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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30 19:51
저도 이게 한국어랑 외국어의 가장 큰 차이중에 하나 같아요. 우리나라 말은 자음이 모음이랑 같이오던가 받침으로만 쓰이는데, 외국어는 단독자음 발음이 꽤 많죠.
20/08/30 19:59
그냥 우뜨라 인데 가운데 뜨가 좀 찰지게 발음 되는 것 뿐이지 모음이 어쨋든 있는거 아닌가요? 라고 한국어적인 생각으로 질문해봅니다.
20/08/30 20:24
utro (러시아 키릴문자의 у는 영어의 y가 아니라 u에 해당합니다) 니까 우뜨로인데요.
러시아어를 잠시 치우고... 한국인에게 익숙한 영어의 나무 Tree의 경우에도 이걸 한국어적인 방법으로 '트리' (아 나는 영어를 모른다. 영어 발음 모른다. 했을 때 적힌대로 발음했을 때) 트, 리. 가 있고요. 영어가 익숙한 우리는 트라고 소리만 내고 (말 그대로 탁탁 거리는 내뱉는 소리, 트으가 아니라) 바로 리(REEEE)를 준비하잖아요? 앞에 우가 붙으면 우트리가 될텐데, 나이가 지긋하시거나 저기 선생님이 말한것처럼 한국어 발음이 적혔으니 그대로 외워야지 하는 분들은 저걸 뜨를 찰지게 발음하는게 아니라 무슨 국어 하듯이 우트리, 우트라 하실 것 같습니다. 이부키님 정도면 (으를 안 넣어도 되지 않나?) 사실 저기 선생님이 걱정하실 분이 아닐지도 몰라요. 저는 Steak 같은 경우도, S-t에이크 인데, 구수하게 수!테이!크! 하시면서 왜 못 알아듣냐고 짜증내는 한국 분을 미국에서 뵈서 허허허...
20/08/30 20:07
그나마 영어는 자음연쇄가 많이 죽은 언어중 하나인데, 러시아어 같은 슬라브어 계통은 자음연쇄가 엄청 많지요 크크크크.
폴란드어로 행복은 Szczęście 슈(모음없음, 스가 아니라 슈라고 적은건 혀가 말리기 때문 (권설음)), 쯔(모음없음), 에, 스(모음없음), 츠(모음없음), 에.... 으음 이걸 어떻게 이어서 발음하고 있는거지... 근데 막상 서구권 언어구사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한국어 단어는 '어려워요'... 도대체 자음이 하나 없이 모음을 웅얼거리는 옹알이가 단어가 될 수 있다, 뿌쓩빠쓩!?
20/08/30 20:15
https://ko.wikipedia.org/wiki/Str%C4%8D_prst_skrz_krk
체코어하고 슬로바키아어에는 아예 모음이 없는 단어도 있습니다.
20/08/30 20:23
개념의 차이 아닐까요..
자음만 발음하라고 하지만 'ㅡ' 발음과 다른 것이지 모음은 있다고 보는데.. 다른 문자는 해당 발음을 따로 표시를 안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지 않나 싶어요.
20/08/30 20:37
자음만 있는 음절은 존재하지 않지만(이것도 예외가 꽤 있어서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대체적 경향상...), 모음 앞뒤로 여러개의 자음을 붙여서 음절을 만드는 건 굉징히 흔합니다.
당장 strike /straɪk/ 같은 단어는 1음절 짜리인데, 맨앞에 모음없이 자음만 3개가 이어져있죠.
20/08/30 20:38
지나가던 영문과 입니다. 자음만 있는 발음은 존재합니다.
자음의 정의는 후두 (Larynx)에서 나온 바람이 구강 (Oral Cavity, 쉽게 말해 입 속) 또는 비강 (Nasal Cavity, 쉽게 말해 콧 속)에서 조음기관 (이라고 하지만 까놓고 말해서, 입과 그 밖에 참 마이너한 부위를 근육으로 조이는 것을 의미)에 의해서 소리가 정상적으로 통과하지 못하고 막혀서 나는 소리입니다. 물론 접근음의 경우처럼 반만 구멍을 조여서 이게 모음인지 자음인지 경계선에 있는 녀석들도 있습니다만, 반만 조이는 것도 자음에 집어넣어 지금의 IPA (국제음성기호) 체제가 정립되어있습니다. 모음의 경우에는 자음이 없이 발음 될 수 있습니다만, 자음은 발음이 실현되는 과정(=조음과정)에서 모음의 일부를 택하긴 해야합니다. 아니라면 의미없는 혀차는 소리, 이빨을 딱 무는 소리만 남을 수가 있지요. 아마 그런 점에서 APONO님께서는 자음만 있는 발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신 것일 수도 있는데요. 언어학적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모음이 없이 자음만 있는 발음은 존재합니다. 왜냐면, 몇몇 언어에서 (대표적으로 슬라브계통어) Krk (크르크?)의 r를 모음으로 쓰고 하나의 음절로 인식하는 등의 현상이 발견 되었기 때문입니다. 성절 자음 (Syllabic Consonant)이라고 하는데요. 뭐 멀리 체코어나 폴란드어로 갈 필요 없이, 영어에서도 Church를 처어치가 아니라 철취 (으악 미국 놈들!)로 발음하는 현상이 있는데요. 여기서 취는 ch로 받침자(?)니까요. 모음이 뭐가 남냐, u는 죽어버렸고(?), r이 '얼'로 모음이라는 기가막힌 자음적인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현대 언어학은 자음만 있는 단어 및 음절을 인정합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물보라고 하시면 흑흑 시끄럽지 않게 구석에 가서 울게요.
