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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2/26 00:59:39
Name 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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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마법소녀물의 역사 (1) 70년대의 마법소녀 (수정됨)


일본 서브컬쳐 창작물 중에선 마법소녀물이라는 고유한 장르가 있습니다. 밍키모모, 세일러문, 프리큐어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마법소녀물이죠.
아마도 마법소녀의 모티브는 마녀일 것입니다. 마녀는 서구권에서 종교재판과 마녀사냥등으로 꺼림찍하게 여겨지는 존재였기에 문학소설이나 여타 창작물에서도 별로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죠. 허나, 1960년대에 방영되었던 미국드라마 아내는 요술쟁이(Bewitched) 와 귀여운마녀 지니(I Dream of Jeannie)가 일본에 건너오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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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요술쟁이]

60년대 일본 만화계는 테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요쿄야마 미츠테루, 아카츠카 후지오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1세대 만화가들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기였습니다. 이 중 전략 삼국지와 바벨2세로 유명한 만화가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윗 단락에서 언급한 아내는 요술쟁이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최초의 마법소녀 만화 '요술공주 샐리'를 연재하게 됐지요.

이후 요술공주 샐리 애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 성공을 부러워한 만화가들이 서로 그리겠다며 앞다투어 마법소녀 만화를 연재하게 됩니다. 마법소녀물 르네상스가 시작이었죠. 애니 제작사 토에이는 재능있는 만화가들의 원작을 바탕삼아 마법소녀 시리즈 애니를 연달아 발표합니다. 70년대 슈퍼로봇물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축을 이끌었던 마법소녀물의 탄생 순간입니다.

70년대 마법소녀물 작품을 지금 다시 보면 상당히 고루합니다. 영상적으로나 스토리나 유치하죠. 하지만 이 시기에 창작자들이 실험적인 시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세일러문이나 프리큐어 시리즈에서 봤던 마법소녀물의 클리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우로부치 겐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같이 기존 마법소녀물의 클리셰를 비트는 신선한 작품도 70년대 창작자들이 고심끝에 만들어낸 장르공식이 없었다면 만들지 못했겠죠.

그래서 오늘은 마법소녀물의 태동기에 발표된 작품들을 설명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애니 주제가도 같이 듣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70년대를 시작으로 2020년대 최신 마법소녀물까지 연재 형식으로 모두 다뤄볼 생각인데, 이거 벌려놓은 글이 많으면서 마무리 짓지 못하고 또 연재글 쓰냐고 손가락질 받지나 않을까 걱정이네요. 올해도 며칠 안남았는데 전기톱맨 2부 연재 소식이 들린만큼 만화가 연재글도 조속히 쓰던가 해야겠습니다.

그럼 70년대 마법소녀물을 소개하기 전에 역대 마법소녀 애니의 타임라인을 정리한 영상을 하나 보고 시작해볼까요?




역대 마법소녀 작품들


역대 마법소녀물 주인공들을 보자니 가슴이 웅장해지는군요. 헌데 이거 뭔가 이상한게 섞여 있네요. 고스트 스위퍼 루나에 슬레이어즈의 리나가 들어가 있는데 이건 영상 제작자가 양덕이라 마법소녀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보입니다. 마법과 소녀가 들어가면 마법소녀 맞지 않느냐하고 주장하겠지만, 아무리 마법소녀물이 장르구분이 두루뭉실하다해도 특정한 규칙이 들어가지 않으면 마법소녀물이라고 할 수 없는 법이죠.

첫째, 변신 기믹, 마법소녀는 일상적인 평범한 모습에서 주문을 외워 변신해야합니다. 둘째 유니폼과 지팡이, 거울, 활 같은 마법소녀 전용 장비를 착용하고 악의 결사단체와 맞서 싸워야합니다. 이 두가지가 들어가지 않으면 마법소녀 물이라고 할 수 없겠죠. 주관적인 견해를 피력하자면 마법소녀물이란 마블,DC 코믹스의 슈퍼히어로나, 일본 슈퍼전대물을 소녀로 대상을 바꾸어 제작한 것입니다. 주인공과 조력자들이 사춘기 전후의 소녀들일뿐 알맹이는 슈퍼히어로물과 크게 다를게 없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거기다 깜찍한 동물이나 미소년 같은 사이드킥 까지 등장하는 걸 보면 마법소녀물이란 슈퍼히어로물의 미소녀버전인 것이죠.

