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면, 올림픽이네요.이번 올림픽처럼참 말많은 대회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서구의 공포가 같이 하면서, 티베트 문제가 튀어 나오고, 편파 판정의 우려가 대회 시작 전부터 나오는 대회는 이 번이 처음일 것입니다.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그만큼 경계를 한다는 뜻도 되겠죠.
저는 이 번에 가장 흥미있는 부분은 박태환이라고 봅니다.
박태환 선수의 메달권 입상이 가능하느냐도 물론이지만, 언론에서 주목을 하는 것은 일단 잘 빠졌고, 젊고, 자유형이라는 종목에서 아시아인으로 최초로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라는 점 때문이겠죠.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건아! 이런 모토에 참 어울리는 선수라는 점이겠죠. 뭐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 속에는 일종의 오리엔탈리즘, 그러니까 서구의 기준에 어울리려는 노력이 여전히 보여서 씁쓸합니다. 사실, 올림픽 메달이라는 것이 양궁이나, 태권도의 메달과 수영의 메달은 원칙적으로 큰 차이가 없거든요. 하지만, 굳이 그런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은 역시나 그런 서구적 기준에 부합하려는 노력이 아닐까 싶어요.
기타지마 고노스케처럼 평형에서 최고인 선수도 있고, 한국으로 눈을 돌려도 사실 펜싱의 김영호 선수는 역시 아시아인 최초의 펜싱 금메달리스트인데, 당시에는 물론 대단한 센세이션이었지만, 그 업적을 오래 기억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것은 수영이라는 종목의 평가를 확실히 기준 이상으로 만든 것도 있고, 김영호 선수보다 박태환 선수가 더 잘생겼고, 더 젊고, 잘 빠졌다는, 이른바 미디어에 참 잘 어울린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만약에,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 선미양이랑 다시금 스캔들이 한 번 더 날지도 모르죠. 최소한 같이 소핫 춤을 출수도 있구요.
그런 의미에서 류시앙도 그렇고, 박태환도 그렇고, 아직 아시아의 주요 국가라 할 수 있는 두 국가가 자신의 눈으로 여전히 세계를 보지 못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두 선수의 업적은 사실 찬양받아 마땅한 것이지만, 그 업적이 다른 업적을 가리는 효과를 낳는구나, 혹은 서구로의 편입의 욕망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또 하나, 판정인데, 사실 한국에서는 올림픽 중계가 자국 위주고, 사실 이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약소국의 판정을 봤으면 합니다. 스포츠 경기가 기록 경기가 아닌 이상에야, 심판의 재량에 따라 많이 갈리는데, 사실 일반인의 눈에서는 솔직히 판정의 미묘한 차이를 읽을 수가 없기에, 심판의 권한이 강해지는 것이죠. 04년 아테네 올림픽 이원희 선수 경기도, 8강에서 먼저 절반을 뺐기고, 한판으로 역전하는데, 절반 넘어갈 때, 만일 한판으로 인정했다면,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심판의 그 미묘한 차이를 모르기 때문에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상대가 당시 몰도바 선수였거든요. 동구의 조그만 나라... 만일, 유럽의 강국이나 일본이었다면, 그런 생각도 솔직히 해 봅니다. 아, 물론 이원희 선수가 심판 때문에 올라갔다 그런 것은 아니구요. 다만, 그런 약소국의 비애라는 것이 여전히 있지 않을까, 그런 문제의식은 한 번 가졌으면 싶어서요.
레슬링의 몸무게가 점차 올라가고, 유도나 태권도의 몸무게가 그리 빠르게 올라가지 않는 것은, 아마도 레슬링은 서구에서 주도를 하고, 유도나 태권도는 반대로 일본, 한국이 주도한다는 그 차이겠죠. 그러고보면, 중국에서 아마도 우슈를 집어넣을려고 할 것 같네요. 일본어와 한국어는 올림픽에서 쓰이지만, 중국어가 없다는 것이 어쩌면 자존심 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시범종목으로 들어가는 우슈인데, 중국이라면, 왠지 정식 종목으로 노려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건 4년 뒤, 8년 뒤의 이야기지만, 좀 지켜볼 문제일 것 같습니다.
세계인의 축제라지만, 사실 축제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변해버린 것이 올림픽이기는 합니다. 올림픽 일어난다고 세계의 전쟁이 중단이 되나요? 그건 아니죠. 그리고 정치 싸움이고, 돈 싸움이고, 뭐 그런 올림픽이지만, 그래도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기는 해야죠. 깨어있는 눈으로 말입니다. 저는 서구인들의 중국 위협론은 좀 우습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괴물같은 흡수력은 좀 무섭기는 합니다. 크다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던져줄까요? 잠시 후에 열리는 개막식에서 알 수 있겠죠.
한국 선수들이 후회없이 경기했으면 합니다. 메달은 뭐 부수적인 것이고, 그들이 4년이라는 시간동안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으면, 그걸로 된 것이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