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3/23 17:15:49
Name 토루
Subject [정치] 진보정당은 왜 사분오열 되었을까? 군소정당부터 이어오는 진보정당사
태초에 노회찬이 있었다.

아니 진짜 진보정당사가 이렇게 시작합니다.

민주노동당 창당 이전, 삼김시대로 대표되는 제도권 정치는 사실상 엘리트들의 전유물에 가까웠습니다. 대학나온 식자층에서 학연 지연 혈연으로 끌어주고, 자본가들의 돈으로 정치를 행했죠.

이 제도권 정치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던 다양한 사회운동 세력이 있는데, 크게는 두개의 축으로 나뉘어집니다.

하나는 전태일 열사의 사망 이후 충격을 받고 위장취업해 노동자들을 규합하며 노동권 신장 운동을 전개했던 PD이고,

또다른 하나는 박정희 정권의 독재와 5.18 당시 학살을 반공주의라는 대의 하에 사실상 방조하고 묵인했던 미국과 보수정권을 반대하고 북한과의 민족적 연대를 중시했던 -진실은 차치하고 그렇게 생각한- NL입니다.

이런 PD는 각자 재야조직에서 시위하고 투쟁하고 했지만, 사실상 지역도 다르고 사분오열되어 있었습니다. 반대로 NL은 친북 정치 체제를 통한 북한 정권과의 커넥션과 대학생운동권을 바탕으로 일종의 통합된 정파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때 진보정치의 시초가 되는 PD계열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거 그냥... 정당 만들어서 우리도 국회의원 되서 세상을 바꾸면 안되나?'

근데 그걸 한다는 거는 지금 다 지역별로 따로 나뉘어 있어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진보조직들이랑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만나서 설득하고 하나의 당으로 규합해야 한다는 거랑 같은 말이었습니다. 아니 핸드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국에 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근데 그걸 노회찬이라는 사람(과 그와 뜻을 같이했던 사람들)이 합니다. 노동운동의 규합과 정치개혁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전국에 있는 모든 PD 노동운동 세력을 규합해 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동일하게 나름의 사상체계와 인원수를 가지고 있었지만 제도권 정치에서 외면받던 NL이 PD와 손을 잡습니다. PD는 세력을 확충해서 좋고, NL은 제도권 정치에 올라와서 좋습니다. 여기에 농민과 사회주의자 등등이 섞여서 "민주노동당"이 탄생합니다. 짜자잔. 왠지 엄청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일단 자본주의 타도라는 대의는 큰 틀에서 비슷하잖아요?

images-1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 이때가 커리어 하이였음을 그들은 알았을까?)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제17대 총선에서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을 느끼고 대안세력을 갈망했던 민심 & 권영길, 노회찬 등 인물들의 개인기(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먹으면 고기가 시커매집니다.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 비례대표제의 신설로 무려 10석의 국회의석을 얻으며 첫 원내진출의 쾌거를 이룹니다!! (사실상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전성기...)

그런데 이 민주노동당은 태생이 크게보면 NL과 PD의 연합으로 탄생한 정당이기 때문에, 노선 다툼이 일어납니다. NL이 당의 주도권을 잡고 반미자주 운동을 주된 아젠다로 삼을 것인가? PD가 당의 주도권을 잡고 노동운동과 계급투쟁을 주된 아젠다로 삼을 것인가?

근데 정당의 창당은 PD가 주도적으로 했는데, 쪽수와 조직력은 NL이 더 강했습니다. 그래서 NL은 민주노동당을 자신들이 흡수합병하고 PD 계열의 지분을 뺏어가려는 스탠스를 취합니다.

그래서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로 대표되는 PD 계열은 결국 분당한 뒤 진보신당으로 갈라지게 됩니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양대진보정당 시절)

IE000882001-STD
(군소 PD만으로 선거를 치러보자, 진보정당의 익숙한 두 얼굴)

그리고 당연히 망했습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이래서는 진보정치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화해하고 하나의 정당으로 규합하자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래도 함께일때 선거도 이기고 좋았잖아?' 가 된 것이죠. NL은 노회찬 심상정으로 대표되는 대외이미지가 필요했고, PD는 한줌이라고 조롱받는 허약한 지지기반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줄 NL의 조직력과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탈당파(노회찬, 심상정 등)이 통합진보당을 결성합니다.

PYH2012011305410006300-P4
(오월동주, 이제보면 솔직히 성향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때 NL과 PD를 넘어선 새로운 세력이 이 합당논의에 참여하는데, 바로 유시민의 국민참여당, 속칭 '참여계'입니다. 명확한 친노 정치인이던 유시민은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이후 민주당이 노무현 색채를 버리고 흑역사 취급을 하며 손절하려는 태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민참여당이라는 친노군소정당을 만들어 이끌고 있었는데, 유시민도 군소정당의 한계를 느끼는 가운데 진보 양자통합 논의가 일어나니 유시민의 참여계도 합류하게 됩니다. 유시민은 NL보다 노회찬, 심상정 등의 인사들과 확연히 가까웠기 때문에, PD는 PD+참여계라면 NL의 쪽수에 대등하게 승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통합진보당을 출범시킵니다. (통진당=NL민노당+PD진보신당 일부+친노유시민국참당)

9172-14582-639
(노무현을 버린 민주당에 대한 독기를 품고 있었던 국민참여당 창당 당시 유시민. 짤에서 조커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진보신당으로 쪼개졌던 모든 PD인사들이 다시 NL과 손을 잡는데 동의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중에는 이미 한번 자신들의 뒤통수를 후리고 쪽수로 당내권력을 거머쥐고자 했던 NL을 용서하지 못한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통합진보당으로의 합류를 거부하고 진보신당에 남습니다. 진보신당은 이름을 바꿔, 지금의 '노동당'이 됩니다. 이들은 NL은 배신자이며, 노회찬 심상정 등의 타협적 PD들도 배신자라고 느낍니다.

