셋이 추락해버린다는 정도? 근데 그런 자세를 취해도 머리를 물고 있을 정도면 장시간 착용감이 좋기 힘들 거 같아서 저는 큰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 금호타이어 크루젠 KL33 // 네 짝에 430,560원 (현장 추가지불 약간 있었음)
- SUV용 타이어입니다. 인터넷에서 구입하고 연계된 현장업체(주로 SK스피드메이트 쪽이 많았습니다)에서 수령하고 장착했습니다.
- 차 자체는 차음도 잘되고 조용한 편인데 고속도로 올라가면 노면소음이 너무 커지고, 마일리지가 쌓일수록 급코너에서 언더스티어가 나다보니 가끔 사고위험을 겪고, 폭우 속 고속도로에서 수막작용으로 인해 기름처럼 물 위를 떠서 가는 듯한 휘청임을 몇 번씩 느끼면서 타이어를 바꾸기로 했네요.
- 우선 메이커 선정. 이륜차를 타던 경험에 비추어 미쉐린 등은 일찌감치 제외했습니다. 후보는 한국, 금호, 넥센. 주변 차 좋아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더니 넥센 추천은 적었고 금호가 한국보다 근소우위로 호평이었습니다. 금호타이어의 SUV용 고급라인에는 크루젠 HP91, 크루젠 HP71 정도가 있더군요. HP91은 성능은 좋지만 마일리지가 짧다는 의견이 많아서 (앞서 미쉐린 등을 제외한 이유와 같이) 제 구매취향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HP71로 결정하고 주문했더니 마침 재고가 없다고 이틀 정도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다른 제품은 없냐고 물으니 KL33이라면 바로 보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잠시 검색해보니 HP71 바로 아래 급인데, 양쪽 모두 써봤다는 사람 말로는 수치적으로 HP71이 미세 우위지만 체감차이는 없고 오히려 KL33이 훨씬 오래가고 마일리지 누적에 따른 성능변화도 적었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좋아! 를 외치며 주문했습니다.
- 차를 찾아서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살짝 올라가보고 놀랐습니다. 노면소음이 확 줄어서요. 노면소음이 줄어드니까 그간 의식하기 어려웠던 다른 소음(엔진부 소리라든지)이 선명하게 들릴 정도였습니다. 퇴근 길에 무조건 지나가는, 제가 항상 60km/h로 도는 급회전 구간이 있는데, 기존 타이어는 마일리지가 상당히 남아있을 때도 항상 기이이이익-하며 가벼운 슬라이드가 생겼던 반면, 새 타이어는 65km/h로 돌아도 스티키한 느낌으로 싸-악 돌아주더군요. 이후 비, 눈, 빙판길을 겪으면서도 확연한 안정감 차이를 느꼈습니다.
-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합니다. 아마 더 비싸고 좋은 타이어는 많겠지만, 지름이라는 건 일종의 경제게임이잖아요. 품질이 각각 7, 8, 9인 제품이 있다면 7에서 8은 5천원 차이인데 8에서 9는 5만원 차이고 거기서 9.1은 열 배의 차이가 나고 하는 게 시장이고요. 거기서 저는 '아 됐고 그냥 여기서 제일 비싼 거 주세요'하는 구매방식보다, 가격/품질/내구 삼박자가 두루 맞는 구매방식에 즐거움을 느낍니다. 3루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닌 이유도 있지만, 원래 성격 자체가 쉬운 거엔 흥미 안 갖는 게 있어요.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이 타이어가 저의 지름 of the year입니다.
[2년차 후기 편]
여기서부터는 2019 지름결산에 언급된 물건들을 1년 이상 사용하고 덧붙이는 내용입니다.
▶ 커클랜드 와일드플라워 꿀 2.27kg * 2
- 19년 11월 구매 / 38,310원, 무료배송 / G마켓
- 아직 한 통하고도 반이 남아있습니다.
▶ Corsair Gaming STRAFE Mechanical Gaming Keyboard - Cherry MX Red
- 19년 1월 구매 / 49.74$ + 한국까지 무료배송 / newegg
- 지금 이 글을 이 키보드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팩토리 리퍼라서 혹시 빨리 고장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2년 채워서 사용한 지금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 Biofreeze Pain Relief Roll-On, 3 oz
- 19년 4월 구매 / 총 4개 합쳐서 19.6$ / Amazon(US)
- 2020년에 자잘한 부상이 많아서 여러 번 썼는데, 다른 파스보다 오히려 효능이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차라리 편의성에 포인트가 있는 제품인 거 같기도 해요.
▶ Purple Royal Seat Cushion
- 19년 7월 구매 / 79.99$ / Amazon(US)
- 1년 넘었지만 짱짱합니다. 엉덩이는 편해요. 다만 전에도 쓴 것처럼, 등받이와의 높이가 안 맞게 되면서 등과 허리에 부담이 갑니다.
- 허리부터 그 아래가 피곤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쓰고, 허리부터 그 위가 피곤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안 쓰고 있습니다.
▶ Libratone Zipp
- 19년 8월 구매 / 99$ + 배송대행지에서 한국까지 오는 배송료 16.20$ / Amazon(US)
- 생각해보니 이 제품, 최근에는 잘 안 켜고 있습니다. 음질은 여전히 괜찮아요. 근데 연결성이 불편해서 손이 덜 갑니다. 2019 지름결산에 적은 문제도 여전히 있지만, USB메모리나 AUX로 뭔가를 재생하고 있다가도 휴대전화의 블루투스가 켜져있으면 뜬금없이 연결이 바뀌는 문제도 있습니다. 말을 잘 안 들어요. 그래서 그냥 스마트폰 자체 스피커를 쓰거나 이어폰을 쓰거나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다가 요즘은 전원조차 뽑아놓고 있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나 앱 업데이트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법한 문제인데 별로 의지가 없나봅니다.
▶ Microsoft Sculpt Ergo Mouse
- 19년 3월 구매 / 약 20$ / Amazon(US)
- 고장났습니다. 클릭이 됐다 말았다 하다가 가끔 멋대로 더블클릭도 하고 그랬어요. 겨우 1년 썼는데 말이죠. 아, 이츠 형, 하드웨어 명가 마소가 왜 이래! 한국MS에 연락했더니 수리부품 없다고 그냥 새 거 보내주겠다고, 근데 자기네 재고가 없다며 좀 걸릴 거라고 하더군요. 새 걸 보내준다는데 며칠 정도야 기다릴 수 있죠. 근데 웬걸. 배송까지 넉 달 반이 걸렸습니다. 따로 재촉이나 항의 같은 건 안했는데(석달째에 딱 한 번, 혹시 접수가 누락된 거 아닌지 전화로 문의한 게 전부) 요즘 세상에 넉 달 반이나 걸리는 물건이 있구나 싶어서 괜히 웃겼습니다.
▶ 샤오미 손세정기 2세대
- 19년 9월 구매 / 12,890원, 무료배송 / 인터파크
- 고장이 잘 난다는 평이 많은데, 저는 두 대 모두 건재합니다. 물에 젖지 않게 하는 관리해서가 아닐까 싶네요. 애초에 방수되는 제품이 아닌데 물 뿌려서 청소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 모양이더라고요.
- 집들이 선물로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받는 분들도 좋아하시더군요.
▶ QCY T1 블루투스 이어폰
- 19년 7월 구매 / 17,900원 / 티몬
- 이 친구도 건재합니다.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할 때도 썼는데 고장 안 나더군요.
끝. 유용한 정보공유 댓글 환영합니다. 그럼 2021년 지름결산 때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