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06/10 19:24
크루세이더 킹즈 1편이 전쟁 한번이라도 하려면 십년간 벌어놨던 돈이 순삭 당하는 경험이 가능했는데 후속작에선 좀 완화 됐죠.
게임 이름대로 십자군 한번 나갔다가 영지라도 못 따면 그대로 파산이어서 몇대에 걸쳐서 빚 갚아야 했는데
21/06/10 20:58
헉 크킹2편은 그런 기억이 없었는데, 1편을 하신 분이 계셨군요! 사실 고-증을 따지자면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안을 말아먹으면서 성지에 바치는 맛(?)도 있어야하는데, 요즘 크킹은 너무 제국주의적 정복전쟁 같아요 크크크 (물론 학설의 시대적인 차이도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1/06/10 21:29
크크크 요즘에는 그러고보니 그런 분야도 싹 씨가 말랐군요. 현실에서는 확실히 전투와 생산이 동시에 이루어지기는 힘들죠. 특히 무기만 뽑으면 되는 현대전이라면 몰라도, 중세에는 특히 오히려 원정군의 피말리는 병력 아끼기가 고증에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미디블 토탈워... 고급 병종은 본토에서만 충원이 가능해서 진짜 현실성은 좋지만, 게임 자체가 원정은 거의 하지말라는 수준이었죠 크크크크크.
21/06/10 19:37
군대라는게 전쟁에서 이기기전까진 돈 먹는 하마라는 이유가 있군요
생산활동 할 인구도 모자란데 기사, 기사의 종자 이런 사람들 먹여살리려면 골치 꽤나 썩였을거 같습니다
21/06/10 21:17
그래서 기사에게 영지를 주고 너한테 필요한 돈은 알아서 챙겨라 했던 것이고 대신 기사는 주군의 소집령에 응할 의무가 있었는데 이게 1년에 40일까지였습니다.
40일 이상 붙들어 매려면 수당을 지급하든가 했어야 했는데 이 짓을 하니까 서로 짜증나니까 기사는 그냥 세금으로 내고 주군은 그 돈 받아다가 아예 용병을 고용했는데 그런 애들을 Man at Arms라고 부릅니다
21/06/10 21:53
이 맨앳암즈라는 말이 참 골 때리죠. 중세 기록 기준으로는 직업 군인 Men-At-Arms(맨앳암즈), 아니면 지역민 Levy (징집병)니까요.
그래서 용병도 맨앳암즈, 기사도 맨앳암즈, 그냥 좀 가신 중에서 자기 무기 있고 전문 훈련 받은 녀석도 맨앳암즈... 다만 제 글에서 '무장병'은 그래서, 기사들의 종자 및 고용인들을 부르는 단어로 썼습니다. (일본 사무라이에서 '카치'에 해당하는 개념). abc초콜릿님의 댓글을 좀 더 확장하자면, 기사에게 영지를 주는데, 말 그대로 신성로마제국의 제국기사(Reichsritter)처럼 크면 가구 5~6개 있는 작은 마을, 작으면 자기 집과 텃밭 일구는 하인들 정도로 '자기 몸 간수하고, 자기 자신이 기사라 불릴 병력이 될 만큼의 소득을 보장하는' 영지인 경우도 있었고요. 극단적으로는 영지=기사 계급 없이 (중세 유럽특: 땅은 무조건 작위에 붙어다닙니다.) 용돈을 가문에서 타먹는 가신이 생기게 됩니다. 중세 초기의 부족왕국들과 그들을 침공하던 바이킹이 둘다 애용하던 허스칼/후스카를이 이런 형태였습니다. 이들도 중세에 맨앳암즈라고 불렸습니다. 만일 군공을 세워서, 기사의 영지가 커지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당연히 그만큼 주군께 뱉어야합니다. 유럽은 기준이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예를 들어, 영국의 최초의 호구조사-토지대장인 둠스데이 북(Domesday Book)의 경우에는 백(Hundred)이라는 표현이 고유 행정단위로 등장합니다. 