220011-111744-4333-1
(악의 축 같은 이름이지만, 사실 진보정당사 통수의 상징이다...)

그렇게 생성된 통일진보당은, 놀랍게도 또다시 NL이 몸집이 커진 당을 자신들이 집어삼키기 위해 비례대표부정경선 사태를 터트립니다. 비례대표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투표를 조작해 NL 후보들을 당선권으로 올리고 PD와 참여계 인사를 후순위로 내린 것입니다. 초유의 사태에 PD+참여계는 경악을 금치못했고, 결국 NL과 PD는 작별하게 됩니다. 통합진보당은 다시 NL의 통합진보당과, PD+참여계의 정의당으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쪼개져 NL만 남게된 통합진보당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해 박근혜 정부 당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정당해산심판을 맞고 공중분해 크리를 당합니다. 물론 정당은 사라졌지만 사람과 조직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서 NL 주류 인사들을 중심으로 진보당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창당해 군소정당으로써 제2의 당생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maxresdefault-3
(NL 잔존 세력이지만 조직력은 어디가지 않는다, 8대 지선 기준 지역밀착형 선거운동으로 21명의 의원을 당선시킨 진보당. 사실 전국인지도 빼면 정의당보다 잘나간다.... 종북이 싫은 보수주의자분들은 진보당을 많이 비판해주시길)


통진당에서 떨어져나온 정의당은 기존에 진보정의당이라는 이름으로 창당했으나, 이후 당명개정을 통해 정의당이라는 지금의 명칭을 갖게 됩니다. 정의당은 과거 노유진의 정치카페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영향력을 누렸던 적도 있지만, 노회찬 심상정의 몰락과 페미니즘 논란 등으로 현재 여론조사 기준 약 4%의 지지율을 얻고 있어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 전멸이 간당간당한 수준으로 내몰려 있는 상태입니다.

NISI20221028-0019402468-web
(민주, 국힘 모두 비판하고 독자노선을 강조하는 자강파로 구성된 정의당의 현 지도부. 사실 인물의 면면을 보면 몰락을 바라보는 정의당의 라스트댄스를 출 자격은 있는 사람들이다)

그 외에 녹색당은 같은 진보정당으로 분류되지만, 엘리트+중산층 느낌이 강한 탓에 약간 이레귤러로 취급됩니다. 애초에 최루탄 냄새나는 노동운동/친북이랑 환경운동+동물권이랑 그다지 어울리지 않잖아요? 그들은 2000년대 중~후반에 새롭게 등장한 진보군소정당이었습니다.

f043ab42-fd75-426c-851f-2cf3bd16881f
(아마도 가장 인지도 있고 영향력 있었던 녹색당 정치인, 그러나 녹색당 당직자의 성폭력으로 인해 탈당했다. 해당 당직자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실형을 살고 있다.)


미래당도 같은 진보정당으로 분류되지만, 이들은 기존 정치권뿐 아니라 정의당과 같은 진보세력도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가지고 청년정치를 주장하며 모인 정당이었습니다. 이들은 2010년대 초반~중반을 기점으로 모였습니다.

Screenshot-20230323-170506-Chrome
(미래당 이름값에 맞게 시도당 대표들이 젊다. 젊다는 건... 좋은 거야)

그렇다면 노동당은 어땠을까요? 잔존PD들의 정당이 되었던 노동당은 그냥 정치동아리 정도로 시름시름 힘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용혜인"이라는 젊은 정치인이 당대표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키는데, 용혜인은 진보정치의 중심이 노동운동 같은 구좌파적 관점보다 기본소득, 복지정책, 페미니즘 등으로 넘어가야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노동당을 기본소득당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당대표 당선이야 선거를 이기면 가능한 것이지만, 당명변경과 재창당에 준하는 노선 변경은 극심한 내홍을 일으켰고 결국 용혜인은 기본소득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으로 분당해 나갑니다.

그리고 용혜인의 기본소득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해 현직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9c34208ff9a6f
online image host

(젊은 정치인 중에 당대표 -> 분당 후 창당-> 국회의원 당선 테크트리를 성공한 정치인은 정말 손에 꼽는다. 생각보다 성공적인 행보에 좀 놀랐다.)



아무튼 이런 다양한 진보정당들이 있는데, 이 정당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상호 갈등과 반목의 역사로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1. 핵심적인 정책적 특성도 다르고
2. 권력을 위해 이합집산을 주도하고 싶어도 연합해서 당선된다는 희망이 없으며
3. 굳이 이권이 걸린 것도 아니라서 성향이 안 맞으면 굳이 내부갈등을 겪기보다 빠빠이하고 자기 입맛 맞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생태계이기 때문에


-굳이 진보정당들이 뭉칠 일은 없다. 그건 마치 한중일이 통일할 가능성이랑 비슷하다.

-그리고 진보정치 내에 종북은 의외로 많지 않다. 내부에서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리고 진보정당들 이런 저런 문제들 있지만 그래서 꽤 재밌는 동네다. 권력투쟁할래야 할 권력이 없어 꽤 깨끗하다...

이정도 이야기하고 싶어서, 간략하게 역사를 적어봤습니다. 본문의 내용은 축약한 것이므로 구체적인 부분은 많이 생략되었음을 감안해주세요.

