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lift’ 지키기, ‘Uzi’ 키우기, 트리스타나와 공성 미니언 3기 압박, 공격로 분산 압박(스플릿 푸쉬) 베인 전략 등 AD 캐리 원거리 챔피언은 어떤 전략에서도 항상 선택지에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강력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상대에게 입히기 때문입니다. 중계진과 분석가들은 보통 선수들이 경기에서 보여주는 전체적인 모습으로 경기력을 판단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좀더 구체적인 판단근거인 “챔피언에게 입힌 피해량”을 기준으로 월드 챔피언스에서 AD 캐리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챔피언에게 입힌 피해량”이란?
LoL에서 상대 챔피언에게 입힌 피해량을 어떻게 합산할까요? 라인전 단계에서 공격하기, 원거리 스킬로 상대방을 원거리에서 견재 공격하기(포킹), 팀 전투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상대를 괴롭히기 등 상대 챔피언을 피해를 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이즈리얼의 궁극기를 귀환 장소인 제단에서 맞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만약 라인전에서 데미지 교환을 잘 해 우위에 선다면 상대방은 타워를 껴안고 어떻게든 골드를 벌기 위해 미니언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나, 체력 손실이 큰 경우에는 소환사의 제단으로 귀환해 결과적으로 미니언을 놓치게 될 것입니다. 상대방이 성장하는 걸 방해하는 일은 스스로 파밍을 잘해 코어 아이템을 갖추는 것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또한 포킹 역시 방어하고 있는 적의 체력을 깎고 주요 목표물(오브젝트)에서 물러나게 하려면 필수적입니다. 효과적으로 포킹을 해낸다면 팀 전투를 상대방보다 우월한 체력으로 개시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팀 전투야말로 AD 캐리가 빛나는 장소입니다. 순간 폭발력이 강한 챔피언이 상대방에게 순간적인 피해를 입힌 후 지속적으로 주된 피해를 적에게 입히는 챔피언이 바로 AD 캐리 챔피언이기 때문입니다. AD 캐리를 정말 잘 하는 선수들을 보면 항상 적을 거의 말살하면서도 마지막엔 살아서 나오곤 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AD 캐리로서 역할을 가장 잘 수행했을까요? 통계를 내 이를 분석해보고 몇몇 눈에 띄는 예들을 논해보겠습니다.
(경기가 길어지면 짧게 경기가 끝나는 경우보다 적에게 입히는 절대적인 피해량이 늘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점을 보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적에게 입힌 전체 피해량을 경기 시간으로 나눈 “적 챔피언에게 가한 분당 피해량” (DPM)을 기준으로 지난 경기에서의 AD 캐리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막대한 피해량
모든 선수들은 특히 잘하는 자신만의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몇몇 선수들은 다수의 챔피언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Uzi’가 지난 2 경기 동안 공격적인 트리스타나로 978 DPM을 상대에게 가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신 소환사 여러분들도 있을 겁니다. ‘Uzi’-트리스타나는 한 선수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선수-챔피언 조합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데프트’의 코그모는 지난 2 경기 동안 990DPM을 기록하며 ‘Uzi’보다 높은 DPM을 달성했습니다.
‘데프트’가 라인전에서 특출나게 강한 선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외 모든 부문에서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데프트’는 특히 논타겟 스킬을 매우 잘 적중시키는 걸로 유명합니다. (‘데프트’는 이즈리얼을 뛰어나게 활용하는 선수로 잘 알려졌습니다) 팀 전투에서는 탁월한 포지셔닝을 기반으로 적에게 막대한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사선 위에 찍힌 점들은 DPM보다 더 높은 DTM을 가진 점들입니다. 각각의 점은 개별 경기의 기록입니다.
