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생으로 어느덧 40을 목적에 두고 있는 저는 학창시절 영어 고자였습니다.
저때만 해도 국민학교(마지막 국민학교 졸업생!)엔 영어과목이 없었고, 중학교에서나 생기는 과목이었으며 저는 국민학교 졸업 후 중학교로 넘어가는 그해 겨울에서야 구몬영어(........)로 기초적인 단어를 배우고서 진학하였죠.
전 중학교때 공부에 흥미를 잃었습니다.(국민학교때까진 잘했습니다. 심지어 중학교는 배치고사 전교 1등으로 들어감)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놔버리게 된게(다른 것도 놔버렸지만....)아예 돌이킬수 없는 지경으로 놔버리게 된 두 과목이 영어랑 수학이었습니다. 제가 정확히 중2~고2 이 4년을 공부를 손에서 놨는데요. 그렇다고 뭐 불량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공부가 싫었습니다. 시험때도 시험공부도 거의 안하고 들어가고,
중3때인가는 반석차가 20등 후반정도까지 떨어졌고 겨우 들어간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고1때 반석차가 34등까지도 떨어질 정도였죠.
고3들어가기 직전...대학은 가긴 가야겠다 싶어서 다시 공부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영어수학은 힘들었습니다. 특히 문법은 이미 중2때 포기해버린 저에게 과거완료형 같은건 대체 무슨 조합인지 알수도 없는 조합이었고 외운 단어도 없으니 더더욱..
고3때 다행히 다른 과목들(언어라던지, 사탐과탐같은 암기 과목들)은 그래도 많이 따라잡았고, 저희 때 역대급으로 어려운 수능이었던 만큼 수학에서도 저는 호재를 맞았습니다(저같은 수포자에겐 지옥불 난이도가 오히려 득입니다. 지옥불이던 안지옥불이던 제 점수는 같은데 다른사람이 망하니까요). 그때도 영어만큼은...영어만큼은 제가 들어간 대학교에 비해서는 말도 안되는 등급이 나왔었죠.(제 전체등급이 2등급이었는데 영어는 4등급 바닥이었습니다...)
엄마는 그때도 너 취직하려면 영어공부해야하는데 어쩌니 어쩌니 계속 말씀하셨지만, 뭐...애초에 아는게 없고 시간이 흐른만큼 그냥 외면만 하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대학생활에 미쳐서 진짜 영어같은건 정말 외면하고 있었죠. 제가 어느정도 수준이었냐면. 졸업을 위해서 필수로 들어야 했던 영어교양과목을 한 과목만 5일동안 밤낮없이 붙잡고 시험봐서 겨우 맞은게 B0였습니다. 이때도 뭐 문법같은건 하나도 모르고 단어도 겨우 대충만 알고 그랬죠.
군대도 공익으로 가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갑자기 외면하던 문제가 제 마음으로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계기는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당시 눈팅만 하던 커뮤니티에 누군가가 자기 영어공부고민글을 올렸는데 그걸 보다가 어 X발 X됐다 난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급작스레 닥쳤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이때가 아마 2005년 12월....2006년 1월 이때쯤 사이였을거에요. 제 나이가 83년생이니 전 대충 23~24살까지도 노답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그 커뮤니티 자게에 글을 올렸었습니다(심지어 첫글이었어요). 대충 요약하면 나 영어고자고 문법은 be동사밖에 모르는데, 취직하려면 토익은 해야할것 같은데 어떻게 영어공부를 시작을 해야할까 이런 뉘앙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집안 사정이 안좋아서 뭐 학원이나 과외를 받을 여력은 안되는 상태였구요. 제가 지금은 그 커뮤니티를 하지는 않지만, 애착이 가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저거입니다. 저 게시글에 대충 10여개 남짓 댓글이 달렸었는데, 그중 어떤 분이 거기 댓글에 독학으로 하려면 기초 교재 중에 어떤 교재를 추천한다고 했었던걸 유심히 읽었습니다.