감사합니당~~~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3/23 17: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근거 없는 분란조장성 댓글(벌점 2점)
23/03/23 17:20
수정 아이콘
??? 글을 읽어주시면 북한 물고빠는 세력이 별로 없다는 걸 아실 수 있을텐데요. 혹시 제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23/03/23 17:22
수정 아이콘
NL얘기하고 있습니다. PD계열보다 NL계열이 더 강하니깐요. 결국 이석기랑 짝짜꿍해서 대남 전복계획 세우다가 들통나고 이석기는 감옥가고 통진당은 해산당하고
23/03/23 17:24
수정 아이콘
단순 쪽수로 따져서 단일한 정파를 이야기하면 NL이 셀지 몰라도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미래당 기본소득당 중에 진보당은 일부라고 이야기되는게 딱히 무리는 아닙니다?
23/03/23 17:22
수정 아이콘
굳이 글 쓰여진 지 1분만에 이런 본문 안읽고 복붙한 템플릿 같은 댓글을 남기실 필요가 있을까요..
김재규열사
23/03/23 17:42
수정 아이콘
님 댓글이 더 세뇌된 사이비 같은데요
23/03/23 17:47
수정 아이콘
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김재규열사
23/03/23 17:49
수정 아이콘
챗gpt신가요? 읽지도 않고 엉뚱한 답변을 달아 놓고 합리적 운운하시는 건 좀..
23/03/23 17:51
수정 아이콘
녹색이니 노동이니 어차피 PD계열이 판 벌리면 NL들이 다 들러붙어서 감염시키는데 충분히 할 수 있는 말 아닌가요? 그러니까 민주노총이랑 전장연 정의연 집단에서 반미투쟁이나 하는거죠
김재규열사
23/03/23 17:59
수정 아이콘
그러면 뭐 NL을 싹다 국외로 추방이라도 해요? 민주노총에 북한 지령을 받은 사람 몇명 있으니까 민주노총 자체를 없애요?
23/03/23 18:00
수정 아이콘
그런말은 안했습니다. 다만 개인 국민으로써 싸잡아 욕할수는 있죠. 욕먹기 싫으면 내보내던지 해야죠. 그냥 무시해도 되고요. 근데 저는 그러기 전까지 욕하겠습니다
김재규열사
23/03/23 18:03
수정 아이콘
어차피 NL이 먹는다면서요. 뭘해도 욕할 준비 다 해놓고 ‘국민의 정당한 권리!!’ 시전하시면 제가 노동 시민단체 대변인도 아니고 뭘 어쩌라는 건지 좀 난감하네요. 여기까지만 낚이겠습니다.
Not0nHerb
23/03/23 17:44
수정 아이콘
진보 세력이 NL만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글에 진보야 어차피 다 NL 아니냐 라고 박는 이 패기...
23/03/23 17: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근거 없는 비난+반말성 언행(벌점 2점)
Not0nHerb
23/03/23 17:52
수정 아이콘
글이 꼴뵈기 싫어서 주제를 흐리시려고 이러시는게 아니라면,
굉장히 무례해 보일 지경이네요.
지나가던S
23/03/23 18:02
수정 아이콘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나요? 본문의 글에 쓰인 노력을 생각하면 그냥 내 느낌이 그래! 정도 밖에 근거가 안 보이는데요...
23/03/23 18:39
수정 아이콘
양질의 글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낮은 댓글이네요.
이부키
23/03/24 10:18
수정 아이콘
어우 댓글 참...
다람쥐룰루
23/03/24 10:25
수정 아이콘
좀 심하내요
피우피우
23/03/24 17:46
수정 아이콘
진짜 못됐다..
-안군-
23/03/23 18:19
수정 아이콘
요즘 진보정당은 북한이랑은 오히려 선긋고, 페미쪽으로 선회하다가 망해버렸습니다만...
23/03/23 18:38
수정 아이콘
첫댓글의 중요성...
23/03/23 19: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쓴님이 시간과 노력, 고민을 통해서 깊이 있는 콘텐츠 새로 뽑아봐야

첫댓글이 시간도 노력도 고민도 없이 냅다 본인의 기존 편견을 들이박는 안타까운 광경이네요.
prohibit
23/03/23 23:37
수정 아이콘
예의는 시궁창에 버리고 오셨나요
데몬헌터
23/03/24 08:05
수정 아이콘
이논리대로면 한국 보수는 보수의 탈을 쓰고 일본이나 물고 빨다 몇번이나 골로 가다가 진짜 골로가면 민주당 절대우위가 되니 어쩔 수 없이 살아났다라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23/03/24 09:22
수정 아이콘
이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한 듯... 못배우면 이런 사람 됩니다.
다크서클팬더
23/03/23 17:18
수정 아이콘
무능한 주제에 권력에만 눈이 시뻘개니까 망하죠. 그나마 있는 원내정당들 하는 꼬라지 보면 글렀습니다.
23/03/23 17:21
수정 아이콘
무능한 주제에 권력에만 눈이 시뻘겋다...기 보다는

거의 사멸화되어서 정치동아리화된게 문제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23/03/23 17:24
수정 아이콘
여담으로, 저 기본소득당으로 분당해 나갔던 구 사회당계 사람들이랑 몇몇을 아는 상태인데...
저사람들 중에 국회의원이 나왔다는게 전 아직도 신기합니다
23/03/23 17:26
수정 아이콘
근데 구 사회당계와 별개로 용혜인이라는 개인 자체는 나름 정치력이 있는 거 같아요. 행정력이나 이슈파이팅이 아니라 내부정치투쟁을 하고 때를 잡는...

별 거 아니라고 하기엔 2010년대부터 따졌을때 용혜인보다 성과낸 진보정치인이 아예 없는 수준이죠. 이정미 정도인데 이정미도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운동해온 사람이니까요
23/03/23 17:38
수정 아이콘
음... 제가 알기론 용의원 보좌하는 사람들이 다 구 사회당계라고 알고 있어서요....
23/03/23 17:39
수정 아이콘
보좌진은 그렇죠...
근데 용의원이 당선된 건 더불어시민당 버스 달달하게 타서 그렇지 의정활동을 잘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보긴 합니다;
23/03/23 17:39
수정 아이콘
그리고 용의원이 정치력이 없는건 아닐건데... 솔직히, 더불어시민당이란 이슈가 없었으면 아직도 국회의원을 하고 있을까요???
전 아니라 봅니다...
23/03/23 17:40
수정 아이콘
근데 그 버스 못탄 정치인이 생각보다는 많아서...
23/03/23 17:45
수정 아이콘
좀 더 부연하자면 더불어시민당에 기본소득당만 참여하고 녹색당/미래당/노동당 등이 거절한 이유는 민주당에서 (당내에서 정당하게 선출된) 녹색당 트랜스젠더 비례대표 후보를 거절했기 때문이죠.

