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스베가스에 여행을 갔었는데, 죄악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라스베가스에 가선 도박은 슬롯머신 몇 판만하고
돈은 모조리 서커스 관람에 쏟아부었었죠. 태양의 서커스나 기타 다른 서커스 3편을 관람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예 대놓고 '촬영하셔도 좋습니다' 라는 공연도 있었어요. 촬영해봤자 너희들이 따라할 수 있겠냐? 라는 자신감이
철철 넘친다고 해야 할까...
2.
살면서 클럽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딱 한번 스트립 클럽을 가본 적이 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요.
프랑스에서 온 다른 학생들이랑 같이 라스베가스를 쏘다니다가 펍에서 술을 마셨는데, 웃긴게 술을 마시다보니
영어가 정말 안 나오더라고요. 상대방이 하는 영어는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요. 저는 술에 취한채로 한국어로 떠들고
프랑스 친구들은 그걸 번역기로 듣고서 수다를 떨다가 각자 방으로 돌아갔고요, 술에 취한 저는
'아니, 세상에서 제일 흥청망청 노는 도시에서 밤에 아깝게 이게 뭐하는 짓이람?'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핸드폰을 들고 주변에 있던 스트립 클럽을 검색했죠. 한국에서도 클럽 한번 안 가본 놈이 말이죠.
3. 술에 취한 놈이 평소에 할 리가 없던 짓을 하는게 참 무섭습니다. (물론 지금은 술에 취해 글을 쓰고 있지만....)
라스베가스에서 술에 취해선 근처에 있는 클럽을 검색해서 걸어갔거든요. 안전한 스트립 대로에 있는 곳도 아니고
음습한 곳에 있는 곳에 그 시간에 심지어 걸어가기 까지 했으니....
4. 스트립 클럽에 입장하던 순간이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일단 Bouncer라고 불리는 문지기? 같은 사람이 제 몸 수색을 하거든요?
지갑 및 핸드폰 소지품을 다 꺼내고 금속탐지기 문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이때 부터 살짝 술이 깼던게, 바운서가 제 머릿속에
강렬히 남을 정도로 커다란 덩치에 무서운 인상, 피부빛이 특이했거든요.
키는 거의 2미터 (제가 180가까이 되는데도 쫄 정도로 덩치가 컸어요)에, 피부는 피아노 건반처럼 검은 빛으로 반짝이는 사람이었습니다.
보자마자 살짝 술이 깨면서 '아, 여기서 진상짓했다가는 네바다 사막 밑에 바로 파묻히겠구나..." 이런 생각이 퍼뜩 들 정도?
5. 그 다음으로 들어간 클럽은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묘사하는 그런 분위기 그대로였습니다.
늘씬한 흑인 스트리퍼가 인사차(?) 가벼운 터치를 했던게 기억이 나네요.
웃긴건 초반 공연은 보통 생각하는 야시시한 공연과는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제가 본 첫 공연(?)은 키가 거의 190은 되는 전봇대, 혹은 방아깨비 같이 생긴 엄청나게 키가 큰 여성이 폴댄스를 추는 거였고
두번째 공연은 헤비급 덩치를 가진 여자분이 폴댄스를 추더라고요. 덩치가 정말 커서 제가 진지하게 싸워도 질 정도의
체격을 갖춘 댄서였습니다.
6. 나중에 보니 그 두 공연은 특별(?) 공연이라고 해서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후로는 딱 사람들이 스트립 클럽이라고 생각하면 나올법한 화끈한 댄서분들이 나와서 공연을 했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생각한 거랑은 좀 딴판으로 흘러가긴 했지만...
7. 저는 좀 뒷편에 앉아 있었습니다. 부담스러워서요. 그런데 나중에 온 다른 손님중에 나이가 꽤 있어보이는 흑인 할머니
세분이 들어오더니 공연장 맨 앞에 서서 1달러(?) 묶음을 화려하게 팍팍 뿌리면서 yo, bitch! 이러면서 스트리퍼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더군요. 뭔가 제가 생각한 느낌이랑은 달랐습니다.
8. 댄서들은 나와서 공연을 하는데, 수위를 조절하면서 더 도네이션(?)을 받도록 춤을 추더군요. (물론 저는 좀 떨어져서 봤지만...)
춤을 열정(?)적으로 추고나선 관객들이 뿌린 돈을 줍지도 않고 쿨하게 들어가는걸 보고 좀 당황했습니다. 왜 돈을 안 주워가지?
그런데 그 후에 무대 뒤편에서 방금전에 그 바운서 비슷하게 생긴 다른 직원이 갈퀴를 들고와서 돈을 긁어가더군요.
9. 뒷편에 앉아있다고 해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건 아닙니다. 공연을 하지 않는 댄서들이 와서 유혹(?)을 하거든요.
일명 lap dance라고 하지요. (나중에 찾아본 겁니다). 들어오면서 바운서를 보고 급쫄았던 저는 손을 허벅지 밑에 놨지요.
그랬더니 댄서가 '왜 손을 거기다 놔?' 라고 해서, '혹시라도 실수하면 바운서가 나를 내 쫓을까봐' 라고 했더니
깔깔 웃으면서 '손만 안대면 돼' 라고 하면서 랩댄스를 추더군요.
10. 그러다가 그 댄서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내가 지금까지 우리 클럽 운전사 아저씨랑 수다떨고 왔는데 어떻게 왔어? 차 가지고 온거야?'
라고요. 보통은 그런 클럽에서 호텔같은 곳에 보내는 버스비슷한게 있나봅니다.
그래서 '아니, 걸어왔는데?' 라고 했더니 표정이 싹 바뀌더라고요. 저는 뭔가 잘못했나 싶어서 '걸어오면 안돼?' 라고 물어봤고요.
그랬더니 그 댄서가
'여기까지 걸어오다니 미쳤냐', '이 시간에 안 다치고 여기까지 온게 천만 다행이다' '여기 티켓 줄테니까, 갈때는 우리 클럽 차 타고 가라'
그러더라고요.
여기서 이런 클럽에서 일하는 댄서분에 대한 편견이 좀 깨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손님을 걱정해주다니.....
p.s
그때 있었던 일을 다 적지는 않았습니다. 기억이 살짝 엉망진창이라...
재미있는 다른 일은, 제가 그때 메모를 하나 적어 왔었어요.
"we didn't create the sin, but we just added little perfection"
우리가 죄악을 창조하지는 않았다, 거기에 완벽을 조금 더 했을뿐
(기억을 떠올려 쓰는거라 정확하진 않을겁니다)
스트립 클럽치고는 너무나 기발하고 고급(?)스런 표현이었나봐요. 그 와중에 그걸 메모를 했더라고요.
p.s2
술김에 쓰는 거라 글이 좀 엉망일겁니다. 나중에 술깨고 돌아와서 댓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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