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됨) 전 안웅기씨가 뭔가 좀 투철한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사업가적 마인드로 일을 처리한다기보다 '애정'이라든가 '신뢰'이런 부분에 포커스를 지나치게 둔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어요. 그게 다른 종사자들의 인터뷰에서도 뭐 흔히 나오는 말이긴 하지만 이 양반은 그 온도가 달라보이거든요. 이게 과해지면 말그대로 X소 가족경영이지만, 그래도 선수단 대우라든가 그정도까진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티원의 재정상황이 자생을 목표로 삼는 이상 그리 쉽지 않은거도 현실이라고 봐서...
어찌보면 현 티원이 그 '가족같은 분위기'로 똘똘 뭉쳐있고, 구단 자생을 위해 프런트가 빡빡하게 고생하고 있다 이건 팀 내부 전체적으로 동의하는 기류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걸 선수들이 알고 어느정도 양보해주는 분위기에 프런트도 너무 젖어있던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분명 프런트가 본인들의 조건 하에서 최선을 다한게 맞는데 그게 솔직히 시장가 기준으로 막 우리가 생각하는거처럼 몇억씩 더 넉넉하게 주고 이런건 전혀 아니긴 한거 같습니다. 원래도 티원 프런트는 구슼시절부터 이런쪽 협상은 성과를 냈으면 대우는 넉넉하되 오버페이 없이 칼같긴 했고, 내부평가 확실히 해서 조건 내걸기도 했고...그래서 제가 이 프런트가 지금 썰도는거처럼 삭감이라든가 염가 간보기라든가 이런건 안했을거라고 생각하는거기도 하구요. 다만 그렇기에 제우스처럼 이런 기류에서 벗어난 위치에 있는 사람의 마음까진 제때 제대로 읽지 못한거죠.
그러니까요. 제가 제우스여도 재계약 천명했다고 들었는데 첫 제안이 저런식이면 그냥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마음이 떠났을 것 같네요. 처음엔 금액적인 부분으로 상상이 잘 안가서 뭔가 기분 상할 일이 있었겠거니 했는데.. 외부적으로 허세 부리고 실제로 나에게 저렇게 대하면 진짜 석나가죠. 그냥 T1쪽도 제우스가 떠나버려서 많이 화났다고 느껴지기는 한데.. 그냥 본인들 실책을 잘 몰라서 그렇게 행동한게 아닐까 싶기는 해요. 사람이 항상 옳은 판단만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저렇게 성골 떠나보내는 실수를 할 수도 있죠. 뭐 자기네들도 느낀게 있으니 앞으로라도 좀 잘했으면 싶네요. 근데 팀팬이 프런트 욕하는 구조가 흠.. 저게 잘 안바뀌어서이긴 한데.. 크크.
위의 Lemegeton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현재 T1에서 사실상 전권에 가까운 권한을 쥐고 있는 안웅기 COO가 대기업 C레벨 치고는 좋은 면으로든 나쁜 면으로든 별종 수준으로 감정적인 면모를 드러내온 사람이라(윤민섭 기자 건도 그렇고 이번 제우스 사가때도 그렇고 그 외에 T1 각종 다큐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그렇고) 앞으로 티런트 하는 짓은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단 이 사람이 정신을 차리느냐 못차리느냐에 달린 거 같습니다 ㅡㅡ; 그동안 욕도 많이 먹었지만 사실 이번 제우스사가만큼 크게 먹지는 않았거든요
근데 저게 나쁜건 결코 아니라고 봐요. 어느팀이든 돈 펑펑 나와서 다 챙겨주면 좋겠지만, 매번 그럴 수 있는것도 아니고.. 언젠가 어느순간에서는 분명히 합리적으로 틀어막아야 되거든요. 근데 이번엔 그 선을 못타도 너무 못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우스와 협상 제대로 못해서 떠나보내는거? 충분히 그럴 수 있죠. 티원이 천년만년 제오페구케랑 같이 갈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근데 그 과정이나 마무리가.. 명문 구단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짜치죠. 명문 구단들이 다 돈이 넘쳐 흘러서 명문구단인 건 아닌데 말이죠. 근데 뭐가 됐든 이번에 안좋은쪽으로 터졌으니 그 느낀바로 더 빡빡하게 해줬으면 싶네요. 그런걸 잘해야 명문을 유지하는거니... 뭐 톰 계약 보면 아차 싶었구나 싶기도 하지만...
사실 그 수익가능성도 너무 낙관적 전망으로 보는건 아닌지 재고를 해보긴 해야하지만 크크... 어쨌든 희망은 있는건 맞으니.
제가 보기엔 이팀이 다년간 누적된 적자에 다년간 유지된 선수들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워하던건 아마 팀 내부 전체적으로 인지는 하고 있었을거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 '가족같은 분위기'로 양보하고 이런게 아니면 이팀이 굴러가긴 할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속사정을 이리저리 살펴보려고 근거들을 찾아보면 볼수록... 사실 예산안이라는게 그렇잖아요. 얼마만큼 책정을 하고 그걸 수정할때 다른 계획들 다 같이 연동되서 수정해야 하는데 그러면 우선 물리적으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이미 첫단추부터 서로간에 생각한 눈높이가 달라서 핀트가 나가버렸으니 말씀하신 그 기본요건에 대한 시각차가 있었던 셈이죠.
그런데 이 부분에서 프런트가 제우스만 바라보고 있었을 수 있었을까? 이거는 저도 아쉽긴 해도 현실적으로는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어째 파보면 파볼수록 참 빡세다 싶네요 크크크 썰로 들리는 삭감제안 이딴 삽질만 아니라면, 그냥 서로 갈길 갈 타이밍이었나보다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