백명을 징발할 수 있는 단위였단 뜻이지요 (이게 정확히 어떤 종류의 백 명인지, 정확히 백명이긴 한지는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세계관이 하나라(?) '고쿠다카'라는 좋은 단위가 있었습니다. 석고, 그러니까 쌀이 몇 석이나 나오는지 중앙에서 가지고 있던 일종의 표이자 계급장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명예도 높지만, 병력을 많이 동원해야했습니다 아니면 꿍쳐먹고 있다는 뜻말고는 안되니까요 크크. 고쿠다카가 수천석에 달하는 소영주에 가까운 사무라이는 카치를 열몇명에서 스무명은 고용해야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유한 카치들은 당연히 자기 밑에도 짐꾼, 종자, 기타 고용인 (전투원이든 비전투원이든)을 끌고 다녔죠. 그러니 이런 사무라이는 혼자서도 백명이 넘는 '맨앳암즈'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기사는 본인-무장병 하나-종자 하나-짐꾼으로 돈키호테를 찍고 있는 것에 비해, 본문에 등장하는 에드워드 왕자 정도급이 되면, 그 밑에 작위기사만 수십명이고, 당연히 그 작위기사도 비루한 작위기사가 아니라 자기 땅이 성 하나에 마을 몇개는 되는 사람들이라 당연히 고용인의 숫자도 다시 수십이 됩니다. 그리고 나주꿀님이 아시다시피 이들은 직업군인이기에 당연히 농업에 종사하지 않고, 그래서 영지가 필요해지고, 영지를 위한 전쟁을 하기위해 전쟁기술을 연마하고... 하하하... 중세란 정말 난세같죠?
21/06/10 21:33
보급의 역사를 보면 진짜 전쟁은 미친 짓이구나 싶습니다. 밥도 줘야지, 옷도 줘야지, 무기도 보충해줘야지... 근데 전쟁이 잘 풀려서 멀리 가면 갈수록 마차를 끌고 가는데 필요한 여물이 마차 전체에 실을 수 있는 여물이랑 똑같아지지 않나...
특히 전근대의 전쟁은 신선한 고기~ 신선한 약탈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느껴집니다. 냉동 기술도 없으니 보존식을 아무리 소금에 절이고, 초석에 파묻고 그래도 방부제 자체가 고급 재료인 경우가 많고 그러면 장부를 읽다가, '아니 우리가 이 전쟁을 왜 하고 있지?' 소리가 절로 나오고, 후대에서보면 말도 안되는 이유로 휴전하고 종전하고 그러죠 크크크. 그러니 현대전이 무서운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구 건너편을 잿더미로 만들어도 은근 본전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소름 돋죠...
21/06/10 22:54
크크크 어렸을적에 수양제가 전투병이 백만인데 보급병도 백만이었다더라 하는 학습만화 읽고 아니 백만이나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했던게 생각나네요
새삼...미친짓이었군요 정말
21/06/10 23:00
무슨 로켓공학 보는거 같죠.
멀리 날아가라고 연료를 많이 담는다 -> 로켓이 무거워진다 -> 더 큰 엔진이 필요해진다 -> 연료를 더 많이 먹게된다 -> 연료를 더 많이... -> ??? 우리 방금 이거 하지 않았냐? 제발 원정은 이윤이 남는 만큼만 나가세요 제발 크크크크.
21/06/10 23:26
보급병 100만이 아니라 두배를 끌고같다고 기록에 남겼지 않...
뭐 서류상과 실제의 괴리는 알 순 없지만요 크크 왜 수나라가 망했냐 보급을 꼴아박아서입...
21/06/10 22:25
정치... 정치질을 조심하십시오 크크크...
그러고보니 동양은 망탁조의가 있는데, 서양의 찬탈 빌런은 누가 있을지 한번 조사해볼 맛이 날것 같습니다 크크.