사실 이 마법소녀 장비와 유니폼은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해주는 아름다운 광경으로도 비추어보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어른들의 사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마법소녀물은 돈이 되기 때문이죠. 슈퍼로봇물이 로봇 장난감을 사내아이들에게 팔아먹으려고 변신하거나 합체하듯이, 마법소녀가 블링블링 샤방사방하게 특수 아이템으로 변신하는 것 또한 거기에 매료된 여자아이들에게 장난감을 팔아먹기 위해서입니다.

아, 이것 참 아이들이 들으면 꿈이 와장창 박살나는 소리가 들릴 시궁창 같은 얘기네요. 하지만 마법소녀 물의 현실이 그렇습니다. 창작물이란게 돈이되지 않으면 후원할 스폰서를 구하지도 못하고, 돈이 없으면 창작자도 작품활동에 매진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좀 이야기가 옆으로 새는 느낌인데 어른의 사정을 알거나 말거나 마법소녀 물은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 마법소녀 물이 없었다면 여성향 만화는 순정만화 밖에 없었을 거에요. 밍키모모, 세일러문, 프리큐어 같은 작품이 계속 나와줬기에 고정 여성팬층을 만들 수 있었고, 장난감을 팔아 다시 더 많은 자본이 투자되어서 퀄리티가 상승, 여성향 만화에 관심이 없는 남성팬들도 흡수하게 되었죠. 이른바 수입과 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서 여성향, 남성향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재밌게 볼 수 있는 훌륭한 장르로 완성되었다는 소리입니다.

아래 소개할 작품들은 오래된 애니라 노래가 썩 좋지는 않아요. 하지만 나름 낡은 느낌이 좋은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70년대 작품이라 하여도 국내에도 방영된 애니도 있기에 기억하시는 분들은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되네요. 그럼 서두는 이쯤에서 그만하고 작품 소개를 들어가보겠습니다.





마법사 사리 주제가 `66


마법사 사리 주제가 `89


마법사 사리 アンジュルム 커버


마법사 사리 ed1 신비로운 사리 不思議なサリー


마법사 사리 ed2 리틀 프린세스 リトル・プリンセス


요술공주 세리 한국판 주제가


요술공주 세리 EBS판 주제가


요술공주 샐리 투니버스판 오프닝


요술공주 샐리 투니버스판 엔딩


페리카나 치킨 CM송

앞서 설명했듯 유명 만화가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작품이자 최초의 마법소녀물인 '요술공주 샐리'입니다. 주제가가 무척 익숙하죠? 개그맨 최양락이 개그 프로에서 샐리주제가를 자주 부르기도 했고, 페리카나 치킨 cm송으로도 쓰여서 80년대 출생에겐 추억의 노래입니다. 요술공주 샐리가 찾아왔어요~ 별나라에서 지구를 찾아왔어요~ 추억에 빠져서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말았네요 크크크크.

요술공주 샐리의 원제목은 마법사 사리(魔法使いサリー)인데 직역하면 마법쓰는 샐리 정도가 되겠네요. 원래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마법사 사니라는 제목을 생각햇는데, 기업 소니가 소니에 관련된 모든 상표를 등록하는 바람에 사니도 막히게 되었고, 울며겨자먹기로 사리로 바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요술공주 샐리는 이후 이마가와 야스히로의 애니 자이언트 로보에선 사니 더 매지션이라고 본래 이름을 되찾아서 등장하죠. 자이언트 로보가 요코야마 미츠테루 월드의 올스타전 같은 작품이라 요술공주 샐리도 나오게 됐는데, 작중에선 BF단 십걸집 일원 충격의 알베르토의 딸이란 설정이라 아버지처럼 엉덩이 머리가 됐더라고요 크크크.

