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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8 23:57
저도 재미있게 본 드라마입니다. 뭐 케바케이긴 한데, 저는 둘이 러브라인을 타지 않아서 이 드라마가 명작 소리를 듣는 거라고 생각해요.
21/01/29 00:01
맞습니다. 사랑 얘기가 아니어서 더 명작이죠.
둘이 만나 결혼하고 흘러갔으면 비급드라마 였겠죠. 드라마적으로는 그래서 완벽하고 저는 엔딩이 어땠으면 지금보다 더 좋았겠다 평가하는게 아니라 둘이서 어떻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려고 했던건데 설명이 부족했나 봅니다.
21/01/29 03:45
저도 러브라인을 타지 않고 감정의 완급조절과 내적갈등(?)때문에 제가 이 드라마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은 다르지만 빌머레이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한 Lost In Translation 느낌이랄까요...
21/01/29 00:02
자 이선균주연의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갑시다.
저도 나의아저씨보고 비슷한감정 느끼고 어쩌다 이아바 봤는데..감정선따라 드라마 보다가 종반부 이선균 우는장면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나저씨가 마냥 웰메이드가 아니라, 뭔가 가슴한구석을 쥐어짜는 그런게 있습니다..
21/01/29 00:05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사람의 심성이 있다면 박동훈의 성격상 이지안을 여자로 보기 힘들거 같아요. 문제에 맞서는 성격으로 변했다 하더라도 이혼하고 이지안에게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부모 형제와 아내 사이의 무게중심을 잡지 못한 것이 부부관계의 원인이기도 했다시피 본인의 어깨에 짊어진 것은 내려두지 못하는 사람 같거든요.
저는 애초에 박동훈이 이지안을 바라보는 감정이 이성은 절대 아니고, 연민도 아니라고 봐요. 그저 살아가는데 지독할 정도로 고독하고 힘든 동질감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본인도 이지안도 더 나아갔는가에 만족하고 마무리짓는 결말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21/01/29 00:08
맞아요 작가가 의도한건 서로가 성장한 모습에 만족하는 박동훈이라고 봐요.. 위에도 적었듯이 흔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명작인거고요.. 근데 마음 한켠이 너무 아픈거 같아요. 이지안이 앞으로 잘살거라는거는 너무 많이 보여줬지만 저같은 사람한테는 잘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마음이 편하다구요 ㅠㅠ
21/01/29 00:05
좋은 드라마죠. 지상파에서 나오기 힘든드라마라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기는게 예술급이죠. 흠... 행복한 드라마를 보고 싶으시면 연애시대를 보는게 낫지 않을까요?
21/01/29 00:06
너무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그래서 가끔 다시 보곤 합니다. 박동훈의 이지안에 대한 마음은 박동훈의 대사에서도 잘 드러나죠. 이성적인 사랑이 아니라 어른으로써 상처입은 고양이 같은, 성인이지만 어린 성인에게 느끼는 성숙한 어른으로서의 연민이죠. 그런... 어른스러우면서도 이성으로 보지 않고, 이지안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자아상과 달리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대해주기 때문에 오랜 상처가 치유되는 거고요(이성으로서도 좋아했지만 어른스러운 인간미에 존경심을 느끼기도 했죠. 처음으로 사람을 본 거라는 말이 그런 마음의 간접적 표현이기도 하고요). 박동훈 역시 자신을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하고 이지안을 통해 힘든 삶을 버텨 낼 힘을 얻고, 살아갈 힘을 얻고요. 서로에 대한 마음이 순수했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느낍니다. 사족이긴 하지만 극중의 박동훈이 저와 동갑이라 더 몰입하며 봤던 드라마였습니다.
21/01/29 00:31
서로의 대한 마음이 순수했기 때문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더 좋은 드라마였고요.
저도 제가 써논것처럼 극이 흘러갔다면 흔한 드라마가 됐을거라고 생각하고 아마 이런 글도 안썼겠죠. 근데 이렇게 드라마가 끝나고 보니 극의 완성도를 떠나서 다른 결말은 어떻게 끝날수 있을까 그런 상상을 해봤던거 같아요.
