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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구종가치 1위 구종들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https://pgr21.net../pb/pb.php?id=spoent&no=16814&divpage=4&ss=on&sc=on&keyword=%EA%B5%AC%EC%A2%85
'pitch value', 구종 가치는, 그 시즌에 그 구종을 던짐으로써 투수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어냈는가, 즉,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점을 억제했는가'를 나타냅니다. 실점 의존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해당 시즌에 그 공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나는 나타낼 수 있지만, 구위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수비무관 자책(FIP)에 관한 스탯들이 나날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서, 구위는 결국 삼진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건데, 구종 가치는 삼진 유도보단 실점억제와 연관이 높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투수의
[구위]를 가장 잘 나타내는 건 '헛스윙율'일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시즌 최고의 헛스윙율을 보인 구종들을 모아봤습니다. pitch f/x자료이기 다른 곳의 자료와 상이할 수 있고, 기준은 선발투수 기준, 해당 구종을 500구 이상 투구한 선수들입니다.
1. 포심 - 제이콥 디그롬
메이저에서 가장 많은 헛스윙을 유도한 직구는 작년 메츠의 유일한 빛이었던 제이콥 디그롬의 직구였습니다. 평균 95.83마일의 직구는 선발중 16위의 기록이었으나,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디그롬이 보유한 다른 A급 구종과 시너지를 발휘해 17.2%의 헛스윙율을 기록해냈습니다. 직구의 스윙대비 헛스윙율 또한 메이저리그 1위였습니다.(whf/sw: 33.93%)
2. 체인지업 -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스트라스버그는, 평균 89.12마일로 리그에서 가장 빠른 체인지업을 던졌고, 가장 많은 헛스윙을 유도해냈습니다(헛스윙율 26.8%). 스윙 대비 헛스윙율 또한 50.56%로 압도적인 1위였는데, 1위인 스트라스버그와 2위인 크리스 세일(39.53%)과의 격차가 2위와 13위와의 격차보다 컸습니다. 평균 96마일의 패스트볼, 존에 마음대로 꽂아넣을 수 있는 커브, 그리고 리그에서 손꼽히는 무브먼트와 구속을 가진 체인지업 등 전성기 펠릭스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건강빼구요. 건강만 하다면 언제나 사이영에 도전할만한 재목인데 말이죠.
3. 슬라이더 - 카를로스 카라스코
'건강만 하면 사이영 컨텐더'가 스트라스버그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신더가드도 있고, 당장 위의 디그롬도 있죠. 이미 받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커쇼도 해당될테구요. 그렇다면 아메리칸리그에서 '건강만 하면' 딱지를 붙인 선수 중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선수는 카라스코일 겁니다. 카라스코는 지난 시즌 만 30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200이닝을 넘겼고, 사이영 투표에서 4위를 차지했습니다. 카라스코의 슬라이더는 27.3%의 헛스윙율을 기록하며, 셔져를 간신히 제치고 메이저에서 가장 많은 헛스윙을 유도한 슬라이더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4. 커브(혹은 슬라이더) - 코리 클루버
클루버의 이 구종에 대한 설명은 지난 글에서 충분히 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이 사기 구종은 29.3%의 헛스윙율을 기록했습니다. 확실히 인디언스(혹은 켈러웨이)가 나쁜 직구+S급 변화구를 가진 투수를 에이스로 개조해내는데는 도가 튼 것 같습니다. 클루버, 카라스코에 이젠 바우어까지...
5. 커브(누가 봐도) - 잭 갓리
지난 시즌 애리조나에서 조용히 브레이크아웃한 갓-리입니다. 브레이크아웃의 중심에는 작년에 비해 비중을 10%가량 끌어올린 저 커브볼이 있는데, 저 커브볼을 35%가량의 비중으로 던졌음에도 무려 20이 넘어가는 구종 가치와, 22.5%의 헛스윙율을 기록했습니다. 땅볼 유도 또한 57%로 우수했으니, 애리조나 선발진의 이번 시즌 전망은 밝아보입니다.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