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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4/29 12:32:54
Name Quantumwk
Subject [일반] 그래서 슈뢰딩거가 만든 상자 안에 고양이는 죽은거야? 산거야? (수정됨)
예전에 삼프로에 나온 물리학 교수님(고대물리학과였나?) 얘기처럼 물리학 쪽에서는 그냥 양자역학을 미시세계 분석하는 도구로 쓰고 있고,

양자역학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적인 고민은 골치 아프고 물리학의 영역도 아니라 생각해서 회피하는 경향이 강했었다고 합니다.

이런 철학적인 고민 안 해도 워낙 수학적으로는 완벽하고 실험결과도 잘 설명해서 그냥 써먹고 응용하는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스티븐 호킹은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해 묻는 사람 있으면 쏴버리고 싶다고 했고, 주류 물리학계에서는 'Shut up and calculate'라는 말을 많이 썼죠.

근데 이 케케묵은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는 해답을 줄 수 있는 유력한 이론이 있더군요.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잘 알려져있는 문제긴 한데 혹시 까먹으신 분들을 위해 김상욱 교수님이 쓴 칼럼에서 가져 왔습니다. (김상욱 교수님이 양자역학의 측정에 관한 문제에 관심이 많더군요. 밑에 내용들도 그분의 글이나 저작을 보고 쓴겁니다.)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869

'1935년 슈뢰딩거가 출판한 논문은 코펜하겐 해석의 아킬레스건을 찌른다. 여기 원자가 하나 있다. 원자는 A와 B, 두 가지 상태를 가질 수 있다. 원자가 B 상태에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A 상태에 있으면 검출기를 작동시킨다. 검출기가 작동되면 독극물이 든 병이 깨진다. 이 독극물 병은 고양이와 함께 상자에 들어있다.

원자는 양자역학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 A와 B의 중첩상태, 그러니까 A이면서 동시에 B일 수 있다. 따라서 독약병도 깨져있으면서 동시에 깨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같이 있는 고양이도 죽었으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상태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거시세계에 속하는 거 아닌가? 이것이 그 유명한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이다.

코펜하겐 해석이 우주를 두 세계로 분리해놓고 한숨 돌리는 사이에, 슈뢰딩거가 두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누군가 슈뢰딩거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면 총으로 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정말 더러운 문제라는 의미다. 왜냐하면 어디가 경계인지 이제는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서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지금 가장 유력한 양자역학의 해석 후보 중 하나인 '결맞음 (Coherence)' 이론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양자역학에서 얘기하는 '측정'이 일어나는데 사람이나 지능을 가진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 그냥 우주에 있는 어떤 무언가와 접촉하면서 상호작용 하는 순간 (양자역학 용어로 Decoherence가 일어나는 순간) '측정'이 실행되면서 양자중첩상태 -> 고유 파동함수(Eigen vector)로의 붕괴가 일어난다.

2. 해당 물체에 대해 '측정'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해당 물체 주변을 완벽한 진공으로 만들면 된다.

3. 그러므로 고양이가 들어있는 상자를 완벽한 진공 상태로 만들어서 주변과 전혀 상호작용을 하지 않게 만들면 고양이의 삶과 죽음이 양자 중첩된 상태가 가능하다.

4. 근데 첫번째로 완벽한 진공을 만드는 순간 고양이는 숨막혀서 바로 죽는다. 두번째로 고양이가 분자와 부딪히지 않을 정도의 진공을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작년에 노벨상탄 안톤 차일링거 교수가 퓰레렌 가지고 그 유명한 이중 슬릿에 의한 간섭효과를 확인했는데 이것도 온갖 쌩쇼 끝에 간신히 성공함.

5. 참고로 퓰레렌은 양자역학 스케일에서는 매우 큰 물체이지만 이거 몇 만개 모아야지 머리카락 두께가 됨. 차일링거 교수가 인슐린 가지고 간섭 확인한다고 얘기했는데 아직 성공했다는 소식은 못 들었음 (혹시 아시는 분?).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물체에서 양자역학 효과를 확인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


결론 네줄 요약
-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세계에서는 '양자역학'의 기묘한 현상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 크기가 어느 정도 이상 되는 물질이라면 주변과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되고, 그래서 파동함수는 항상 붕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의 물리학적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뉴턴역학으로 충분함.

- 그래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은 현실에 적용될 수가 없다.