진보정당의 특성상 그런거 항의 안하고 덮고 넘어가면 진보정치 왜하냐는 소리듣고 당내에서 아싸 당하기 딱 좋은 결정인데

진보정당 내에서 LGBT버렸도르 시전하고도 당내 입지와 영향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당내지지도를 탄탄하게 잡고 있다는 점에서 장악력이 있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23/03/23 17:24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있는 비례대표부정경선 사태 이게 진짜 최악이었죠.

이때 기점으로 양대정당 말고 진보쪽 지지하던 분들 꽤 많이 이탈했을 겁니다.
23/03/23 17: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못 모일거라고 봅니다.
종북 맑시스트 페미 게이 노조 비건 환경 아나키스트 등등 모아놔봤자 모래성이고 (서로가 밉다..)
제일 사회성(?)넘치는 종북이 결국 접수한다는걸 몇번의 학습 끝에 알게 됐을 수밖에 없어서..
23/03/23 18:0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23/03/23 18:30
수정 아이콘
말이 되는거 같기도...?
23/03/23 18:35
수정 아이콘
이 글을 긍정하는 나는 웃는건가 우는건가 크크크
23/03/23 19: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많고 많은 도전의 결과가 이렇다는 게 웃픕니다.
그래서 노회찬 사후 진보정당에 아예 관심을 끊었어요. 그분 가신 이후 지금까지 구심점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계층방정
23/03/23 17:30
수정 아이콘
밑에 있는 제 글에 나오는 조정훈의 시대전환은 기본소득 주장으로 한때 이름을 알렸으나 지금 거의 국민의힘 위성정당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데, 이 당을 진보정당의 역사에 포함할 수 있을까요?
23/03/23 17:38
수정 아이콘
시대전환은 오히려 제3지대정당사에 포함이 되지 진보정당사에는 포함이 안된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진보정당들이 이러쿵 저러쿵 해도 LGBT / 노동권 / 사회안전망 / 장애인 / 평화 중심 안보관 등에서는 나름의 동일한 색채를 갖추고 있는데, 조정훈 의원에게 퀴어축제 지지하냐고 물으면 말 돌릴 거 같아서 딱히 진보정당사에 포함 안될 거 같아요.
계층방정
23/03/23 17: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실제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61483 KBS 인터뷰에서
진보정당이 성소수자 문제를 중시하는데 일반인들이 별로 관심 없는 주제를 파고들기 때문에 호소력이 없는 거라고 비판한 적이 있군요.
하지만 https://transition.kr/party/doctrine/ 당 강령에서는 생활진보를 표방하고, 노동권·사회안정망·장애인·평화 중심에서도 이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그래서 가사도우미 최저임금 폐지가 꽤나 충격적). 대중을 위해서 활동하는 제3지대 정당 운동의 관점으로 진보적 의제를 수용하는 정당이라고 해야 할까요?
23/03/23 17:51
수정 아이콘
계층방정님이 보시는 시선이 정확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국수말은나라
23/03/23 17:35
수정 아이콘
보수는 부패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역사적 진리
Not0nHerb
23/03/23 17:45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노회찬님이 그렇게 가신게 참 아쉽고 심상정님은..
23/03/23 17:52
수정 아이콘
요즘 생각하는건데, 한국의 정당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정치신념에 의해 모인 조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창립과정만 봐도 그렇지요.
그럼 뭘 위해 모였느냐? 이득을 위해 모인거죠.
당연히 정치신념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들은 이들의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좌든, 우든 마찬가지죠.
실제상황입니다
23/03/23 17:52
수정 아이콘
기본소득이 새 시대의 주요 아젠다가 될 것 같은 삘이 들긴 하던데...
고오스
23/03/23 18:48
수정 아이콘
AI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주제는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내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하는건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있죠
로하스
23/03/23 17:52
수정 아이콘
좋은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정의당이 지금은 거의 페미정당처럼 되버렸잖아요.
노동자들의 당이었던 정의당이 왜 이렇게 됐는지는 본문 글에서는 안다루신거 같은데
나중에 시간되시면 이 부분도 추가해 주시면 아주 좋겠습니다.
수메르인
23/03/23 17:56
수정 아이콘
이건 노회찬의 죽음 전에도 그런 기미가 보였는데 그나마 중추라 하라 인물이 그리 사라지고 나니 갑자기 확 물들었더군요.
23/03/23 17:57
수정 아이콘
그거는 따로 정의당 이야기 글을 쓸 때 같이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사실 깊이 들여다보면 딱히 정의당이 페미정당 아니라는게 함정입니다(?) 의외로 내부투쟁과 잡음이 계속 존재한다?
지나가던S
23/03/23 18:00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노회찬 몰락이 꽤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망해가니까 당시 가장 화제가 되었고 힘도 있어 보였던 페미 쪽이 휘어 잡았던 게 아닐까요?
23/03/23 18:03
수정 아이콘
그냥 러프하게 말하면

1. 정의당내 인사 평균 연령이 5~60대가 중심입니다. 너무 올드해요. 페미니즘이 좋고 일종의 그냥 힙한거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고 많을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차별을 겪고 가하면서 살아온 세대기도 하고

2. 이 상황에서 정의당에 유입되는 10대~20대는 영페미들이 보통 입당합니다. 그런 취향이 없으면 애초에 입당을 안해요. 그러면 요즘 젊은 애들의 인식이 이렇구나 하고 그 시선이 왜곡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는 거죠

