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파, 열혈을 뜻하는 일본식 표현이죠. 경파물은 학원물에 속하는 장르인데 학원폭력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학원폭력물이라하니 뭔가 부정적인 이미지라 어감이 좋지 않네요. 만화를 고깝게 보는 사회단체에선 만화나 애니를 공격하는 주요 수단으로 이 경파물 작품들을 지목하곤 합니다. 봐라, 얼마나 폭력적이냐, 공부하기 바쁜 청소년들의 정서에 해롭다, 고로 만화는 해악이다! 이런 논리지요. 창작물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데에서만 그칠 뿐 현실과 가상을 분명히 구분하도록 가르쳐 주는 건 어른들의 몫이겠지요. 아침 막장드라마 본다고 불륜을 하고, 공포물을 본다고 살인을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자기들만의 잣대를 들이댄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 글 서두부터 좀 옆으로 새려고 하는 군요. 너무 진지해져서 죄송합니다 크크. 경파물은 90년대에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장르인데 요즘은 연재되는 작품이 거의 없죠. GTO로 대표되는 경파물이 8,90년대를 풍미하고 장르 수명이 끝난 로봇물처럼 사라져가는 장르라고 생각하니 좀 서글픕니다. 이게 보면 참 재밌는 만화인데 요즘 세대들의 감각에는 너무 올드해서일까요? 아무튼 이번은 시작부터 말이 길군요. 우선 GTO 노래 부터 들어봅시다.
상남2인조 드라마 오프닝
GTO op1 Driver's High
Driver's High 풀버전
GTO op2 혼자만의 밤 ヒトリノ夜
GTO ed1 Last Piece
GTO ed2 물방울 しずく
학교는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터전인 동시에 사회경험을 해보는 첫 계단이기도 합니다.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추억도 있던 반면 폭력과 따돌림으로 얼룩진 부조리도 있는 사회의 축소판이죠.
80, 90년대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아직 사회의식이 성숙되지 않아서 야성이 남아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선생들이 체벌을 당연시 했었고, 일진이라 불리는 양아치들은 학우들을 빵셔틀 취급하고 폭력과 돈 갈취를 일삼았죠. 심지어 본드와 신나를 불며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폭주족 행위도 벌였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체벌도 금지되고 학교폭력 사건도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이따금 학교 내에서 따돌림 사건이 뉴스에서 나오는 걸 보면 연령 고하를 불문하고 사람이 모이는 장소엔 늘상 부조리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후지사와 토오루의 만화 GTO는 학창시절 때 어두운 부분을 겪었던 사람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통쾌한 작품입니다. 설령 학생 때 안좋았던 경험이 없더라도 작중 내에 부조리에 시달리거나 나쁜 환경때문에 삐뚫어진 등장인물을 통해 감정이입을 하고, 부조리한 모든 것들을 주먹 하나로 타파하는 주인공 오니즈카 에이키치의 경파한 언행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죠.
오니즈카는 훌륭한 인물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얼빵하고 엉큼하며, 속물적인 참된 교육자의 모습과는 한참 동떨어진 인물이죠. 그러나 우리의 오니즈카 선생은 폭력과 범죄에 노출된 학생들의 아우성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단순무식하지만 명쾌하게, 법과 제도는 도와주지 않은 어두운 현실에서 한 줄기 빛을 선사하죠. 강자의 폭거에서 약자를 돕고, 자기 한 몸 다치는 걸 아랑곳 하지 않고 거침없이 위험에 뛰어드는 오니즈카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잊고 있던 한 가지 가치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죠. 이른바 의협. 고대부터 동양에서 중요한 미덕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 이 의협심이 제목처럼 오니즈카 에이키치를 위대한 선생님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GTO 본편은 준수하게 마무리 되었으나, 문제발생 - 학생들의 도움 요청 - 오니즈카가 해결이란 원패턴 스토리로 구성된 작품이라 후속작을 만들기엔 적합하지 않았죠. 작가 후지사와 토오루는 GTO 이후 내는 작품마다 족족 죽을 쑤고 다시 GTO 외전 GTO SHONAN 14DAYS란 만화를 연재했지만 반응은 전작처럼 좋진 않았죠. 로봇물처럼 경파물도 사장되는 장르이고 GTO만한 명작도 안나오는 상황이라 그런지 가끔은 영길이의 상남자스러운 모습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드라마 ost 남자의 훈장 男の勲章
건방진 천사 op1 Grand blue
건방진 천사 op2 Sun rise train
건방진 천사 ed1 Whenever I think of you
건방진 천사 ed2 It's for you
니시모리 히로유키는 코믹한 학원 경파물을 주로 그리는 작가죠. 개그 코드도 그렇고 캐릭터 컨셉도 그렇고 참 주관이 뚜렷한 작가입니다. 오늘부터 우리는은 범생이였던 두 주인공이 헤어스타일을 금발과 빗자루 머리로 바꾸고 양아치로 화려하게 데뷔하는 스쿨 라이프를 그린 만화인데, 이 만화 상당히 웃깁니다. 작가의 개그 센스가 물이 올라서 보다 보면 배를 부여잡고 끅끅 거리고 웃기 일쑤이죠.