요술공주 샐리는 66년작과 89년작 두 작품이 있습니다. 일본 위키를 보니 리메이크는 아니고 스토리가 연계되나 보더라고요. 세계최초의 마법소녀물인 요술공주 샐리가 크게 흥행을 하면서 토에이 동화는 성공에 고무됩니다. 자신감을 갖게된 토에이는 연달아 후속 마법소녀 시리즈를 내게 되죠. 아래 소개될 대부분의 작품이 바로 이 토에이 마법소녀 시리즈에 속합니다.

저는 요술공주 샐리를 국내 방영판으로만 접했기에 막연하게 밍키모모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한참 선배더군요. 89년에 나온 신작 버전을 봤기에 그렇게 생각햇나 봅니다. 수수하고 착하게 생긴 샐리의 디자인이 까마득한 마법소녀 대선배의 품격에 어울리네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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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로보에 등장하는 요술공주 샐리]







비밀의 아코쨩 2기 주제가


비밀의 아코쨩 호리에 미츠코 NHK 라이브 2006


비밀의 아코쨩 2기 엔딩 DON'T YOU...?


비밀의 아코쨩 3기 주제가


비밀의 아코쨩 3기 엔딩 내 노래를 들어줬으면 해 わたしの歌を聴いてほしい

https://www.bilibili.com/video/BV14K4y1f7uy/
YUKI - 나의 소원 わたしの願い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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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아코쨩 원작자 아카츠카 후지오 캐리커쳐]

비밀의 아코짱을 설명하기에 앞서 원작자인 만화가 아카츠카 후지오에 대해서 이야기 해봐야겠네요. 아카츠카 후지오는 전후 일본의 1세대 만화가로 무려 개그만화의 왕이라는 별칭을 지닌 거물 창작자입니다. 대표작으로 천재 바카본, 오소마츠 군 등이 있는데 오소마츠 군의 경우 최근 리메이크된 오소마츠 상으로 신세대 애니 팬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죠.

아카츠카 후지오의 화실에는 아다치 미츠루의 형인 아다치 츠토무가 수석 어시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개그만화를 그리면서도 파격적인 연출로 유명했는데 과장되게 데포르메된 그림체를 유지하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매우 현실적인 그림체로 변하질 않나, 연재 잡지 두 페이지를 캐릭터의 얼굴과 감탄사 하나로 채워버리는 등 독자의 의표를 찌르는 연출을 즐겨 사용하기로도 유명했죠.

제가 아카츠카 후지오를 인상적으로 기억하게된 사연이 하나 있는데, 한창 인기작가로 다작하며 잘나가다가 회계를 맡은 직원이 횡령을 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인심이 좋고 베풀기로 소문났던 아카츠카 후지오는 직원을 믿고 인감도장이며 중요한 서류를 다 맡겨놨는데 그 직원이 무려 2억엔이라는 거액을 횡령하고 만 것이죠. 난리가 난 상황에서도 아카츠카 후지오는 그의 미래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전 재산을 털어서 빚을 갚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시기가 74년인데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회사 건물을 통째로 사버리고 남을 금액이었죠. 그정도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믿는이에게 횡령당한 아카츠카 후지오는 "나는 원래 가진게 없는 사람이니 돈은 다시 벌면 된다" 라고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후 만화를 연재하면서 2년만에 손실 금액을 복구했다는 점인데요. 그가 얼마나 잘나가던 인기작가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떻게 보면 호구 중의 상호구이고 또 달리 보면 엄청난 대인배라 놀랍더라고요. 하지만 돈에 쪼들리느라 문어발처럼 다작을 하게되고 무리를 한 탓에 말년에 병치레로 고생을 심하게 했고, 2004년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가 4년 뒤인 2008년 폐렴으로 사망합니다. 개그만화의 기틀을 잡았던 대작가이고 인품도 훌륭했으나 불우하게 지낸 말년을 생각하니 씁쓸하네요.

