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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14 18:01:29
Name kien
Subject [일반] PC없는 PC, 자유없는 자유주의
PC~사회주의는 표현의 자유/자유를 부정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약자의 행복/자유를 위해서 강자의 행복/자유를 약간 억누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즉, 만인이 [평등][자유]를 누릴 수 있게끔  하는 게 목표죠.

자유주의도 무언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무정부주의가 되어버리고 그게 아니면 결국 어떠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사람들의 행동을 일정 수준 [규제]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는 없습니다. 자유의지주의를 주장하던 아인 랜드도 결국 어떤 시스템하에서는 사람들이 자유로운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소설을 작성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없이 많은 논쟁, 학문 등은 이미 많이 엄청 많아서... 주제를 좀 좁혀서 컨텐츠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비판의 자유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PC/정치적 올바름 등을 기반으로 컨텐츠 생산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ANTI-PC로 흐르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대중/소비자]라는 강자의 위치에서 비교적 약자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는 생산자에 대한 강한 비판은 생산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될 수 있다는 게 PC 적인 관점이니까요. 아이러니한 일이죠.

반대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불편러들을 배격하자는 사람들의 근간에는 개인의 자유 의지라는 것이 강자와 사회 문화적 압력으로 인해서 얼마든지 왜곡되고 억압될 수 있다는 것이 깔려 있습니다. 컨텐츠 생산자(=약자)이고 대중/소비자(=강자)이니 강자의 자유를 다소 눌러야 한다는 인식이야말로 PC적이죠.

귀귀를 예시로 들면, 귀귀는 자기가 원하는 만화를 원하는 곳에서 연재할 자격이 있고, 네이버는 다소 과격한 취향의 만화를 검열할 자유가 있고, 다소 마이너한 웹툰 사이트는 좀 과격한 만화를 서비스할 자유가 있고, 언론은 귀귀를 비판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게 자유주의에 가깝고.

귀귀라는 네이버/언론/대중보다는 약자에 가까운 작가의 자유를 위해서 네이버의 검열/언론의 비판을 막아줘야 한다가 PC적인 주장이겠죠..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PC의 탈을 쓴 ANTI-PC적인 분들과 자유주의의 탈을 쓰는 PC적인 분들+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서 본인의 위치를 PC의 탈을 쓴 자유주의 포지션을 오가는 분들이 인터넷에 존재하는 것 같고..

이 와중에, 어떻게든 자신과 자신의 집단을 약자로 포지셔닝해서 PC로 본인과 본인이 속해 있다고 믿는 그룹에 대한 비판의 자유를 막고 타인과 타그룹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싶기 때문에 서로 누가 누가 더 약자인지 경쟁하는 시국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상황은 자유주의자/자유의지주의자 입장에서는 대환장파티에 가깝겠죠.

결론? PC라는 이름의 망령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고, 자유주의는 찾기가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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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샤인스파크
21/03/14 18:02
수정 아이콘
자고로 정치적 올바름을 외치는 작자들도 그 주장에도 올바름은 없습니다
그냥 정치만 존재하죠
그래서 저는 PC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절레절레 하면서 자리를 피하려고 합니다
더러운거 묻으면 안되거든요
21/03/14 18:05
수정 아이콘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This-Plus
21/03/14 18:08
수정 아이콘
'약자인 작가의 자유'를 위해서 검열을 막아야 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창작컨텐츠를 검열하면 검열할 수록 이 나라 문화가 후퇴하고 구려지기 때문입니다.
21/03/14 18:10
수정 아이콘
그건 국가가 할 때 의미가 있는 거지. 시장의 개별 주체들의 비판의 자유는 좀 별개죠.
This-Plus
21/03/14 18:16
수정 아이콘
맥락은 거의 똑같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결국 언성 높은 쪽이 원하는대로 검열이 가능해서.
21/03/14 18:14
수정 아이콘
제게는 국가 문화발전을 위해서 개별 주체들의 특정한 비판을 막아야한다가 국가주의적으로 느껴집니다.
모리건 앤슬랜드
21/03/14 18:20
수정 아이콘
가지치기란 측면에선 비슷해 보일 수 있어요.
그 압력이 한쪽만을 향하느냐 아무쪽이고 자라게 내비두느냐 차이겠죠.
한쪽 방향이 그들의 이상향일수야 있겠죠.
이선화
21/03/14 18:39
수정 아이콘
이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어떠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자유 뿐만 아니라 그 표현에 다른 사람이 비판을 할 수 있는 자유까지 포함하는 건데, 요즘은 [내 얘기에 반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 식으로 마구 휘둘러지고 있는 것 같아 좀 씁쓸합니다.
하심군
21/03/14 18:09
수정 아이콘
이제는 뭐가 현실이고 이상인지를 넘어서 망상이 현실을 덮는 단계까지 이른 것 같아요. 그 반대근거를 보면 또 망상에서 가져오기도 하고...이걸 어떻게 고쳐야할지 감도 안 올 지경이네요.
곰그릇
21/03/14 18:10
수정 아이콘
PC는 약자의 자유를 위해서 강자의 자유를 억누를 필요가 있다인데
정작 PC를 주장하는 분들이 약자보다 더 약한 자들을 더더욱 무자비하게 억누르고 더 약한 자들의 PC에는 관심이 없더라고요