개인적으론 상범이(이마이 카스토시)가 우물인가 폐건물에 갇혀 굶주린 끝에 한승태(미츠하시 타카시)의 사악한 꼬드김에 넘어가 구두를 씹어 먹는 장면이 진짜 웃겼던 기억이 납니다. 얼빵한 멀대 상범이가 가장 맘에 드는 캐릭이었죠. 멍청해서 그렇지 생긴것도 훈남이고 김보성 형님 뺨치는 의리남입니다. 애니 ova가 만들어지긴 했는데 단편 이었던 것 같고 작품 인기나 재미에 비해 애니로 안만들어진 작품이었죠. 나중에 드라마로 실사화 되긴 했는데 좀 적절히 요즘 감각으로 각색을 하지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원작에 맞춰야 했나 싶습니다. 일본 만화를 좋아하지만 원작을 손톱만큼도 변경 할 수없다는 경직된 사고는 도무지 이해되지가 않아요.
건방진 천사는 애니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전작보다 히로인의 비중과 로맨스를 더욱 강화해서 팬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죠. 정신은 남자에 몸은 여자인 TS물 떡밥도 제공해서 더욱 흥미 진진했습니다. 호조 츠카사의 패밀리 컴포처럼 결말 부분까지 그래서 얘가 남자야 여자야? 하는 궁금증 때문에 계속 읽게되는 흡입력이 있었죠. 원작 만화만 보고 애니는 못봤었는데 투니버스에서 방영도 해줬더군요. 번안곡이고 노래 퀄리티도 훌륭해서 한국판 노래로 올리려 했는데, 음질 좋은게 1기 오프닝 엔딩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일본판과 한국판 노래를 섞어서 올려봅니다.
고쿠센 op 진실된 말 本当の言葉
고쿠센 ed 자신만의 길 おのれ道
고쿠센은 여성판 GTO라고 할 수 잇는 작품이죠. 스토리 얼개도 대충 비슷합니다. 유명 야쿠자 집안 아가씨인 주인공 야마구치 쿠미코가 문제아만 있는 반의 선생님이 되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었죠. 만화나 애니보다 드라마판이 더 유명한데 일본의 유명 배우 나카마 유키에의 출세작이기도 합니다. 원작이 순정만화라 GTO처럼 막나가는 피카레스크물 같은 일탈적인 쾌감은 덜하지만 이쪽도 상당히 재밌어요.