3. 근데도 내부적으로는 아니다, 노동 빈민 장애인 성소수자로 돌아가야지 페미니즘가지고 투쟁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엄청 싸웠습니다. (심지어 현재진행형이기도 한...) 근데 주도권 다툼에서 쪽수 밀려서 졌어요. 그래서 많이들 탈당하고 일부는 민주당 가고 일부는 자기들끼리 정의당 밖에서 모임하자(진보너머 등) 하고 떨어져 나갔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거랑 비슷한 꼴이 된 거죠
로하스
23/03/23 18:17
수정 아이콘
아 대략적으로 이해되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No.99 AaronJudge
23/03/24 03:31
수정 아이콘
아..
완전연소
23/03/23 18:02
수정 아이콘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18대 총선에는 진보신당에 비례대표 표를 줬던 기억이 나네요.
김재규열사
23/03/23 18:05
수정 아이콘
거대 양당체제를 싫어해도 남은 선택지가 정의당 아니면 통진당 후신이라니 난감하긴 합니다
햇살이
23/03/23 18:04
수정 아이콘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 이때가 커리어 하이였음을 그들은 알았을까?)

크크크크 빵터졌습니다... 너무 웃프네요... 민주노동당의 시작과 함께 했던 교수님이 저 때 엄청 좋아하시고 자부심 가지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희망찬 꿈을 가지시며 하지만 현실은 커리어하이였음요
내년엔아마독수리
23/03/23 18:07
수정 아이콘
결국 이러니저러니 해도 양대정당이 어지간해서는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경제적 정치적인 파이를 엄청나게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같은 당 다른 계파가 뭣같아도 이 권력 먹으려면 더럽고 치사해도 붙어있어야지...이런 게 있는데 진보는 애초에 그런 게 없으니 조금만 수틀린다 싶으면 갈라설 궁리부터 하는 것 같아요.
23/03/23 18:14
수정 아이콘
(시무룩)
데몬헌터
23/03/24 08:10
수정 아이콘
정의당에서 정말 어렵사리 쓸만한 인재를 만들어 놓으면 민주당이 [이 인물은 이제 제겁니다]하고 쏙 가져가 버리는 경우도 꽤 봤죠
-안군-
23/03/23 18:10
수정 아이콘
진보정당사를 얘기하는데 권영길 얘기가 이렇게까지 없다니...
23/03/23 18:14
수정 아이콘
권영길 너무 초기에요
백기완부터 시작해야되는데... 백기완도 뺐고

더 나가면 조봉암부터 해야 되는데 저 그 때 이 세상에 없었습니다 ㅠㅠ
-안군-
23/03/23 18:17
수정 아이콘
96년 총파업이야말로 우리나라 노동계열 진보정당의 시발점이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ㅠㅠ
23/03/23 18:19
수정 아이콘
힘들어잉
안군님이 써줘잉
-안군-
23/03/23 18:20
수정 아이콘
(후다닥)
눕이애오
23/03/23 18:28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23/03/23 18:32
수정 아이콘
민노당은 96년 노동법 날치기 이후 권영길의 인지도와 민노총이라는 조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정당이죠.(국민승리21을 모태로 해서) 노회찬은 진정추를 결성하고 민중당-통합민주당(노무현 등이 있던 그 민주당) 등 진보적 명망가, 엘리트 중심의 제도권 정당에서 진보운동을 하다가 통합민주당이 김대중-이회창으로 분열되면서 보수정당들에 흡수되자 노동자 중심의 독자적인 진보정당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국민승리21에 합류한 걸로 보시면 됩니다. 민노당을 노회찬 등이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죠. 물론 뛰어난 실무자로서 권영길 밑에 중용되어 합류 후 주요 당직 등을 맡기는 했지만 민노총에 전국연합이 가세한 당내 구도에서 별다른 조직과 지지기반이 없었고 이런 점 때문에 이후 대중적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진보 정당 내에서 계속 2~3인자 위치 이상으로 올라가라지 못하고 정의당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23/03/23 18:43
수정 아이콘
노회찬의 진정연 + 96년 노동법 날치기 이후 권영길의 민주노총이 함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통성을 백기완-노회찬에게서 찾는 이유는 백기완-노회찬이 1992년 백기완 선거운동본부에서 PD와 재야운동권을 규합해 제도권 정치에 도전했던 세력이고, 거기에 권영길과 민주노총이 손을 잡으면서 민주노동당이 생겼다고 바라보기 때문이죠.

