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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11/03 08:39:52 |
Name |
Pokemon |
File #1 |
김정수.png (511.5 KB), Download : 59 |
File #2 |
이창준.png (226.6 KB), Download : 39 |
출처 |
' |
Subject |
[LOL] T1의 숲 (feat. 김정수의편지) |
T1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롤드컵 진출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붕괴된 후다.
T1 해체의 단계다.
감독으로서 1년을 이 붕괴의 구멍이 바로 내 앞에서 무섭게 커가는 걸 지켜만 봤다.
연습량이 부족하다는 선수가 광고현장으로 끌려가고 있다.
낮엔 선수들과 연습을 하고 밤엔 T1 임원실에 갔다.
그곳엔 선수들을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며 수십억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난 그들이 팬들의 눈초리에 걸리지 않게 지켜봤다.
그들을 지켜보지 않을 땐 프론트가 던져주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받아 적고 이행했다.
우리 프론트가 적당히 오염됐다면, 난 외면했을 것이다.
모른 척할 정도로만 썩었다면, 내 가진 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순 없다.
이 가방 안에 든 건 전부 내가 갖고 도망치다 빼앗긴 것이 돼야 한다.
소속팀의 등에 칼을 꽂은 배신자의 유품이 아니라 끝까지 조마쉬의 그늘 아래 호의호식한 충직한 개한테서 언론이 뺏은 거여야 한다.
그래야 강력한 물증으로서 효력과 신빙성이 부여된다.
병신크리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팬들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수백의 팬들의 분노이다.
처음부터 칼을 뺐어야 했다. 첫 시작부터…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팬들의 피다. 수많은 팬들의 피…
역사가 증명해 준다고 하고 싶지만 피의 제물은 현재진행형이다.
바꿔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찾아 판을 뒤엎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미 치유 시기를 놓쳤다.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오물을 치워줄 것이라 기다려선 안 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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