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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03 15:56
깨는소리이긴 하지만 주변에 3년차 기러기아빠 한 분이 계시는데 집에 놀러갔더니 거실 베란다 쪽으로 컴퓨터 책상 갖다놓고 티비 틀어놓고 와우하시더군요.... 그러다가 소파로 점프해서 누워서 맥주마시고 티비보시다가 다시 게임하고.... 너무 행복해보여서 가족들이 그립지는 않으시냐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16/11/03 16:08
전 혼자 살면 외롭더군요. 게임이나 영화, 티비도 오래해봤자 일주일이고요. 그 이후부턴 별로 재미도 없고, 그냥 먹먹하더군요. 뭐... 사람마다 분명 다를거라 생각합니다만... 제 기준에선, 말씀하신 분이 부러우신 분은 아예 처음부터 그냥 그냥 결혼안하면 되지 않는 가 생각합니다.
덧붙이면, 나이 들면 정말로 할게 없습니다. 친구들 다 결혼해서 만날 친구 없습니다. 다들 요즘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더군요. 겨우 불러내도 금방 들어가기 때문에 짜증나고요. 취미 생활이랍시고 해봤자, 예전같지 않아서 뭐 한가지 해도 피곤합니다.
16/11/03 16:25
근데 그거 말고 할게 없습니다. 그 생활이 행복한거도 20대일 때나 행복한거지,
결혼하고 나서는 그 생활이 딱히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16/11/03 17:10
제가 아는 한 분도.... 일 년에 5개월 정도만 가족들이랑 살고, 7개월은 혼자 외국에서 지내시는데....
매일 축구하고 골프치고 그러시더군요;
16/11/03 17:15
당연히 집에 누가 놀러왔으니 그런 모습을 보이는거겠죠;;유학생활하다 저도 숙소에 친구들
놀러올땐 즐겁고 재밌죠... 근데 외로움이란건 혼자 있을때 나타나는걸요... 그리고 외로움.그리움이 지속적으로 매일 나타나면 그건 정말 위험한 수준이겠죠... 하지만 확실한건 가족없이 혼자 있는 집에 혼자있다보면 갑작스런 외로움과 그리움이 갑자기 훅 들어오더라구요. 그게 참 힘들었습니다. 크크
16/11/03 17:25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외로울 틈이 있나요?
애초에 가족이 없고 외로운 상황이면 모를까, 멀쩡히 다 있는데 단지 거리만 떨어져있는건데요. 일하는 시간 외에 술도 마셔야 되고, 콘솔게임, 스팀으로 받아놓은 게임들, 영화, 미드, 한드, 책읽기 다 하려면.. 지금까지 쌓아놓은것만 다하려고 해도 질리려면 20년은 걸릴듯한데, 컨텐츠는 계속 업데이트 되죠.
16/11/03 17:58
행동에 제약이 많은 생활에서는 자유스러웠던 생활이 그립고 자유스러웠던 생활에서는 행동에 제약이 많은 생활이 그리워지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닌데 비슷한 생활이 반복되면 그런 경향이 강해지죠.
외로움이라는 것이 바쁘면 덜 하긴 해도 정말 하나의 틈도 없이 바쁜 생활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으니 잠깐 시간날 때 외로움이 북받쳐 오르기도 합니다. 집 화장실에서 샤워하다가 그럴 수도 있고 볼일 보다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이 감정의 영역이니 외로움 덜 타는 사람, 잘 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거죠.
16/11/03 18:24
제 경험담을 들려드리면,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이나 친구와 떨어져 있으면 여전히 외롭더군요. 다년간의 경험 후, 제 결론은 옆에 없으면 없는 사람입니다. 술은 나이를 먹을수록 같이 마실 사람이 없어지더군요. 그 외의 것들은 길어봤자 한달이더군요. 제가 한때 자칭 영화광이었고, 밤새 게임도 해보고, 그 외 나머지 것들도 대부분 해봤지만, 길어봤자 한달에서 1년이더군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저도 님 처럼 생각해서 결혼은 아예 생각도 안했었는데요. 저런 것들은 그냥 시간 지나고 나면 허무하기만 하더군요. 요즘은 내가 왜 이렇게 살았나 후회많이 하고 삽니다.