마블로 따지면 캡아(노회찬)과 아이언맨(권영길)의 느낌이랄까요. 캡아가 어벤져스를 만들었지만 실질적인 리더와 영향력은 아이언맨인 느낌
23/03/27 22:00
수정 아이콘
반대입니다
어벤저스 만든건 아이언맨인데(어벤저스를 아이언맨 혼자 만든건 아니지만 어쨋든 어벤져스 1기 멤버에 캡아는 없습니다)
실질이든 공식이든 둘다 리더는 캡아고 영향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어벤져스에 새로운 멤버 추가하고 안하고는 오로지 캡아 본인 마음 대로입니다.
어벤져스가 뭘 하건 캡아 혼자 결정하고 꼬우면 나가던가가 어벤져스라는 조직의 방침입니다.
23/03/23 18:35
수정 아이콘
이십년쯤 전에는 저도 이쪽 찍고, 이쪽이 옳다고 믿었었는데....
상록일기
23/03/23 18:54
수정 아이콘
생애 첫 투표를 군대에서 했는데, 친하게 지내던 부대원 중 과반수 이상이 진보정당에 투표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세이시로
23/03/23 19:10
수정 아이콘
저도 연식이 좀 된(?) 윗 몇 분들과 마찬가지로, 진보정당이 제도권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건 권영길과 민주노총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도 백기완 등 민중후보의 반향이 일정 부분 있었고, 민중당 실험도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고 현실 정치에는 들어올 수 없었죠. (그 결과 민중당 주요 간부가 전향해서 한나라당에 합류하게 된...) NL과 PD를 아우를 수 있는 권영길이라는 명망 높은 지도자와, 실제 조직력과 표를 지원해줄 수 있는 민주노총의 역할을 빼면 민주노동당의 2004년 성과는 설명할 수가 없다고 봐요. 지금 진보정당의 사분오열 또한 민주노총의 조직과 그때만큼 결합할 수 있는 단일 정당이 없다는 것과 (그래서 안 돼도 계속 뭉치자는 거고), 20년 전에 비해 오히려 조직력과 영향력이 약화된 민주노총의 한계가 복합적인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23/03/23 19: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은 진보 정당이 자리잡고 클 수 없는 거의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봅니다. 대충 거칠게 분류하자면 문화적 측면과 제도적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북한의 존재가 큽니다. 평등의 가치를 강조하거나 북유럽 국가들에서 이미 정착되어 있는 사회주의적 정책 비스무리한 것만 내놔도 여기가 북한이냐 소리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죠. 또한 한국은 사실상의 섬나라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고 북쪽은 북한 때문에 막혀있죠. 팀 마샬이 쓴 '지리의 힘' 같은 유명한 책에서도 나오듯 지리는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까지 결정합니다. 동서남북이 막혀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도 지지 정당을 막론하고 대부분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전통, 관습, 충성 등의 가치가 강조되고 독립적인 개인보다는 집단적 사고와 문화에 익숙합니다. 이런 여러 이유들로 인해 한국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보수적인 국가입니다. 그래서 진보 정당이 내세우는 가치를 마주했을 때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흔하고 이는 곧 진보 정당의 반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으로도 소선거구 단순다수제 (FPTP) 로 인해 거대 양당 외 제 3 정당이 숨 쉴 공간이 없습니다. 거대 양당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현행 제도를 바꿀리 만무하고 그나마 정의당이 힘이 조금 있었을 때에도 선거제도의 개편을 이루지 못 했습니다. 앞으로도 엄청난 정치적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한 이 제도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선거 제도가 바뀌지 않는한 진보 정당이 유의미한 제 3세력으로 자리잡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아직도 지역주의가 팽배한 한국사회에 지역적 기반이 없는 것도 치명적이죠. 그나마 비례 대표의 수라도 늘리면 아주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비례 대표 제도 확대와 의원 수 증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인 태도는 이마저도 어렵게 만들죠.

한국 진보 정당의 진짜 위기는 지금이라고 봅니다. 꽤 오랫동안 정의당 지지자였던 저로서는 참 갑갑한 현실입니다. 보수와 수구 양당이 정치 권력과 의제를 양분하고 거의 유일한 선택지였던 정의당은 완전히 망가져 지리멸렬해진지 좀 됐죠. 언제나 교섭단체 확보를 위한 20석이 단기적인 목표였는데 다음 총선에서는 교섭단체는커녕 정당의 생존 그 자체를 걱정해야 하게 생겼습니다.

사실 이런 위기는 앞서 얘기했던 우리 사회의 문화적 제도적 측면도 있지만 진보 정당이 자초한 측면도 있습니다. 당장 저부터도 지난 총선부터는 정의당을 의리로도 뽑아주기 힘들게 하더군요.

우리 사회에는 진보 정당이 관심 가져야 할 의제가 넘쳐 납니다. 노동, 복지, 인권, 여성, 환경, 아동, 성소수자 등 수많은 이슈가 있는데, 어느새부터인지 이런 진보적 이슈들을 모두 등한시하고 오로지 급진 페미니즘 노선에만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에서 극성 지지자 일부. 무명 스피커 일부가 떠드는거야 어느 정당이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니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당의 현역 의원들의 발언이나 대변인을 통해서 나오는 공식 메시지는 그렇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동의할 수도 없는 극단적인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주장들이 당의 공식 라인에서 꾸준히 반복적으로 쏟아졌습니다. 여성들을 위한 합리적인 정책은 더욱 필요하다고 보는 저조차도 절레절레 할 정도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안 봐도 뻔합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지지층에서 완전히 이탈하게 됐습니다. 망해가는 과정이 예전 NL과 손잡았던 때와 비슷합니다. 인력과 조직, 행동력이 탐나 손 대면 안 될 것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결국 마약처럼 장기적으로는 큰 손해가 되는거죠.

저 같은 사람이야 어차피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지금은 지지층에서 이탈해 있어도 정의당이 어느 정도 정상화만 되면 곧바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이 그 때까지 기다려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장 다음 선거에 정당의 존립이 위험하죠. 현재 정의당의 행태를 보나 정치 상황을 보면 조만간 좋은 날이 올 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일 수 밖에 없네요.
분신사바
23/03/23 19:25
수정 아이콘
이념정당은 한국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게 30년 가까운 경험에서 판명되었다고 봅니다.
사회주의까지는 그렇고 기본소득을 최우선 과제로 진보정당 세력이 결집했다고 가정하면 처음 시작은 기본소득에 동의하는 유권자에게 어필해서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념정당은 자신의 이념적 가치를 양보한다거나 포기 할 수 없습니다.
집행부의 무능이나 권력욕 이전에 여성문제 난민문제 성소수자문제 노무현 문재인에 대한 평가에서 지지자들은 수두룩하게 떨어져 나갈 겁니다. 확장이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일이 오는데 조개나 줍지 말라고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리더쉽을 발휘하는건 이미 이념정당이 아니죠.
진공묘유
23/03/23 20:03
수정 아이콘
학생때 PD계열 동아리에 NL에서 침입해서 슬금슬금 애들 빼내가다가 결국 동아리 폭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전 진보에서 NL쪽을 쭉 혐오하죠. 이 쪽 사람들은 대다수가 본인들이 억압받고 있기 때문에 무슨 수단과 방법을 써도 정당화된다고 생각하고 같은 진보라면 당연히 NL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노동, 친환경, 페미니즘 등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진보 안에서도 북한을 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누가 NL 쪽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지금 민주당은 너무 NL 쪽으로 많이 쏠린감이 있습니다. 진보 측 안에서 자정작용을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의당 지지자지만 범진보 측면에서 좀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23/03/23 21:18
수정 아이콘
댓글까지 읽어봤는데 NL이란 곳은 신천지랑 행태가 많이 유사해 보이네요 크크 흥미롭습니다.

