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으면서 티비 채널을 돌리는데 서울의 달을 틀어주더군요. 마침 이전부터 8,90년대 드라마 노래들을 올릴 생각이 있었던 터라 생각난 김에 드라마 주제가를 모아봤습니다. 곡 선정은 80년대부터 00년대 초까지 방영해주었던 드라마이고, 기억에 의존해서 노래를 찾은 거라 빠진 드라마 노래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빠진 노래나 원하시는 드라마 주제가가 있으면 댓글에 달아주세요.
TV 손자병법 주제가
TV 손자병법은 미생의 대선배격인 드라마라 할 수 있죠. 저 개인적으로는 살면서 가장 처음으로 접해본 삼국지 창작물이었는데, 원로배우 오현경씨가 연기한 주인공 이장수를 빼곤 죄다 삼국지 인물이 배역 이름으로 나왓었죠. 아마 서인석 배우가 유비, 장용 배우가 조조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이 먹고나서 왜 손자병법인데 삼국지 인물 이름이 나오는 가하고 의문을 가진적이 있는데, 손무, 오자서, 부차, 범려 같은 전국시대 인물보단 삼국지가 시청자들에게 친숙해서 그렇게 이름을 짓지 않았을까 하고 결론을 내렸었죠. 너무 어릴때 봤던 드라마라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수 전영록이 부른 주제가는 아직도 가끔씩 기억이 나곤 합니다.
서울의 달 ost 서울, 이 곳은
파랑새는 있다 ost 단 한번의 사랑
서울의 달은 배우진이 엄청나게 화려하죠. 한석규, 최민식, 채시라, 백윤식, 김원희까지, 거기다 시청률도 40%나 나온 대박 드라마였습니다. 근데 허구헌날 부잣집에 사장님에, 상류층만 나오는 요즘 드라마와 다르게 등장인물 대부분이 사회 하류층이었죠. 주인공 한석규의 직업도 여자를 등쳐먹는 제비였고, 최후도 꽃뱀이 사주한 건달에게 칼에 찔려 비참하게 죽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 기준이었다면 절대 성공하지 못 할 드라마였죠.
개인적으로 배우 한석규는 서울의 달과, 초록물고기, 긴 슬럼프 뒤에 출연한 구타 유발자들에서 보여줬던 연기를 좋아합니다. 악인이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연민이 느껴지는 입체적인 인물 연기에 특화된 배우라고 생각하죠. 도시를 동경하여 서울로 올라와 성공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버둥 치지만, 점점 타락해가는 자신에 모순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순수하고 여린 감성,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과오로 인해 맞게되는 비극적인 최후까지, 이 모든게 한석규이기에 가능했던 명연기라고 생각합니다. 인물 성격은 다르지만 구타 유발자들에서 한석규의 건들건들한 부패 경찰 연기를 보니 참 반갑더라고요. 더 젊었을 때 다작해서 이런 유형의 인물들을 연기해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고는 합니다.
그나저나 노래 영상을 보니 중견 배우들 모습이 참 젊네요. 저는 김원희가 임꺽정에서 데뷔한 줄 알았는데 서울의 달에서 먼저 출연했다하더라고요.
kbs에서 방영해줬었던 파랑새는 있다는 서울의 달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 드라마였죠. 주연을 맡았던 배우 이상인은 이 드라마에서 연기했던 배역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도인, 전문체육인 등으로 이미지가 굳어버린 것도 아쉽습니다. 파랑새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배역을 꼽으라면 뭐니뭐니해도 백윤식이 연기했었던 사기꾼 무도인이라 할 수 있는데, 백윤식도 파랑새 이후로 포스넘치는 사기꾼 이미지가 고정됐었죠. 영화 지구를 지켜라에서 연기하느라 고생 꽤 하셨는데 이후부터 배우로 성공하게 됐으니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고 할 수 있겟네요. 파랑새는 있다와 싸움의 기술에서 보여준 사짜 냄새나는 무술고수 컨셉 너무 좋더라고요 크크크.
마지막 승부 주제가
M ost 슬프도록 무서운
초등학교, 그때는 국민학교였었죠. 마지막 승부하고 M을 보지 않았으면 친구들과 대화에 끼지 못했기에 열심히 챙겨봤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 승부는 한창 슬램덩크가 인기 끌던 시기라 아주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주제가도 매우 좋습니다. 마지막 승부나 M이나 심은하를 배우로서 성공시켜준 출세작인데, 어우 M에서 보여줬던 심은하의 연기가 매우 섬찟했던 걸로 기억하네요. 어렸을 땐 특히 무서운 걸 못봐서 M을 보느라 고생 좀 햇었습니다 크크크.
뉴 논스톱 ost
세친구 세녀석부터 시작된 mbc 시트콤의 인기도 대단했었죠. 장나라는 지금이나 저때나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 저만 늙어가는 것 같네요.
LA 아리랑 ost 이제부터 영원까지
순풍산부인과 주제가
똑바로 살아라 주제가
김병욱이 맡은 시트콤들은 하나 같이 레전드입니다. 어렸을 때 일요일에 디즈니 만화동산 브금과 LA아리랑 노래를 듣지 않으면 주말 느낌이 안들곤 했었죠. 배우 이제니씨가 참 고우셨는데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는 지 궁금하네요. 인터넷에서 얼핏 듣기론 변호사를 하고 있다고 하던데 말이죠.