21/06/11 14:07
본문과는 다른 얘기지만 망탁조의라는 문구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동탁은 억울할 것 같아요
왕망 : 본인이 황제됨 조조 : 아들이 황제됨 사마의 : 손자가 황제됨 동탁 : ???
21/06/10 19:58
Farce님과의 봉건계약은 하루 한 편 연재인 걸로 압니다. 내일도 의무를 다하실 것을 기대하겠읍니다.
그나저나 크킹이 참 잘 만든 게임이긴 하네요. 크킹 이전에는 중세 봉건제 시스템에 대해서 되게 막연하게 연상했는데, 크킹을 해보니 왜 농민병이 무력한지, 왜 영주는 말을 안 들어먹는지 아주 잘 이해가 됩니다 크크 괜히 왕 전쟁에 끌려갔다가 내 영지 병력 산화하거나 눈먼 화살에 가주가 죽어버리면 어떡합니까? 왕이 바뀌어봐야 내 영지 뜯기는 것도 아닌데 내 영지가 전장이 아니면 모르쇠가 가장 큰 이득이죠 크크
21/06/10 22:16
베트남 전쟁 이후로 등장하는 '아 국가의 전쟁에 내가 왜 끌려가서 개죽음 당해줘야하냐~'라는 정서가 은근 중세 영주들 사이에서도 잘 통하죠 크크.
이래서 전근대 역사를 보면, 방어전을 많이 성공한 국가는 망합니다. 이탈리아 (특히 피렌체)가 그렇게 망했고, 일본도 몽골의 침략을 막자마자 내분이 심화되서 오닌의 난으로 빵빵터지고 전국시대가 시작되죠 크크크크. 누군가 군공을 세워서 보상을 해줘야하는데, 새로 정복된 땅이 없다니 아니 이게 무슨 말이오~! 저... 제가 평상시에 분기에 한번 정도 글을 올리는데요... 으아악 계약이! 부당합니다 부당해! 반란이나 일으킬겁니다!
21/06/10 22:01
임팔 작전이 증명하듯이 현대전에서는 보급을 적에게 의존해야하면 보급 부족으로 전멸했다고 봐야한다지만, 그렇게 임팔 작전의 근거가 된 손자병법에서 '보급은 적에서 취하는 것이 최고의 수다'라고 말한 것은 전근대에서는 정말로 맞는 내용이죠 크크크.
제갈량도 화살을 위나라에서 꿔왔듯이, 어차피 장비 사이의 정밀규격이라는 것도 없고, 밥은 신선할 수록 맛있으며, 뭘로 찔러도 상대방은 죽죠 크크크. 다만 그래서 중세 전쟁은 약탈 때문에 좀 현대보다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그래서 좀 의식하고 읽어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병력의 소집이 짧고, 재소집이 많은 이유는, 병력이 쉽게 탈영하기 때문이며, 특히 약탈로 한 몫 잡으면 그런 경향이 심화되었지요. 전쟁의 초기에는 용병이고 소집병이고 돈을 받는 방법이 구체적이기에 예상 이상의 규율과 충성심을 보여주지만, 전쟁이 길어진다 싶으면 보통 싱겁게 휴전하는게 다 탈영하고 약탈한다고 흩어져서 군대가 없어지기 때문인것도 있고요. 특히 백년전쟁처럼 중세 끝무렵의 전쟁이 어설프게 보급기술이 발달해서 전쟁이 말도 안되게 길어지고 약탈도 인외마경 수준이 되는 것이 관찰 할만 합니다. 근대전을 알리는 30년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요. 공성전의 경우에도 어떤 경우에는 쉽사리 항복하는 이유는 전투 전에 약탈의 대상이 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며, 힘겨운 전투 끝에 함락이 되면, 당연히 공성전에서 공자측이 돈이 꽤나 깨졌기 때문에, 공식적인 약탈기간이 주어진다는 것도 흥미롭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약탈이 전근대의 꽃인 이유는, 입신양명, 인생전환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중세는 아니지만, 나폴레옹 전쟁이 정말 낭만 그 자체이지요! 한때 촌놈이었던 내가 혁명 제국의 제왕!? 그리고 그 하급귀족/서민 친구들이 대육군의 원수!? 크으, 그래서 레미제라블의 시대에도 '나는 황제님의 편에서 부끄럽지 않게 싸웠습니다'라고 하는 서민이 등장하고요. 하지만 그래서 서유럽인들은 1차대전 당시 다들 웃으면서 전쟁터로 향하게 됩니다. 약탈이 의미 없어진 현대전이야말로 어쩌면 민초들에겐 지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1/06/10 23:39
그렇죠. 독가스를 들이마시고 후유증 달고 돌아와도, 상이훈장 하나 주고 끝이었고.