그와 별개로 노회찬 권영길이 생각했던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었군요
계층방정
23/03/23 21:56
수정 아이콘
정말로 신천지가 NL의 활동전략에서 배워서 포교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1980may18/89
23/03/23 21: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잘 읽었습니다.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인식하는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지지하는 정당은 아이러니하게 진보 정당이라고 할 수 없는 민주당이죠.

아이러니하지만 이유는 간단한 것 같습니다. 민정당계 정당을 저지하는데서 오는 효능감이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데서 오는 효능감보다 압도적으로 더 크기 때문입니다.
당장 주 69시간을 막아야 하는데 주 4일 얘기할 여유가 없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민정당계 정당이 조금 덜 보수적이었다면 혹은 집권 가능성이 조금 더 떨어졌다면 진보 정당들도 더 활기가 돌았을 겁니다.
진보 유권자들도 정치인들도 굳이 민주당에 기웃거리지 않았을테고요.
소독용 에탄올
23/03/23 22: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표의 비례성따위 내다버린듯한 정치제도가 진보정당 등 소수파 발전을 아주 효과적으로 예방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봉암 이후 반공체제 하에서 시민권 자체가 박탈된 역사 영향도 있고요.
바람생산잡부
23/03/23 22:16
수정 아이콘
노회찬이 정말 인물은 인물이었던게,
이런 난장판같은 역사 속에서도 끝까지
대중에게 먹히는 정치인으로 남아있었다는거죠.

원래부터 진보정당들이 흔들흔들하긴 했지만,
여기에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은...
진보정당들의 몰락에 쐐기를 박은 일이었던 것 같아요.
정치인은 사라지고 동아리만 남은...
아수날
23/03/24 06: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통진당 해산으로 인해 사분오열 흩어진 종북좌파세력들, 운동권 특유의 쪽수로 밀어붙이는 조직력과 세력동원능력으로 경기동부연합으로 대표되는 NL계열이 현 더불어민주당과 당 지도부를 집어삼켰다는 이론에 대해 토루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특히 현 이재명 당대표의 오른팔이자 복심 정진상 지금은 감옥에 들어가있는 이 인물이 흥미롭더군요
23/03/24 11:09
수정 아이콘
잘 모릅니다 (당당)
저도 PD 계열에서 바라본 NL 계열을 겉핥기로 아는 정도라서 NL이 중점적으로 어떻게 움직이고 뭐가 어떻고 그런 세부적인 사항은 잘 몰라서요
흔히 종북이라 일컬어지던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가 성남이고 이재명 대표도 성남시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니 이런저런 접점 자체야 있었겠지만, 그게 더불어민주당을 집어삼키고 하는 정도의 역량은 절대 못된다고 보긴 합니다. 그럴 거였으면 진보당이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거고, 성남에서 진보당이 독자적으로 시의원 후보를 내고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을 테니까요.
동굴곰
23/03/24 15:58
수정 아이콘
그냥 저분은 민주당은 빨갱이라고 하고싶을뿐일듯
23/03/24 16:38
수정 아이콘
라는 내용의 유튜브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저도 궁금해져서요
23/03/24 09: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 기본소득당은 결국 사회당계가 독자노선 탔다가 통합진보당 생길때 진보신당으로 들어왔다가 나중에 노동당으로 이름 바뀌고 뭐 해볼려고 했다가 결국 이것저것 다 안되어서 원내에 어떻게 들어가보기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조금 타협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네요. 사회당 계열 자체가 정말 독자 노선을 오래 탔고 정말 남아있을 사람만 남아있는 조직이니..
23/03/24 10:01
수정 아이콘
받았던 싸인이 마지막이 될줄은 몰랐어요
보고싶네요 대머리 아저씨
23/03/24 10:17
수정 아이콘
사실 민중당이 실패하고 이후 스타를 키워내지 못 하면서 몰락이 예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었죠. 노심을 빼면 이재오 김문수 장기표 주대환까지 당대의 슈퍼스타들이 전부 그 계열의 길로는 성공하지 못 했으니까요.
기소당과 노동당 사이의 이슈는 그쪽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첫 댓글의 알지도 못 하는 소리에 전혀 동의할 수는 없지만 한국 진보정당사와 한국 교회사는 묘한 기시감을 일으키는 요소가 있긴 합니다. 보고 있으면 재미있음.
23/03/24 11:03
수정 아이콘
한국 보드게임의 역사와 기본소득당의 역사가 같이 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죠.
23/03/24 11:0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이거 아시는 분 별로 없으실 줄 알았는데
23/03/24 13:4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코보게
계층방정
23/03/25 00:06
수정 아이콘
제가 한국 교회사를 잘 몰라서 (진보정당사는 더 잘 모르지만) 어떤 점이 기시감을 일으키는지 구체적으로 더 궁금해지네요.
23/03/25 13:17
수정 아이콘
뭐 대단한 건 아니고 이합집산이 장난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다람쥐룰루
23/03/24 10:31
수정 아이콘
대중적인 지지를 받아야 정당의 역할을 할 수 있는건데 어떻게하면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아예 버렸어요 니들이 틀렸고 내가 옳다 라는 말을 백날 해봐야 사람들은 거들떠도 안보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정치구호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1호선 지하철 안에서 외치는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그 내용이 옳은지 그른지는 이미 논외고 듣기싫은 소음일뿐이니까요
외국어의 달인
23/03/24 10:40
수정 아이콘
추구하는 방향이 비슷한듯 하면서 다르기때문이 아닐까요…
서브탱크
23/03/24 10:51
수정 아이콘
종북에 맛이 간 진보계열을
페미가 관뚜껑에 못질해주는 판국이죠.
영소이
23/03/24 12:16
수정 아이콘
정말못으로써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3/03/24 12:18
수정 아이콘
NL 페미 사이비 종교의 인싸력은 늘 놀랍습니다.
톰슨가젤연탄구이
23/03/24 12:26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비례는 줄수있다면 무조건 진보계로줬는데... 지금와서는 시궁창에 표를 던진 느낌이네요
동굴곰
23/03/24 16:28
수정 아이콘
비례는 줬었죠. 근데 언제부터 안줬더라...?
23/03/25 13:30
수정 아이콘
뭉칠때마다 nl이 먹은거 보면 그냥 nl이 더 많은 것 같은데 그러면 종북(=nl)이 진보층에서 주류인게 맞지 않나요?
해산맞으면서 역전된건가요?
DownTeamisDown
23/03/25 14:22
수정 아이콘
대중 지지는 pd 계열 이 더 많이 끌고올수 있는데 조직력은 NL이 더 끌고온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PD계열은 그 주장은 민주당에서 많이 흡수하기도 해서 생존의 위기로 가다보니 대신할 카드로 패미를 끌어드리다가 망하는 느낌 정도에요.
StayAway
23/03/25 15:38
수정 아이콘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이 언제적인데
그 언저리도 간 사람이 없다는게
23/03/27 21:50
수정 아이콘
태초에 노회찬은 아니죠
노회찬은 노동운동 당시 그리 네임드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민노당 비례대표 8번 밖에 못 받은 거고요.