불꽃의 전학생 op 불꽃의 전학생 炎の転校生
시마모토 카즈히코의 원작 만화 초반부를 가이낙스가 2편의 ova로 만든 작품입니다. 시마모토 카즈히코가 열혈의 화신 같은 인물이라 이 작품도 열혈이 넘치다 못해 아스트랄한 센스까지 느껴지는 괴작인지 수작인지 헷갈리는 애니였죠. 주제가도 시마모토 본인이 불렀으니 한 번 감상해 보세요 크크. 시마모토의 만화는 호에로 펜만 봤었는데 pgr 유머게시판에서도 가끔 보이더라고요. 만화에 나온대로 요괴소년호야, 꼭서 작가인 후지타 카즈히로와 절친한 사이인데 2013년엔 NHK에서 같이 만화를 그리는 방송도 했다더군요. 꼭서 막바지엔 어시로 참여해서 연재를 도와줬다고도 합니다. 호에로 펜에선 서로 디스하기 바쁜 악우처럼 보이지만 두 작가의 우정이 돈독하니 그런 농담도 주고받고 하는 거겠죠. 시마모토 카즈히코 본인은 호노오 모유류가 오너캐가 아니라고 하지만 대학 동기였던 안노 히데아키와 절친 후지타 카즈히로는 딱 시마모토 본인이네라고 말하는 것도 재밌습니다. 참 인생 재밋게 사는 양반이에요.
사립 저스티스 학원 오프닝
사립 저스티스 학원은 격투게임 명가 캡콤에서 만든 3D 격투 게임입니다. 학원 경파물을 소재 삼아 호쾌한 격투 액션을 보여주는게 이 작품의 특징이었습니다. 위에 설명한 시마모토 카즈히코도 몇몇 캐릭터 디자인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고등학생이란 설정이 겹쳐서 그런지 본가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인 카스가노 사쿠라도 게스트로 참전했었는데, 고만고만한 학원 일진들 사이에 스트리트 파이터들과 격투를 벌이던 사쿠라가 출연해서인지 스파보다 훨씬 고성능으로 나왔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역시 사쿠라도 프로 격투가란 걸까요. 밸런스가 안맞기로 유명한 게임이기도 했는데 호쾌하고 열혈넘치는 연출로 뻥뻥 날려대다 보면 밸런스 쯤이야 뭐 어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플스에 이식된 버전은 미연시도 서브게임으로 동봉되어 있어서 더욱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스티스 학원의 캐릭터인 카자마 아키라가 스파5 dlc 추가 캐릭터로 나올 예정이라고 하던데 다른 캐릭터들도 스파 세계관에 합류되는게 아닌가 기대가 되네요. 시마즈 히데오란 중년 교사 캐릭터가 류랑 스킬이 판박이던데 스파5에 등장하면 반응이 재밋겠네요 크크크.
열혈 경파 쿠니오군 외전 River City Girls 오프닝
열혈 경파 쿠니오군 외전 River City Girls ost The Hunt
열혈 경파 쿠니오군 외전 River City Girls ost Bully
열혈 시리즈는 SD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된 스포츠 게임이 인기 있었지만, 첫 작품인 열혈경파 쿠니오군은 고등학생 불량배들이 나오는 벨트스크롤 게임이었죠. 어렸을때 패미컴으로 친구와 열혈 피구 게임을 재밌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발사인 테크노스 재팬이 96년 파산하고 IP가 아크 시스템 웍스로 넘어 갔는데요. 아직도 근근히 시리즈 명맥은 이어지나 봅니다. 위에 올린 노래는 쿠니오군 외전 리버시티 걸즈란 게임의 ost 인데 본편의 주인공인 쿠니오와 리키가 악당 조직에 납치되고 여자친구들이 구하러 가는 내용인가 보네요. 열혈 시리즈가 고전 게임이다 보니 보컬곡이 없어서 노래를 찾다가 2019년에 나온 외전작에 노래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경파물엔 좀 어울리지 않는 노래이긴 하지만 듣기는 좋네요.
