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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0/11 23:01:16
Name Fig.1
Link #1 https://www.fig1.kr/history
Subject [일반] [역사] 언제나 큰손은 있었다 / 국내 증권시장의 역사 ② (수정됨)
1. 국내 최초의 주식 큰손, 윤응상

윤응상
<윤응상 금융투자협회>

1961년 박정희 대통령이 2년 후 정권을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발표했어요. 발표 직후 윤응상은 중앙정보부 정책연구실 행정관인 강성원 소령과 뒷거래를 하는데요. 7억 환을 주면 군정에서 민정으로 정권 이양할 때 필요한 1백억 환의 정치자금을 마련해주겠다는 거래였죠. 중앙정보부 관리관 실장인 정지원까지 합세해 세 사람은 1962년 자본금 5억 환 규모의 통일증권을 설립했고, 이윽고 일흥증권까지 설립했어요.



윤응상은 사보이호텔에 작전본부를 차려놓고 주가조작을 시작했죠. 첫 번째 작전인 대증주 매수 포지션과 두 번째 작전인 한전주 헐값 매입을 성공시켰죠. 그리고 5월 윤응상의 통일증권과 일흥증권은 대증주 매수 작전을 시작하는데요. 하지만 태양증권을 중심으로 한 매도 세력과 부딪히죠. 두 세력은 일주일간 대립하다가 결국 매수 세력이 밀리게 돼요. 당시는 대부분 투자금액의 10% 증거금으로 거래했기 때문에 대규모 결제 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를 대증주 파동이라고 하는데요. 대증주 파동으로 인해 윤응상은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지만, 무혐의 판결을 받습니다. 윤응상은 이후에도 큰손으로서 시장에 영향력을 끼쳤죠.




2. 경남아저씨, 건설로 흥하고 건설로 망하다

1973년 공모주 청약 열풍
<1973년 공모주 청약 열풍 ⓒ길벗출판사>


1962년 대증주 파동의 영향으로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증권투자는 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요. 70년대 중반 공모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개인 투자자가 다시 주식시장에 모여들었죠. 당시 정부에서 공모주 청약을 유도하기 위해 증권사에게 6개월간 공모가 이상으로 주가를 유지할 의무를 부여했고, 공개기업의 주가는 상장되자마자 1.5~3배로 형성되었죠.


공모주 청약으로 주식투자에 시작한 사람 중에는 김영진도 있었는데요. 공모주로 재미를 붙인 그는 1976년부터는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어요. 그는 경남기업을 집중적으로 단기매매하며 목돈을 만들었는데요. 이 때문에 '경남아저씨'라고도 불렀죠. 이후 김영진은 신문기자 1명, 증권사 직원 1명, 중견 건설회사 임원 1명 등을 모아 투자클럽을 만들었어요. 이들은 자금을 조성한 뒤 정보를 수집했어요.


1976년 8월 클럽 멤버 중 한 명이 동아건설이 큰 폭의 유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는 정보를 가져왔어요. 게다가 동아건설 임원으로부터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증자해야 할 상황'이라는 사실도 확인했죠. 클럽 멤버들은 동아건설 주식을 3만 원 선에서 매입했고, 6만 원대에 전량 매도해 수익을 냈어요.


1978년 3월에는 '건설산업이 사우디에서 대규모 수주를 딸 것'이라는 정보를 가져와 매입을 시작했죠. 하지만 당시 100% 유상 증자설이 돌았는데 막상 발표된 내용은 50% 유상증자였고, 시장에 떠돌던 사우디 공사 수주설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결국 주가는 급락해 건설산업은 1980년 부도를 낸 뒤 일 년 뒤 거래소에서 퇴출되었죠. 결국 김영진은 보유주식이 모두 반대매매 당하고 집과 상가주택까지 처분해야 했죠.




3. 큰손에 손실 입힌 큰손

장영자 구속
<장영자 구속 ⓒKBS>

1982년 침체된 건설업에 갑자기 생기가 돌기 시작하는데요. 바로 큰손 장영자가 움직인 것이었죠. 그녀는 국회의원과 안기부 차장을 지낸 이철희의 부인이었는데요.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에게 접근해 사채를 빌려주고 대여액의 2~9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아 사채시장에서 할인하는 방법을 반복해 총 7,111억 원의 어음을 유통시켰죠. 물론 이는 불법이고, 1982년 5월 장영자는 구속됩니다.



한편 그녀는 약 2천억 원을 증권에 투자하면서 큰손으로 등장하는데요. 주로 건설주를 매수했어요. 폭락한 건설주의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높았던 주가를 기억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따라올 것이라는 계산이었죠. 실제로 장영자가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자 6개월만에 약 3.5배까지 주가가 올라갔어요. 하지만 건설업 경기는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주가라 한계가 있었고, 결국 건설주는 다시 폭락하게 되었죠.



장영자 파동으로 큰 손실을 입은 또 다른 큰손이 있었는데요. 바로 광화문 곰, 고성일 회장이었죠. 그는 1985년 기준 주식시장에서 건설주를 가장 많이 가진 개인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는데요. 시세판에 게시돼있는 건설주를 맨 위에서부터 맨 아래까지 10만 주씩 매수하라고 지시한 일화가 있어요. 1985년 그가 가지고 있던 건설주의 시가는 200억원이 넘었다고 하네요. 건설주 다음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종목은 유공(현 SK이노베이션)으로, 120만 주를 보유했어요.




4. 시황을 흔든 '피스톨 박'과 IMF가 낳은 슈퍼 개미

강방천 회장

<강방천 ⓒ tvN>

90년대 외인은 우리나라 주식의 소수의 핵심주, 즉 블루칩만 골라 집중 매수했어요. 국내 기관들도 외국인을 추종해 자사 운용 펀드를 운용했죠. 그중에서도 제일은행 신탁운용부에서 주식운용을 책임지던 박 차장이 유명했는데요. 그는 특정 블루칩을 선정해 무차별 매수한다고 해서 피스톨 박이라고 불렸죠. 심지어는 그가 무슨 종목을 사느냐에 따라 시황이 달라질 정도였어요.



1997년 상황은 바뀌는데요. 차입에 의존해 몸집을 불렸던 대기업이 단기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를 내기 시작했죠. 결국 IMF 외환위기가 찾아오고 외인 자금은 한국을 떠났죠. 하지만 위기는 슈퍼개미들이 탄생한 계기가 되었어요. 대표적인 사례는 강방천 회장인데요. 그는 IMF 때 증권주를 매수해 20배의 수익을 냈죠.





<참고문헌>
윤재수. (2021). 돈이 보이는 주식의 역사. 길벗.
황은주. (연도미상). 국가기록원. 개장에서 전면개방까지, 선직국 대열에 오르다. URL : https://theme.archives.go.kr//next/koreaOfRecord/stockMarket.do
임경오. (2005). 한국증시 110년 그 파동의 역사. 프라임경제 URL :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no=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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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포에버
21/10/12 09:18
수정 아이콘
국내 파생판의 전설인 목표 세발낙지가 기억나네요.
21/10/12 09:49
수정 아이콘
파생판엔 압구정 미꾸라지, 목포 세발낙지, 일산 가물치 등 여러 물고기가 있더라고요 크크
及時雨
21/10/12 09:29
수정 아이콘
흥미로워서 이전글 모아 읽으려고 했더니 닉변하셔서 이전글 하나하나 찾아봐야하네요 흑흑
21/10/12 09:49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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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時雨
21/10/12 09:55
수정 아이콘
대-박 이런 사실을 글에다가 써주시면 좋을 거 같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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