21/01/29 00:09
요즘 추천 드라마가 40대 이선균이랑 20대 아이유가 주인공이에요 라고 했더니 불륜이네 원조 교제 아냐? 라고 한 지인이 생각나는 드라마. 크크크
이제라도 보셔서 다행이네요 크크크크 그 동안 왜 안보셨나요??
21/01/29 00:32
어 저는 댓글처럼 그런 흔한 로맨스 드라마인줄알고 안봤던거 같아요.
근데 이렇게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성장하는 드라마를 보니 이렇게 럽라파가 되어서 글을 쓰네요
21/01/29 00:13
이지안이 박동훈한테 감정이 있었다면 그건 맞는데 작중에서도 그려지는게 약간 잘해주시는 학교 선생님한테 처음 연심품는 학생같은 느낌으로 나오죠. 처음으로 자기한테 잘해준 사람, 어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남자"였고 자기가 여자였기 때문에 착각하는 감정처럼요.
애초에 이 드라마에서 이지안을 성인으로 봤던 순간은 딱 1번. 엔딩에서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 때 밖에 없었죠. 그 전엔 여자도 아닌 그냥 "애" 였습니다. 박동훈한테는요. 그래서 저 엔딩이 멋진거죠. 나를 그렇게 진심으로 도와주던 아저씨에게 어른임을 인정받는 순간 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닌 한명의 어른이 됐음을 고마운 아저씨에게 보여주는 순간 힘들게 살던 아이가 내 앞에 번듯한 어른으로 나타난 순간 그 둘이 그 감정을 주고 받는 악수
21/01/29 00:45
저도 너무 재미있게 본 드라마라 댓글을 남깁니다.
저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박동훈과 이지안의 관계를 결코 러브라인으로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박동훈의 경우는 더욱이요. 박동훈은 이지안을 알게된 순간부터 시종일관 이지안을 불쌍하게 생각합니다. 타인이 박동훈에게 이지안 어떠냐고 물어봐도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어린나이에 소녀가장으로 지내는 것, 불쌍하고, 대단하다. 일종의 동정심입니다. 사실 그동안은 동정심이라는 것에 알게모르게 부정적인 생각이 쌓여있던 차였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불쌍하게 생각한다면, 반대로 그 누군가는 나의 동정을 반길 것인가. 저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해 본다면 저는 불쌍하게 보는 시선들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았거든요. 드라마에서도 이지안은 값싼 동정을 바라진 않았죠. 그래서 저는 늘 동정심은 최대한 숨기고, 그것을 다른 감정으로 치환해서 말하고자 했습니다. 사랑이라던가, 의무와 같은 걸로 고쳐서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사실은 이 동정심이라는게 세상을 따듯하게 만드는구나 싶었습니다. 불쌍한 것을 불쌍하게 보는건, 사람으로써 지극히 당연한 마음이거든요. 측은지심이라고 하죠. 요즘은 참 그런 마음들이 사라진것 같아요. 세상이 각박해진 이유겠지요. 드라마도 그걸 강조한것 같구요. 그런데 드라마 속 박동훈은, 이 측은지심을 마음가득 가진 사람입니다. 요즘 드물게 말이죠. 그 박동훈의 동정심이 이지안에게 손길을 내밉니다. 이것은 이지안이 처음 겪어본 따듯함이었습니다. 험난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처음 만나본 제대로된 어른이지요. 그래서 이지안이 느낀 감정은 동경심이었습니다. 그녀가 느꼈던 사랑은 사실 동경에서 시작된거예요. 그렇게 동정과 동경이 만나 드라마를 이룬거죠. 이들의 관계가 직장동료라기엔 가깝고 친구라기엔 애매하며 연인은 더더욱 아닌, 정의하기 어려운 관계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제가 확신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 수록 둘은 서로를 이성으로 보지 않았다는 거예요. 단지 나를 아는 사람. 사람으로 본거죠. 이지안조차도 말입니다. 그래서 둘은 오랜만에 만났을 때에 서로의 잘됨을 축하해주고, 밥한끼 사주고 싶다 말하며, 긴시간 악수를 해도 거리낌이 없는, 그런 사이가 되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도 가슴먹먹했던 드라마라 글로는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다 쓸 수가 없네요. 단지 러브라인에 관해서는 제가 느낀바가 이렇다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21/01/29 01:53
박동훈-이지안도 좋았지만 저는 삼형제 그리고 고두심씬들이 좋았어요. 모두들 자신이 이입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전 형제들의 케미가 많이 와 닿더라고요. 저와 형은 서로 제일 말도 잘통하는데 해줄수 있는건 별로 없고 멀리 떨어져 자주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자주만나 술한잔 하는 삼형제가 정말 부럽더군요.
