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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02 19:28:35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193869586
Subject [일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후기

애런 소킨 특유의 대사 미학이 살아있는 영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속도감 있게 몰아치는 대사와 편집의 힘은 확실하게 이 영화의 기반이 튼튼한 대사와 각본의 힘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줍니다. 영화의 내용은 베트남 전쟁 당시에 발생했던 시위에 관련된 7명의 재판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상에서 주축이 된다고 얘기할 수 있는 캐릭터는 둘 일텐데요. 톰 헤이든과 애비 호프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캐릭터의 대립, 그리고 타협을 중심축으로 하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영화가 그렇게 길지 않은 약 130분 간의 러닝타임 동안 밀도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130분 동안 과거의 사건, 현재의 법정과 더불어 중간 중간 끼어드는 서술자의 이야기들, 정치적인 이야기 등등 그 모든 것들을 하나로 뭉쳐서 130분이라는 러닝타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이 이야기가 무엇에 근원하는 지에 대해 되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마무리짓죠. 멋진 마무리입니다.

짧은 출연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인 마이클 키튼, 밉살스러운 캐릭터를 표현한 프랭크 란젤라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뽑으라면 영화의 등장 인물들이, 그리고 영화 상으로 그려지는 반전과 평화 무브먼트가 결국 어떠한 결말로 결착지어졌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 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들과 사회가 어떠한 방식으로 변했는지 따지자면 영화 외적인 태클이기에 정당한 비판은 아니겠네요.

그런 비판을 제외하자면 영화는 굉장히 탄탄한 이야기를 솜씨있게 풀어나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애론 소킨의 첫 작품은 놓쳤었는데 두번째 연출작임을 생각해도 굉장히 단단하고 솜씨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갑니다. 생각해보면 쉬운 영화는 아니었을 것 같거든요. 각기 다른 그룹의 7명과 엄밀히 따지자면 재판 두 건, 그리고 이야기의 시간대는 꾸준히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꽤 복잡한 플롯을 잘 조율해 나가는 느낌입니다.

몰입도와 더불어 단단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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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라 펠릭스
21/01/02 19:48
수정 아이콘
저도 최근에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중에 하나입니다.

관련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보는게 이런 영화를 보는데 진짜 도움이 되더군요.

나오는건 인물들이 대사하는 거 밖에 없는데도 왠지 스릴과 박진감이 넘칩니다.

마지막 반전도 훌륭했구요(사전 지식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복선 보면서 뭔가 삘이 오긴 했는데.

소킨은 그냥 연애물만 안하면 될 듯.
aDayInTheLife
21/01/02 19:50
수정 아이콘
시대에 걸맞게 집에서 넷플릭스로 봤는데도 몰입감이 상당하더라고요. 영화적 재미도 훌륭하구요. 극장에서 봤어도 좋았겠다 싶긴 하더라고요.
소킨의 연애물은 기대가 될듯 안될듯 그러네요. 크크
21/01/13 12:11
수정 아이콘
혹시 마지막 반전이라 함은 피고인 최후진술을 말씀하시는건가요?
ridewitme
21/01/02 20:17
수정 아이콘
저는 엔딩 너무 별로였음. 저도 아론소킨 팬이어서 봤는데 엔딩 전까지는 좋았어요. 너무 교조적이긴 하지만 아론소킨 팬들은 그 교조적인 맛에 보는거니까... 오프닝 시퀀스 연출이랑 집회 행진 연출 아주 훌륭해서 기억 납니다.
aDayInTheLife
21/01/02 20:18
수정 아이콘
개인차야 있지 않겠습니까. 크크 아론 소킨은 때때로 관객을 몰아붙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대사가 많고 가르치는 느낌이긴 하죠. 집회 행진와 고조되는 분위기를 잘 연출한 것 같다는 생각은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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