그리고 노회찬은 한때 민주당 들어갔던거 때문에
정통성 인정해주기도 좀...
23/03/27 21:53
수정 아이콘
통진당 사태 이후 정의당을 진보라 부를 수 있냐도 의문이죠

PD가 지향하던 진보라는게 그냥 진보가 아니라 사회민주주의 즉 중도진보잖아요.
거기에 참여계 중도 리버럴 세력과 손을 잡았으니
이젠 중도진보가 중도중도진보가 된 셈인데
이러면 진보랑 중도 중에 굳이 따지면 중도에 더 가까워진거 아닌가요?
23/03/27 22:03
수정 아이콘
제 고등학교 선배 1명이 통진당에 있었죠.
수능 수석을 할 정도로 수재였는데
어쨋든 그 양반이 통진당 사태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밖에서 볼땐 왜 똑같은 놈들 끼리 싸우냐 싶겠지만
안에서는 저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본문도 정말 간추리고 요약한거지 훨씬 복잡한 사정이 있죠.
23/03/27 22:04
수정 아이콘
그리고 NL=종북 이라 요약하는 것도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죠.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없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265 [정치] 어제는 서해수호의 날 이었습니다. [146] 아이스베어14259 23/03/25 14259 0
98264 [일반] 책가도와 지식에 대한 동서양의 관점 [43] jerrys8789 23/03/25 8789 8
98263 [일반] 코어/검은 사제들/스틸 엘리스 감상(스포) ​ [1] 그때가언제라도6776 23/03/25 6776 0
98262 [일반] 고향사랑기부제가 다시 올해부터 정상적으로 시행되게 됩니다. [15] 빠독이10505 23/03/25 10505 6
98261 [일반] 디아블로4 베타 퀘이사존 벤치마크 결과 [51] Nacht14922 23/03/24 14922 1
98260 [일반] 뉴욕타임스 3.18. 일자 기사 번역(사람들이 오판한 이유. 그리고 은행의 규제 필요성) [8] 오후2시12918 23/03/24 12918 6
98259 [정치] 정말 개판으로 돌아가고 있는 창녕군수 선거 [69] 버들소리18220 23/03/24 18220 0
98258 [일반] 범죄자 이야기 [27] 쩜삼이12379 23/03/24 12379 25
98257 [일반] 하이닉스 P31 2테라 또 풀렸습니다 [ 종료] [56] SAS Tony Parker 13126 23/03/24 13126 0
98256 [일반] 저희 나라가 아니라 우.리.나.라 인데요 [311] 무냐고25521 23/03/24 25521 6
98255 [일반] 테라·루나 사기로 도망다니던 권도형이 체포되었습니다. [101] 검사16576 23/03/24 16576 5
98253 [일반] <파벨만스> - 노장 감독의 따뜻한 자기고백. [17] aDayInTheLife7626 23/03/23 7626 3
98252 [일반] 이번에 리디 페이퍼4 신청하신 분들 확인해 보세요 [22] Zelazny11833 23/03/23 11833 6
98251 [일반] [역사] 막걸리가 '숙취 심한 술'이 된 이유 / 막걸리의 역사 [40] Fig.154601 23/03/23 54601 24
98250 [일반] 재미로 보는 임진왜란의 시마즈가문의 출병 일지 [14] 겨울삼각형10141 23/03/23 10141 1
98249 [일반] 심심해서 쓰는 무협 뻘글 11 [2] 具臣5907 23/03/23 5907 1
98248 [정치] 법무부·검찰 '검수완박' 헌법소송 각하…법 효력 유지 [158] 덴드로븀18649 23/03/23 18649 0
98247 [정치] 진보정당은 왜 사분오열 되었을까? 군소정당부터 이어오는 진보정당사 [109] 토루12249 23/03/23 12249 0
98246 [일반] [WBC] 다르빗슈 유는 Team JAPAN에 있어서 어떤 존재였나 [38] Nacht10619 23/03/23 10619 22
98245 [정치] 내년 총선 방식을 결정지을 선거구제 개편안이 3종 [41] 빼사스9787 23/03/23 9787 0
98244 [정치] ”세월호처럼 분노 분출시켜라” 北, 핼러윈 뒤 민노총에 지령 [212] dbq12320567 23/03/23 20567 0
98243 [정치] 세대포위론의 흥망성쇠 [68] 베놈10258 23/03/23 10258 0
98242 [정치] 국회의원 반말 금지법이 필요합니다. [28] 덴드로븀9659 23/03/23 965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