‘데프트’는 코그모 외에 코르키로도 높은 DPM, 낮은 DTM을 보여줬습니다. ‘데프트’가 LMQ와의 경기에서 코르키로 보여준 DPM은 1204로 월드 챔피언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DPM과 DTM의 차는 무려 698로 단일 경기 기준 가장 높은 DPM-DTM 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히면서도 가장 적은 피해를 입었다는 뜻입니다) 이를 다시 말하면, 만약 ‘데프트’가 코그모 같이 초중반에 어려움을 겪는 후반형 캐리 챔피언으로도 높은 DPM을 기록할 수 있다면, 스킬 기반으로 중반부터 활약하는 챔피언인 코르키로 플레이 할 때는 더욱 압도적인 DPM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있다는 것입니다. 인광탄과 미사일 폭격 등의 스킬을 활용하며 ‘데프트’는 적을 그야말로 농락할 수 있습니다.
위치 선점(포지셔닝)과 피해량
그렇다면 누가 월드 챔피언십에서 최소의 피해량을 기록했을까요? 와일드카드 팀 출신의 두 AD 캐리들이 최하위의 자리를 지킬 것 같지만, 사실 얼라이언스 (Alliance)의 ‘Tabzz’가 가장 낮은 피해량을 기록했습니다. ‘CandyPanda’가 속한 SK 게이밍 (SK Gaming)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인 얼라이언스에 속해있지만 ‘Tabzz’의 DPM은 겨우 431입니다. 다만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 AD 캐리 중 가장 낮은 DTM인 362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스타 혼 로얄 클럽 (Star Horn Royal Club, SHRC)의 ‘Uzi’는 ‘Tabzz’와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Uzi’는 매우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받곤 합니다. ‘Uzi’가 받은 491 DTM은 ‘CandyPanda’ 다음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Uzi’의 DPM-DTM 차는 ‘데프트’와 ‘임프’다음으로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습니다. 그렇다면 ‘Tabzz’는 너무 수동적으로 경기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적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전에 죽어버리는 걸까요?
그에 대한 답을 바로 해보겠습니다. 위치 선점(포지셔닝)을 잘 해 바로 죽지 않는 능력이 바로 치밀하게 계산된 공격성과 생각 없는 부주의함을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DTM을 죽임 당한 수로 나눈 수치를 살펴보니 ‘Uzi’는 61.4를 기록한 반면, ‘Tabzz’는 36.3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Uzi’가 죽기 전에 보통 ‘Tabzz’보다 75% 더 많은 DTM을 받으며 견딘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두려움 없는 포지셔닝과 더불어 팀의 뛰어난 지원을 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Uzi’는 또한 ‘Tabzz’보다 적게 죽었습니다. 다시 말해 더 많은 데미지를 입었으면서도 더 많이 전투에서 살아남았다는 뜻입니다. 이 결과는 ‘Tabzz’가 팀의 지원을 기대하지도 않거나 받지도 못한 채 실로 수동적으로 경기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래프 상에서 DTM/죽임 당한 수 수치가 낮은 선수들부터 정렬하면, 우리는 A조에서 ‘임프’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 AD 캐리의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삼성 화이트가 그룹을 완전히 지배, 다른 팀을 압살하며 그룹 내 다른 팀을 상대로 많은 킬을 만들어냈고, 결과적으로 나머지 세 선수가 상당히 많이 죽으며 DTM/처치 당한 수 수치가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Tabzz’는 다른 세 선수처럼 계속 죽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진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현 대회 최고의 AD 캐리와 저조했던 AD 캐리를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아직 언급하지 않은 이름이 있습니다. 에드워드 게이밍 (Edward Gaming)의 ‘Namei’는 월드 챔피언십에 참여한 선수 중 가장 유명한 극강의 AD 캐리입니다. 하지만 과연 ‘Namei’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을까요? ‘Namei’의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도 있지만, 그가 기록한 4번째로 높은 DPM은 팬들에게 아직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다음 주 숫자로 풀어본 2014년 월드 챔피언십 기사를 통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