작품 얘기를 해보자면 비밀의 아코짱은 마법소녀물에서 최초로 변신 기믹을 도입한 작품입니다. '평범한 소녀가 신비한 존재와 만나게되어 능력을 얻고 변신하는 마법소녀가 됨.' ,  '마법도구로 주문을 외워 변신을 하고 변신 전과 후가 동일인물이라는 정체를 숨김.' , '소녀에서 어른이 되거나 다양한 직업으로 변신함.' 등의 클리셰가 비밀의 아코짱에서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거기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마법의 컴팩트 미러'라는 마법소녀 변신도구도 애니에 매료된 어린아이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물건이었죠. 마녀라는 음침한 이미지에서 밝고 희망찬 동경의 대상인 마법소녀로 탈바꿈 시킨게 요술공주 샐리라면, 후대 마법소녀 물의 장르 공식을 탄생시킨 작품은 바로 비밀의 아코짱입니다. 국내에선 요술공주 샐리나, 밍키모모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지지만 이 작품이 마법소녀물에 갖는 의의는 대단히 크죠.

아코짱 2기에서 주인공 연기와 주제가를 맡았던 성우 호리에 미츠코는 7, 80년대에 애니송의 여왕이라 불릴만큼 왕성한 활동을 자랑합니다. 본문에 나오는 작품 절반 이상이 그녀가 불렀던 노래들이죠. 가창력도 레전드라 옛날 노래임에도 듣기 괜찮습니다. 98년에 나온 3기 엔딩곡도 개인적으론 듣기 좋네요.

아코짱은 2012년에 실사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주제가를 바람의 검심 1기 오프닝 주근깨를 불렀던 JUDY AND MARY의 보컬 YUKI가 불렀습니다. 노래가 좋으니 들어보세요.










마법의 마코쨩 op&ed 마법의 마코쨩, 나는 마코를 따라간다 ボクはマコについてゆく


인어공주 나나 주제가

마법의 마코쨩은 원작이 있는 다른 작품과 달리 토에이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입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각색한 스토리라고 하네요. 그래서 국내 방영 제목이 인어공주 나나인가 봅니다. 나무위키에는 아예 항목 자체가 없고, 일본위키에도 정보가 적어서 쓸 말이 별로 없네요. 성우 겸 애니송가수 호리에 미츠코가 두번째로 주제가를 불렀던 작품인데 이때 그녀의 나이가 13살이라고 하더라고요.









사루토비 엣쨩 op 엣쨩 エッちゃん

사루토비 엣쨩은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입니다. 이시노모리 쇼타로는 대표작 사이보그009 때문에 SF 만화가란 인식이 강한데 특촬물 가면라이더 시리즈의 원작자이기도 합니다. 테즈카 오사무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천재 만화가였죠.

원작자의 명성을 생각하면 사루토비 엣쨩도 뭔가 거창해 보이나 생각외로 가벼운 일상 개그물입니다. 신속, 괴력,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이 있는 엣쨩의 일상생활을 그린 스토리이죠. 마법소녀물에서 이 작품이 가지는 의의는 대화가 통하는 동물 파트너의 등장입니다. 주인공 엣쨩이 동물과 대화가 가능한데 구수한 간사이 사투리를 구사하는 개 부쿠와 좋은 캐미를 이뤘다고 하네요.