순풍산부인과와 똑바로 살아라는 중견 남성 배우들이 개그를 멱살잡고 캐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박영규씨는 개그도 잘하고 정극 연기도 잘하시고 노래도 잘부르시는 만능 엔터테이너시죠. 노주현씨와 신구옹의 화려한 개그 연기 캐미도 백미였습니다. 노래 듣다 보니 시트콤보고 싶네요.
걸어서 하늘까지 주제가
모래시계 ost Cranes
나 떨고있니? 최민수가 맡았던 배역의 최후씬과 중후한 브금이 시너지를 일으켜 명장면을 보여줬던 드라마였었죠. 최민수는 사랑이 뭐길래에서 부드러운 남자 역할도 잘 연기했고, 연기력이 받쳐주는 배우인데 그놈의 가오가 뭔지 무게잡는 비슷비슷한 역할만 맡았었죠. 개인적으론 연기력을 저평가 받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빼먹은 느낌이었는데 걸어서 하늘까지를 깜빡했군요. 최민수 주연 드라마라 하면 이게 빠져서는 안되는데 말이죠. 다시 들어도 진짜 노래 좋네요.
임꺽정 ost 티끌같은 세상 이슬같은 인생
홍길동 ost 님이여 하늘이여
장길산 ost 다하리오
sbs에서 방영햇었던 조선시대 의적 삼부작은 kbs의 용의눈물, 태조왕건, mbc 이병훈이 제작한 허준, 상도, 대장금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명작 사극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인 장사익은 찔레꽃으로 알게 됐는데 나중에 임꺽정 주제가를 장사익이 불렀다는 걸 알고 좀 놀랐었네요. 지배층에 수탈당하는 민초들의 한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임꺽정을 연기했던 배우 정흥채도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호걸 이미지에 사로잡혀서 다른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하진 못했었죠. 그래도 드라마 종반부 설원에서 관군에게 포위 당해도 범 같은 패기를 뿜으며 일갈하던 임꺽정의 최후씬은 정말 명장면이었습니다. 그외에도 임꺽정 패거리의 책사 서림을 맡았던 전무송씨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었죠. 태조왕건에서 지혜롭고 근엄한 책사 최승우와, 임꺽정에서 연기했던 속물적이고 비열했던 서림 연기가 비교되더라고요. 어떻게 같은 사람인데 정 반대 인물을 그렇게도 잘 연기하는 지 참 배우라는 직업은 신기합니다.
허준 ost 불인별곡
상도 ost 나나니
상도 ost 상사몽
대장금 ost 오나라
이병훈pd의 사극들은 현재 범람하는 퓨전사극의 시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재미와 작품성을 둘다 잡은 명작임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지금 방영하는 사극들이 이병훈 전성기의 사극 절반만 따라가도 역덕들이나 사극매니아들이 그렇게 등돌리진 않았을건데 말이죠.
전광렬 배우의 허준 연기는 좀 답답해 보여서 그렇게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작두에 손목을 썰릴 위기에서 반위를 고쳤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과, 스승님 유의태의 가르침이 옳았다고 느끼고선 흐느끼는 그 눈물 콧물 쏟는 연기는 정말이지 최고였습니다. 오열 연기는 전광렬을 따라올 배우가 없다니까요 크크크크.
개인적으로 시청률은 세 작품 중에서 가장 낮았지만 이병훈의 사극 중에선 상도를 가장 명작이라고 꼽고 싶습니다. 상도를 재방영해주면 꼭 챙겨보고 싶더라고요 크크. 노래도 참 좋죠. 사극에 바이올린 선율이라니 뭔가 안어울릴듯 싶지만 또 그렇게 잘 어울리는게 신기합니다.
대장금은 허준이나 상도에 비해 덜 집중해서 봐서 그런지 별다른 추억이 떠오르지가 않네요. 그래도 이병훈의 전성기 시절 폼이 살아있던 작품이라 이병훈 후기의 사극들을 보면 대장금만큼만 찍었어도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야인시대 1부 ost 야인
야인시대 2부 ost 나 사나이다
나 사나이다 2019
댓글에 달린 추천곡을 올리다가 문득 야인시대 브금이 떠올랐네요. 00년대 초 작품이니 추가해봅니다. 뭐 야인시대 브금은 말이 필요없죠. 드라마도 명작이지만 노래도 1,2부 주제가 고를 거 없이 명곡이네요.
달빛가족 ost 새끼손가락
그대 그리고 나 ost
질투 주제가
우리들의 천국 ost 아껴둔 사랑을 위해
폴리스 ost 내가 선택한 길
아스팔트 사나이 ost 질주
파일럿 주제가
판관 포청천 주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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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본 드라마나 영화 중에서 가장 슬펐고 눈물을 많이 흘렸던 장면이... 드라마 임꺽정에서.... 이두호 화백이 그린 만화 임꺽정에도 나오는 장면인데..
임꺽정이 죽기전에.. 관군을 피해 외딴 초가집에 숨어 들어갔는데.. 어떤 늙은 여인이 전쟁에 끌려나간 아들을 기다리며 아들오면 밥 지어주려고 보관해 놓았던 쌀로 임꺽정한테 밥을 해주는 장면이였습니다.... 진짜 너무 슬펐습니다.. 보면서 한없이 눈물을 흘렸고... 지금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리는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