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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31 18:28
완벽한 인간이라야만 역사적 인물은 아니듯이 저 역시 이바닥에 임팬으로 입문했지만, 임요환은 완벽한 인간과도 거리가 멀었고 때론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행동도 했던 사람이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자신이 가진 신념, 열정 하나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졸렬하기까지해 보이는 승부욕, 때론 뻔뻔스럽기까지한... 하지만 시야가 좁은 사람은 또 아니었다는게 신기하죠. 게임에 관련해서는 정말 앞만 보던 사람이, 게임판을 대하는 시각에서는 그 누구보다 시야가 넓었다는게 재밌습니다.
임요환은 흔히 노력으로 그자리까지 올라갔다는 말은 하지만 임요환이야말로 e스포츠판 유일무이한 천재죠. 게임 내적으로도 그와 같은 선수가 없었고, 게임 외적으로도 그와 같은 사람이 없었다는거. 시작을 만든 사람만큼 위대한 천재가 어딨을까요.
18/08/31 18:44
저는 애초에 재능/노력 이런식으로 구분하는건 천재라는 의미의 습득속도? 그런면에만 중점을 준거라고 봐서 그닥 공감은 안가더군요. 물론 재능파/노력파라는 이분법적 비유가 의미가 없다는게 아니라 연습량이 적어도 잘한다 = 천재 이런식으로 정리되는게 가끔 어이가 없을뿐. 불순물이 잔뜩끼고 돌무더기에 파묻혀있어서 가공이 힘들다고 해도 금은 금이고, 아무리 원석이 가공품에 비할정도로 완성에 가깝다고 해도 구리는 구리일 뿐이죠. 무엇을 보여줬느냐가 결국 그 재능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노력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가공하는 과정이라 걸리는 시간이 다를 뿐이죠. 그런면에서 재능이라는 표현도 결국은 결과론적이지 않나 싶은 느낌도 있어요. 습득력이 빠른 수재인지, 아니면 정말 남다른 자질을 가진 천재인지도 지나봐야 아는것처럼.
18/08/31 18:47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게임 내적인 부분도 대단하지만, 게임 외적인 관점과 드러나는 언행, 외모 등등..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임요환이라는 사람은 이스포츠라는 종목을 일으켜 세우라고 누군가 만들어낸 만화주인공 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네요.
18/08/31 18:53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보통사람이 봐도 마치 실제 전쟁이나 전투에서 볼법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RTS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당대최강자는 스타1에서 임요환밖에 없죠. 사람들에겐 테크놀러지에 대한 선망, 다윗의 기적에 대한 염원이 있어요. 그런점에서 소수유닛의 기발한 컨트롤, 전략전술과 맵분석을 통한 분석적인 차원의 경기를 그 누구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준 임요환이라는 존재는 여러모로 독특했죠.
스1의 임요환, 워크 장재호, LOL의 페이커. 모두 단순히 강하기 때문에 종목을 대표하는 넘사벽 스타가 된게 아니라, 매니아층 외부의 언저리에 있던 사람들이나 일반인들까지도 끌어당기는 흡인력, 당대최강이면서 남들과는 다른 창의성을 보여고 수많은 명장면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조던처럼요.
18/08/31 19:17
저는 e스포츠 판이 망할 때 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e스포츠 선수는 임요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임요환보다 더 게임을 잘 한 선수들도 많았고, 임요환보다 더 커리어가 뛰어난 선수들도 있지만, 이 판에서 '게이머'에 '프로'라는 이름을 붙이게 한 최초의 선수였다는 점에서요.
18/08/31 18:39
임요환은 선수시절 초기부터 상당히 정치인 수준의 신념을 가져서...
최고의기량과 조합되서 참 열렬하게 동경했던 기억이 있네요. 황제여...!
18/08/31 18:56
스타세대는 아니지만 임을 통해 이스포츠를 접하게 된 사람으로 이런글 보면 참 기분이 묘합니다.
지니어스임을 통해서 접해서 그런가;;;;그때로부터 몇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사람이 이 판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사람이라는게 믿기지가 않아요. 또 그래서 매력있는거같고요. 그리고 저때는 정말 잘생긴...지금 롤프로게이머랑 비교해도 저당시 임이 잘생긴거같습니당...
18/08/31 18:58
e스포츠는 산업적으로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드는 느낌인데 프로게이머는 직업적으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생각됩니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도래로 새로운 길이 열리는 듯싶긴 하지만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과 불투명함이 크게 남아 있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이러나저러나 다들 어떻게든 먹고는 살지만 직업에 있어 나름 정해져 있는 안정적인 커리어 패스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큰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18/08/31 19:21
진짜 존경할만한 사람입니다.
윗분들도 말씀해주셨지만 게임 내적으로는 논란이 그 누구보다 많았지만 게임 외적으로는 논란이 거의 없었죠. 한명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임빠로서 임요환 선수가 있었다는 게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18/09/01 00:36
임요환 본인은 물론이고 임요환과 관계있는 거라면 다 싫어했었고 지금도 별로 좋게보진 않지만 임요환의 이런 부분은 정말 인정하지 않을수없죠. 저같은 헤이터마저도 최고의 이스포츠 선수는 임요환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이런 부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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