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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08 12:50:40
Name 세인트루이스
Subject [일반] 첫 버번 블라인드 테이스팅 해봤습니다.
test

집에서 버번 위스키 한병씩 사서 한잔씩 마시는게 소소한 낙인 사람입니다. 750ml짜리 병 하나 사서 2-3달에 걸쳐 다 마시고, 그 다음병 사서 마시고 하니 맛이 잘 기억이 안 나더군요. 각 병의 특징을 잘 이해하려면 비교시음을 해야겠다 싶어서 한번에 여러병을 사봤습니다. 버번 유튜버들 보니 블라인드 테이스팅 많이 하길래 내친김에 난생처음 블라인드 테이스팅도 해봤습니다.

이번에 산 버번은: 1. Evan Williams 100 Bottled in Bond (a.k.a. white label); 2. 최근에 피지알 자게에 구매글 올라왔던 Wild turkey 101; 3. 그리고 제가 여태껏 구매했던 버번중 가장 비쌌던 Jack Daniels Single Barrel (single barrel은 한 오크통에서 나온 위스키로만 병을 채웠다라는 뜻입니다)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 기준 1번과 2번을 합한 금액 * 1.5 = 3번 금액쯤 되네요.

이번 블라인드 테이스팅의 가장 큰 목적은 과연 비싼 버번을 찾아낼 수 있나였습니다 크크
그동안 제가 사는 지역 기준 한병에 $20-40하는 버번들 여러개를 마셔봤는데 (Buffalo trace, Maker's Mark, Maker's Mark 46, Bulleit, Jack Daniels, Woodford Reserve, Knob Creek 9, Four Roses small batch, Old Grand Dad 100, Jefferson, Jim Beam black 등등), 과연 이보다 비싼 술을 어쩌다가 한번쯤 살 가치가 있냐는 스스로의 의문에 대해 답하려는 시도였습니다. 그래서 750ml기준 $40-50 가격대에서 여러 유튜버들이 돈값한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다라고 입을 모은 Jack Daniels Single Barrel을 사봤습니다. 병이 꽤 이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1, 2, 3번 모두 한번도 안 마셔본 상태에서 블라인드 테이스팅 해봤습니다. 그렇기에 뭐가 뭔지 매칭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과연 뭐가 내 입맛에 맛있고 없고를 찾으려 했습니다. Evan Williams 100 BiB가 가장 무난무난했고, Wild Turkey 101 이 가장 톡쐈고, Jack Daniels Single Barrel이 그 중간 - 톡 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심심하진 않은 맛이었습니다. 맛은 구분하겠는데, 그렇다고 3번이 1, 2번 가격의 3배를 내고도 마실 의향이 있냐라고 하면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크크

1주일뒤에 다시한번 똑같은 버번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 해봐야겠습니다. 맛을 구분했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진짜 그럴지... 뭐 전문 바텐더가 되려는건 아닌데 그래도 이렇게 블라인드 테이스팅 하면서 마셔보니 색다른 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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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8 13:16
수정 아이콘
저는 맛 향 이런거에 좀 둔감한 편이라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차이가 확실한 브랜디를 마시고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21/06/08 21:39
수정 아이콘
브랜디 브랜드 간에 맛 구분이 되시나요? 혹시 브랜디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크크
21/06/08 22:19
수정 아이콘
아 브랜드간 구분보다는 꼬냑 아르마냑 깔바도스가 차이가 확실하고
등급이 세분화된 위스키와 다르게 VSOP와 XO의 간극이 엄청 커서 드린 말씀이예요
최근에는 깔바도스 즐겨마십니다 (Boulard) 사과사과사과
세인트루이스
21/06/08 22:26
수정 아이콘
헤네씨 VSOP만 마셔봤는데 XO도 마셔봐야겠네요 크크 설명 감사합니다.
손금불산입
21/06/08 13:29
수정 아이콘
허니버터칩 시선강탈 크크크 저는 위스키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와인이나 맥주를 두고 비슷하게 시음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21/06/08 21:43
수정 아이콘
한 두모금씩 마시니 혀가 마비돼서 버터칩으로 입을 개워줘야 하더군요 크크

전에 와인 대표적인 품종별로 - 카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 쉬라, 말벡 - 등 쭉 놓고 비교시음도 자주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위스키로 넘어오니 와인은 또 잘 손이 안 가네요. 쓰다보니 다시 와인이 땡기네요 크킄
21/06/08 13:46
수정 아이콘
가격을 포함해서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기준을 찾아가는 게 과정인 거 같아요. 저보다 소득이 10배 많은 사람이 10배 비싼 걸 기본으로 삼진 않더군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1:44
수정 아이콘
진짜 주류는 2배 비싸다고 2배 맛있다 이런게 아닌것 같습니다. 자기 입맛에 맞는 주류를 찾아야하고, 그러러면 블라인드 테이스팅 밖에 길이 없는것 같습니다. 다만 본인의 입맛이 너무 고급이 아니길 바래야 크크
판을흔들어라
21/06/08 13:54
수정 아이콘
요새 저도 느끼는 게 괜히 모르지만 향도 맡아보고 잔 좀 돌려보고 빛에도 비춰보고 맛 보면서 머금어도 보고, 같이 마시는 사람있으면 서로 의견 나누면서 마시면 술 마시는 게 더 재밌더라구요. 그리고 양과 종류 포함해서 많이 마셔보면 다르게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예전 멋 모를 때 산 메이커스마크나 맥켈란이나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도 잘 안나는데 최근에 마셨을 때는 좀 더 와 닿더라구요. 일단 마인드도 오픈 마인드여야 할 거 같아요. 이렇게 블라인드 테이스팅 하려는 거 자체가 오픈 마인드겠죠.

