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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6/11/07 13:54:05 |
Name |
쇼고 |
Fil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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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1 |
http://headlines.yahoo.co.jp/hl?a=20161106-00000053-sph-base |
Subject |
[스포츠] (NPB)힘내라! 라는 말이 가슴아팠다... 구로다 히로키 수기 |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은퇴를 선언한 히로시마 구로다 히로키 투수(41)가 지난 5일 20년간의 프로 생활에 작별을 고했다. 모든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구로다가 스포츠 호치에 단독수기를 보내왔다.
(30만명이 모인 우승 퍼레이드의)상상이상으로 고조된 분위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합니다" 라는 심정으로 퍼레이드에 임했습니다. 아라이와 "우승해서 정말 다행이야"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동료와 팬들에게 배웅받을 수 있어서 저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야구인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입단 당시에는 프로의 세계에 들어왔다는 달성감에 2군에 있어도 마음 한켠에선 프로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그런 안심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년차 (98년) 오프시즌에 오노(유타카)씨가 은퇴하고, 바뀌었습니다. 그정도로 위대한 선수가 빠졌다, 그럼 다음 시즌 그 자리에 누가 들어갈것인가 생각했을때 내 자신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면 위험하겠구나, 라고. 이 세계에서 살아남아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면서 그만큼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그렇게 괴로운듯이 던지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가장 좋았던 때를 알고 있는게 두려워서입니다. 공의 궤적, 타자의 반응, 헛스윙... 좋았던 기억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 기억들이 점점 옅어져가면서 마운드로 향한다는건 두렵습니다. 젊었을 때엔 직구를 힘껏 던지고 칠테면 쳐봐라, 라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더이상 불가능한 일이라는걸 받아들이고 마운드를 향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니혼햄의)오오타니군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부럽습니다. 하지만 그도, 히로시마의 투수들도 변해야만 하는 시기가 옵니다. 150키로를 언제까지도 계속 던질 수는 없습니다. 그걸 마음 한켠에서 받아들여 1년이라도 길게 유니폼을 입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가 프로로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멘탈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메이저에서는 신체도 크고 건장한 타자들이랑만 상대합니다. 어떡해야 이놈들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면 결국 과격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새X야!"같이요. 지금이니까 말할 수 있지만 시합전 상대 팀의 선수에게 인사를 받는건 물론 눈을 마주치는것도 싫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의 급소를 찌를 수 없고 이새X야, 라는 기분도 될 수 없습니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선 이상 그정도의 파이팅 스피릿을 가지지 않으면 도저히 싸울 수 없었습니다. 요령이 좋은 선수는 명쾌하게 시합을 풀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 저는 요령이 좋지 않으니까요.
메이저에 가서 1년찬가 2년차에 카디널스의 크리스 카펜터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 가족이 끼니를 굶고있어, 그런데 수확물을 타자가 뺏어가려고해, 너라면 어떡할거야? 철저하게 싸울거지?". 굉장히 인상적인 말이었습니다. 매년 기술도 멘탈도 점점 떨어져만 갑니다. 150km를 던질 수 없게 되버립니다. 어떻게 보충할까 생각해본다면 결국 멘탈적인 부분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던질 수 없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은퇴의 이야기는 했습니다. 최근엔 매년 "올해가 마지막이야"라고 말해왔던 만큼 가족들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후의(등판이 된)삿포로에도 불렀습니다. 진검승부의 마운드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세레모니가 아니라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건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 시즌 카프에 복귀해, 스탠드에서 "힘내라!!"라는 말을 듣는게 가슴아팠습니다. 정말 기쁘지만, 이 이상 힘낼 수 없어... 변명의 여지가 없어 가슴이 아팠습니다.
매년 최후라는 생각으로 해왔던 만큼 1년이 끝난 해방감은 똑같지만 이제 신체의 케어를 할 필요가 없다는게 기쁩니다. 아침에 일어나 어깨나 목이 아파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음껏 오른손도 쓸 수 있습니다. 뭔가를 할때는 항상 왼손을 썼습니다. 뭔가를 주울때도 오른손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오른손 왼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던져봐도 좋을 정도니까(웃음). 내년의 일들을 생각하면서 생활하지 않아도 된다는건 기쁩니다.
가족들은 미국에 있습니다. 이후의 일들을 생각하는건 일단 미국으로 돌아가고나서부터, 미국에서 살지도 모르고 히로시마에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일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고나서 상담해보고 나서 결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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