- 뉴턴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넘어가는 정확한 경계는 아직 못 밝혔지만 지금까지 양자역학의 가장 큰 특징인 이중 슬릿 간섭이 관측된 가장 큰 물체가 퓰러렌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그 경계는 퓰레렌이라고 일단 볼 수 있음.

ps. 댓글보다보니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그라미시딘'이라는 물질로 성공했다는 얘기가 있긴 합니다. 정확한 정보는 못 찾았는데 대충 검색해보니 퓰러렌이랑 크기차이가 그리 크게 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생체 분자로 성공했다는데에 의의를 두는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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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9 12:35
수정 아이콘
아하 이해했어

그러니까 현재 기술력상 고양이는 현실에서는 중첩 상태로 존재할 수 없다는 거군요
Quantumwk
23/04/29 12: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결맞음 이론에 의하면 그게 정답입니다. 김상욱교수는 완벽한 진공을 만들 수만 있다면 고양이에 대한 양자중첩 상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거라고 보더군요.

근데 퓰러렌 분자의 크기가 0.7나노미터로 머리카락 두께보다도 훨씬 훨씬 훨씬 작은데 이걸로도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간신히 성공한거 보면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볼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강동원
23/04/29 12:55
수정 아이콘
자신을 구성하는 원자들 사이에도 상호작용이 없이 중첩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생물이 살 수 있는가

이 것만 해결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쉽네~
Quantumwk
23/04/29 12:57
수정 아이콘
'불가능하다'와 거의 동의어로 보입니다~
Quantumwk
23/04/29 13:52
수정 아이콘
근데 퓰러런도 양자역학적인 스케일에서는 매우 큰 물체이고 퓰러렌 안에서 많은 상호작용이 있을건데도 중첩상태가 관측된거 보면 계(system)내부에 있는 원자들끼리의 상호작용은 있어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Janzisuka
23/04/29 12:56
수정 아이콘
라고 고민할때 존윅은
-안군-
23/04/29 14:59
수정 아이콘
개만 안죽여요
오피셜
23/04/29 12:58
수정 아이콘
고양이 대신 검출기에 반응하는 폭탄을 설치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진공상태로 유지할 수도 있고...
실험기가 아직 눈에 보인다면 검출기가 작동하지 않은 것일테고... 이것도 중첩상태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Quantumwk
23/04/29 13:03
수정 아이콘
폭탄이 퓰러렌보다 훨씬 클 거 같아서......

우리가 현실에서 '진공'이라는게 문자 그대로 진공이 아니라 단위 부피안에 원자 or 분자수가 일정 숫자 이하면 진공이라고 하는데 이런 일반적인 진공으로는 적당한 크기의 물체가 외부와 상호작용 하는걸 차단하기에는 택도 없다고 합니다.
23/04/29 12:59
수정 아이콘
사실 애옹이가 살아 있는 건 귀엽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양자역학적으로 그렇다고 일론 머스크도 인정했다네요...
Quantumwk
23/04/29 13:08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귀엽기 때문에 살아야만 하긴 합니다.
-안군-
23/04/29 13:15
수정 아이콘
귀엽다는 것도 결국 관측의 결과입니다?
23/04/29 13:18
수정 아이콘
필요한건 휴대전화와 고장난 전자렌지일뿐....
aDayInTheLife
23/04/29 13:22
수정 아이콘
퀀텀wk… 양자역학… 닉값 제대로 하시는 군요. 크크크
중첩과 결 맞음과 해소(?)였나요? 그런거 한 때는 열심히 찾아봤는데 크크크 잘 읽었습니다.
Quantumwk
23/04/29 13: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감사합니다. 결맞음 (Coherence, 중첩상태)과 결 어긋남(Decoherence, 중첩이 깨져서 파동함수가 붕괴된 상태)입니다~
23/04/29 13:32
수정 아이콘
슈뢰딩거의 가챠상자는 ssr급 고양이부터 dead 고양이까지 나올수있지만 1회당 둘이상이 섞인 상태로 뽑히지 않습니다!
작은대바구니만두
23/04/29 13:38
수정 아이콘
그러니 우주복을 입힌 고양이를 진공상자에 넣읍시다
Quantumwk
23/04/29 13: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진지하게 얘기해보자면 우주 스케일의 진공 정도로도 상호작용은 완전히 차단하기가 어려울 거 같아서.... 우주도 완전한 진공은 아닐겁니다.
작은대바구니만두
23/04/29 18:52
수정 아이콘
경계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고양이 정도 질량이면 양자중첩상태라 한들 관측에 의해 붕괴된 이후랑 과연 얼마나 다를지 의문입니다. 기체 1몰이 자연적으로 부피 1%만큼 축소될 확률 구하던 문제가 생각나네요.
미카엘
23/04/29 13:49
수정 아이콘
어차피 그 공간에서 고양이는 죽어 있잖아요 크크
Quantumwk
23/04/29 13: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진공환경에서 고양이가 얼마나 죽지 않고 버티는지 한 10마리 정도로 평균 값 측정 한 후에 다른 고양이를 또 준비해서 상자안에 집어 넣은 후 그 시간이 지나기 전에 상자를 열어보면 될 것 같습니다.