20/08/30 20:30
사실 일본어 화자들이 음절의 종성(coda, 한국어의 받침)에 모음끼워넣는 게 이상하게 들리는 거랑 이거랑 똑같습니다. 언어의 음절구성규칙이 다르니까요.
이건 외국어 노래를 카피해보면 정확히 개념을 알 수 있죠. (일반적으로) 1음절=1음표인지라, 모음을 끼워넣는 한국식 발음을 고치지 못하면 아예 노래가 성립이 안됨...
20/08/30 20:38
내용이 형식을 규정하는게 대부분이지만 형식이 내용을 규정하는 경우도 있죠. 한글은 자음+모음으로 어떻게 소리내라고 강력하게 지시하고 있어서 이 형식을 벗어난 존재들을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영어 처음 배울 때 부딪히는 묵음 같은 것도 그렇고 쌀 같이 한글 창제 이전에는 분명히 초성체로만 표현 가능한 소리가 우리도 꽤 많았을 텐데 한글창제후 많아 사라지게 되었죠
그래서 피지알 초성체 금지가 잘못된 겁니다 크크크
20/08/30 20:48
말씀하신대로 당장 훈민정음에도 '합용병서법'(ㅴ,ㅼ 등등)이란게 있었으니까요.. 정확한 발음을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모음없이 자음이 연속된 것이었겠죠. 조선중기쯤가면 탈락하거나 된소리화되지만요..
13-14세기 한반도 사람들이 지금보다 영어 발음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크크크
20/08/30 20:48
그 말씀 들어보니 그 이야기 생각나네요. 라면은 원래 한반도 토착민이라면 발음 할 수 없는 발음이라고... 나면 이라고 하지, 어떻게 어두에 라가 올 수 있냐고... 그런데 지금은 일본어 (라리루레로), 영어 (Roses are Red) 등등 다른 나라의 발음체제에 워낙 익숙해지다보니 쉽게 쉽게 발음하고 써먹고 있는거라고...
역시 피지알 초성체 금지가 잘못한 거군요!
20/08/30 20:43
영어로 three 랑 tree를 1음절로 발음 하실 줄 알면 이미 발음하시는거에요! 쓰-리, 트-리 2음절이면 어음... 저 선생님이 말하시는 케이스입니다 허헣...
20/08/30 20:49
한국사람이 치즈 라고 하는 거 미국인이 절대 못알아듣더군요. 마지막에 모음이 붙어버려서 절대 cheese라고 인식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20/08/30 21:06
원래 대부분의 사람은 당대 모국어에 없는 음소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모국어에 ㅓ발음이 없는 일본인들이 ‘어머니’와 ‘오모니’를 완전히 같은 소리로 인식하는 것처럼, 한국인도 한국어에 없는 소리는 인식 자체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나한테 OO로 들린다’는 대부분 큰 의미가 없습니다.
20/08/30 21:53
모음 다음에 오는 자음을 한국어의 받침처럼 발음하면 원어와는 완전 동떨어진 발음이 납니다. 심지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한국어의 자음동화까지 발생시켜서 발음할 가능성이 놉죠.
20/08/30 23:39
미국 어학연수 갔을 때도 이 부분 때문에 처음에 약간 애먹었습니다.
watched, washed 같은 단어는 /wɑtʃt/, /wɔʃt/인데 저기 t 발음 앞에 자꾸 /이/ 발음이 들어가서... 그래도 한국어 화자의 발음상 어려운 점 중에는 교정이 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 번 교정하면 다시 틀리게 돌아가지는 않더라고요.
20/08/31 09:44
저렇게 보면 한국어 화자들은 자음 연쇄를 절대 못 할 것 같은데, 한국어 화자들이 유난히 잘 하는 자음 연속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어 관점에선 자음 연속이 아닌데 영어 관점에선 자음 연속인 발음이 있어요. (자음)+ㅑㅕㅛㅠ은 영어로 따지면 (자음)+/j/+(모음)인데 저 /j/가 한국어에선 모음 취급, 영어에선 자음 취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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