신비한 메르모 op&ed 신비한 메르모, 행복을 나르는 메르모 幸せをはこぶメルモ


신비한 메르모 ost 물빛 사랑 水色の恋

신비한 메르모는 철완 아톰, 정글의 왕자 레오(정글대제), 블랙잭, 불새, 붓다 등 숱한 명작 만화를 남겼던 일본 만화계의 전설적인 인물 테즈카 오사무의 작품입니다. 헌데 이게 연재 배경이 좀 그런게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요술공주 샐리가 잘나가는 걸 시기한 테즈카 오사무가 마법소녀 열풍의 시류에 편승하여 내놓은 작품이라는 것이죠. 사실 테즈카 오사무는 만신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타 작가의 만화가 자기 작품보다 잘팔리는 사실을 견디지 못하는 편집증 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불타오르는 창작열과 내가 최고여야만한다라는 천재의 아집이 빚어낸 어두운 일면이었죠. 메르모 외에도 미즈키 시게루의 게게게의 기타로의 성공을 불편해하여 비슷한 요괴물 소재인 도로로를 연재했다가 몇 권 연재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완결낸 경우도 있습니다.

마법소녀 만화가 인기니 나도 그려보자 하고 연재한 만화이지만 메르모는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성인으로 변신한다는 설정은 이전에 제작된 마법소녀 애니에서도 나왔었지만, 어린 소녀들이 동경하는 연예인, 스튜어디스, 모델, 의사 같은 직업으로 변신하여 대리체험을 해줌과 동시에 성숙한 여성의 매력을 알려준다는 특징이 있었죠. 이 마법소녀의 어른 체험을 해준다는 요소는 후기작 밍키모모에서 다시 쓰이게 됩니다. 밍키모모의 선배격인 작품이었죠.

거기다 신비한 메르모는 성교육을 해주는 특징도 있었는데, 의사 출신인 테즈카 오사무가 본인의 경력을 살려서 어린아이들이 궁금해할 법한 성에 관련된 궁금증이 나오면 메르모의 협력자인 와레가레스 선생을 통해 답변해줍니다. 학부모들은 메르모를 본 아이들이 자꾸 성에 관한 질문을 던져대서 이 작품을 싫어했다는 후문이 있네요.

엔딩곡 물빛 사랑은 가수 아마치 마리(天地真理)가 불렀습니다. 본문에 올린 영상은 대만계 가수 진미령(陳美齡)이 불렀는데 일본에선 아네스 챤, 국내에선 아그네스 챤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다고 하네요. 진미령 버전이 더 듣기 좋아서 원곡 대신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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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모 소녀폼 성인폼 피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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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으로 변신한 메르모와 와레가레스 선생님. 묘하게 테즈카 오사무와 닮은 모습이다.








마법사 채피 op&ed 마법사 채피, 돈쨩의 노래

마법사 채피도 마법의 마코쨩과 마찬가지로 토에이의 오리지널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입니다. 기존 마법소녀 작품이 주인공 혼자 단독으로 활동했다면 채피는 마법의 나라 귀족인 채피 가족 전체가 지구로 넘어왔다는 점이 다르네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서사가 없는 대신 한 화마다 이야기가 완결되는 옴니버스물이라고 합니다. 스토리 후반으로 갈 수록 무분별한 개발의 부작용인 환경오염 같은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사회 풍자물 성격을 띤 작품이라고 하네요.








미라클소녀 리미트쨩 op 행복을 부르는 리미트쨩 しあわせをよぶリミットちゃん


미라클소녀 리미트쨩 ed 센치한 리미트쨩 하츠네 미쿠 커버

미라클소녀 리미트쨩은 나가시마 신이치의 원작 만화를 애니로 만든 작품입니다. 아래 소개 할 큐티하니와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사이보그라는 특징이 있죠. 리미트쨩은 사이보그 기술 권위자인 리미트쨩의 아버지가 딸을 사이보그로 되살려냈다는 설정이고, 큐티하니는 죽어버린 딸의 인격을 안드로이드에 이식했다는 차이점이 있긴 합니다.

리미트쨩은 특수 장치를 사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사이보그라는 특징 때문에 마법소녀물의 주 시청 대상인 여자아이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던 애니입니다. 예쁜 옷과 마법소녀 도구가 나오는 걸 보려고 티비를 틀었는데 웬 형사 가제트 같은게 나오니 아이들이 당황해 할만도 했죠 크크크. 좀 애니 제작진이 핀트를 잘못 잡은 작품이라 당시 애니메이션 치고 25화라는 짧은 분량으로 종영되었습니다.