동물단체에 고소 당하겠군요 크크
숙성고양이
23/04/29 14:44
수정 아이콘
점점 큰 분자를 실험해보다가 관측당하지 않기 어려운 단계에서 그 경계가 만들어지려나요..
Quantumwk
23/04/29 23:39
수정 아이콘
그럴 것 같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4/29 15:11
수정 아이콘
인슐린이나 바이러스도 해본다던데 이건 힘들겠죠 크크
Quantumwk
23/04/29 15:30
수정 아이콘
인슐린으로 열심히 실험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못들었습니다.
23/04/29 15:24
수정 아이콘
재밌군요

그래도 아무리 작은 부분일지언정
불확정성이 우주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결정론적인 세계관에 한방 먹이는
철학적인 논쟁의 시발점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지요

잘 설계된 루프물을 좋아하는데
따지고보면 주사위를 매번 새로 던지기 때문에
엄밀히는 루프가 될 수는 없겠지요?
Quantumwk
23/04/29 17:58
수정 아이콘
상당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죽을 때 까지 양자역학을 못 받아 들였죠.

심지어 본문에 나온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에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방정식을 만들었는데도 양자역학을 못 받아 들였구요.
23/04/29 15: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시뮬레이션 우주를 믿는데요. 중첩 상태를 log off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무제한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힘들기때문에 일정 수준이상의 정보는 처리 하지 않는것이라 생각되네요. 존재는 확인되지만 현재 존재하지 않은 상태.

즉, 고양이가 log off 했는데 죽었냐 안죽었냐 라는 질문은 성립할 수 없는거겠죠.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 log off 기술이 급격히 발전할 것이고 저는 텔레포트도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Quantumwk
23/04/29 17:55
수정 아이콘
양자역학의 해석에 관해서 대표적인 이론이 위에 소개한 결맞음 이론과 시뮬레이션 이론이 있죠.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실험적으로 어느 정도 검증된 결맞음 이론을 더 지지 합니다.
숨고르기
23/04/29 16:03
수정 아이콘
꼭 이중슬릿으로만 한정하지 않는다면 머리카락 굵기인 약 0.05밀리미터 사이즈 전극의 진동에서 양자중첩상태를 구현가능합니다. 양자 머신이라고 2010년에 떠들썩했죠.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330.6011.1604
Quantumwk
23/04/29 17:57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0.05mm 면 양자역학 스케일에서는 정말 초 거대 사이즈일텐데....
23/04/29 16:04
수정 아이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에 전력으로 달려드는 사례...
닉네임을바꾸다
23/04/29 16:39
수정 아이콘
뭐 사실 양자역학 깔려고 만든 예시인데 너무 찰떡이였...
Quantumwk
23/04/29 17:56
수정 아이콘
윗분이 쓴 댓글 처럼 양자역학 깔려고 만든건데 양자역학의 허점을 너무 정확히 찔러버렸죠
No.99 AaronJudge
23/04/29 18:02
수정 아이콘
으앍앍

물리학자분들 존경합니다
Quantumwk
23/04/29 23:46
수정 아이콘
물리학자들 특히 역사에 이름 남긴 사람들은 거의 괴물들이죠.
23/04/29 18:06
수정 아이콘
빛도 모두 차단해야 할까요? 그게 아니면 별이나 행성은 양자중첩상태라고 볼 수 있을까요.
Quantumwk
23/04/29 22:47
수정 아이콘
네 빛도 중요한 요소 인것 같습니다. 별이나 행성은 양자역학이 아닌 뉴턴 역학 아니면 좀 더 거대 스케일이면 상대성 이론을 따른 다고 봐야겠죠.
raindraw
23/04/30 09:01
수정 아이콘
빛(전자기파)은 당연히 상호작용을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바인랜드
23/04/29 21:01
수정 아이콘
요즘 좀 흥미를 가져서 관련된 교양과학 유튜브들을 재밌게 보던 참인데 신기하게 pgr에서도 이 얘기가 나왔네요. 물리학은 물론이고 이과 지식도 부족한 제 입장에서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이해한 양자역학과 불확정성 원리는:

