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01/19 20:31
환자 입장에서 나는 그저 의사에게 one of them일거라 생각했는데
의사분들은 환자를 통해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인생을 경험하기도 하겠군요.. 기억이 떠나가는 것도 축복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1/01/20 09:3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언급해 주신 안도현 님 시 '스며드는 것' 과 함께 최두석의 시 '성에꽃' 의 감정이 함께 녹아 있는 내용이네요. 성에꽃-최두석 새벽 시내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어제 이 버스를 탔던 처녀 총각 아이 어른 미용사 외판원 파출부 실업자의 입김과 숨결이 간밤에 은밀히 만나 피워 낸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 나는 무슨 전람회에 온 듯 자리를 옮겨 다니며 보고 다시 꽃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 낸 정열의 숨결이던가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고 본다 덜컹거리는 창에 어리는 푸석한 얼굴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
21/01/20 10:28
환자가 아니라 환자로 온 '인간'을 만나셨네요. 우린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지만 그들을 삶의 깊이를 지닌 인간으로 만나는 것은 참 드문 경험이지요. 인간이 인간을 만나기 어려운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우리 모두 외롭게 살고 있네요. 간장게장 속의 꽃게들처럼 사그러들면서.
21/01/20 16:34
부모님조차, 아빠 엄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 경험하기가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일상이라는 것이 진부해보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우리 삶은 그 일상만으로도 충분히 바쁘니 또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