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이 뭔지, 사람이 당황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실감하는 하루였습니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안방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으니 문이 안 열립니다. 오래된 아파트여서 집 열쇠는 모두 사라졌고, 이사오면서 전주인에게 인계 받지도 않았네요.
시간은 저녁 9시 반이 넘어서 열쇠집에 연락해도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상황이고, 일단 스스로 해결하려고 유튜브에서 본 열쇠없이 잠긴 문 열기 방법을 실행합니다.
페트병을 이용한 방법, 철사를 이용한 방법이 안 통합니다. 전혀 먹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마에서는 땀이 줄줄 흐르고,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거실에서 버텨야 하나 고민합니다.
아,, 에어컨 설치할 때 안방에만 해놓았고 거실에는 선풍기도 없는데,,, 날은 열대야이고 점점 몸이 축축 처집니다. 경비실에 가서 열쇠 꾸러미를 빌려서 맞는 열쇠가 있는지 확인해도 없습니다. 옆집에서 빌린 열쇠도 안 먹힙니다.
최후의 수단을 써보기로 합니다.
휴대용 멀티툴로  안방 문 손잡이 근처 나무틀을 갈아냅니다.
망했습니다....
쓸데없이 튼튼하게 만들어 놓아 쇠로 보강되어 있어서 안방문을  갉아내도  전혀 열릴 느낌이 아닙니다. 이제 어쩌지.... 정말 땀은 줄줄 흐르고 망했다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 약 1시간을 고생했는데, 해결이 안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해결책이 떠오릅니다.  
바깥 공기로 환기하려고  안방 창문을을 열었다가 에어컨을 키면서 다시 닫으면서  잠그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납니다. 창문을 통해 안방으로 들어가서 문 손잡이를 보니, 걸림쇠 부분의 연결이 헐거워서 열리지 않았던 것이 보이네요. 가볍게 문 손잡이를 송곳을 이용하여 분해한 후 다시 조립하여 해결합니다.
일을 해결한 후 되돌아 보니, 어이없는 일이네요. 안방의 창문을 잠그지 않았던 것만 기억해 냈으면 해결이 쉽게 되는 일이었는데, 전혀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그저 허둥지둥 어떻게하지 라는 생각 밖에.....
사건 사고를 보면, 관련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못하는지 약간 의문이 있었는데, 오늘 실감했습니다. [패닉, 당황, 공황]이 오면 말도 안되는 판단을 하게 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