1. 거시세계의 물질들과는 달리, 미시세계의 물질 입자(원자? 전자? 양자?)는 현존하는 기술로는 그 입자들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물질은 파동이자 입자인 상태에 있다. (이중슬릿 실험과 같은 일반적(?)인 관측에서는 빛의 광자가 미치는 영향조차도 미시세계의 입자들에겐 너무 크기 때문?)

2. 나아가 이렇게 빛이나 자기 등의 실재 매체를 통한 실험 뿐 아니라, 수학을 매개로 접근했을 때도 미시세계의 물질들은 파동이자 입자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 (표준편차? 함수를 통한 스핀? 이나 각운동량? 같은 중첩 상태?? 가 수학적으로도 도출됨)

여기서 본문의 파동함수 붕괴선을 파동-입자의 경계선이라고 보고, 현재까지 관측한 가장 경계선에 가까운 물질을 퓰러렌? 이라고 이해하면 되는 걸까요?
Quantumwk
23/04/29 22:55
수정 아이콘
1.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는 못했는데 '현존하는 기술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측이 불가능한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관측이라는 행위 자체가 입자들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됩니다. 이 '관측'의 의미가 뭐냐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은 논쟁이 있는데 본문에 소개한 '결맞음' 이론에서는 그냥 우주에 있는 어떤 무언가와 접촉하면서 상호작용 하는 순간 (양자역학 용어로 Decoherence가 일어나는 순간) '관측'이 실행되면서 양자중첩상태 -> 고유 파동함수(Eigen vector)로의 붕괴가 일어나는 거구요.. 이 과정에서 사람이나 지능을 가진 존재의 개입은 필요 없다는 겁니다.
기술력을 떠나서 입자들에 영향을 주지 않고 관측을 한다는 거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관측'이라는거 자체가 그 입자와 상호작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니깐요.

2. 수학에서 파동이자 입자인 상태로 존재한다기 보다는 실험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그런 수학 체계를 만들었다고 보는게 적합할거 같습니다.
양자역학이라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이라는 '언어'를 사용한거죠. 그래서 수학적으로 스핀? 이나 각운동량? 같은 물리량에서 중첩상태가 나오는 거구요.

3. 여기서 본문의 파동함수 붕괴선을 파동-입자의 경계선이라고 보고, 현재까지 관측한 가장 경계선에 가까운 물질을 퓰러렌? 이라고 이해하면 되는 걸까요? -> 네 일단 결맞음 이론에 따르면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퀀텀리프
23/04/29 23:29
수정 아이콘
수소원자로 보자면 서울시 한가운데 주택 하나 있는데 그걸 서울시라고 부르는 격이죠. 우주는 사기(?) 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구름으로 덮여 있습니다. 야구공(전자) 한개가 엄청난속도로 만들어내는 구름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거의 모든 물성(UI/UX)은 이 전자가 만들어내는 거죠. 맛있는 치킨도 사실은 전자맛(?) 입니다.
23/04/30 02:02
수정 아이콘
수소 원자핵의 크기를 태양만하다고 하면 전자의 위치는 태양계의 지름보다 10배 먼 거리라고 하더라구요.
태양계에는 많은 행성과 소행성과 잡다한 것들이 있는데 그보다 1000배 큰 공간에 덜렁 원자핵 하나와 전자 하나가 있는 셈...
23/04/30 09:35
수정 아이콘
우주는 비었군요!
Quantumwk
23/04/30 10:5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전자의 경우는 양자 중첩 상태가 자연스레 나타나는 거겠죠. 그냥 공기중을 날아다녀도 전자 입장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의 빈공간을 날아다니는 셈이니깐요.
23/04/30 08:45
수정 아이콘
무슨 아미노산으로 만든 생체분자로도 간섭무늬 생성에 성공했다던데 고양이로도 언젠간 가능하지않을까요..
Quantumwk
23/04/30 09: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라미시딘'이라는 물질로 성공했다는 얘기가 있었네요. 근데 이런 생체 분자와 고양이의 크기 차이는 어마어마해서 글쎄요.....