프랑스를 독일이 정복한다고 귀족작위가 생길것도 아니었고, 프랑스가 독일의 공격을 막았어도 배상금이나 좀 받고 끝이었죠. 그래서 수 많은 병사들이 '도대체 우리는 전쟁을 왜 하는가? 이 전쟁에 왜 참여하는가?'라고 엄청나게 충격을 받게 됩니다. 공산혁명이 일어나고, 파시즘의 물결이 세상을 뒤엎습니다. 세상을 더 나은 방식으로 통합하자는 사상도 있고, 세상에 풀린 엄청난 폭력은 엄청난 약탈과 엄청난 승리로만 정당화된다는 사람도, 앞선 사람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지금의 체제를 지켜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게 되죠. 순전히 서유럽 중심적인 사고이긴 하지만, 이들이 1차대전에서 어째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 이후 수십년이 말 그대로 미쳐돌아갔는지, 알것만 같습니다. 직전의 보불전쟁 때만 해도, 배고픈 시골 청년은 군대에 가서 공을 세워서 훈장 받으면 영광스럽게 살 수 있었을텐데, 1차대전에서 얻은 땅은 수백만의 전사자를 묻기에도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당한 입장에서는 정말 갑자기 생긴 변화였죠.
21/06/11 14:40
사람이 발자취를 남길 수 없다면, 발버둥 또한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언가가 후세에 남을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삶을 포기할 것 같다고 저는 봅니다.
21/06/10 20:09
서양 중세와 비슷한 일본 영주도 처음에는 수천명, 잘해야 만명 동원하다가 나중가면 기본 십만씩 동원하는거 보면 그냥 절대 패자가 없어서 그런것일 뿐 아니었을까요.
21/06/10 21:27
일본은 서양 봉건제와 비슷한 점도 많습니다만, 아무래도 지구 반대편에 있었기에 차이점도 많아서 사실 좀 다르긴 합니다. 대표적으로 병력의 수준을 말할 수가 있는데요. 서유럽의 기사에 해당하는 사무라이의 경우, 무장병에 해당하는 카치/키바의 경우에는 서양의 무장병과 동일하게 자신 소유의 갑주와 무기를 가졌으며 전쟁에서 수익을 얻는 직업군인 계층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했습니다만, 그 밑의 계급인 아시가루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출신 성분으로 유명하죠)의 경우에는 서유럽 기준에서는 딱 '농민병'이었습니다.