16/11/03 20:42
그런 것도 재밌는 건 당연히 맞는데, 결국 사람이 있고 없고가 많이 다르더군요. 잠깐씩 혼자 노는 건 괜찮은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하다못해 영화나 미드도 혼자 보는 것보다 여친이랑 같이 보는 게 더 재밌고 게임도 뭐가 됐든 옆에서 떠들면서 같이 하는 게 더 재밌는
16/11/03 21:11
제가 30대 후반인 지금도 쭉 저런 취미만끽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데, 슬슬 지겨워집니다. 집-회사 거리가 도보로 15분이고, 평균 퇴근시간이 6시정도 됩니다. 보통 12시~1시에 자니까 여가시간이 평일 6시간, 주말 12시간 정도라 보통 1주에 50시간은 취미생활에 씁니다.
애니메이션 사이트 두개 월정액 끊어놓고 동시상영으로 다보고, IPTV로 무료로 풀린 예전 영화 다 몰아보고, 만화책 수집은 5천권이 넘어갔고, 토요일 아침이나 심야에 혼자 극장에 가서 영화 보고, 와우/던파/마영전/블소 돌아가면서 하고, 일년에 한두번은 3~400km 정도 자전거 여행가고, 어찌어찌 만나는 사람은 늘 있다보니 주말에 4~5시간은 데이트하고,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종종 레시피 북 펴놓고 한식이나 중식 연습하고, 콘솔게임기도 어지간한 건 다 가지고 있습니다. 스팀 라이브러리에도 해야될 게임 7~8개 정도 항시 대기중에, 일년에 두 번 정도 와인 50만원어치 질러서 쭉 테이스팅하고, 금요일 퇴근할때는 수입맥주 종류대로 질러서 집에가서 지겨울때까지 마시는데 15년 이상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슬슬 물려갑니다. 게임을 해도 예전만큼 엔돌핀이 나오질 않아요. 왜 유부남들이 결혼한지 5년만 지나도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라면서 부인이 샤워하면 긴장한다고 하잖아요? 딱 그런 모양새가 됩니다.
16/11/03 18:18
크크크 깨긴 했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외로움이나 정신적 괴로움을 게임으로 돌려보려는 청소년들을 생각해보면... 어른이라 다르고 얼마나 진심으로 잘 즐기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16/11/03 16:15
저도 기러기 아빠하는 건 반대하는데, 제 아이가 저 방송에 나왔던 아이처럼 천재라면 보낼 거 같아요.
하지만 다행히 제 아이들은...;;
16/11/03 16:15
그렇죠. 자식 교육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도 중요하죠. 기러기 아빠는 그냥 얼굴도 못보는 자식 돈 셔틀입니다. 저도 기러기 아빠할 바엔 그냥 결혼 안할겁니다. 제가 캘리포니아에서 만났던 한 친구는 초등학생때부터 조기 유학을 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랬더니 영어가 더 편해져서 이젠 부모랑 대화가 잘 안된다고 하더군요. 자식이랑 대화도 제대로 못하면, 그게 무슨 자식 부모 관계입니까?
16/11/03 17:22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스스로가 정말 원하는 경우에는 부모로서 고민이 될 것 같긴 해요
근데 어렸을때 부터 하는 조기유학은 저도 좀 아직 이해가 안 가네요 조기유학은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서 비롯된다기 보다 아내와 남편의 관계에서 비롯되는게 아닐지 싶기도 합니다
16/11/03 17:16
제가 예전에 무슨 4명나오는 영화에서 (장근석 나왔던)
밴드하던 아저씨가 기러기 아빠인데 자식들 외국 내보내고 뼈빠지게 일하다가 이혼당하고 아무것도 안남는거 보면서, 내 생애 죽더라도 절대 기러기 아빠는 되지않으리. 라고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결혼 4년차.. 행복하긴 한데 가끔 기러기 아빠를 꿈꿀 때가 있습니다 ㅠㅠ "아이 좀 크면 외국에서 키워볼까? 아니 난 여기서 돈 벌어야되고 여보가 나가야겠지..?" 했다가 등짝스매싱 맞았습니다.
16/11/03 18:05
혹시 나중에 해외 나가실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같이 나가세요. 같이 나갈 수 없는 상황이면 안 나가시는 게 낫습니다.
기리기 아빠를 떠나서 해외에 나가면 초기 몇 년은 정말 힘들기 때문에 부부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줘야 합니다. 특히 말이 통하면 그나마 나은데 말이 안 통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영어권 나라로 계속 알아보다가 기회가 닿아 독일로 왔는데 시골로 와서 그런지 아내의 힘듦이 상상이상입니다. 단, 아이들은 처음 넘기니 만족도는 무척 올라갔습니다.
