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이 어느덧 1/3 가량 지났습니다. 

대진표는 위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정현이 3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호주오픈에서 한국선수로는 최고 성적이라고 하더군요. 

 

1라운드에서는 미샤 즈베레프(통칭 '형베레프'=형 즈베레프)에게 기권승을 거뒀습니다. 1세트부터 형베레프가 움직임이 영 굼뜨긴 했는데, 결국 전세가 확연히 기운 2세트 중간에 기권을 선언했습니다. 어쨌거나 시드권자라서 쉽지 않은 승부였을건데 생각보다 쉽게 2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메드베데프와 만났는데요. 이 선수는 정현과 같은 세대로 분류되는 유망주입니다. 작년 넥젠 파이널 4강에서 붙기도 했고요. 직전 250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기세가 좋지만 거기서 체력소모가 너무 컸고, 1라운드에서도 혈전을 치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정현이 우세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는데요. 1세트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확실히 체력 부담이 크긴 했는지 이후에는 맥없이 무너지더군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현이 3라운드까지 날로 먹은거 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고요. 작년보다 더 좋아진건 분명합니다. 일단은 서브가 확연히 좋아졌습니다. 중간중간 흔들릴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서브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리턴도 이전에 광서버들한테 대책없이 털리던 시절보다는 많이 발전했고요. 스트로크도 좀더 견고해진 느낌입니다. 단기로 외국인 코치를 고용한 이후 성장에 탄력이 붙은 느낌인데 계속 관계를 이어갈지 흥미롭네요. 

3라운드 상대는 알렉산더 즈베레프(통칭 '동베레프'=동생 즈베레프)입니다. 현재 세계랭킹 4위이며 이번 대회에 4번시드를 받았습니다. 97년생으로 정현보다 한살 어린데, 차세대 중에는 현재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20세에 벌써 1000 마스터스를 2번 제패했습니다. 아직까지 메이저에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지만 성장 속도를 보면 성적을 내는건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정현과 동베레프의 상대 전적은 1-0으로 정현 우세입니다. 작년 바르셀로나 오픈(500, 클레이) 3라운드에서 2-0으로 정현이 이겼습니다. 그때 이후 동베레프가 폭풍 성장하면서 차이가 꽤 벌어지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정현이 한번 이겨본 경험이 있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동베레프가 아직까지 메이저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지는 않았기 때문에 비벼볼 여지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희망섞인 바람을 가져봅니다 크크.. 정현의 3라운드 경기는 토요일에 펼쳐질 예정이고 세부 일정은 이따 저녁쯤에 나올 듯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정현이 동베레프를 잡는다면 다음 16강 상대는 노박 조코비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다음(...)에 대진상 8강은 도미니크 팀, 4강은 페더러, 결승은 나달인데... 이거 다 뚫고 우승하면 대한민국 스포츠 사상 단일대회 포스로는 세손가락 안에 무조건 들어가겠네요 크크크 

- 탑시더들은 대체로 순항중입니다. 나달과 페더러는 16강까지 무난할거 같고요. 조코비치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많은데 더 지켜봐야할 듯... 고팡, 바브린카, 라오니치 등은 일찌감치 짐을 쌌군요. 디미트로프와 송가는 탈락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남았고요. 2라운드가 완료된 시점에서 시드권자 32명 중에 20명이 남았습니다. 2년 연속 페나 결승이 생각보다 더 유력해보이는 가운데 이걸 누가 저지할 것이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거 같습니다. 

[추가] 정현 선수 3라운드 일정이 나왔습니다. 20일에 주경기장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 2번째 경기로 배정되었네요. 1경기가 한국시간 오전 9시에 시작하는데요. 여자단식이 통상 2시간 정도 걸린다고 가정하면, 정현 경기는 오전 11시부터 시작하지 않을는지... 물론 정확히 언제 시작할지는 닥쳐봐야 알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