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밑에 홍보가 있습니다. 건의게시판에 운영진께 의견을 물었고 허락받았습니다.
다른 사이트에 먼저 올린 리뷰라 반말로 썼는데 문제 되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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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업의 특성상 아픈 사람들을 많이 본다. 유심히 살펴보면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울고 있는 사람과 참고 있는 사람으로 나뉜다. 깊고 큰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우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울고 어른들은 참고 있다. 깊고 큰 상처도 어른은 묵묵히 참아내고 작은 상처에도 아이는 크게 운다. 아이는 참을 줄 모르고 어른은 참을 줄 안다.
작품 내에서 지안은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견디기 힘든 삶을 살아가는 지안을 보면 참을성 많은 어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작품을 보다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안은 어린아이다. 그녀는 괴로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돈을 훔치고 약점을 캐기 위해 도청한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멸시키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녀를 도와주는 아군인 춘대에게도 어쩌면 상처받을 수 있는 말을 손쉽게 한다. “혹시 꿀꺽했어요?”라고. 12화에서 윤희와 후계동 사람들이 지안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윤희는 우리도 20대가 있었다, 나이 들 생각하니 끔찍하죠? 라는 말을 지안에게 한다. ‘전 빨리 그 나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이 덜 힘들 거잖아요.’ 지안의 대답이다.
동훈 역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묵묵히 참아내고 묵묵히 살아간다. ‘아무도 모르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그걸 실천하며 산다. 뺨을 맞고 무릎을 꿇어도 주변 사람들은 모르게 숨기고 혼자 참아냈다. 형에게 모욕을 준 건물주와 싸워 사죄하게 시키고 나서도 생색내지 않고 모른 척한다. 윤희의 불륜을 알고 나서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괴로워한다. 혼자 참아내면 다른 사람은 괴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 모범적인 어른이다.
배우 이지은 씨가 작품의 제목이 나의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나의 어른이었을 거라고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제자가 스승을 닮고 자식이 부모를 닮듯 아이는 존경하며 본받고 싶도록 모범이 되는 어른을 닮아간다. 지안은 동훈을 닮아간다. 동훈의 말을 나름대로 받아들인다. 윤희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동훈이 불륜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모르면 아프지 않지만 알면 아프니까. 그러면서 준영과 윤희의 불륜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아무도 모르면 동훈이 덜 상처받을 테니까. 그리고 동훈처럼 하고 싶은 것도 참고 괴로운 것도 참는다. 3화에서는 거리낌없이 입술을 갖다 대던 아이가 껴안지도 않는다. 옆에 있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고 동훈을 위해 동훈의 곁을 떠난다.
인터넷의 글들을 보다 보면 자주 보이는 말이 있다. ‘동훈은 성인이다’ ‘판타지다’ ‘저런 사람은 없다.’ 동훈처럼 되고 싶으나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괴롭다는 말도 많이 보게 된다.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로 동훈이 되고 싶은가? 나에게도 물어보았다. 동훈이 부러운가?
어른도 아프면 병원에 간다. 약을 먹고 치료받는다. 그렇지 않고 참고 참다가 한계를 넘으면 사람은 결국 죽어버린다. 죽어가던 동훈도 작품이 진행되면서 변한다. 참기만 하지 않고 병원에 간다. 상원이 이름 부르지 못해 괴로웠냐는 질문에 정희의 질문에 전이라면 말없이 웃었을 그가, ‘어’라고 대답한다. 보고 싶어도 참던 그가 극장 안에서 처음으로 이지안을 부른다. 문자에 대답도 하지 못하던 동훈이 전화하라고 한다.
나의 아저씨’라는 작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쓸쓸하다. 재밌는데 보고 나면 우울해져서 싫다는 지인들도 많다. 나 또한 그들의 말에 동의하는 점이 있다. 작품을 보면 쓸쓸한 마음이 들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품을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내가 보는 ‘나의 아저씨’의 장르는 성장드라마다. ‘나’인 지안은 작품 내에서 성장한다. ‘아저씨’인 동훈도 작품 내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작품을 보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 나이만 성인인 나도 함께 성장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고, 그런 사람이 화면 안에 있다. 그래서 나는 성장하는 나를 보며 울고 보고 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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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른 리뷰 퍼왔다가 욕 먹었지만 저는 꾸준히 옵니다 크크.
사실 이게 두 번째 쓰는 감상문이고 첫 번째는 10화까지 본 후에 썼었는데. 어른 OST 반복재생하면서 썼더니 감상문이 아니고 반성문을 써서
올리지는 못했네요. 졸필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부터는 홍보입니다.
나의 아저씨 감독판 Bluray/DVD 가수요 조사 중입니다.
감독판이란 로고나 광고 없이 볼 수 있도록 감독님이 직접 편집한 영상을 말하며 가수요란 금전적 요구가 없는 '예상 수요 조사' 로 설문조사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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