21/01/29 02:52
만약에 러브라인 엔딩이었으면 일부 계층이 가만 안 있었을겁니다.
극 초반 방영시에 극 내용, 주제가 뭐든간에 나이 많은 남자와 어린 여자가 주인공이라는 것만으로도 억측 당하며 큰 공격거리가 되었지 않나요.
21/01/29 09:39
유아인부터 시작해서 나이많은 여자랑 어린 남자는 아주 환장을 하면서...
저는 이 드라마 엔딩이 아쉬웠던 이유가 작성자분 하고 좀 다른데, 군데군데 있는 따뜻한 모습들이 너무 판타지 같더라고요. 거금으로 장례식 대신 치뤄주는 이웃, 견습 직원 걱정해주는 회장님, 그리고 나의 아저씨 이선균... 현실에 이지은은 많은데 이선균은 극히 드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1/01/29 10:01
사랑이라는 건 말이죠. 그 모습이 너무 다양해서요.
이지안과 박동훈이 사랑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고 봅니다. 이 말은 박동훈의 행동이 불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말도 긍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도 꼭 잠자리만 불륜이라고 보진 않더라고요. 친근한 문자도 불륜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박동훈의 행동은 불륜이라고 치면 불륜이 될 수도 있는 행동이죠. 근데 이 말은 곧 사랑이라고 치면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말도 되죠. 그래서 결론이 뭐냐? 사랑이라고 보고 싶으면 사랑이고, 아니라고 보고 싶으면 아닌 겁니다. 그게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죠. 박동훈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걸 판단하는 건 박동훈이 아니라 그걸 보는 각자의 생각입니다. 뭐 모든 작품이 그렇잖아요?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 나머지는 모두 독자의 몫이죠. 우리나라는 불륜이 잦으면서도 불륜에 몹시 엄격하죠. 근데 폴리아모리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박동훈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부르는 데 거부감이 없을 겁니다. 반대로 불륜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사랑이 아니라 측은지심이라고 하겠죠. 그러니 럽라파가 되어도 좋고 비럽라파가 되어도 좋습니다. 그건 각자의 생각과 삶이 판단에 영향을 끼친 결과일겁니다. (그런 차이가 편견을 낳기도 하지만, 그런 차이가 있으니 해석의 다양성과 재미도 나오는 거겠죠) 참고로 저는 비럽라파입니다. 섹스 없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주의라서요.
21/01/29 10:37
나보다 소셜포지션도 능력도 좋은 바람핀 와이프(바람은 일단 용서를 구하고 정리 된 상황), 외국 유학중인 어린 아들, 나만 바라보는 노모와 형제들... 저 상황에서 이혼이야!!!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유부남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21/01/29 11:28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 아저씨랑 어린 여자애를 엮으면 안될 분위기였죠.
어쨋든 열린결말이니 전 저 좋을대로 생각합니다. 이지아의 핸드폰 저장명이 애엄마로 바뀌기도 했죠.
21/01/29 12:24
엔딩이 완벽했기에 더 먹먹하게 오래 기억에 남는 드라마였습니다. 지안과 동훈 사이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그와 연관된 동훈의 가족, 그리고 주위 사람과의 이야기가 저는 참 좋더라고요. 딱 그 연령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와닿는 일상들을 촘촘하게 잘 그려낸 드라마죠.
21/01/30 11:14
이지안은 정말 안된 캐릭이지만.. 박동훈은 와이프에게만은 최악이었죠. 이지아 불륜이 납득이 되고 욕할 마음이 안들 정도로요. 그래서 결말에서도 박동훈이 딱히 행복해지지 않은점이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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