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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1/05/31 22:4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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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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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텍스트] "헌터는 왜 상하차를 안받아주냐고?" |
"단가가 안나오잖아 단가가"
허브 관리소장이 사무용 의자에 몸을 맡기며 한숨을 내쉬듯이 말했다.
"이런데 일하겠다고 찾아오는 헌터는 F급밖에 없어. E급만 돼도 중소길드에서 짐꾼으로 뽑아가니까. 아가씨는 몇급이야?"
"F급이요..."
"그래 F급. 힘조절도 못하는 애들. 아가씨는 힘조절 할 줄 알아?"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괜스레 간신히 전원만 들어오는 다 망가진 핸드폰을 뒤로 숨겼다.
"못하지? 그래서 그런거야. F급 놈들 뽑아놓으면 쌀포대 터지고 김치통 터지고 난리도 아니라고. 비싼 전자제품이라도 걸려봐. 아가씨 일당보다 몇배는 많을텐데 책임질 수 있어?"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럴 돈이 있으면 문자지원 컷당하고 어떻게든 자리 얻어보려고 무작정 허브로 달려왔겠냐고.
"요즘 애새끼들은 헌터만 됐다 하면 F급이든 뭐든 지가 뭐라도 된 줄 알고 뻣대기나 하고 쌈박질이나 할줄 알지 나 때만 해도... 아 아가씨한테 하는 말은 아니야. 알지?"
"네..."
"그래. 이만큼 했으면 알아들었지? 그만 가봐."
관리소장은 파리를 쫒듯이 휘휘 손을 내저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날렸네. 당장 내일 먹을거 살 돈도 없는데...'
F급 헌터로 각성했다는 내 말에 병원비 때문에 돈도 없으면서 있는돈 없는돈 다 끌어모아 족발을 시켜주던 엄마
언니누나같은 헌터가 되고싶다며 눈을 빛내던 동생들
소중하지만 내겐 너무나도 무거운 존재들
그들을 볼 면목이 없어서 나는 밤거리를 헤맸다.
"4억짜리 스포츠카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김지훈 헌터! 딜러도 웃음이 멈추지 않네요~"
고소한 기름냄새를 풍기는 치킨집의 문 너머로 TV가 보였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 다른 세계를 당연하게 여기는 나와는 다른 사람들.
사지 못하는 음식의 향긋한 냄새보다 그 아득한 격차가 내 마음을 좀먹었다.
집앞
들어가기 싫어서 무작정 대문 앞에 쭈그려 앉았다.
그러고는 관리하는 손길조차 희미해진 깜빡거리는 가로등 불빛을 등대삼아 현실처럼 얽히고 섥히고 끊기고 이어진 전깃줄을 눈으로 풀러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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