큐티하니 주제가


큐티하니 라이브


HEDVA & DAVID - I Dream Of Naomi


TWO-MIX 커버


오쿠이 마사미 커버


Perfume 커버


니시우치 마리야 커버


아이돌마스터 시죠 타카네 커버


모모이로 클로버Z 멤버 佐々木彩夏  커버


뮤지컬 Cutie Honey Emotional


큐티하니 ed 밤안개의 하니 夜霧のハニー


큐티하니 F 주제가


큐티하니 F ed 울어버릴만큼 괴롭지만 泣けちゃうほど せつないけど


큐티하니 F ost 밤안개의 하니 夜霧のハニー


신 큐티하니 주제가


신 큐티하니 주제가 영어버전


신 큐티하니 ed 서클 게임 サークル・ゲーム


Re: 큐티하니 주제가


Re: 큐티하니 ed Into your heart

큐티하니 노래를 모아놓고 보니 정말 많네요. ost나 이미지송을 뺐는데도 정말 많습니다. 큐티하니는 마징가Z, 데빌맨으로도 유명한 원로 만화가 나가이 고의 만화입니다. 만화 연재와 애니 방영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 프로젝트성 작품이었죠. 당시 나가이 고 프로덕션은 다른 작품도 큐티하니와 비슷하게 연재하곤 했습니다. 방송국이나 애니 제작사에서 오더가 오면 그에 맞춰 만화를 구상하고 연재하는 방식이었죠. 애니 종영에 맞춰 만화 연재도 끝났기에 불과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끝나고 말았지만, 나가이 고 개인적으로도 애착이 가는 작품인지 단편을 몇 편 더 연재했다고 하네요. 이후에 시리즈 파생작이 여럿 나왔지만 원작자 나가이 고를 존중해서 스탭롤에 반드시 그의 이름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위에 리미트쨩 설명에서 시청자 대상 타겟을 잘못 잡아가지고 망했다고 얘기 했는데, 리미트쨩과 다르게 큐티하니는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거기엔 큐티하니만이 가지는 특별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었죠. 리미트쨩이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느라 어중간한 결과물이 나왔다면 큐티하니는 아예 대놓고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타겟 잡았습니다. 원래 나가이 고의 작품 스타일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는 바이올런스 스타일이기 때문에 조금 순화는 됐다지만 큐티하니 또한 보는 이의 입에서 역시 나가이고 만화구나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끔 하는 작품이었죠. 나가이 고 특유의 과도한 섹스어필 때문에 항의가 빗발쳐서 시청률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종영되긴 했는데 워낙 인기가 좋았던 터라 계속 후속작이 제작되게 되었습니다.

큐티하니는 키사라기 박사가 죽은 자신의 딸인 키사라기 하니의 인격을 바탕으로 창조한 안드로이드입니다. 거기에 '공중원소장치'라는 특수 아이템이 나와서 일곱가지 변신폼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었죠. "하니 플래시!" 라고 구호를 외치면 레이서 "허리케인 하니", 패션모델 "팬시 하니", 사진가 "플래시 하니", 록 음악 가수 "미스티 하니", 스튜어디스 "아이돌 하니", 여전사 "큐티 하니"  같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이는 하니의 원래 인격인 키사라기 박사의 딸이 되고 싶었던 직업이었고, 박사가 딸을 기리는 의미로 변신능력을 구현해 준 것이었죠. 근데 시리즈가 거듭할 수록 변신 폼이 계속 늘어나서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크크.