돌격! 남자 훈련소 op 더럽혀진 슬픔에 汚れちまった悲しみに
돌격! 남자 훈련소 ed COOL EYES
"내가 바로 남자 훈련소 소장, 에다지마 헤이아치다! 이상!" 스토리보단 남자훈련소 소장 대머리 아저씨의 대사만 기억나는 작품이네요 크크크. 초반엔 일본 군국주의를 까는 블랙유머 만화였는데 배틀물로 전환하고 분위기도 진지해지면서 극우 성향으로 바뀐 만화였죠. 근데 이게 극우 만화인지도 헷갈리는게 반미주의를 깔면서도 정작 주요 등장인물에 미국인 복서도 등장하고 그랬죠. 작가 미야시타 아키라가 원래 괴작을 자주 그리는 작가여서 이 만화도 김성모 만화처럼 그냥 생각 없이 보면 나름 볼만한 컬트 만화이긴 합니다. 해적판으론 영웅문, 캠퍼스 군단이란 제목으로 나왔었는데 주인공 츠루기 모모타로의 이름이 타이거로 현지화되서 켄시로와 헷갈리기도 했네요. 북두의 권 해적판에서 켄시로 이름도 타이거인가 라이거인가 그랬거든요 크크크. 작화도 비슷해서 아류작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멋진 남자 김태랑 op 시공 시간의 하늘 時空 ときのそら ed 내 안의 천국 Heaven 僕の中の天国
설경구 주연 공공의적 1-1에서 강철중이 불량 청소년의 머리를 때리며 하는 대사가 있죠. "그 애가 커서 된 게 나다, 이 XX한 새X야." 모토미야 히로시의 만화 멋진남자 김태랑은 학원 경파물의 주인공이 샐러리맨이 됐을 경우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시마과장하고는 좀 다른 유형으로 출세하는 내용을 그리죠. 김태랑을 읽다 보면 한고조 유방의 일화가 떠오르더라고요. 단지 얼굴이랑 배포만 보고 왕이 될 상이라 여겨 자기 딸을 척하니 내준 여공처럼, 작중에 등장하는 정재계의 실력자들이 김태랑만 보면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나서죠. 개연성이 부족한 만화입니다만 김태랑이 유방처럼 그릇이 큰 인물이어서 그랬다 하면 뭐 그런가 보다 해야죠 크크크. 여자 잘 꼬셔서 회장까지 출세하는 시마보다야 상남자 포스로 성공하는 김태랑이 더 멋있어 보이지 않겠습니까. 멋있다 김씨!
별 볼일 없는 블루스 ost 격정 激情
로쿠데나시 블루스는 경파물의 원조급인 작품이죠. 해적판 만화를 보면서 주인공 마에다 타이손이 사용하는 필살기 코크 스크류 블로를 따라했던 기억이 나네요. 경파물의 틀을 제공한 웰메이드 만화였는데 국내에선 학교폭력 사건에 연관되어 일진회란 불량서클이 로쿠데나시 블루스에서 비롯되었다고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게 됐지요. 경파물이 학교폭력과 일진을 미화한다는 주장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기네들의 이익을 위해 프로파간다를 하는 행위는 썩 보기 좋은 행태는 아니었습니다. 나쁜점은 쪽집게처럼 잘 찾아내면서 타이손과 친구들의 우정과 의리는 보지도 않지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아전인수격 심보입니다.
로쿠데나시 블루스로부터 시작한 경파물은 최근엔 거의 연재되고 있지 않지요. 기억나는 연재 작품을 꼽아보라고 해도 로쿠도의 악녀들이 전부일 정도입니다. 국내에선 웹툰 헬퍼 2부가 이런 경파물 성격이었는데 폭력적이고 혐오스런 표현이 불쾌감을 준다고 독자들의 성토를 받아 휴재에 들어갔지요. 헬퍼 작가 삭이 원래 이런 학원폭력물을 그리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했고, 주인공 장광남이 선과 어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이었기에 무조건 정의로운 성격이 아니어도 이해는 갑니다만, 헬퍼는 경파물의 핵심인 의협심을 너무 간과하지 않았나란 생각도 해봅니다.
경파물이 단지 의협에만 기반을 둔 장르가 아니라, 현실에선 경험해보지 못할 범죄 같은 일탈의 쾌감을 주는 피카레스크물 형식도 들어있어서, 자극적인 범죄와 폭력 묘사가 들어간 헬퍼2부를 무작정 비난할 수 만은 없을겁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의협심이란 신념 없이 무분별한 폭력을 휘두른다면 독자들은 부조리를 타파하는 카타르시스도 못느낄 것이고,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할 수도 없겠죠. 헬퍼 2부가 나락으로 떨어진 이유에는 대필 의혹이나, 퇴보된 작화 문제도 있겠지만 경파물 장르를 작가가 잘못 이해한대서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GTO나 로쿠데나시 블루스가 독자들에게 어째서 공감을 이끌어 냈는 지 생각해봤다면 헬퍼2부가 잘못된 길로 가지도 않았겠죠.