바이킹의 침략, 십자군, 이탈리아 전쟁 (이라고 하지만 실상 프랑스-독일의 대리전 및 백년전쟁 후 영국 참전용사 주축의 용병단 전쟁), 동로마-튀르크 전쟁 (역시나 레콩키스타 출신의 카탈루냐 용병단, 캅카스 이북의 유목민족 용병단, 중동 본토에서 영달을 위해서 참전한 튀르크-아랍의 가지(Ghazi) 등등), 국가 단위 전쟁을 초월한 참전이 빈번했던 서양 중세에 비해서 일본의 중세-근대는 상대적으로 농민병을 대량으로 동원하기에 쉬운 제한된 환경에서 전투가 잦았습니다 (물론 농번기 등의 요소가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전근대로서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죠). 훗날 포르투갈 및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서 서양 용병이 전국시대에 참전하기도 했었다고는 하지만, 일본군이 한반도 침략에도 실패한 것을 보면, 오히려 전형적인 '땅에 묶인 봉건제 군대'라는 특성이 더 드러나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백년전쟁처럼 지역의 영주가 지지하는 왕을 바꾼다거나, 용병대가 한쪽 계약이 끝났다고 반대편으로 옮겨가는 등의 '글로벌'함은 임진왜란에서 찾아볼 수 없지요. 반면, 서양군대의 경우 근대 당시 아즈텍 정복, 인도 정복, 베트남 정복 등에서 대다수의 현지세력에 소수의 충격대로 합류해서 전쟁의 향방을 바꾼적도 있는 것을 보면, '독립적인 작전이 가능한 군사집단'으로의 발달이 오히려 빨랐다고 볼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도 중세는 아니고 근대의 일입니다만, 미국독립전쟁에서 영국군은 식민지 반란이라고 영국군은 4만, 독일의 헤센 용병은 3만을 지상군으로 충당했는데, 대서양을 건너서 전쟁 수행이 가능한 용병 집단이 수 만의 단위로 고용가능했다는 무서운 뜻이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중세 패권국이던 신성로마제국은 전성기에 기사/무장병을 총 동원하면 고작... 칠천명을 동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징집병을 전부 동원한다면 10만명 정도는 나왔을 것입니다. (물론 일본과 체급부터 크게 차이나는데 비슷하게 동원가능했을 것이다~ 라는 말도 웃기긴합니다.) 다만 이것은 말그대로 명부상에 적힌 이름을 전부 합친 이론적인 수치에 불과합니다. 그러는 순간 그 패권국의 경제는 붕괴했을 것이고, 정말 지옥에서 악마들이 튀어나오지 않은 이상 그것과 비슷한 수준의 소집령을 내릴 일 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확실히 중세의 동원능력은 동아시아보다 떨어집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국가를 나약하게 운영했거나, 소국들로 사분오열되여있기만 해서는 아닐 것입니다. 흐흐 백만대군을 자랑하던 나폴레옹의 대육군에 대해서도 한번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1/06/10 23:27
아 이건 중세 용병단이 아닙니다! 미국독립전쟁은 18세기 후반의 일이니까요 크크크.
절대왕정 시기에는 국가상비군=종신고용된 용병단인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중세 용병단보다 유럽의 용병단의 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들은 헤센 공국 국가용병단으로, 헤센 본국이 전쟁중이면 상비군, 그렇지 않다면 임대용병이라는 골때리는 존재들이었습니다 크크. 그러니 그냥 국가단위 계약이죠 (용병단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헤센 공작과 영국 왕 사이의 계약입니다. (물론 시대가 시대니 진짜 개인적으로 하는 계약은 아니고 국가 관료제를 통해서 공문서를 쓰고 그러겠지만요)) 중세 용병은 수백에서 수천이었고. 보통 수천이 되면 중세 왕정 입장에서는 '뭐이리 편제가 크냐, 함부로 고용하기 좀 그러네'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수천짜리 용병단이 넘쳤던 곳이 바로 중세 이탈리아인데요. ('이탈리아 전쟁'이라고 해놓고, 프랑스-독일(당시 신성로마제국)의 대리전이었습니다. 크크 블루오션!) 이 정도 규모가 되는 '자유 용병대(Free Company)'는 하나 같이 기록에, '자유'라고 불리는 이유가 소속(=고용주)도 없이 그냥 지들끼리 약탈하고 서로 쌈박질하고 다녔다고, 진짜 이게 용병대인지 군벌집단인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밀라노의 공작 스포르차 가문처럼, 사실 시작은 피고용인이었으나 결국 공작이 되는 경우도 있었고요 크크. 이렇게 수천에 국운이 오가던 시기에 비하자면 (마키아벨리가 그래서 열심히 주장했죠. 용병단 쓰지마! 이탈리아에서 용병대를 다 치워야 해!), 수만명의 용병을 고용해도 별 문제가 없는 근대는 확실히 더 발전된 시기였긴 한가봅니다~.
