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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2/16 22:06:54
Name 나주꿀
Subject [일반] 2016년에 자막없이 봤던 영화들 (수정됨)
왜 2021년인데 2016년도에 봤던 영화 이야기를 할까요.
제가 어학연수를 가서 난생 처음으로 자막없이 영화를 봐야 했던 기간이거든요.
확실히 영어는 필요에 의해서 빨리 실력이 느는게 자막이 없으니까 빡집중하니 실력이 팍팍 오르긴 하더라고요.
돈이 아까워서라도 하나라도 더 이해해야지 했거든요.



미국에서 처음으로 보러 간 영화, 마지막으로 본 영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로그 원

미국에 가기 전에 이미 한국에서 본 영화였기에 내용을 기억하고 있으니 자막이 없어도 볼만하다고 판단하고 보러갔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감상은 ['내가 지금까지 한국에서 봤던 아이맥스는 사기였어!'] 입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제가 간 극장이
아이맥스 레이저 영사기까지 도입한 관이었는데, 아이맥스 크기도 크기지만 선명함의 차원이 달라서 입이 쩍 벌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후로 국내에서도 몇개 관이 도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무위키를 보니 2017년부터 국내에 도입됐다고 하네요)
영화는 재밌게 봤었구요, 특히 미국사람들의 열광적인 리액션이 찰져서 그것도 좋더만요.

로그원은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였습니다. 전체적으로도 맘에 들었지만 마지막 다스베이더의 등장이
미친 카리스마를 남겼던 기억이나네요. 사람들의 비명에 가까웠던 환호성도요.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스타워즈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었는데 라스트 제다이의 악몽이 아직도 선하네요.
그 후로 나온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안봤습니다. 흑흑흑


히어로 영화들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



닥터 스트레인지



배트맨 대 슈퍼맨



수어사이드 스쿼드


엑스맨 아포칼립스



데드풀


진리의 마블은 이때부터 DC와의 격차를 어마어마하게 벌려놨죠. 시빌워와 배트맨 대 슈퍼맨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했고
길거리에 광고도 어마어마하게 했었는데, 영화의 수준 차이는.....

배트맨 대 슈퍼맨을 보면서 웃기면서  슬픈 이야기가 있는데,  배트맨이 슈퍼맨에게 막타를 날리려는 찰나 '마사를 구해!' 장면이 나왔죠.
전 보면서 ['아니, 배트맨이랑 슈퍼맨 엄마 이름이 같은 이름인 '마사'라고 막타를 포기하고 화해한다고?] 영어가 안들리니까
머릿속에서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로 메꾸는 구만 허허허 영어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영화 보고
나와서 한국 웹을 검색해보니 아주 정확하게 들었더라고요. 흐허허허허

데드풀의 경우 재밌게 보긴 했지만 영미권 문화 레퍼런스가 나오는 장면은 이해가 잘 안되서 넘어갔었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보면서 '다음 장면에 슬로우 모션 넣지마라 제발....' 라고 생각했더니 어김없이 슬로우 모션 나오는거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던 기억이 나네요.

엑스맨 : 아포칼립스는.... 그동안 시리즈 잘 만들어놓고 왜 막판에 항문 조절을 못했니, 라고 생각했는데 다크 피닉스에서
토사곽란에 가까운 수준으로 작품을 망쳐놨더군요.

애니메이션



모아나



주토피아



도리를 찾아서



소시지 파티

주토피아는 개인적으로 2016년 영화 중에서 2번째로 맘에 든 영화였습니다. 예고편도 안보고 갔었는데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아, 토끼가 사회적 편견을 깨고 경찰관이 되서 주토피아로 가는 이야기구나' 했는데
이걸 오프닝 5분으로 떼우고 주토피아로 가서 뭐야 이거? 이러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니 룸메이트가 영화 뭐 보러 갔다왔어? 라길래 '주토피아'라고 했더니 '그거 디즈니 애니메이션 아님? 어땠는데?' 라고
물어봐서 ['강추, 디즈니 애니메이션인데 퍼리랑, 마약이랑, 인종차별이 나와' ]라고 대답해줬습니다.

소시지 파티는 국내에선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이 애니메이션도 강추합니다. (19금입니다)
정말 '약빨고 만들었구나' 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킹스맨 1편의 클라이막스에 버금가는 미친 장면의 향연이 1시간 반 내내 펼쳐집니다.



한국 영화



부산행

부산행이야 워낙 흥행도 잘 됐고 좀비물이란 특성상 미국인들에게 쉽게 다가갈수 있어서인지 금방 개봉해주더라고요. 한국에서
평가도 좋았고, 스티븐 킹이 추천하길래 봤는데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같이 데려간 룸메가 공유의 분유 CF 장면에서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면서 울길래 좀 당황했습니다. 전 '아, 여기서 흐름이 끊기네' 이랬었거든요.