그게 grammar in use 였죠.(광고같지만 광고 아닙니다) 저 책이 되게 유명한 시리즈로 알고 있습니다. 대충 basic-intermediate-그담에 뭐 상위 머시기 이런 단계가 있는거였는데....암튼 뭐라도 시작을 해야했던 저는 그해 겨울부터 공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basic 책은
말그대로 정말 기초중에 기초부터 시작을 하는 책이었습니다. 진짜 be동사부터 시작해요. 대충 100몇십 챕터까지 있었던걸로 기억을 하고
하루에 3챕터씩(이걸 2회반복)-끝까지 하고, 이걸 다시 2번 반복했습니다. 공부는 공익 퇴근하고 밤이랑 점심시간때 했었죠. 근데 이게 문법책이다보니 단어는 사실상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단어같은건 당시 눈에도 안들어왔어요. 오직 기초.,...기초...
2회독을 하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intermediate 를 샀습니다. 이것도 같은 방식으로 2회독....이때는 우선순위 영단어 인가? 이거 사서 조금씩 같이 외웠던 것 같습니다. 공익 막바지에 갑자기 정보처리기사딴다고 공부 한 3개월 쉬었는데 이때빼고는 영어공부는 계속 햇던것 같아요. (저 교재는 진짜 영어 리스타트자거나 초심자에게 정말 강추하고픈 책이었습니다. 독학하기 너무 좋았어요)
저 교재도 대충 다 봤는데, 저거보다 상위레벨은 아직 제가 갈 단계가 아닌것 같았고... 저는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또 찾아보다가 발견한게 이 분을 아실지 모르실지는 모르겠는데(유명한 강사인걸로 알고있습니다. 김찬휘? 란 분이 지은 오소독스 그래머 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산 이유는 딱 하나. 책을 사면 수십강이 넘는 동강이 공짜(............). 독학만 하다보니 한계가 있어서 드디어 남의 말을 빌려보려 한거죠. 나중에서야 알게되었지만 이 강의가 상당한 명강의였던것 같더라구요. 얻어걸린거죠. 이것도 동강만 2번은 반복해서 볼 정도로 공부했던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2006년 1월부터 2007년 2월까지의 대충 1년 남짓되는 기간동안 공부했던 겁니다. 그리고 이때쯤 공익이 끝나게 되었죠. 다시 대학다닐 생활비를 벌기 위해 1년 휴학을 연장한 저는 슬슬...한번 토익이란걸로 진입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충 기초적인 영단어+고교수준보다 약간 덜 미치는 정도의 문법? 정도까지 학습이 된 상태였던듯합니다. 영어듣기는 남의 나라이야기였습니다.
이때 무슨 책으로 토익을 시작해볼까..하다가 지금은 아마 작고하셨죠? 이익훈....토익 베이직 책을 샀습니다. 공부를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 몰라서 토익 책 사면 앞에 있는 8주완성 스케쥴을 고대로 따랐습니다. 그리고 이때 낮에는 알바를 했기에 밤에 와서 공부할 수 밖에 없었는데, 주변 환경에 유혹을 당할까봐 집 인터넷을 정지시켜버렸습니다(스트레스 받을까봐 일주일에 2회 수/일 저녁에는 피씨방가서 스타했습니다). LC, RC 모두 8주 완성 스케쥴을 따라갔고, 알바 출퇴근하면서나 점심시간에는 전날 공부한 LC나 단어녹음파일은 늘 귀에 꼽고 다녔습니다. 버스로 왕복 한시간여 거리를 다녔던터라 그 시간이 아까웠어요. 아무튼 이때 뭔가 이동시에는 그냥 영어를 아예 귀에 꼽고 살았습니다.