전 주말에 바에서 와일드 터키 잔으로 마셨는 데 뒷맛에서 제임슨같이 단맛이 느껴졌었습니다. 101이 다른건지 아니면 제 혀가 이상한건지 궁금하네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1:47
수정 아이콘
그냥 버번만 마시면, 버번의 대표적인 맛이라 불리는 오크향, 바닐라향, 그리고 카라멜향이 뭐지 (오크, 바닐라향을 맡아본적이 없으니...) 싶은데 스카치 위스키 한모금 마셔보면 바로 아 버번은 달구나 싶죠 크크 저도 버번끼리만 마셨어서 와일드터키의 단맛을 잘 못느낀것 같습니다. 다른 술에 비하면 확실히 버번이 달죠. 그래서 좀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하얀마녀
21/06/08 14:25
수정 아이콘
oh....honey butter....
세인트루이스
21/06/08 21:56
수정 아이콘
한동안 질렸다가 다시 먹으니 또 맛있네요 크크
라프로익
21/06/08 14:32
수정 아이콘
저도 시도해봐야겠네요.
말씀하신데로 버번브랜드들을 보면 상위버전들은 가격이 두배 세배 차이가 나는데, 이런 술들은 스카치위스키들과 경쟁하는 제품들이라 가격을 올려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키치 기준으로 따지면 가성비가 넘사라서
세인트루이스
21/06/08 21:50
수정 아이콘
닉부터 예사롭지 않으시네요 크크 라프로익, 아드벡, 라가불린 등 싱글몰트 스카치도 마셔보고 싶은데 (다들 맛있다고 하니 분명히 맛있을것 같습니다 크크) 엔트리레벨도 750ml 기준 $60-70에서 시작하니 병으로 사기 부담스럽네요 ㅠ 뜻이 맞는 술친구를 어서 찾아야 서로 뿜빠이해서 마실텐데요 크크
라프로익
21/06/08 21:57
수정 아이콘
아일라는 엔트리급이 스페이사이드15년급 퀄리티는 되니까 가격을 사정없이 받더라고요. 미국이시면 라프로익이 그나마 저렴한 편이었던거 같네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2:06
수정 아이콘
https://www.totalwine.com/spirits/scotch/single-malt/laphroaig-10-yr/p/3697750?s=1108&igrules=true
찾아보니 라프로익 10년이 제가 사는 지역 기준 $60이네요. 새크라멘토는 $40인데 정말 미국도 주마다 가격차이가 너무 심해요 ㅠ Brown-forman 주식좀 오르면 라프로익 도전하겠습니다 크크
꿀행성
21/06/08 14:33
수정 아이콘
오우 이렇게 혀끝 감각이 좋으신 분들 부럽더라구요 잘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준마이다이긴죠에 맛을 들였는데, 가끔씩 잠 안올때 두세잔 먹고 자고 싶거든요
원래는 캔맥주을 마셨는데 배도 부르고 탄산이라..
이럴때 큰 병으로 되어있는 사케들을 뚜껑 닫아놓고 두세달에 먹어도 관계없나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1:54
수정 아이콘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의외로 사케가 와인보다 좀더 오래 가네요. 아래 링크 보니 3일에서 1주일 사이에 마시라고 하네요.
https://www.sakeshop.com.au/pages/how-long-does-sake-last
제게 사케는 뭔가 비린 맛으로 기억되는데 (소주마시다가 청하 마신 느낌), 사케도 좋아하시는 분들 많은 것 보니 분명 맛있을 겁니다 크크 언젠가 사케도 마셔보고 싶네요.

