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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1/06/23 00:37:39 |
Name |
지금 우리 |
Subject |
[일반] 나의 편이 없을 때 |
세상 어디에도 나의 편이 없다고 느껴질 때
직장 상사의 갈굼,
모이지 않는 잔고,
내려가는 자존감,
나는 나 대로 열심히 사는거 같은데
남한테 전혀 피해도 안주고 열심히 사는데도
이루어놓은것도,
이루어진것도,
이루어질거같은 희망도 안보인다.
나는 나 인데, 나로서 충분한데. 그리고 언제까지고 나 이고자 하는데도
세상은 나에게
너가 너 라서, 너정도론 부족하고, 그리고 언제까지고 너 이고자 한다면 아무것도 이룰수 없다며 고자취급을 해버린다.
당장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친구놈들도. 부모님도. 애인도. 동생도. 직장 동료들도 나에게 다가와
어떤이는 하소연을 한다.
어떤이는 남의 욕을 한다.
어떤이는 울기도 한다.
세상에는 왜이리 힘든 사람이 많은건지. 모르겠지만.
나도 내 앞길 바쁘고 힘든데 싶다가도 나의 역할과 책임이.
그리고 그들에게 잘해주고싶은 마음이
나의 힘듬을 잠시 억누르고 맞장구를 치며 그들의 편을 들어준다.
가족으로서, 애인으로서, 직장 동료로서의 역할은,
스스로는 원하지 않았지만 억지로 해야하는 롤플레잉을 하는 기분 마저 느끼게 한다.
그리고 잠시 억누른 나의 힘듬은 오롯이 나를 찾아와 독촉한다.
혼자만 남게되는 조용한 이 밤에, 밀린 이자 까지 보태어 다가오는 나의 힘듬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자초한 일임에도 나는 세상에 나의 편이 없음을 느낀다.
그런 기분이 유독 강하게 드는 날이면, 나는 나의 편이 되어 주고싶다.
적어도 나만큼은 나의 응석을 받아줘야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세상 누구도 몰라준다 하여도 적어도 나는 나 스스로에게 오늘만큼은 열심히 했다고 위로해주고 싶다.
비록 그것이 허망하기 짝이 없는,
쾌락을 바닥에 흝뿌리고 휴지로 닦아내면 금새 찾아오는 허망함에 몸부림 치는 위로 행위에 불과할지라도
나는 나를 위로해주고 싶다.
그리고 세상에 많은, 나랑 비슷한 또 다른 너를 위로하고싶다.
그래, 오늘도 먹고산다고 빡셌다.
고생했다. 우리는 잘못한거 없고, 크게 죄지은것도 없는데. 왜이리 힘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그렇게. 나는 나의 편이 되어주고 너의 편이 되어 주고 싶다.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을수 있도록.
적어도 너와 나는 서로가 조금은 관대해도 되지 않을까.
내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너는 너에게
조금은 더 너그러운 마음을 지니게 되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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