정확한 정보를 못찾았는데 대충 검색해보니 퓰러렌이랑 크기차이가 그리 크게 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생체 분자로 성공했다는데 의의를 두는듯....
상록일기
23/04/30 09:56
수정 아이콘
문외한의 입장에선 양자역학을 교양 수준으로만 알려해도 머리가 지끈 거립니다. 크크.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드리는데

1. 양자적 세계와 거시적 세계가 크기가 아니라 다른 물체와의 상호작용 여부로서 결정된다라면, 우리의 일상에선 결정론적인 세계관이 맞는건가요?

2. 과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인터뷰 중에 그는 양자역학을 다루는 물리학자들은 실재론과 도구주의 중에 갈팡징팡한다고 말했는데 선생님은 어느 입장이신지 궁금합니다
Quantumwk
23/04/30 10: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렵고 철학적인 질문이네요ㅠㅠ

1. 일단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순간 물체들은 고전역학적 (결정론적)으로 거동을 하니 우리 일상에서는 결정론적으로 봐도 된다고 봅니다. 너무 철학적으로 들어가면 저도 모르겠구요....
2. 둘의 극단에 있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사이에 있습니다. 근데 도구주의에 좀 더 가까운 입장이에요.
기본적으로 너무 철학적인 파고들기보다는 실험으로 검증되고 설명되는 부분에 집중하자는 주의인데, 도구주의처럼 '그냥 애매하고 철학적인 고민은 아예 하지 말고 양자역학은 도구로서 쓰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 논의하자' 이런 건 좀 별로입니다. 그래도 둘 중에 굳이 선택하라고 하면 도구주의입니다.

근데 글 서두에 썼듯이 일반으로 도구주의는 이런 문제를 애초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수학적으로 관측이 뭔지는 정의가 잘 되어있고 우리가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에서 저런거 고민 안해도 아무 문제 없는데 뭣하러 쓸데 없는 고민함?' 이런 스탠스가 많아요. 어찌보면 공학자에 가까운 시각이죠. 실용주의가 강한 미국 쪽에 이런 성향의 사람이 많고 리처드 파인만이 대표적인 도구주의자 였다고 봅니다. 양자역학에 철학 끌어들여서 설명하는 걸 매우 매우 혐오하고 싫어했음. 그런 '답 안나오는 철학적인 고민은 집어치워. Shut up and calculate'에 가까웠습니다.

양자역학의 '관측'문제를 가장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결국 작년에 노벨상까지 거머쥔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 교수도 빈 대학 교수로 유럽사람입니다. 공교롭게도 슈뢰딩거의 모국이자 모교사람이고 그래서 계속 파고들고 있는 건가 싶긴 함.
23/04/30 15:27
수정 아이콘
김봉섭의 고양이 같은 거였으면 물리학 수학 꿈나무들 많이 갈아넣어졌을 것 같습니다 크크
-안군-
23/04/30 17:30
수정 아이콘
사실 슈뢰딩거는 아인슈타인쪽 학파로, 양자역학의 모순점을 지적하기 위해 사고실함을 설계한 거였는데, 그게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야기가 되버린게 유머죠.
사고실험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관측의 문제조차도 아닐 수도 있어요. 양자붕괴가 일어날때 작동하여 독극물을 분사하는 어떤 장치를 만들어놓고, 그 장치와 고양이를 한 상자 안에다가 넣어놨다고 가정할때 이 고양이가 살아있냐 죽어있냐는 관측해야 알수있냐고 물어본거니까요. 그 장치 자체가 관측이 안되도록 잘 포장(?) 해뒀다면 고양이의 생사 자체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건 사고실험이기 때문에 그런 장치를 실제로 만들수 있느냐 아니냐조차 의미없죠.
Quantumwk
23/04/30 19: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장치 자체가 관측이 안되도록 잘 포장(?) 해뒀다면 고양이의 생사 자체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이게 어떤 말씀이신지...

말씀하신대로 슈뢰딩거 고양이 장치를 실제로 만들 수 있냐 마냐는 큰 의미가 없고 이 문제를 실제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주로 이중 슬릿 실험을 하는 듯합니다. 어차피 가장 큰 관건은 양자 중첩을 시킬 수 있느냐 마느냐라서..... 사실 차일링거가 한 실험을 보면 진짜로 이중 슬릿으로 만든게 아니라 여러 실험적인 테크닉을 이용해 시스템을 구성했다고 합니다.

김상욱교수님이 이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도 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V5ws36U7w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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