16/11/03 18:13
같이 나갈 수 있는 상황은 제가 해외파견 나가는 길 외에는 없을 것 같고,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니 자의로는 어렵겠군요.
말씀하신 부분들이 일리가 있게 느껴집니다. 너무 제 생각만 했었네요.
16/11/03 17:49
기러기 아빠 하려고 결혼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현실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겠죠. 대신 스스로 감당할 자신감(금전적+정신적)이 있다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6/11/03 18:26
이해가 안되네요. 기러기 아빠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자기 삶을 그정도도 조절할수 없는 인생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 인생인가 싶네요.
16/11/03 18:35
제가 말한 현실이라는건 기러기 아빠가 될것인지 선택의 순간을 말하는 것이고 본인이 기러기 아빠가 되기로 선택했다는건 자기 삶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가능한것이겠죠.
하지만 은근히 기러기 아빠 생활을 힘겨워 하면서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만한 희생을 하는 아빠들도 많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니 잘 선택하라는 뜻입니다.
16/11/03 18:58
이 분 최소 우리나라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김태원씨 인생이 의미없는 인생이라고 하시는 분;;
님이 당해보지 않았다고 함부로 말씀하진 않으셨으면 하네요.
16/11/03 19:16
'기타리스트' 김태원 인생이랑 뭔 상관인지 '기러기 아빠' 김태원도 아니고 비유가 억지 논리네요.
자기 삶을 그정도도 조절할수 없는 인생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 인생인가 싶네요 핵심은 이 문장인데 돈 많으면 뭐 하냐 에휴~ 하는 사람 보고 너 최소 빌게이츠 인생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인간! 하는거랑 뭐가 다른지
16/11/03 19:37
한때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이라, 김태원 씨 나온 인간극장 + 여러 방송에서 나온 거 대부분 다 봤고요. 김태원씨 같은 경우는 오히려 본인이 가족을 포기한 경우입니다. 지금에서야 김태원씨가 아들과 함께 있으려고 하지만, 과거의 김태원은 그렇지 않았다고 본인이 스스로 말했었죠. 그래서 부인되시는 분이 김태원 보기 싫기도 하고, 아이 걱정도 되고해서 필리핀으로 넘어간 거고요. 반대로 김태원은 이혼을 고려했었고요. 지금에 와서야 필리핀 정착이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시작은 그렇지 않았었죠. 김태원씨야말로 본인이 스스로 원해서 기러기 아빠가 된 케이스이며, 위에서 언급되는 경우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입니다. 제대로 알고 말씀하셨으면 하네요. 위 글에서 제가 한 말은 기러기 아빠가 된 게 의미가 없는 인생이라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쩔수 없이 기러기 아빠가 되어야 하는 인생이라면 그건 좀 잘못되지 않았냐는 겁니다. 말 뜻부터 제대로 이해하시죠.
16/11/03 19:20
원래 기러기 아빠의 시작도 원래 부유층에서 정략 결혼한 후에 서로 인조이 하는 모습을 육아의 이름으로 커버친걸 중산층에서 따라한겁니다.
그게 IMF이후 망가졌던 경제가 슬슬 자리를 찾는 시점에서 아이를 조금이라도 잘키워보고자 하는 욕구에 유행이 되버린거구요. 그러니 부작용이 없을리가 없죠.
16/11/03 18:22
저런 천재라서,재능이 일반적 공부가 아니라서 해외유학이 필요한거면 생각해봐야되는데, 그냥 영어공부용 해외유학은 개인적으론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빠는 너무 외롭고, 돈은 많이 드는데 배우는목적이 영어 하나. 한국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영어 못 하는것도 아니고. 또 보통 영어 빼고 다른 과목은 한국 학생보다 취약해지는 경우가 많아서(특히 수학) 그런 경우는 그냥 유학이 득이 안되는듯.
16/11/03 18:47
별 생각없었는데 너무 말하는게 이뻐서 울컥했습니다.
나중에 언젠가 좋은 뉴스로 다시 만나게 되면, "아 그때 그 소년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면 더 감동적일것 같아요.
16/11/03 20:38
친척어르신들 명절 오지랖은 그렇게들 까대지만 이런데선 또 남의 인생 가지고 불행하다 답답하다 어쩌다 이런거 보면 참...
기러기 아빠들은 뭐 오지랖 프리존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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