21/06/10 20:13
백년전쟁 라틴제국 콘스탄티노플 함락 등 중세의 수많은 사건들이 읽으면서 스쳐지나갔습니다
완전 재밌어요 크크 선생님 혹시 절대왕정시기도 다뤄주시면 안될까요...왕이라 해봤자 짱쎈 영주에 불과했던 시기랑 달리 [내가 곧 국가다] 요런거 비슷한 소리도 할 수 있었던 절대왕정 시기도 궁금합니다...
21/06/10 22:08
놀랍게도 절대왕정 시기에도 전쟁의 본질은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왕이 경제적 중앙집권화 (세금을 내란 말이야, 세금을!)로 상비군이라고는 하지만 실상 돈으로 굴러가는 국가용병대를 운영하는 것으로 현상유지가 심화됩니다.
그러다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면서 모든게 바뀌지요. 혁명정부가 '혁명군'을 편제하면서, 국민개병제(Levée en masse, 사방이 포위되었다! 프랑스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은 모두 일어나라!)가 등장하고, 이 최초의 징병제가 물량으로 유럽을 덮어버리면서, 프랑스인들조차도 '와! 우리 이대로 제국 세워도 되는거 아냐?'라는 공감대를 타고 나폴레옹의 백만 대육군 (Grande Armée)이 등장하니까요. 저야 징병제에 워낙 관심이 (원한도 흐흐흐....) 많아서, 잊을만하면 한번쯤 다뤄보니, 한번 기대해보셔도 좋겠습니다. 다만 저는 주제를 다루는게 워낙 무작위해서 언제가 될지는 도저히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21/06/10 22:51
아....세계사 시간에 엄청 팠던 그 프랑스 대혁명이군요 크크크
국민공회의 징병제...입헌의회 시기의 혁명전쟁...대프랑스동맹...라 마르세예즈..크크크 추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21/06/10 23:52
그러고보니 수행원-기사 개념은 크킹보다는 마블이 정말 죽여주는것 같습니다 크크. 서양 중세에 병력의 규모가 작다고는 하지만, 야전이고 공성전이고 할거 다하는거보면, 마블도 진짜 잘 만든 게임 같아요~
21/06/10 22:12
초반에는 진지하게 정복전쟁으로 싸우려다가, 전쟁 길어지는거 보고서는 바로 약탈전쟁으로 바뀌었죠 크크크.
그래도 결국 한타해서 이기면 좋고~ 라는 '슈보시'는 한타를 일으키긴 했는데, 잔다르크라는 예수초즌에 의해서 작살이 났으며, 프랑스는 반항하던 부르군트, 노르망디-나바라 지역을 정복하고 몰수하고, 기타 잿더미가 된 프랑스 땅들을 전부 왕의 직할령으로 삼아서 중앙집권을 시작해 중세 자체를 끝내버리니... 어쩌면 영국식 약탈이 역사의 전환점이 되어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역사 몰라요 크크크.
21/06/10 22:46
사실 데우스 볼트 (Deus Vult)는 이단자나 이교도에게 붙이는 명분이지, 기독교 군주들 사이에서는 파문전쟁이나 정말 기독교 도덕에서 눈뜨고 봐줄 수 없는 명분이 주어진 경우가 아니면 함부로 못 붙이는 말이거든요 핫하.
신학 공부가 더 필요하신 것 같으니, 계승권을 박탈하고 수도서원을 보내드리겠습니다~
21/06/11 14:32
어... 2편의 주제는 뭘로 해야할까요 하하하... 저는 워낙 주제가 오락가락 하는지라 전혀 뜬금 없는 걸로 다시 종강하고 찾아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