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의 주제는 단순합니다. 삶이란 무엇인가. 쉽지만 어려운 질문이죠. 이 난감한 질문을 어떻게 애니메이션의 틀 안에 소화해내느냐가 저는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저는 픽사 영화를 참 좋아하거든요. 이 난감한 질문에 있어서 픽사의 대답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의 모습을 따라가면서 삶을 시작하는 단계를 보여줍니다. 특정한 성격을 타고 나서 태어나기도 하고, 어떤 경험이 사람을 영영 바꿔놓기도 하죠. 그런 점에서 영화는 일종의 임사체험이자 반대로 탄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인격이라는 게 형성되는 과정을 꽤 성실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감정과 기억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돋보이던 인사이드 아웃이 떠오르는 지점이 있어요.
영화의 서사는 어쩌다 영혼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자신의 몸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과 22번 영혼에게 마지막 '불꽃'을 전달하기 위한 두 가지 서사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재밌는 점은 문제의 해결이 두번의 깨달음으로 이뤄져 있다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첫번째는 나의 삶의 목적을 내세운 해결, 두번째는 그걸 뛰어넘어서 삶을 그 자체로 긍정하는 해결로 넘어가는 부분으로 각각의 서사가 진행됩니다. 이 두개의 결론은 따지고보면 상반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매끄러운 스토리텔링과 따뜻한 서사의 힘으로 극복해 냅니다.
몇가지 결점이 없는 영화는 아니에요. 일단 기본적으로 타겟층이 저연령층보다는 비교적 높은 청소년이거나 그에 근접한 나이대부터가 타겟에 가깝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그 후로 잘 되었답니다.라는 결말대신 다른 결말은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그와는 별개로 최근 몇년 동안의 픽사 영화 중에서 제일 만족하면서 본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최근 몇년에 인사이드 아웃까지 포함해서도요.
너무나도 가슴 따뜻해지고 훈훈한 영화, <소울>이었습니다.
p.s. 배경이 뉴욕인데 여행가고 싶어지는 영화더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