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모쏠이라 이해를 못하는 건 진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만 되어도 하려면 해요"라고 다들 말은 참 쉽게 하는데 그 "보통"의 기준이 이게 보통이야???? 연애 하려면 이 X랄을 해야 되는 거였어??? 생각만 항상 들어요.

모쏠이 아니려면 최소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건가? 보다보면 "이러면 왜 연애를 못 할 이유가 없지 않나? 그리고 이게 보통임? 나랑은 다른 세상이 있나?" 싶은 얘기만 수두룩 하더군요. 여기서부터 "네가 그러니까 모쏠이지"하고 욕 박으실 분들은 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연애에 나서지 않으면 "안" 한 거지 "못" 한 게 아니다라고 하시는데 아무래도 제가 보기에 "안" 한 것은 고백이 사방팔방에서 들어와도 그거 다 쳐내고 독고다이 내 길을 간다 한 경우에나 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만 나이 26세가 되어가는데 지금껏 연애를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라고 봅니다. 한번 예쁜 아가씨 있어서 연락처 얻고 딱 그걸로 끝장 나버리니까 깨달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지금껏 못 한 거라는 걸 새삼 깨달았는데 이제와서 하겠다고 용쓰는 것도 나만 비참해지는 거고.

흔히 하는 말이 남자도 잘생기면 연애 다 한다는데, 저는 만 20세 넘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다 잘생겼다고 그러길래 내가 잘생겼나 착각하고 살았는데 지금껏 연애 해본 일이 없어서 저도 그 말 안 믿습니다. 대체 그런 맘에도 없는 말은 왜 하는 건지.

대학 시절 내내 동아리 같은 거 없이 방안에서 틀어박혀서 게임과 책, 영화만 붙들고 살긴 했는데 그래도 연애 할 놈은 하기 때문에 그것도 딱히 이유는 아닐 거 같고.

눈을 낮추라는 말은 세상에 목 마르다고 바닷물 마실 사람은 없으므로 패스.


그 다음에 오는 것이 "이성을 자주 만나라"라는 것인데 그 "자주"가 소개팅 수백번 단위로 아무렇지 않게 올라가는 시점에서 "대체 소개팅 수백번이 가능한 사람이 왜 연애를 못 할까 물어본다 생각하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건 말하는 본인들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 안 하는 지 궁금합니다. 인싸의 세계에서 이건 너무 당연한 일상이라 나 같은 아싸는 상상도 못 하는 건가?


그 다음 : 평균만 되어도 다들 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 "평균"이 어떤 집단에서 평균을 잡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보통"의 의미가 학력으로 치면 3등급 정도를 말하는 건가 싶을 때도 있고. 공부 보통 한다 치면 3등급(23% 이내)이지만 실제 평균치는 5등급에 있는 거랑 비슷한 종류인가 싶긴 하죠. 근데 4등급 이하로 있는 사람들한테 1~3등급이 어떤지 가르쳐줘봐야 그게 의미가 있을 지는 잘 모르겠구요.


그 다음 : "외모나 키가 문제가 아니라 말빨이 문제다"
솔직히 말하면 이 부분은 그냥 "네 외모 때문에 힘들 거 같다 포기해라"라고 말하는 게 차라리 당사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은 거울을 보면 얼굴 가죽을 뜯어버리고 싶다는 그런 충동에 휩싸여 본 적이 없을 거 같은데 그런 충동에 매일 같이 휩싸여서 사는 분들에겐 아마 이런 말이야말로 가장 상처가 될 겁니다. 차라리 그냥 외모 문제면(실제로 그게 가장 큰 문제이고) 그렇게 타고 났으니 어쩔 수 없기라도 하지 그런 식으로 은근슬쩍 "네가 그냥 피해망상에 찌들어 있는 거야"라고 개인의 노오오력 탓을 하기 딱 좋으니까 하는 소리 아닌가 싶기도 하고 외모 문제를 건들고 들어가면 오히려 그 말을 하는 본인이 쓰레기 같은 느낌이기도 할테니.

그냥 "성형을 하세요"라고 해주는 게 더 현실적인 조언이 아닐까 싶어요. 개그맨 정종철을 예로 들 수 있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 급은 되어야지 외모의 패널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거 아닐까요. 정종철 급 개그맨이 어디 흔한 것도 아니고. 경계선 지능인 사람에게 "네가 노오오력 하면 서울대 그까이꺼 쉽게 간단다"라고 말하는 것과 별 차이 없는 거 같은데 이런 상황이면 분명 개쓰레기 취급 받을 거 같은데 아닌가요?



사실 피지알이 다들 연애박사들만 모이는 곳인지 아니면 그런 분들만 당당하게 자랑거리로 글을 써서 그런 건진(당사자는 그렇게 생각 안 할 수도 있겠지만은) 잘 모르겠는데 조언이라는 게 보통 "일단 사람 많이 만나셔야지. 소개팅 300번 정도 하면 일단 뭐라도 되지 않겠음?" 같은 수준으로 가버리는데 이걸 보면 "뭐지?" 같은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냥 흔히 말하는 "빼앗긴 아싸" 말고 진짜 아싸를 본 적은 있긴 한가?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 하는 말이 "주변엔 모쏠 없던데 모쏠이 이렇게 많음?"이라고 하는 거 보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진짜 모쏠이 하나도 없고 다 연애고수들만 모였나? 싶을 때도 많아요. 내 주변에는 어찌 하나 같이 애인 없는 사람들 수두룩 하거든요.

문제의 연애 기술이 사실은 그냥 선천적인지 아니면 후천적인지 본인들이 어떻게 알고 그러면 된다고 확신하는지도 잘 모를 때가 많고.

이 때문에 다들 막연히 "연애를 하려고 하면 보통만 되면 해요" 할 때 그 "보통"이 정말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진짜 전인류의 남자를 평균치 쫙 냈을 때 50%에 해당하는 사람들인지, 최소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소위 "예선" 통과자들 중에서 또 추려내서 보통이라는 건지 그게 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