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이 2주 간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다음주까지 합니다.

1번 시드 조코비치, 2번 시드 나달, 3번 시드 페더러... 간만에 페나조가 나란히 탑시드를 차고 앉았습니다. 윔블던과 유에스를 연속으로 제패하며 부활한 조코비치가 이번 호주 또한 매우 유력한 우승후보입니다. 근래 흐름으로 봐도 그렇고 커리어로 봐도 호주에서 가장 강했으니까요.(6-1-4-3) 늘 그렇듯이 페더러와 나달이 최대 경쟁자이나, 페더러는 작년 봄을 기점으로 노쇠화 기미가 뚜렷하고, 나달은 호주 우승과 지독하리만치 인연이 없죠. 무엇보다도 둘다 바텀 드로라서 순항한다면 4강에서 자기들끼리 만나게 됩니다. 호주 통산 7회 우승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를 누가 막을 지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일단 페나조는 1회전을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정현은 24번 시드를 받았습니다. 1회전에서 브래들리 클란(78위, 미국)을 만났는데요. 첫 2번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날려버리면서 대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그 시점에서 중계 끈 분들 많으셨을 듯 크크...  그러나 귀신 같이 역스윕을 해내면서 기사회생에 성공했습니다. 앞서 니시코리가 역스윕으로 1회전 통과해서 혹시했는데 정현까지 역스윕할 줄이야... 경기를 띄엄띄엄 봤지만 서브 하나는 확실히 좋아졌더군요. 

사실 정현이 작년에 봄 하드시즌 이후로 줄곧 부상에 시달렸죠. 특히 발바닥 물집이 문제였는데 이건 연말에 다행히 해결했습니다. 발바닥 표면이 아니라 발 내부에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이 있는 걸 발견해서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새해 2번의 대회에서 둘다 1회전 광탈을 하는 등 최근 폼은 여전히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주오픈도 별 기대는 안 했는데, 1회전을 통과해서 조금은 체면치레를 한 듯합니다.  

2회전 상대는 에베르(55위, 프랑스)인데요. 상대 전적은 1패입니다. 15년 윔블던 1회전에서 만나 2-3으로 졌는데, 정현이 3연 더블폴트를 해서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네요. 참고로 3회전에 진출한다면 라오니치-바브린카 승자와 붙습니다.

정현(24번 시드) vs 클란

(5세트 마지막 게임)

한편 앤디 머레이는 호주에서 사실상의 고별전을 치렀습니다. 진짜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데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짠하더군요. 완전 위아더월드 분위기였는데, 윔블던에 나올 수 있다면 어마어마할 듯... 호주오픈 측에서도 경기 후 특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헌정 영상까지 준비해와서 머레이의 가는 길을 예우했습니다. 

(경기 후 머레이 인터뷰 & 헌정 영상)