결국 PC라는 것도 두 번째 강자의 권리처럼 휘둘러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하심군
21/03/14 18:19
수정 아이콘
그것보다는 이제 약자의 정의가 흐릿해졌다는 거죠. 인간과 집단은 성장하게 되있는데 정작 본인이 자신이 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반대로 이제 약자한테 후드려 맞으니 이제 나도 약자로 불릴 자격이 생겼다는 집단도 있고요.
21/03/14 19:42
수정 아이콘
그래서 스타워즈 보면 몸매좋은 먼치킨 백인여자가 못생긴 스테레오 타입 유색인종 여자, 흑인 남자 데리고 백인남자와 싸우지요
회색의 간달프
21/03/14 18:19
수정 아이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억압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죠.
실제상황입니다
21/03/14 18: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동의하지 않습니다. PC는 논리라기보다는 운동이고 정치이기 때문이죠. 이성이라기보다는 감성입니다. 따라서 생산자에 대한 소비자의 비판은 생산자가 약자이든 아니든 간에 정당화 가능합니다. 생산자에 대한 비판이 약자에 대한 보호라고 해석될 수 있다면 말이죠. 개별 주체들의 그 비판이라는 것도 단지 비판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관습적인, 더 나아가 실제적인 규제 역할을 하고 있죠. 물론 미덕이란 게 애초에 그런 것일 겁니다. 인간에게서 어떻게 미덕을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 뭐든 정도의 문제이긴 하죠. 자유주의도 논리라기보다는 그냥 그런 입장 내지 태도일 뿐이라고 보구요. 그러나 저는 자유주의가 PC보다 우선하는 원칙이고 우선하는 전제라고 봅니다. 어차피 세상은 선전선동전이죠. 그럴 거면 자유주의적인 원론으로다가 말이죠. 거기에 별다른 당위성 따위 크게 없다는 걸 인정하고 시작하자 이겁니다. 물론 그 애매성이 현저히 낮아서 대부분이 옳다고 혹은 그르다고 동의하는 사안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요.
SkyClouD
21/03/14 19:30
수정 아이콘
결국 소셜 미디어 사회에서는 목소리 큰 놈이 강자가 된다는게 예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차라리 장렬하게 키배를 뜨던지...
주먹쥐고휘둘러
21/03/14 19:32
수정 아이콘
http://www.ynam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330#0DG0
https://www.hankyung.com/entertainment/article/2018110372714

이주일의 출연에 저렇게 생긴 사람이 어떻게 TV에 나오냐며 시청자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전국노래자랑에 며느리가 노래하고 시어머니가 춤추는 모습 나갔다고 항의엽서 날아오고 장애인 참가자를 예심에서 떨어뜨려야 하나 제작진이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누구나 불편을 토로하고 그게 짤로 만들어져 돌며 확대 재생산이 되니까 불편러 천지인거같고 별 쓰잘데기 없는걸로 불편함을 느끼는 놈이 많아 졌다 싶지만 과거의 불편러에 비하면 요즘 불편러들의 불편함은 순한맛이라 봐야죠.

저시절의 불편러들이 그러했듯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21/03/14 19:53
수정 아이콘
과거나 지금이나 그런사람의 존재비율은 동일할거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지금은 누구나 인터넷, SNS를 통해 표현할수있다는게 과거랑 가장 다른점이죠

매운맛 10개보다 순한맛 10만개가 더 무서우니까요
빛폭탄
21/03/14 19:39
수정 아이콘
이쪽이나 저쪽이나 나는 약자이고 선빵은 쟤네가 쳤고 내가 하는 검열은 검열이 아님이라고 주장하고 다니죠.
실제상황입니다
21/03/14 19:56
수정 아이콘
그렇죠. 사실은 다들 자유로워지고 싶은 건데 말입니다. 나만 자유롭고 싶은 게 아니라, 타인도 자유롭고 싶어하는 거죠. 타인은 도덕적으로 열등한 계도의 대상이 아니고, 나와 똑같은 도덕적 주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인종차별이나 이성혐오, 소수자혐오 등등 이해하기 곤란한 것들도 있겠습니다만..
Hudson.15
21/03/14 20:02
수정 아이콘
전 넌 사회적으로 강자의 위치에 있으니까 자유를 조금 침해받아도 돼! 이게 제일 무섭게 들리네요..
21/03/14 20:25
수정 아이콘
이미 적응하시면서 살고 있습니다. 세금은 재벌들이 1000배는 더 많이 내지면 정부에 대한 발언권은 같은 한표죠.
21/03/14 20:28
수정 아이콘
대학을 예로 들면 대학들은 등록금 규제 받고 학생 선발도 제한 받고 있지요.
21/03/14 20:31
수정 아이콘
깊은 통찰과 고민 빽빽한 근거와 교차검증 없이는 이런 이야기는 그냥 말장난입니다.
허울 좋은 이야기 자기 주장에 유리한 상황의 선택 불리한 상황의 배재
안그래도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담론이 가지는 단점 조차 극복하지 못한 시스템의 담론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진샤인스파크
21/03/14 20:57
수정 아이콘
PC고 자유고 간에 책임을 지라고 하면 모두들 도망가기 바쁘고 남에게 전가하기 바쁜놈들이라
저는 그놈들 모두 인정못합니다
Respublica
21/03/14 23:03
수정 아이콘
자유없는 자유주의가 아니라 책임없는 자유입니다.
PC도 PC없는 PC가 아니라 근거없는 correctness일 뿐입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3/15 04:57
수정 아이콘
자유에 대한 책임은 타인의 반응일 뿐입니다. 그게 비윤리나 범죄가 아니라면요. 타인의 반응이 불쾌하다고 해서 잘못인 것은 아니란 거죠. 달리 말하자면, 타인의 반응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무슨 말이든 웬만해선 원칙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타인의 반응을 감수하는 게 곧 책임이구요. 그게 표현의 자유고 양심상의 자유입니다. 자유에 대한 책임은 타인의 반응일 뿐이죠.
Respublica
21/03/15 07:41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비판하고싶으나 비판받기 싫은 자유주의 표방자
근거없는 올바름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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