토익이 엥간하면 RC보다는 LC가 점수 올리기 훨 쉽다고 들었어서...3월부터 베이직책봤는데 이걸 8주완성 스케쥴을 좀 단축해서 2회독하고 6월쯤엔가 첫 토익을 봤었습니다. 사실 첫 목표는 500점대(........) 였는데 이 때 본 첫 토익에서 생각지도 못한 점수가 나와버렸습니다. 700점이 넘었던 것 같아요. 2006년 1월까지 영어고자였는데 1년 반 지난 시점에 생각보다 수확이 컸습니다. 이게 결정적인 동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진짜 성과를 보기 시작한거죠. 그래서 베이직 책 말고 이익훈 본서로 넘어가서 2회독하고 본 다음 토익(이때가 대충 가을 언젠가였나.,..)에는 800점을 넘을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공부버릇도 들고나서는 정지시켰던 인터넷도 풀었구요.
근데 토익은 아시다시피 50점 단위로 벽이 있습니다. 특히 중고등학교때 버린 4년은 듣기말고 RC가 버겁더라구요..대충 LC는 한 450 나와도 RC가 400도 안나오니 850 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상태로 대학 졸업때까지 거의 간것 같아요. 근데 이 RC는 이후에 극복이 되었습니다. 바로 제가 대학원을 가게 되면서..........대학원 입학전 랩에 있으면서 지도교수님께서 먼저 영어 원서를 던져주셨습니다. 이거 읽고 사전학습하라고... 영어 원서를 빡쎄게 읽고 대학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원서로 공부하고 원어논문만 읽다보니 어느새 영어 글을 읽는 스킬이
늘어가게 되었습니다. 단어자체는 제 전공분야에 집중이지만 문장을 읽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늘었던 것 같습니다. 하긴 진짜 오지게 공부했으니까요 대학원때..특히 졸업논문 준비하면서는 정말 으으(2학기 종료시점쯤부터 주제찾으려고 미친듯이 논문팠습니다. 당연히 95%이상은 외국논문...). 대학원 졸업때쯤부터 슬슬 감이 오고 결국 사실 뭐 대학원 졸업때에는 850벽을 돌파하고 890까지는 점수가 올라갔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진짜 알수없던 계기로 RC의 벽이 깨지는 느낌이 오더니(대학교 졸업 이후에는 토익은 해커스 파랭이 빨갱이로만 했습니다)
(대학교 졸업전에 토익볼때는 RC마지막 부분엔 시간이 빠듯해서 3~5문제 정도 찍고나오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그런 일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있는 직장에 취직할때는 930....그리고 이후에 4년전까지 공부해놓은게 아까워서 만료되면 시험보고 그랬는데 대충 저정도 점수대는 유지했던것 같네요(지금은 손에서 놓은지 4년,..). 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도 생각해보면 중고딩때 저 4년을 버린게 아직도 전 기초가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티비보면 수능 영어 보면 아직도 모르는 단어가 한가득이고, 토익 지향적으로 공부해서 그런가 정작 쉬운 단어들은 아직도 많이 모릅니다. 그리고 이걸 여실히 느낀게...
제 나이대쯤부터 슬슬 취직에 토익 뿐만 아니라 토익 스피킹이나 오픽같은게 도입이 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부분에서 너무 약했습니다.
진짜 엄청난 노력을 들였는데도 오픽은 IM1을 벗어나질 못했고, 토스도 겨우 레벨 6문턱 정도에 머물렀네요.
지금도 기초가 약한건 스스로 좀 느끼는 편입니다.
제 자랑하려고 쓴 글은 아니고, 저도 결국 930 이상의 벽은 못넘어봤고, 다만 뭔가 이렇게 영어고자가 어떤 계기가 되서 노력을 하다보면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런 경험담을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첨에 질문글올렸던 커뮤니티에는 한 10년전쯤 짧게 썰을 풀기도 했었구요.