공태랑 나가신다 실사판 ost 순애 다이너마이트 純愛ダイナマイト
공태랑 나가신다는 경파물 성격도 있지만 격투물에 더 가까운 만화입니다. 수라의 문, 고교철권전 터프보다 더 앞서 연재된 선배격 작품이죠. 유쾌하면서도 에로하고 액션도 호쾌한 만화였는데, 주인공 공태랑은 루팡3세의 루팡이나 시티헌터의 사에바 료처럼 호색한 캐릭터입니다. 거의 변태급 수준으로 묘사하지만 불의를 보면 물러서지 않는 멋진 모습도 보여주지요. 공태랑 나가신다 본편은 70년대 만화라 작화가 너무 올드해서 개인적으로는 공태랑 나가산디 유도편을 더 재밌게 봤습니다. 유도편에서 공태랑은 주역이라기 보단 새로운 주인공 시로를 이끌어주는 스승 포지션으로 등장하죠. 의외로 유도 고증에도 충실해서 유도가 사이고 시로의 환상의 기술 야마아라시도 제대로 묘사합니다. 그 외에도 고센 유도 같은 것도 나오고 유도 만화로 봐도 상당히 재밌는 작품이죠. 후속작 공태랑 나가신다L에선 공태랑의 어머니 공유미도 나오고 본편 스타일로 다시 돌아가지만 유도편 작화를 좋아하는 입장이라 그림체가 원래대로 돌아간건 좀 아쉽더라고요. 공태랑L도 재밋게 봤었는데 작가가 투병으로 연재가 무기한 중단 되고 말았죠. 죽엇는 지 살았는 지 소식도 들리지 않는데 나무위키를 봐도 별다른 정보가 없네요. 원작 만화가 권수가 상당히 많은데 정작 애니화 된적이 없습니다. 실사 영화로 나온 적은 있는데 포스터보고 성룡이 주연한 줄 알았네요 크크크.
할렐루야 보이 op TIGHT-BREAK
조금 생소한 만화일지도 모르겠지만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경파물 작품입니다. 신이 망나니 아들인 할렐루야 히비노의 행각을 보다 못해 인간계로 추방했는데, 정작 주인공은 착실하게 살아서 아버지에게 용서 받긴 커녕 열심히 싸움질만 하고 다니는 요상한 스토리지요. 애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만화만큼 인기가 좋진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유튜브에서 노래를 찾아도 없더라고요 크크크.
사상 최강의 제자 켄이치 op1 Be Strong
사상 최강의 제자 켄이치 op2
사상 최강의 제자 켄이치 OVA op2 wish
사상 최강의 제자 켄이치 OVA op3 HIGHER GROUND
사상 최강의 제자 켄이치(이하 켄이치)는 공태랑 나가신다 처럼 경파물이라기 보단 격투물 만화지요. 초반 라그나로크와 대결을 벌이는 스토리는 무대가 학교여서 경파물에 해당되기도 합니다. 작가 마츠에나 슌은 참 근성가이인데 전작 싸워라! 양산박! 사상최강의 제자가 5권으로 조기 완결이 났는데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서 켄이치를 무려 61권이나 연재된 히트작으로 만들어냈죠. 사실 전작부터 이미 켄이치의 스승인 양산박 호걸들의 캐릭터성은 확립되서 출하시키기엔 아까운 작품이긴 했습니다. 만화 켄이치는 주인공보다 스승들이 더 매력있는 독특한 작품이었죠. 주인공과 또래 청소년 격투가들이 싸우는 것보다 양산박 스승들과 어둠의 살인권 격투가들이 대결을 벌이는 게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애들 싸움 보단 어른 싸움이 더 재밌달까요 크크크.
