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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07 15:30:51
Name PG13
Link #1 Fangraphs
Link #2 https://www.fangraphs.com/blogs/patrick-corbin-is-mccullersing/
Subject [스포츠] [MLB] 슬라이더 마스터 등장?
https://pgr21.net../pb/pb.php?id=spoent&no=17400&sn1=on&divpage=4&sn=on&keyword=PG13

지난 번에 투수들이 직구보다 변화구를 더 많이 던져 성공하는 트렌드에 관한 글을 몇개 쓴 적이 있습니다.


https://pgr21.net../pb/pb.php?id=spoent&no=16845&sn1=on&divpage=4&sn=on&keyword=PG13

그리고 투피치 투수의 한계에 대해서도 쓴적이 있죠.


그렇다면 이러한 특징을 두개 다 가지고 있는 투수의 18시즌은 어떻게 될까요?




패트릭 코빈은 지난 시즌 그동안 본인을 괴롭히던 잔부상들을 떨쳐내고 2013시즌 이후 두번째로 규정이닝을 통과한 풀시즌을 보냈습니다. 결과는 꽤나 긍정적이었는데, 190이닝, 4점대 극초반의 방어율과 FIP는 요즘 시대에는 훌륭한 기록이죠. 특히나 홈구장이 체이스필드면요.

그러나 에이스의 기록이라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189.2이닝동안 쌓은 3.0의 fwar는, 랜스 맥컬러스나 존 그레이가 110이닝 남짓 동안 기록한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좋은 투수였으나, 에이스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죠.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에이스로 진화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패트릭 코빈은 이번 시즌 데뷔전에서 5.2이닝 2실점 8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경기세서 7.1이닝 1안타 1볼넷 12삼진을 기록하죠.
코빈은 커리어 동안 7.9의 K/9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지난 두경기 13이닝에서 20개의 탈삼진을 잡아냅니다.
변화는 간단했습니다.-슬라이더를 퍼스트피치로.

코빈의 슬라이더는 영상에서 보듯 매우 훌륭합니다. 커리어 내내 23.3%의 헛스윙율을 기록하고 있고, 타자들이 코빈이 존 바깥에 던진 슬라이더에 배트를 낼 확률은 45%에 달했습니다. 슬라이더를 던져 기록한 커리어 슬래시라인은 .162/ .210/ .280입니다. 엘리트 수준의 슬라이더죠.

이와 반대로, 코빈의 패스트볼은, 투심 포심 안가리고 별로입니다. 5% 이하의 헛스윙율, 5할이 넘는 피장타율, 92.4마일의 평균 구속까지.. 어쩌면 별로라는 표현도 좋게 말한 것일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코빈은 지난 경기 98구의 공 중 53개의 슬라이더를 던졌습니다. 최근 삼진을 양산해낸 두경기동안 슬라이더의 비율은 51.3%구요. 존 안에 슬라이더를 꽂는 능력도 가지고 있어서 슬라이더를 던져서 20%가 넘는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냈습니다. 지난 시즌 가장 많이 슬라이더를 던진 선발이 크리스 아처로 44.4%인데 그래도 직구보다 적게 던졌는데, 코빈의 51.3%는 슬라이더가 메인, 직구가 오프-스피드(...) 피치라는 뜻이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외부 환경도 도와주고 있는데, 애리조나 홈구장에 올해부터 설치된 휴미도어는 애리조나의 건조 기후에서 공인구의 습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인구의 습도가 유지되면 건조한 공보다 공의 그립을 잡기 편해지고, 심(실밥)을 채기도 쉬워지죠. 즉, 슬라이더를 던지기 편해집니다.

맥컬러스, 리치힐 등이 커브로 위와 비슷한 투구를 하고 있는데, 슬라이더로 시즌 내내 이런 투구를 펼친다면 코빈이 최초의 '슬라이더 마스터'가 됩니다. 그렇다면 코빈이 슬라이더로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장애물이 하나 있습니다. 코빈이 투피치 투수라는 점이요.