여러가지 변신 폼 중에서 궁극의 여전사인 큐티하니는 레이피어를 사용해 적들을 물리칩니다. 전투방식이 험하게 구르는지라 최초의 투희물이기도 하죠. 거기다 동료나 적들 대부분이 여성이라 백합물 속성도 있습니다. 여러모로 시대를 한참 앞서간 만화였죠. 역시 나가이고 스타일 아니랄까봐 에로한 장면이 자주 나오기도 했는데 마에카와 요코가 부른 주제가 가사부터가 '엉덩이가 작고 귀여운 여자.' 라거나 '젖가슴이 불룩한' 같이 대놓고 선정적인 작품임을 암시했죠. 가슴 노출까지 되고 그래서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했는데 원작자 나가이 고는 '하니는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에 벗어도 문제가 없다.' 라고 일축했습니다. 원래 나가이 고는 바이올런스 잭을 연재할 때부터 표현의 자유에 제동을 거는 사회단체들에 대항하여 더욱 막장 전개를 감행한 경험도 있어서 어지간한 태클 따윈 쿨하게 무시하는 창작자였죠. 사실 일본 만화가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발전하게 된 경위에는 나가이 고가 투쟁하여 승리해내 얻은 지분이 큽니다. 지금이야 성진국 소리 듣지만 6, 70년대의 일본도 학부모를 등에 업은 사회단체들의 영향력이 거세던 시기였으니까요.

여튼 큐티하니는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주제가 또한 명곡 중에 명곡으로 꼽힙니다. 일본에선 야구장 응원가로도 자주 쓰이는 노래에요. 원곡이 뽕끼가 있긴 한데 73년에 나온 걸 감안하면 정말 노래가 좋습니다. 마에카와 요코가 부른 주제가 원곡 풀버전은 처음 들어보는데 좋네요.
큐티하니 주제가는 HEDVA & DAVID 의 나오미의 꿈(I Dream Of Naomi)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있는데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하더군요. 근데 나무위키발 소스라 정확한진 모르겠습니다. 일본 위키를 가봐도 별 얘긴 없더라고요. 불리한 정보니 일부러 제외했을 수도 있긴 하지만요.











마법소녀 메구쨩 주제가


마법소녀 메구쨩 ed 외톨이 메구 ひとりぽっちのメグ

마법소녀 메구쨩은 큐티하니에서 나온 극중극이라 하는데 이것도 나무위키발 정보라서 맞는가 모르겠네요. 주제가도 큐티하니와 동일하게 마에카와 요코가 불렀습니다. 메구쨩은 미라클소녀 리미트쨩을 제작했던 히로미프로가 다시 작업을 맡았는데 전작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극대화시켜서 좋은 반응을 얻은 애니입니다.

메구쨩의 특징은 큐티하니처럼 보다 높은 연령대를 타겟으로 잡으면서도 드라마적인 스토리를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마법소녀물 최초로 라이벌을 도입했는데 마계의 차기 여왕 후보로써 라이벌과 경쟁하는 내용을 담고 있죠. 이건 나중에 안노 모요코의 만화 슈가슈가룬에서도 다시 사용하는 클리셰입니다.








마법소녀 티클 주제가


마법소녀 티클 ed 티클 치코의 차차차 チックルチーコのチャチャチャ

마법소녀 티클 또한 나가이 고 원작인데 큐티하니와 작품 분위기가 정반대로 다릅니다. 뭔가 하이틴 무비 같은 샤방샤방한 느낌이죠. 이는 애니 제작을 의뢰한 스폰서가 화장품 회사 달리아였기 때문인데요. 개인 작품 성향이야 어쨋든간에 의뢰인의 오더에 따라 충실히 작품을 만드는 나가이고 선생은 프로 만화가의 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근데 나가이 고가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 스토리에만 관여 한 거라 따로 만화가 있진 않아요.