곡성
곡성은 미국에서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할 정도로 의외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온몸에 힘이 빠져서 기진맥진했던 기억이 나네요.
길거리에서 노숙자가 '형씨, 마약살래?' 하면서 접근한 것보다 더 무서웠어요.
(정확하겐 Bath salt라고 했습니다. 전 그때 이게 마약을 뜻하는 은어인줄 몰라서 맛소금 같은건가? 싶었는데 나중에야 그 뜻을 알았어요)


가장 멍청했던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때려부시는데 있어선 마이클 베이를 유일하게 이기는 남자, 롤랜드 에머리히의 우주 괴작이었습니다.
1편은 정말 명작까진 아니더라도 기억에 확 남을 만한 재밌는 영화였는데, 우주선 크기와 스케일만 키운다고 영화가
더 재밌어지진 않는다는 소중한 교훈을 남겨준 작품이네요.

화가 났던 영화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는 블리자드 로고에 간간히 흘러나온 블리자드 IP를 보면서 '캬, 이게 블리자드의 IP구나, 이게 성공하면
나중에 스타크래프트도 영화로 나오고, 오버워치도 CG퀄리티 짱짱맨으로 해다가 TVA로 나오겠지?' 이렇게 기대를 했지만....
아오.... 진짜, 다시 생각해도 빡치네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영화



컨택트 (Arrival 2016)

국내에선 어라이벌이 아니라 컨택트로 번역이 됐더라고요??
드니 빌뇌브 영화는 처음 봤는데, 이 영화로 완전 팬이 됐습니다. 영화 중 SF 지식이나 전문 용어가 들어가는 장면은
영화 관람후 한국 웹을 찾아보고 나서 2차 관람까지 했어요.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 음악, 시나리오 모든 부분이
흥미롭고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일본 영화



신 고지라

미국에 가서 왜 일본 영화를 봄? 저도 모르겠습니다. 비행기를 탔는데, 제공되는 영화중에 신 고지라가 있더라고요.
영어 자막만 지원이 되서 오덕 시절 일본어 청해로 듣고 영어 자막을 읽으며 영화를 봤습니다.
작중에 일본 무슨무슨청, 무슨무슨 대신, 이런 자막이 댑따크게 나오는데, 그 밑에 영어 자막까지 있으니 화면이
자막으로 가득차오르는 대참사가 일어나더라고요. 안그래도 비행기 기내 영화라 화면도 작은데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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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walker
21/02/16 22:23
수정 아이콘
소세지파티는 처음 보는 영환데 포스터부터 왤케... 왤케.. 야하죠 크크
나주꿀
21/02/17 00:39
수정 아이콘
흐흐 소시지 파티는 그 단어부터가 좀 야시꾸리? 한 단어라서 크크크
서쪽으로가자
21/02/16 22:32
수정 아이콘
자막없이 보면 그래도 애니메이션이 좀 더 잘 들리긴 하는데...
액션 위주의 히어로 영화도 잘 안 들리더라고요 ㅠ_ㅠ 내용이 이해가 안되.
나주꿀
21/02/17 00:38
수정 아이콘
돈이 아깝다는 절박한 심정이 있으면 듣기 실력이 오릅니다?
AaronJudge99
21/02/16 23:58
수정 아이콘
라제요? 라오스요? 하하 무슨 말씀을 하고계신거에요
스타워즈는 로그원까지가 끝인데요 하하하하하..ㅜ
나주꿀
21/02/17 00:35
수정 아이콘
현실을 인정하십시오, 스타워즈는 워프 가미카제와 로즈의 키스신과 함께 망한 작품입니다
-안군-
21/02/17 15:00
수정 아이콘
스타워즈는 워프가 아니라 하이퍼스페이스 라구욧!! 부들..
21/02/17 00:23
수정 아이콘
로그원은 개인적으로는 시퀄 3부작보다 훨씬 더 높은 퀄리티에 있다고 보고,
한국영화를 외국어 자막으로 보시는 느낌이 궁금하긴 하네요.
엇 저거 자막이 저게 아닌데? 싶은 그런 경험들이랄까요
나주꿀
21/02/17 00:33
수정 아이콘
부산행이나 곡성이나 워낙 흡입력 있는 영화라 후반엔 영어자막이 잘 되어있나 신경쓸 여력이 없더라고요,
곡성 관련해선 두가지 흥미로운 번역이 있었는데, 곡성에서 주인공이 양이삼에게 '이름이 양이삼이라고? 일이삼할때 그거?' 라고 물어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거와 관련해서 번역자가 괄호를 치고 설명하더라고요. (극장 자막에서 괄호치고 설명하는거 태어나서 처음 봤습니다)
두번째론 뭣이 중헌디!라고 소리지르는 장면에서 아역 배우의 연기력에 소름이 돋으면서도 영어 자막으론 절대 이걸 100프로 맛을 살려서 전달이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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