저도 그때 뭔가 우연한 한 게시글로 머릿속에 사이렌 돌아가고 시작했기에,
저 뿐만 아니고 사실 제 대학교 동기 얘기도 따로 있는데,
여자 동기 하나도 저랑 비슷하더라구요. 그런데 얘는 2학년때부터인가 중학교 교과서 가지고 다니면서 독학하더니 나중엔 이화여대 동일전공 대학원까지 가서 거기서 전공살려서 지금 잘 먹고 잘 삽니다. 얘도 아마 노력 어지간히 했을건데...
그냥 일욜 출근해서 일하다가 글 한번 남겨봅니다.
혹시 영어 공부 늦었다고 포기하려는 분들에겐 이런 사례도 있다.......늦었다고 그냥 포기하진 마시길 싶어서 써봅니다.
너무 옛날 사례라서 요즘 세상과는 맞지 않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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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좀 괜찮아지면 문화원 같은데 가시는 것도 좋은데요...
서울이시라면 문화원에서 회화코스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외국인 강사가 1:1로 회화수업 해주는 학원도 종로와 강남권에 분원으로 해서 내놓은 학원들이 있습니다.
한국인이 가르치는 회화학원이라면 그닥이라고 생각합니다.
모국어의 장점에 대한 영역이기 때문에, 사고방식 자체가 영어를 원어로 쓰는 사람에게 배워야 문장도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수정됨) 대단하시네요.
저는 어렸을때 해외에서 짧게 살았을때 2년정도 배운덕에 나름 영어로 밥벌어먹고 살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다닐때도 문법 공식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게 왜 틀리고 이게 맞는지는 대충 알아서
영어 쓰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영어에 왕도는 별로 없는 듯 하네요.
저는 영어표현 (숙어 포함)을 통째로 외우는 방식으로 영어를 배웠고
주로 영어 스탠드업 코미디나 미화를 보면서 표현들을 습득해서 혼자서 중얼중얼대면서 몸에 체득하는 방식을 했는데
저에게는 이게 왕도일지 몰라도 모든 사람이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머 인 유즈 정말 좋은 책이죠. 요상한 한국식 시험 영어말고 진짜 실사용할 영어 배우기엔 이만한게 없어요.
수준에 맞춰 단계를 잘 밟아 가신게 정말 대단합니다. 영어 답보의 가장 큰 원인이 위나 아래나 수준에 안맞는거 계속 붙들어 매다 망하는거라. 적절한 스텝에 따라 노력 하면 의외로 성장이 빠르긴 하죠. 스스로 자기 수준을 판단하기는 좀 어렵지만요.
전 고등학생 때 배웠던 수능용 문법을 아직까지 써먹고 있네요. 좋게 말하면 그때 잘 배운거고 나쁘게 말하면 발전이 없는거고.
이제 토익도 쳐야 되는데 비슷한 점수대 구간에 막혀 있는게 참 답답하네요. 제발 대박달 잭팟!
크크 토익은 기본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고 다들 그러더라구요.
지금 썸타구 있는 오빠가 4-5년동안 미국에서 산 적이 있어서 영어공부 시작하면 도와주겠다는데..
아직 시작하기가 두려워서 그런가 크크.. 엄두가 안 나긴하네요.
저도 일 다니면 주3-4회 정도 저녁에 토익공부 해볼까 하네요
출퇴근길에는 귀로 영어를 들으면서 어플로 단어어플 보면서 자투리 시간 활용하면서요
(수정됨) 우와 오쏘독스 그래머 진짜 명강의죠. 저는 그래도 영어를 할줄은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발음이나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문장을 만들거나 쓸 때 기초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우연히 그 강의를 봤는데 진짜 문법을 뿌리부터 다시 잡아줘서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나 동사파트 보고 나서 눈과 귀가 트였어요. 그 이후 원서로 된 문법책를 보기도 했는데, 기본이 되고 나니 쉽더라구요.
리스닝은 팟캐스트 덕을 많이 봤죠. 요새 안 들어서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ESL podcast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