꽃의 천사 룬룬 주제가


꽃의 천사 룬룬 ed 女の子って


꽃의 천사 룬룬 ost 사랑의 꽃점 恋の花占い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꽃의 아이 룬룬입니다. 국내 방영 제목이 꽃의 천사 룬룬이었죠. 꽃의 천사 룬룬은 위에 소개했던 마법소녀물보다 판타지적인 성향이 덜한 작품인데, 이는 들장미 소녀 캔디(원제 캔디캔디)가 대히트를 하는 바람에 캔디처럼 유럽을 배경무대로 뒀기 때문이었죠. 한마디로 캔디 마법소녀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법이 나오긴 하는데 소소하게 복장이 바뀌는 정도에요. 스토리 중반에 룬룬의 마법도구인 꽃의 키의 능력이 향상된다고 하는데 저도 못 본 작품이라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여담으로 호리에 미츠코가 부른 오프닝처럼 룬룬이라는 대사가 애니 방영 당시에 크게 유행해서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룬룬이라는 의성어는 일본 만화에서 미소녀들이 신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때 나오곤 하는 대사인데, 뭐 랄라라, 룰루루 같은 거죠. 호리에 미츠코가 노래를 잘 불러서 그런지 신나긴 합니다 크크크. 루루루룬룬 루루루룬룬 루루룬룬룬룬룬~







다음 글은 80년대 마법소녀물 작품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요술공주 밍키를 단독으로 다뤄볼까 합니다. 분량이 적으면 80년대 작품을 전부 리뷰할지도 모르겠네요. 시대별로 마법소녀물의 변천사를 소개하면서 걔중에 세일러문이나 카드캡터 사쿠라, 프리큐어 시리즈 같이 성공한 작품들은 따로 소개해볼까 합니다.



서브컬쳐 토크방을 개설한 적이 있습니다. 계속 홍보하면 친목질로 비춰질까 염려되어 자제하려했는데 들어오시는 분이 적어서 면목없지만 재차 홍보를 해봅니다.  만화, 애니, 게임, 소설, 제이팝 등 서브컬쳐에 관련된 주제를 자유롭게 나누는 채팅방입니다. pgr회원분들하고 즐겁게 서브컬쳐 담소를 나누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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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6 02:20
수정 아이콘
내공과 정성에 추천 누를 수 밖에 없네요 후덜덜 잘봤습니다
21/12/26 04:56
수정 아이콘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옛날 애니와 애니송 리뷰글이라 매니악하지 않을까 걱정인데 봐주시는 분이 계시니 힘이 되네요.
12년째도피중
21/12/26 10:07
수정 아이콘
애니메탈 레이디 마라톤을 열심히 들었던 보람이 있는 게시글이군요.
단 모두 다 메탈스타일로 부르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튜브를 뒤져봤으나 남자놈들 버전만 있고 레이디는 2밖에 링크가 남지 않아https://youtu.be/kxdlM-ZOYjo 제 외장하드 어딘가에 있는 소리의 바다에서 데려온 애니메탈 레이디를 들려드리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네요. 솔직히 절반은 반주만 메탈이고 부르기는 엔카처럼 부른다는게 함정이지만.
루루룬 룬룬(예!예!) 루루룬 룬룬(예!예!) 루루룬룬 룬룬룬~~

찾다보니 애니메탈 레이디 1의 원곡들만 모아놓은 흥미로운 유튜브도 발견해서 링크 올립니다. https://youtu.be/Fv5n7GX69-I
MC_윤선생
21/12/26 15:04
수정 아이콘
너무좋아! 예전에 이 주제로 방송한적도 있었어서 더욱 눈길이 갑니다. 역시 내공이 내공이 ᆢ80년대 90년대 기대할게욧!
9렙고정
21/12/26 15:57
수정 아이콘
이게 결국에는 프리큐어 하나로 종결됐다니 새삼 놀랍기도 합니다
abc초콜릿
21/12/26 15:59
수정 아이콘
스튜디오 삐에로에서 만들었던 마법소녀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90년대 말에 팬시라라가 망해버리면서 끝나버렸죠.
절묘하게도 동시기에 했던 게 카드캡터 체리였던 거 생갇하면 쇼와 마법소녀와 이후 21세기 마법소녀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모나크모나크
21/12/26 20:17
수정 아이콘
와 굉장한 글이네요. 수고에 감탄했습니다.
메타몽
21/12/26 21:52
수정 아이콘
밍키도 잘 모르는데 그 이전 마법소녀라니...!

역사가 매우 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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