맥주는 나이들수록 배불러서 못 마시겠습니다 ㅠ 다른 술에 비해 특히 맥주는 안주가 땡기는데, 안주까지 먹자니 맥주는 배가 너무 빨리 부르네요 ㅠ
꿀행성
21/06/09 08:14
수정 아이콘
오오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일체유심조
21/06/08 15:1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스택주니어를 아주 좋아하는데 요즘 통 먹을 시간이 없네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1:56
수정 아이콘
병 디자인이 예뻐서 눈에 확띈 보틀이네요 크크 리스트에 올려두겠습니다
21/06/08 15:21
수정 아이콘
버번 좋죠. 예전에 부커스 7만원에 팔던시절 참..개꿀이었는데..와인먹으면서 느낀게 위스키 값오른거 보면 와인이 선녀더라구요! 요새는 러셀스 리저브가 가격대비 참좋더라구요. 저는 요새 모임으로 그리고 와인셀러에 있는거 아무거나 와이프한테 꺼내달라고 해서 블라인드 가끔하는데요 재미가 아주 기가막힙니다. 개인적으로 라벨 또한 술을 이해하는 맥락이라고 보는 입장이라 블라인드가 무조건 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척도가 되진 않는다고 보구요, 여러 조건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 테이스팅이라고 보긴 합니다만 재미면에선 블라인드 특히 함께하는 블라인드만한게 없더라구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2:00
수정 아이콘
부커스의 땅콩맛이 하도 유명해서 먹어보고 싶은데 가격도 워낙 올랐고, 주변 술집에서 찾기도 어렵더라고요 -
안그래도 어제 Jack Daniels single barrel 살지, Russel's reserve 10year 살지 엄청 고민했습니다 크크 병 디자인이 전자가 더 이뻐서 고르긴했는데 가격 더 오르기 전에 빨리 러셀스도 사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들 칭찬이 자자한 버번은-eagle rare, eh taylor, old grand dad 114 등- 빨리 사라지더라고요...
21/06/08 23:35
수정 아이콘
정말...칭찬이 자자할땐..빨리사시는게..허허.. 러셀스 리저브는지금 현지가에 비해 한국가격이 미친수준이라서요. 무조건 사놔야된다고봅니다. 저는 7년전쯤 한창 먹었는데 지금느끼는건 술은 지금이 가장 싸다였습니다. 그렇게 스프링뱅크는 못사먹을 술이 되었고 맥캘란은 당시에도 비싸다욕먹었는데 이젠 정말..
세인트루이스
21/06/09 00:59
수정 아이콘
크크크 곧 쟁여두겠습니다
21/06/09 01:06
수정 아이콘
아 다만 세인트루이스님께서 맛있어 하셨던 것을 위주로요! 저는 좀 안타까운게 유투버 누가 좋다 이러면 막 쏠려서 사고 그런거 좀 안타깝더라구요.결국 입맛은 변하고 자기 취향은 자기가 찾아가는건데..흠 꼭 굳이 저걸 저렇게 쟁여두나 싶은것들을쟁여두더라구요.

물론 스카치면 스뱅은 보이면 사십쇼. 무조건요. 일본가시면 무조건!!
버번도 보이면 괜찮은건 무조건 사십쇼. 괜찮다고 하는거요.

막 와인처럼 가성비 픽 이런거 말구요!!!!
세인트루이스
21/06/09 02:19
수정 아이콘
예 스프링뱅크 노트해두겠습니다 크크 자기 입맛을 찾아야하는데 한 세번째 모금부턴 그놈이 그놈같네요 크크ㅡ 나중에 술 소개글좀 써주세요
21/06/09 09:27
수정 아이콘
그럼 이제 장르를 좀 바꿔서 드실 때가 됬네요!! 피트...라도...? 피트가 두려우시면 저는 하이랜드 파크 추천드립니다! 피트 구성이 달라서 오히려 달고 향기롭다고 느끼실 겁니다. 버번과는 뭐 원래 다르기도 하지만요. 버번쪽으로 드실 거면 아무래도 라이 위스키 드시는게 가장 재밌긴 한데 라이 위스키는 기본적으로 호불호가 엄청 갈리긴 합니다. 사실 위스키는 제가 몇년 전까지만 먹고 요새는 인척들 통해서만 먹어서 알못에 가깝긴 해서 소개글이라고 할 건 잘 없습니다. 그저 스놉이죠. 스뱅이나 빠는.
쩌글링
21/06/08 16:21
수정 아이콘
미국 출장 갔을때 Woodford reserve 맛있게 먹었던게 기억이 나네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2:02
수정 아이콘
이름이나 병 모양이나 가격대에서 가장 고급스럽게 느껴저서 좋아하는 보틀입니다 크크 다음에 다시사면 블라인드 테이스팅 해보려고요 - 마음에 들면 그 윗등급인 Woodford reserve double-oaked도 마셔볼 계획입니다.
이라세오날
21/06/08 21:45
수정 아이콘
버본은 짐빔이랑 잭다니엘, 와일드터키 밖에 안 먹어봤는데 끈적함이라고 해야 하나 그 달큰함이 좋았어요
쳐칠도 레드라벨이 최애라고 했으니 각자의 취향이 아닐까 싶어요
세인트루이스
21/06/08 22:03
수정 아이콘
스테디셀러들이 괜히 스테디셀러가 아니죠. 짐빔 보통 화이트 라벨을 많이 파는데, 블랙 라벨도 좋더라고요. 와일드터키101 후에 와일드터키 Rarebreed도 노리고 있습니다 - 평이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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