코빈은 서드 피치로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매우 안좋은 체인지업을 던집니다. 변화구로서 10%이하의 헛스윙율은 직구보다도 더 나쁜 기록이고, .638의 피장타율은 상대 타자를 스탠튼으로 만들어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커리어 내내 10%가 안되는 비율로 체인지업을 던졌고, 지난 경기에서는 단 두개의 체인지업을 던졌습니다-그리고 두개 다 홈플레이트 한참 앞에서 바닥에 박혔죠.





랜스 맥컬러스는 변화구가 메인이지만 투피치 투수는 아닙니다. 리치힐은 패스트볼-커브볼의 투피치 투수지만, 커브볼은 슬라이더보다 좌우 스플릿이 일정하며, 리치힐은 팔 각도를 바꿔가며 커브볼의 궤적을 변화시켜가며 던지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크리스 아처는 패스트볼-슬라이더 투피치 투수지만, 어디까지나 퍼스트피치는 패스트볼이고, 코빈보다는 나은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죠. 코빈이 이 변화를 유지한다면 슬라이더 메인-패스트볼 세컨피치의 투피치 투수는 코빈밖에 없을겁니다.

과연 코빈은 시즌 끝에도 슬라이더 마스터로, 그리고 공인된 에이스로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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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캐리어
18/04/07 15:50
수정 아이콘
코..코돈빈?
차밭을갈자
18/04/07 16:04
수정 아이콘
글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정성 담긴 분석글 너무 좋습니다!!

배나구 각이 장난이 아니네요.
18/04/07 16:4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후추후추
18/04/07 16:32
수정 아이콘
언제나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의깊게 지켜봐야겠네요 슬라이더가 퍼스트피치라니 후덜덜
18/04/07 16:4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8/04/07 16:49
수정 아이콘
저도 항상 정성어린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번외로 제가 두산팬인데
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vod/index.nhn?category=kbo&id=415427&gameId=20180403LGOB02018&listType=game&date=20180403
이 친구 커브볼이 어떤가 평가 좀 부탁드려요
직구 구속은 140중후반 나오더라고요
18/04/07 17:18
수정 아이콘
음.. 제가 크보를 잘 모르고 제 눈보다는 숫자를 더 믿는 편이라 어렵네요. 그래도 짧게나마 평가를 해보자면,

1. 가지고 있는 커맨드는 패스트볼이나 커브 둘다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커브를 존 안에 집어넣는 모습도 있고, 상대적으로 후한 바깥쪽을 직구로 잘 공략하네요


2. 커브가 110후반-120초반으로 보이는데 영상에선 헛스윙을 잘 유도하지만 직구와 15마일 가량의 차이면 허를 찌르는 용으로는 좋아보이나 스트라이크아웃용 결정구로 자주 던지기에는 너무 큰 차이입니다. 130초반의 변화구 하나 정도가 아쉽네요. 루키같은데 이것만 해결하면 선발로도 나쁘지 않아보이는데요