결말이 좀 흐지부지 끝난 감이 있는데 이건 순전히 편집부의 만행입니다. 인기도 좋았고, 작가도 스토리를 끌고갈 역량이 충분했는데 단지 신작을 내는게 좋겠다는 이유만으로 조기 완결을 시켰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다니 편집자들도 참 감이 부족합니다. 저런게 월급 루팡이죠. 켄이치 이후로도 작가는 만화를 꾸준히 그리고 있습니다만 켄이치만한 히트작은 못내고 있는 실정이죠. 좋아하는 만화였는데 서둘러 완결낸 것이 아쉽습니다. 노래글을 올리다 댓글로 알려주셔서 알게 됐는데 2기 오프닝을 DIVA×DIVA란 유닛명으로 모리카와 미호가 불렀다고 하더군요. 나디아 블루워터를 불러서 좋아하는 가수인데 나디아, 란마 외에도 부른 애니 노래가 있어서 기뻣습니다.
킬라킬 op1 시리우스 シリウス
킬라킬 op2 Ambiguous
킬라킬 ed1
킬라킬 ost Before My Body Is Dry
킬라킬 노래는 저번에 한 번 올렸었는데 다시 올리네요. 경파물과 마법소녀물이 혼합된 애니로 8,90년대 작품들의 오마쥬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렌라간 제작진이 독립해서 회사를 차린 트리거의 첫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작품이네요. 노래도 상당히 좋습니다. 모바일 게임 가디언 테일즈 첫 이벤트에서 킬라킬 패러디로 주류를 이뤄서 실실 웃으면서 게임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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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액션물이 더이상 인기를 끌지 못하는건 만화를 소비하는 이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단순 좋은 의도만으로 행동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는 내러티브가 주 독자층에게 현실성을 잃어버린 게 크지 않나 합니다. 혼데 그 현실에 대한 환멸이 좋은 의도를 가진 행동, 즉 정의란 것에 대한 전반적인 환멸로 치환된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아쉽네요. 세상에 정의를 구현하는게 어려울지라도 그에 대한 희망은 늘 갖고 있는 게 건전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GTO를 지금 보면 아마 매우 유치할 거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거기에 녹아있던 낭만은 지금도 그 가치를 잃지 않았다고 생각하네요.
가상 이야기로나마 통쾌함을 느꼈던 것들이 나이먹고 세파에 찌들면서,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어렸을적에 공감했던 스토리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죠. 그당시 봤을때도 유치한게 좋았고 지금도 유치한 걸 잘 보는 편이지만 GTO의 낭만적인 감성은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남2인조나 반항하지마가 당시 중고딩이 보기에는 너무 취향 저격이었고 오늘부터 우리는도 못지 않게 재밌었지만 단순히 재밌다는 부분이 더 컸는데... 나이 들고서 보니까 상남2인조나 반항하지마는 너무 중2병에 영길이를 왜 멋있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한지를 모르겠더군요. 오히려 당시에는 그냥 그랬던 후지켄이나 국산 만화인 짱 같은 경우가 나이 들어서도 보기가 괜찮더라고요. 크로우즈-워스트는 참 애매한 게 완전히 중고딩 감성이라기에는 야쿠자 느낌도 있고 어른 감성이라기에는 좀 아닌 것 같고 그렇고요.
본문의 건방진천사도 괜찮고 엔젤전설도 나름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 폭력물이라고 하기 애매하지만 엘리트건달 같은 작품도 볼만하고요. 국내에서는 웹툰으로 학원물이 인기가 참 많은데 일본에서는 다 이세계로 가버리고 있죠. 판타지나 이세계가 대세라서 상대적으로 노멀한 학원물은 연애물이나 꾸준히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요즘 잘 안 나오는 이유에는 학원 폭력이 예전 같은 시대가 아닌 것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선생이고 학생이고 폭력이 만연했던 시대에서 나오는 것과 그보다 덜하고 조심해야 하는 시대에서 나오는 것의 반응은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키류인 사츠키 늠름하니 포스 넘쳤죠. 주인공 자매의 어머니 키류인 라교가 최종보스치곤 디자인도 좀 이상하고 스토리도 그리 맘에들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반부 보스였던 사츠키가 센게츠를 착용하고 도전자 입장으로 세뇌된 동생 마토이 류코와 싸우는 장면의 비장한 분위기는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