참고로 크보는 거의 모르고, 4분짜리 영상만 보고 쓴거니 0%에 가까운 신뢰도로 믿어주세요 크크
18/04/07 17:27
수정 아이콘
크 답변 감사합니다
저한테는 100% 신뢰도로 다가오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려용~
18/04/08 02:39
수정 아이콘
곽빈은 커브 보다 훨씬 좋은 수준급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봉인 중입니다. 포심 제구 잡기 위해 투구폼을 손보는 과정에서 체인지업 제구에 문제가 생겼다는 설이 있더군요. 그런데 고1때 수술 받은 이후 배명고 감독이 곽빈 관리 정말 잘해줬거든요. 수술 이후 2학년 때는 투수를 아예 하지 않았고 3학 때도 조금만 아프다 하면 공에 접근 금지시킬 정도였죠. 그걸 생각하면 관리 차원에서 체인지업을 봉인시켰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더군요. 1라운더들 줄수술 역사를 끊긴 해야 하니까요.
도뿔이
18/04/07 17:35
수정 아이콘
므르브를 잘안보고 지냈더니 광속구의 시대라는게
체감이 되네요 평속이 저정도면 과거라면
장점은 못되도 약점이라고 할만한 구속은 아닌데..
얼마전 올려주신 그 백마일 던지는 선발투수
이야기도 그렇구요...
18/04/07 17:43
수정 아이콘
언제나 좋은글 감사합니다. 메이저는 볼때마다 신기한거 같아요. 상식을 깨고 시대를 앞서나가니..
근 10년전 메이저에서 강한 2번이 처음 나왔을때 우리나라에서는 터무니 없는 소리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크보에서도 강한 2번이 자주 시도되는 이야기잖아요.
변화구를 퍼스트피치로 갖고가는 이러한 커맨드도 우리나라에서 언젠가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소주의탄생
18/04/07 18:14
수정 아이콘
야구를 잘 몰라서 질문드립니다! 그 변화구랑 직구랑 던질때 힘이 다르게 들어갈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변화구 위주로 던지는 선수들이 팔수명이 길 것 같은데 과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는건지 늘 궁금해서..
18/04/07 18:30
수정 아이콘
공을 강하게 던지는게 더 부상을 유발하는지 아니면 팔을 비틀어 던지는게(변화구)가 더 부상을 유발하는지는 아직 정립된 이론이 없고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https://www.fangraphs.com/tht/velocitys-relationship-with-pitcher-arm-injuries/

당장 위처럼 투수의 구속과 부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칼럼도 있고, 반대로 변화구 비율에 관한 칼럼도 있죠.
치토스
18/04/07 19:22
수정 아이콘
오히려 속구보다 변화구 던지는게 선수한테 더 무리가 갈수 있습니다 . 속구건 변화구건 아리랑볼 아닌 이상 힘껏 던지는건 똑같은데 변화구는 대부분 손목을 비틀어서
던져야 하니까요. 그런데 아직도 확실히 밝혀진건 없습니다. 슬라이더 펑펑 던져대며 부상없는 선수도 있고
그 반대도 있고 아직은 끝나지 않은 논쟁 거리에요
한국화약주식회사
18/04/07 23:49
수정 아이콘
직구 - 힘을 많이 들이기 때문에 무리가 그나 가장 자연스럽게 던지죠. 또 선수들이 야구 시작할때부터 가장 많이 던지기 때문에 익숙하고 편합니다.

변화구 - 공마다 다르지만 힘은 직구보단 덜 들어가지만 문제는 팔이랑 손목등을 비틀어던지는데 이게 무리가 갑니다.

둘 중 무엇이 문제인가는 아직 논란거리입니다. 직구위주든 변화구위주든 부상당하는 피쳐는 부상당하고 안당하는 피쳐는 안당하니까요. 또 부상당하더라도 이게 직구때문인지 변화구때문인지 단정짓기 어렵죠. 투수들이 둘 중 하나만 던지는게 아니라서...

전체를 모아 통계를 내기가 애매한데 우선 투구폼이 투수마다 다 다르고 같은 변화구라도 선수마다 던지는 그립이나 방법이 조금씩 다른데다가 이게 사람이라는게 다 완전히 같은 몸이 아니고 또 투구폼이라는게 선수들이 조금씩 수정을 하다보니... 사실상 무엇이 문제다 라는건 확정짓긴 불가능할겁니다.
낭만없는 마법사
18/04/07 18:3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글을 보면서 최신 메이저리그 경향을 알기 쉬워서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 자주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치토스
18/04/07 19:26
수정 아이콘
와.. 첫번째 영상은 반대손 타자에게 던질수 있는 교과서의
정석 같은 슬라이더네요. 써클 같은 역회전류 공만 잘 던지게 되면 더 무서운 투수가 되겠네요.
18/04/08 05:41
수정 아이콘
요즘 pg13님이 올려주시는 글들이 기존의 고정관념들을 깨는 컬럼 위주로 올려줘서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이런 글 볼 때 마다 미국 야구 매니아들의 질과 양은 정말 대단하네요.
정체성없이정체된정체
18/04/08 07:53
수정 아이콘
글 항상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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